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 사진동호회 설레임 회원들과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에 다녀왔다. 원래의 목적지는 덕유산이었다. 청주시립도서관에서 만난 9명의 회원이 렌터카를 타고 8시 10분 무주로 향했다.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르고 차안에서 커피, 초콜릿 등 맛있는 것도 먹었다. ‘하하 호호’ 즐거워하면서 10시경 덕유산리조트에 도착할 때만 해도 뒤에 일들이 연속적으로 꼬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곤돌라로 설천봉까지 올라간 후 정상인 향적봉을 지나 중봉까지 다녀오며 상고대와 주목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하니 강풍 때문에 곤돌라 운행이 정지된 상태였다. 우려했던 일이 눈앞에 닥치니 막막한데 오후가 되어야 운행여부를 알 수 있다는 안내방송이 메아리처럼 들려온다. 할 수 없이 목적지를 통영의 미륵산으로 바꿨다. 어떻든 여행은 가슴이 설레게 한다. 차창 밖으로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멋진 풍경을 만든다. 통영 시내를 지나 미륵도의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로 갔다. 아뿔싸, 이곳도 케이블카가 운행되지 않았다. 케이블카로 미륵산에 올라 통영항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무산되어 아쉬웠다. 차를 돌려 시내로 들어가 서호시장을 구경하고 점심 먹을
2015-01-13 10:501월 4일, 직지산악회원들이 강릉의 괘봉산으로 새해 첫 산행을 다녀왔다. 안인진과 정동진 사이에 위치한 강릉의 괘방산(높이 339m)은 진주시와 함안군에 걸쳐있는 경남의 괘방산(높이 450m)에 비해 낮은 산이지만 산행 내내 동해가 바라보이고 해돋이 명소 정동진이 가까이에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나니 새벽기도 가기 전에 따뜻한 국 끓여놓고 도시락 싸놨으니 잘 다녀오라는 아내의 메모지가 눈에 띈다. 대충 아침을 먹고 어둠속에 집을 나서 한산한 거리를 신나게 달린다.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해 반가운 사람들과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나눈다. 7시 관광버스가 출발하자 코지 회장님이 ‘내 복까지 회원들에게 나눠주겠다’는 새해 인사를 한다. 마이크 잡고 사람들 앞에 처음 선다는 솜사탕 운영총무님의 맛깔스런 사회와 마이크 울렁증이 있다는 동행 산대장님의 순박한 산행안내가 회원들을 웃긴다.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와 평창휴게소에 들르며 동해안을 향해 달려온 관광버스가 10시 30분경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안인진에 도착했다. 겨울철 시베리아에서 불어온 찬바람 때문에 서해안지역이나 영서지방에 눈이 많이 내리지만 영동지방은 태백산맥에 가로막혀 눈이…
2015-01-07 08:5912월 30일, 청주힐링산악회에서 서산시 대산읍 황금산으로 송년 산행을 다녀왔다. 한국지명유래집에 의하면 황금산은 지리적으로 대산반도 북서쪽 끝에 위치하고, 깊은 바다와 접한 바위절벽에 금을 캐던 2개의 동굴이 있으며, 황금은 평범한 금이고 항금은 고귀한 금을 뜻한다는 선비들에 의해 옛날에는 항금산(亢金山)이라고 했다. 또한 육지와 완전히 연결되기 전에는 일부만 육지와 연결되어 섬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아침 7시 임광아파트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시내를 거쳐 서해로 향한다. 며칠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데다 안개가 잔뜩 낀 날씨라 일출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창밖 풍경은 가까운 거리만 구별된다. 당진영덕고속도로 공주휴게소를 거쳐 면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서해의 해돋이 명소 왜목마을과 대호방조제를 지나 10시 20분경 황금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황금산은 정상의 높이가 152m에 불과할 만큼 낮은 산이라 주차장에서 바라보면 산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짐을 꾸린 후 횟집을 지나쳐 좌우에 서있는 ‘서산아라메길, 황금산 입구’ 장승과 황금산 등산안내도를 살펴보고 산행을 시작한다. 초입을 막 벗어나면 왼쪽의 산길에 산악회의 리본이 여러 개 걸려있다. 비교적 평
2015-01-05 12:4512월 28일, 마영달테마여행1번지에서 이기대해안산책로에 다녀왔다. 이기대해안산책로는 부산 남구 용호동일원의 해안절벽을 따라 조성된 해안산책로다. 동생말, 구름다리, 해식동굴, 해녀막사, 어울마당, 치마바위, 농바위, 오륙도 해맞이공원, 오륙도 스카이워크로 이어지는 비렁길은 바다, 하늘, 파도소리가 어우러진 절벽 위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는 최고의 명품길이다. 7시가 되자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어둠 속에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한다. 도로사정이 좋아졌지만 청주에서 부산까지는 먼 거리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휴게소와 대구부산고속도로 청도새마을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11시경 광안대교가 눈앞에 보이는 용호만 주차장에 도착했다. 한국지명유래집에 의하면 이기대는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수영성을 함락시키고는 이곳에서 축하잔치를 베풀었는데 수영의 기녀 두 사람이 술 취한 왜장과 함께 물 속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데에서 지명이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짐을 꾸리고 섶자리로 불리는 횟집단지를 지난 후 이기대더뷰 아래편의 계단을 오르면서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이기대해안산책로는 들머리인 동생말부터 해안절벽을 따라 기암절벽과 시원한 바다가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2015-01-05 12:44소문이 무서운 법이다. 90대 노부부의 ‘죽어가는’ 삶을 그린 영화에 20대 예매율이 가장 높은 걸 보니 절로 드는 생각이다. 20대뿐만이 아니다. 10대들의 관심과, 그로 인한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아무리 대입수능에 이어 고입 연합고사가 끝나 문화체험이 빈번히 이루어지는 일정이라해도 10대들이 90대 노부부가 주인공인 다큐영화를 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 지금 극장가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 회오리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사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는 11월 27일 개봉 무렵만해도 대개의 영화들이 그렇듯 소 닭 보듯하던 작품이었다. 리뷰조차 또 다른 다큐영화 ‘목숨’과 묶어, 그것도 일부 신문에서만 소개되었다. 신문이 ‘님아’ 소식을 경쟁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개봉 7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부터다. 이는 한국 독립영화사상 최단기간 기록이다. 2009년 293만 3897명을 동원, 다큐영화 최고 관객기록을 갖고 있는 ‘워낭소리’보다 13일이나 앞선 개봉 7일 만의 10만 명 돌파이기도 하다. ‘님아’는 개봉 18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86개로 시작한 스크린은 무려 726개
2014-12-29 09:06우리가 세상에 살면서 던지는 질문은 ‘진정으로 바라는 삶은 어떤 삶일까?’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일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같은 질문이다. 이같은 질문에 답하는 명강의가 열린다. 최근 교육현장에서 토론과 논술이 주목받고 ‘생각하는 힘’이 중요해지는 추세이다. 중고교생에게도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는 삶과 인생에 대해 깊고 논리적으로 생각해볼 기회가 필요하다. 2012년 시작된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는 경제학자인 제러미 리프킨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 협상전문가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등 세계적 석학을 초청해 1인 강연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큰 호응에 힘입어 올해 3월부터는 석학 다수를 한자리에 초청해 콘퍼런스 형태로 진행했다. 이번에도 참석자는 하루 7시간 동안 각 분야 전문 지식인들의 지성과 통찰이 담긴 강연을 듣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른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과 함께 국내 지식인의 강의를 직접 듣고 생각의 힘을 기르는 기회가 마련된다니 지적향연의 기회가 될 것 같다. 알랭 드 보통을 비롯해 강신주(철학자), 박웅현(광고기획자), 김영하(소설가), 진중권(비평가), 데니스 홍(로봇공학자) 등 사회,…
2014-12-26 14:2012월 21일, 직지산악회원들이 서산의 팔봉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강원도 홍천을 비롯해 전국에 팔봉산이 여럿 있다. 서산문화관광 자연의 향기에 의하면 높이 362m의 팔봉산(八峰山)은 서산시 팔봉면에 위치하고 하늘과 바다 사이에 놓인 여덟 봉우리가 장관을 이루어 서산9경 중 제4경으로 꼽힌다. 또한 8개 봉우리 모두가 기암괴석이고 가장 높은 제3봉은 삼면이 석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상에서 가로림만 일대가 한눈에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전날 중학교 동기들의 송년모임이 길게 이어져 늦잠을 잤다. 이른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짐을 꾸린 후 시내버스로 약속장소인 청주종합운동장으로 갔다. 세 번째 참석하는 산행이라 반갑게 인사를 나눌 만큼 낯익은 얼굴들이 있다. 겨울산행은 낮은 기온과 미끄러운 길 때문에 위험요소가 많다. 7시 관광버스가 출발하자 코지 회장님이 산행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안전산행을 당부한다. 당진영덕고속도로 공주휴게소에 들르며 서해안을 향해 달려온 관광버스가 9시 35분경 양길리의 팔봉산주차장에 도착했다. 산행준비를 하고 9시 45분부터 등산을 시작했다. 초입의 등산안내소를 지나면 표석과 장승을 만나는데 표석에 붉게 물든 단풍 가득한 산에 모든 이가 즐
2014-12-23 14:37‘영어 잡담’을 읽고 조선시대엔 한문을 읽고 쓸 줄 알아야 지배층이 될 수 있었고, 요즘엔 영어를 알아야 상류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 시대와 사용하는 문자는 바뀌었지만 출세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은 조선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 같은 시류를 반영하듯 지금 대한민국 사람들은 영어에 목숨을 건다. 이것은 거의 광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우리 반의 한 학생도 영어라도 건지겠다며 고등학교 1학년을 자퇴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었다. 오늘 그 아이 엄마한테서 연락이 왔다. 아이가 지금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SAT를 치렀는데 2400점 만점에 2000점 정도를 맞은 것 같다며 잔뜩 흥분해 있었다. 정식결과는 11월 28일에 나오는데 아무래도 느낌이 좋다며 카네기대학, 존 홉킨스대학, 버클리대학, 보스턴대학을 생각하고 있으며 매사추세츠대학 정도는 장학금까지 받고 갈 수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계속 고등학교를 다녔으면 언감생심 이 정도 영어를 하며 이런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축하한다고 말은 했지만 왠지 기분이 씁쓸했다. 정말 국내에서 학교를 다니면 영어를 잘 구사할 수 없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들에 대한 해
2014-12-23 14:3612월은 매우 분주한 달이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마지막을 결산하려는 모임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작하여 이번이 세번째 강좌이다.성공회대 교수이며 문화평론가인 정윤수 교수의 '클래식을 통해 본 근대 유럽의 내면 풍경'이라는 주제로 CEO 및 Leader 인문학 강좌가 오늘 아침 7시부터 있었다. 우리 나라 보통교육 수준의 사람들은 바흐라는 음악가를 알고 있을 것이다. 바흐는 1685년 작센에서 태어나 인류 역사에 위대한 유산을 남긴 음악사의 거장이다. 그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의 음악을 통하여 시대를 듣는 것은 그렇게 흔한 기회가 아니다. 또 그가 살았던 삶을 들여다 보아야 그의 음악이 제대로 들려올 것이다. 인류사의 300여년 전은 전기가 없었으며, 자세히 말하자면 자연현상으로의 전기는 있었지만 이를 사용할만한 과학기술이 없었다. 지금은 오디오 기기가 있어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대로 들을 수 있었으나 300여년 전만 하여도 미사, 장례 같은 의례가 있을 때 살아 움직이는 인간이 오늘날의 오디오가 되어 현장에서 직접 연주를 해야만 했다. 궁정이나 교회에서 음악가들의 지위는 상당히 낮아
2014-12-22 12:45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삶에서 소잘 통하기를 원한다. 소통의 도구는 수없이 많지만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말하기와 글쓰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가 아닐지라도 끝에 가면 모든 게 글쓰기로 판명이 난다고 말한 이유도 알 것 같다. 학자는 논문을 써야 하고, 회사에 들어가면 기획안을 써야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연인을 얻으려면 연애편지를 잘 써야 하고, 식당을 새로 연다면 이름을 지어야 하고, 가게를 광고하려면 전단지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모두 글쓰기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작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평생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교감도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좀 더 겸손하고 진지한 자세로 삶을 성찰하는 일이다. 타인과 세계, 우주와 소통하면서풍요롭게사는 일이기도 하다. 한 줄의 글이 누군가의 삶을 통째로 바꾸고 한 권의 책이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기도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몰라 곤혹스러워한다. 빛나는 영감과 아이디어, 가슴 벅찬 감동과 사람들을 황홀하게 끌어당기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놓을 수 있을까. 글쓰기를 싫어하고 고민하는 아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생각해 보기 싫다는 것이
2014-12-20 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