우리 토박이말 중에는 ‘한소끔’라는 말이 있다. 이 ‘한소끔’은 ‘한번 거품을 내면서 끓어 오르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다. 간혹 이것을 ‘한소금’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올바른 표현은 ‘한소끔’이란 것을 알아두자. ‘한소끔’이란 표현은 주로 요리책에서 많이 볼 수가 있는데 국수 삶는 방법을 설명할 때 “국수를 한소끔 끓인 후에 찬물을 붓는다”라고 쓰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거품이 날 때 까지 끓인 후에 찬물을 붓는다”는 뜻이다. 국수뿐만 아니라 “밥이 한소끔 끓다”, “육수를 끓인 뒤 재료를 넣고 다시 한소끔 끓인다”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소끔’은 또한 ‘어떤 일이 한판 그럴싸하게 벌어지는 모양’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염상섭의 소설 ‘취우’를 보면 “열이 나기 시작하면 초저녁은 한소끔 되게 앓고는…”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는 이불이 젖을 만큼 심하게 열이 난 것을 뜻한다.
2006-05-04 10:19토박이말 중에는 ‘새때’라는 말이 있다. ‘끼니와 끼니의 중간이 되는 때’를 ‘새때’라고 한다. 한승원의 소설 ‘날새들은 돌아갈 줄 안다’에 보면 “처남은 아침 새때쯤부터 벌겋게 취해 있곤 하는 호주가였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여기서는 ‘아침과 점심사이’라는 뜻으로 새때를 썼다. 우리가 흔히 일하다가 잠깐 쉬어 먹는 음식을 새참이라고 하는데 이는 ‘사이참’의 준말이다. 아침, 점심이나 저녁 제 때 먹는 음식이 아니라 ‘끼니와 끼니 사이에 먹는 음식’을 ‘새참’이라고 하는 것이다. “점심을 기다리지 못하고 새때부터 먹기 시작했다”, “새때부터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짬’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짬’은 ‘어떤 일을 할 겨를’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문순태의 소설 ‘타오르는 강’을 보면 “등짐꾼들이 잠시도 허리를 펼 짬도 주지 않고”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허리를 펼 겨를도 없이’라는 표현으로 ‘짬’을 쓴 것이다. ‘짬을 내다’, ‘짬이 나다’, ‘너무 바빠서 잠시 짬도 없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흔히들 ‘짬짬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이는 ‘짬이 나는 대로 그때그때’, ‘틈틈이’란 뜻으로 “일하면서 짬짬이 책을 읽는다”라고 활
2006-05-04 10:18‘가탈’라는 토박이말에 대해서 알아보자. ‘가탈’은 ‘일이 수탄하게 나아가지 못하게 방해가 되는 일’, ‘억지 트집을 잡아 까다롭게 구는 일’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박경리의 ‘토지’를 보면 “어릴 적부터 음식에 가탈이 심하던 영환도 후실댁이 만든 음식에는 불만이 없었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입맛이 까다롭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데 ‘첫 사업이라 가탈도 많다’, ‘가탈을 부리다’, ‘시누이의 가탈’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가탈’의 센 말이 흔히 ‘까탈스럽다’라고 할 때의 ‘까탈’이다. ‘가탈’과 ‘까탈’은 명사로는 쓸 수 있지만 형용사로는 쓸 수 없다. 따라서 ‘까탈스럽다’는 잘못된 표현이고 ‘까다롭다’ 정도로 바꿔 쓸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 일본말인줄 알고 쓰는 순 우리말이 있다. 바로 ‘사리’이다. ‘사리’는 ‘어렵거나 힘든 일을 살살 피하며 몸을 아낀다’는 의미의 ‘사리다’에서 나온 말이다. 사리는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는 뜻으로, 실이나 국수 같은 것을 동그랗게 감은 뭉치를 얘기할 때 쓴다. 국수 사리, 냉면 사리, 우동 사리, 라면 사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가 있는데 국수 뭉치
2006-05-04 10:17‘들머리’라는 말은 ‘들어가는 첫 머리’, 한자로 ‘입구’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오늘날에도 비교적 잘 살려 쓰고 있는 토박이말이다. ‘동네 들머리에서 친구를 만났다’, ‘전시장 들머리에 있는 조각품’, ‘덕유산 들머리’, ‘해인사 들머리’처럼 지역이나 건물의 입구를 뜻하는 어디에나 쓸 수 있다. 또한 글의 차례에서 ‘도입’이라는 말 대신에 ‘처음 시작하는 부분’이라는 뜻으로 쓸 수도 있다. 이번에는 ‘바투’라는 말을 살펴보자. 흔히 우리는 ‘혼인 날짜를 바투 잡았다’고 하는데 이 때 ‘바투’는 ‘가깝다’는 뜻의 토막이말이다. ‘바투 다가서다’, ‘자동차가 너무 바투 붙었다’ 등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머리를 짧게 깎았다’는 뜻으로 ‘머리를 바투 깎다’라고 할 수도 있다. 가까운 곳은 잘 보이지만 멀리 있는 것은 잘 안 보이는 눈을 ‘근시안’이라고 하는데 ‘근시안’ 대신에 ‘바투보기눈’, 근시를 ‘바투보기’라고 쓸 수도 있다. “요즘 안경 쓴 학생이 많은 것은 바투보기가 안되기 때문이다.”
2006-05-04 10:14‘오롯하다’는 ‘남고 처짐이 없이 온전하다’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이다. “부모님의 오롯한 사랑”이라는 표현을 아마 한두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오롯한 살림살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원우의 ‘짐승의 시간’에 보면 “시야가 점차 분명해지면서 흐릿한 새벽길이 오롯하게 떠오르고 있었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은 ‘새벽길이 온전하게 다 보인다’라는 뜻이다. ‘오롯이’라는 부사로도 쓸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성인들의 가르침이 오롯이 담겨 있는 책이다.” “삶의 모습이 오롯이 그림 되어”, “그때의 감동을 오롯이 가슴에 담고”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
2006-05-04 10:13‘잠’을 표현하는 우리말에는 선잠, 단잠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꽃잠은 ‘아주 깊이 든 잠, 또는 신랑 신부의 첫날밤의 잠’이라는 뜻이다. 송기숙의 ‘녹두장군’을 보면 “젊은이들은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꽃잠이 들어 있었다”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피곤해서 아주 깊게 든 잠’을 꽃잠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김용택의 ‘꽃잠’이라는 시를 보면 “우리 오늘 난생처음 꽃 속에 꽃 산 되어 식구끼리 행복한 꽃잠 잘 때”라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꽃잠의 의미는 말 그대로 ‘행복하게 깊이 든 잠’을 의미한다. “신랑이 너무 취해서 꽃잠도 제대로 못 잤다”, “고단한 채로 꽃잠을 자는 모습”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뜻만큼이나 고운 우리말 ‘꽃잠’,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해보자.
2006-05-04 10:12이번에는 ‘고빗사위’라는 토박이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고비’라는 말이 있다. 고비는 ‘일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나 대목, 또는 막다른 절정’을 가리킨다. “그는 죽을 고비를 여러 번 겪었다”, “추위도 한 고비가 지났다” 등으로 활용되곤 한다. 고빗사위의 뜻은 고비와 유사해보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고빗사위’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매우 중요한 단계나 대목 가운데서도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이라고 설명돼 있다. 어떤 일의 절정 중에서도 최고조를 가리키는 것이다. 안태경의 시 ‘프리지어 꽃’을 보면 “프리지어 꽃 꽂아놓고 마주 앉으면 힘겨웠던 고빗사위 추억 속으로 밀어내며” 라는 부분이 있다. 이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영화가 한창 재미나는 고빗사위에 전기가 나갔다.” “내 인생의 고빗사위는 30대 중반이었다.” 이 밖에 ‘소설의 고빗사위’, ‘연극의 고빗사위’ 등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2006-05-04 10:02우리 토박이말 중에는 ‘마닐마닐하다’라는 말이 있다. 생소하긴 하지만 단어의 느낌으로 뜻을 대충 짐작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말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면 ‘마닐마닐하다’라는 단어는 ‘음식이 씹어 먹기에 알맞도록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라고 되어 있다.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 한 부분을 살펴보자. “음식상을 들여다보았다. 입에 마닐마닐한 것은 밤에 다 먹고 남은 것으로 요기될 만한 것이 겉밤 여남은 개와 한 무리 부스러기뿐이었다.” ‘입에 맞고 말랑말랑한 것은 이미 다 먹어버렸다’는 뜻이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겠다. “며칠 전 따놓은 감이 마닐마닐해졌다.” “이가 안 좋은 어머니는 입에 마닐마닐한 것만 찾으셨다.” “과일이 마닐마닐하다.” 말랑말랑하거나 물렁물렁한 음식을 가리킬 때, 앞으로는 순우리말 ‘마닐마닐하다’를 기억해서 적용해본다면 어떨까.
2006-05-04 09:43논문 편집지침 구체적 설명 연구방법론 성태제 외 지음/ 학지사 산에 오를 때 등산로와 거리. 장애물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으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연구도 마찬가지다. 산전에 준비를 잘 해야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기대하는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경험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을 위한 연구방법론인 이 책은 연구주제의 선정부터 논문 작성에 이르기까지 연구수행에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다뤘다. 특히 연구자의 윤리를 강조, 독립된 장으로 구성했으며 논문의 편집지침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또 다양한 연구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고급통계를 포함하고, 각 통계적 방법들의 사용목적, 기본가정 및 분석결과의 서술 방법도 알려준다. 미국 미술교육의 고전 어린이와 어린이 미술 엘 허위츠 외 지음/ 예경 미국 미술교육 관련학과의 고전적 텍스트로 출간 후 개정 7판까지 거듭하며 어린이 미술교육에 관한 다양한 이론과 방법을 소개해온 책. 미술교육의 기초를 설명하고, 학습 대상자인 어린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살펴본 다음, 미술교육의 내용을 이루는 그리기, 만들기, 판화, 디자인 등 각 영역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장애아와 영재아에 대한 접근, 미술 교실의 구성과…
2006-04-25 15:16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사람. 부럽습니다. 같은 말을 하는데도 화를 부르거나 복을 부르는 화술의 오묘함. ‘세 치 혀’의 힘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도 그렇습니다. 아는 게 아무리 많아도 설득력 있게 전달하지 못하면 백만 지식이 무용지물이니까요. ‘펜’이 ‘칼’보다 강하다했습니다. 요는 ‘잘 통(通)해야’ 성공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서점가엔 대화와 협상의 기술, 논리적 글쓰기와 말하기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 그야말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최고 권위자 하인츠 골트만이 40년 경험과 비결을 집대성한 '말하기의 정석'(리더북스)과 '대화의 심리학'(21세기북스) '성공하는 사람들의 대화술'(다연)처럼 전략적 차원의 말하기 요령을 제시하고 이해를 돕는 질문과 사례를 담은 것에서부터 성공하는 조직은 관용과 포용, 배려의 힘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똘레랑스'(성림),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맥스 M. 피셔 경영대학장과 캐나다 퀸스대 비즈니스 스쿨 학장이 제안하는 '최고의 협상'(스마트비즈니스), '전략적 협상가'(무한) 등 협상력을 키우는 안내서까지…. 글쓰기 지침서는 더 많습니다. '논리적이면서도 매력적
2006-04-25 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