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제도는 2009년과 2015년 두 차례 큰 변화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연금 수령 나이가 조정되고, 납입비율이 늘고 수령액수는 감액됐다. 당시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고, 현재도 진행형으로 갈등과 불신의 불씨를 남기고 있다. 공무원연금제도는 국민연금제도와 확연히 다르다. 납입체계도 다르며, 기금을 운영·관리하는 방식도 다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제도를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다루려는 것은 옳지 않다. 지난 8월 교육부 앞에서는 젊은 교사들의 집회가 있었다. 그동안 교육현안과 관련한 집회에서 젊은 세대가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었던 터라 많은 이목을 끌었다. 젊은 교사들이 한목소리로 반발한 내용은 바로 임금동결에 대한 항의였다. 2023년도 교원 임금은 1.7%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임금삭감인 상황이다. 담임수당·보직교사수당 등 많은 수당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본봉마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좌절감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OECD 국가의 교사 임금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는 당국의 대응은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 다른 나라와의 교사 업무체계나 강도의 차이를 간과한 단순 데이터 비교는 교사들이 마치 과한 욕심을…
2023-01-05 10:30장학사 시절 교육계 밖의 50대가 넘은 분들로부터 레퍼토리처럼 들었던 말이 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장학사 온다고 하면 복도를 양초로 광내고, 교실 대청소하고 학교가 떠들썩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과거 교육청의 위상과 장학의 모습을 알려주는 웃픈 단상이다. 장학의 개념은 학자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 엄밀하게 정의하기 어려우나, 적어도 두 가지의 중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첫째, 장학은 어떤 관점에서 보든, 궁극적으로는 교육활동의 핵심인 수업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둘째, 그 대상은 교사이다. 즉 장학은 ‘교수행위의 개선을 위해 교사에게 제공되는 장학담당자의 모든 노력’이다. 장학담당자는 장학행정이나 장학기능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전문적 지도·조언의 기능을 수행한다. 수업전문성과 장학의 역할 과거에는 장학이 수업전문성에 초점을 두었으나, 시대변화에 따라 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이 확대되면서 광의로는 전문성 개발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장학의 범위 및 대상에 대한 견해 역시 다양하나 분명한 것은 교육청은 학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특정지역에서 학교가 모두 소멸한다면 그 지역의 교육
2022-12-05 10:30
오늘도 수업하려고 학교에 온다. 그리고 중요한 건 수업은 내가 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는 건 그 사람의 수업이다. ‘수업은 늘 실패한다. 고로 늘 수업을 고민한다’는 말은 신규교사뿐만 아니라 고경력교사도 공감한다. 수업달인·수업고민·수업관심·수업기술·수업성장·수업개선·수업변화·수업디자인·수업철학·수업비평·수업모델·수업모형·수업수다·수업나눔·수업성찰 등은 모두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게다가 ‘수업은 기예이다’, ‘수업은 과학이다’, ‘수업은 예술이다’라는 말로 수업을 정의하기도 한다. 이렇듯 교사의 최우선은 수업을 잘하는 교사이고, 장학은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교사의 가르치는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이다. 즉 장학은 교사가 수업의 효과를 높이도록 자극하고, 바람직한 수업개선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기능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불어 수석교사제도 역시 현장에서 수업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우대’ 받는 교직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늘도 수업하려 학교에 온다 교사는 누구나 수업 속에서 행복하고 싶다. 교사들 대부분은 첫 수업의 감격과 폭망한 수업, 성공한 수업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내 수업이 재미있을까? 질문도 스…
2022-12-05 10:30
2010년 9월 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존 관리·감독 위주의 지역교육청을 현장 지원 기관으로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교육지원청으로 개편을 단행했다. 개편 내용 중 하나가 학교별로 장학사를 지정하여 학교운영 전반을 점검·감독해 오던 행정적 성격의 담임장학을 폐지하고, 교사와 학교가 요청하는 경우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컨설팅장학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후 시·도교육청별로 담임장학이 폐지되고 컨설팅장학이 진행되다가 최근에는 지원장학·동행장학 등 다양한 명칭으로 장학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와 장학사의 동상이몽 과거에는 장학의 목적을 학교에 대한 지도·감독에 초점을 두고 관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업개선, 교사전문성 신장, 학교교육 개선 등에 초점을 두고 단위학교 교내 자율장학과 교육지원청의 지원활동을 기반으로 장학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교육지원청은 학교와의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교내 자율장학을 지원하는 장학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의 담임장학활동에 대한 현황 파악을 위해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경기도 교육지원청 소속 교육전문직원 및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육전문직원은 131명, 교원 2,764명
2022-12-05 10:30
장학의 위기 장학이 외롭다. 언제부터인가 학교평가·수업평가·교원능력평가가 위세를 떨치더니 ‘장학’이란 용어가 안 보이기 시작하고, 멘토링과 컨설팅과 코칭이 서로 자리다툼을 하기 시작했다(천세영, 2018). 물론 학교현장에서 장학이 부담스러운 존재로 취급을 받아온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요즘처럼 그 존재 의미를 찾기 힘든 경우도 드물다. 장학(supervision)은 어원적으로 super와 vision의 합성어로 ‘우수한 사람이 위에서 내려다보며 감시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inspection(사찰 혹은 점검)은 in과 spect의 합성어로 ‘안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장학은 어원상 교육활동을 감시·감독하는 형태로 인식되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inspection에 가까운 시학(視學)·교학(敎學)·독학(督學) 등을 사용하다가, 1945년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을 받아 배움을 장려한다는 의미의 ‘장학(獎學)’을 사용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해방 이후 우리가 사용한 장학은 주로 지도·조언의 의미였다. 다만 무엇을 지도·조언해 줄 것인가 하는 내용만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었을 뿐
2022-12-05 10:30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2.1명(인구대체율)을 하회하기 시작한 1983년 이래, 38년째 하락 중이다. 가장 최근의 통계치인 2021년 합계출산율은 0.81명이라는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였고, 전체 신생아는 26만 500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이 2018년 1명 이하를 기록하며, OECD 38개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하락한 이후, 4년 내내 1명을 밑도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6세 미래인구 추계 데이터, KEDI의 교육통계데이터, 주민등록 인구데이터를 활용하여 학교급별 학생수를 추계한 결과, 공교육시스템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초등학교 학생수가 현재 260만 명 수준에서 2032년 146만 명 수준으로 향후 10년간 44.5% 감소하게 된다(이길재 외, 2019). 학령인구의 감소와 궤를 같이하면서 우리나라 인구는 2021년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크로스 현상을 경험하며, 총인구의 급격한 감소라는 대재앙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에 더해 4차 산업혁명시대, 지식·정보화시대로의 진입은 교육의 목적·방향과 교수·학습의 형태 등 학교 교육생태계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이
2022-11-07 10:30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2023학년도 공립교원 정원을 3,000여 명이 줄어든 34만 4,906명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교육부 설명자료, 2022.9.19.).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교육재정 효율화에만 초점을 맞추어 교원수급정책을 풀어나가려는 접근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개인에게 더 나은 삶과 미래를 보장하고 교육력을 기반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교육의 질적 향상이 절실한 때이다. 이러한 시기에 교사 1인당 학생수라는 단순 산술에 근거하여 교원의 정원을 감축하는 일은 교육현장의 실정과 국민의 교육적 열망을 저버리는, 시대를 거스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경제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는 교육현장의 고민을 숙고하면서 교원정원 감축의 문제를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학교는 더이상 교육만 하는 곳이 아니다 유례가 없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학교의 본질과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 무엇보다 우선시되었던 학교의 역할은 바로 교육이었다. 학교는 교육목표에 근거하여 추구하고자 하는 인재상을 길러내기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제공함으로써 그 소임을 다하는 것으
2022-11-07 10:30
정부가 내년도 5급 이하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1.7%로 정하자 2030세대 교사들의 원성이 높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2030 청년위원회는 지난달 세종시 인사혁신처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의 보수 1.7% 인상은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이라며 인상률 재조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야박한 인상률에 보직수당 등까지 수년째 동결되면서 실질임금 삭감, 교권침해, 과중한 업무, 연금 불안 등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가상승률은 6%대, 공무원 보수만 1.7% 인상 교원을 포함한 공무원 보수는 ‘고통 분담’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물가상승률과 무관하게 낮게 책정되었다. 작년과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5% 인상하였으며, 올해 상반기만 해도 물가상승률이 6%대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 보수를 1.7% 인상한다는 것은 결국 교원보수를 줄이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실제 1.7% 인상 기준으로 내년도 교원 9호봉 기본급은 월 215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신규교사와 저경력교원에게는 사기 저하는 물론 교직에 대한 회의를 깊게 하기에 충분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신규교사와 저경력교사들은 고물가, 1%대 보수인상률, 연…
2022-11-07 10:30
보수는 노동에 대한 대가이자 생계수단이며, 삶의 질을 결정하고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법률로 교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우대해 주기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국가공무원 중 특정직에 해당하는 교원은 2022년 현재 37만 명이 넘는 숫자로, 공무원 집단 중 가장 큰 단일직종에 해당한다. 공무원의 보수는 「공무원보수규정」에 의해 결정되며, 매해 말 인사혁신처에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여 인상률을 정한다. 당연하게도 가장 큰 동일집단인 ‘교원’의 임금과 수당을 결정할 때, 국가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의 보수를 제때 지급할 수 없어서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힘들었던 1948년 제정된 「헌법」 16조에 ‘모든 국민은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적어도 초등교육은 의무적이며 무상으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교육에 대한 국가 의무와 책임을 강조했다. 1949년 교원은 법관과 함께 별정직공무원으로 분류되고, 「국가공무원법」에 의거 학교급과 직급에 따라 보수가 차등 지급되었다. 같은 해 제정된 「교육법」에서는 ‘교원의 우대와 신분을 보장한다’와 ‘의무교육에 종사하는 초등학교 교원의 봉급 전액과 공립 중·고등학…
2022-11-07 10:30
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보수를 1.7% 인상하기로 했다. 2030 교사들을 중심으로 실질임금 삭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갓 임용된 교사들은 최저 임금 수준이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정부는 또 내년에 교원정원을 3,000여명 감축하기로 했다. 학생수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기계적인 교원정원 감축이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낸다. 이번 호는 교원보수 및 수당 정책과 교원정원 감축을 키워드로 한 윤석열 정부 교원정책의 실상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먼저 보수 1.7% 인상에 대한 2030 교사들의 솔직한 속내를 들어본다. 낮은 보수, 쏟아지는 행정업무, 악성 민원, 불안한 미래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목소리다. 어렵게 교직에 들어왔지만 벌써부터 이직을 고민하는 교사들도 있다는 전언이다. 2030 교사들, 그들을 ‘회의’에 빠뜨린 현실을 진단한다. 이와 더불어 22년째 동결된 교직수당을 비롯 보직수당·담임수당 등 교원수당체계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교육계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들 수당이 제자리에 꽁꽁 묶여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교원들에게 지급되는 수당들의 불합리한 역사를…
2022-11-07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