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도 지치면 타오르는 불길이 된다. 오월과 칠월 사이에 있는 유월은 돌, 개천 이끼가 그렇듯이 비렁마다 찬연한 옥색 융단으로 깊은 부드러움을 느끼게 한다. 서산에 해가 한 발이나 남았다. 길어진 산 그림자는 산을 내려와 논밭을 덮고 노을을 물감처럼 흘린다. 나지막한 산길을 도는 짧은 산책길에 산 밭이 나온다. 수국은 흐드러지게 유월 속에 합창을 하고 수수한 웃음 흘리는 감자꽃과 다섯 장의 꽃잎을 펼친 찔레꽃이 소담스럽다. 여름으로 들어서는 이때 많은 여름꽃을 본다. 그리움이 묻힌 접시꽃, 화려한 양귀비꽃, 앙증스러운 망초꽃, 코끝을 훔쳐 현기증을 일으키게 하는 밤꽃, 치자꽃 등이 있다. 모든 꽃에 다양한 사연이 있겠지만 한걸음 느리게 살펴보면 아픔과 슬픔의 사연이 있는 꽃도 많다. 그 사연을 대표하는 유월의 꽃이 감자꽃과 찔레꽃이 아닌가 한다. 감자꽃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이다. 감자는 춘궁기 때 허기를 달래주는 구황작물이었다. 감자가 알이 들고 바람 따라 보리가 물결을 이뤄 누렇게 익어갈 즈음을 보릿고개라고 불렀다. 먹거리가 귀했던 시절 아이들은 가끔 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보리 목을 꺾어다가 그슬려 먹기도 했다. 불김이 스쳐 간 통통한 햇
2020-06-08 15:05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에 대한 담론이 한창이다. 코로나의 충격으로 사회 변화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교사와 학생이 마주 보고하던 교육 형태가 흔들리고 있다. 인터넷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는 비대면 수업이 더 많아진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등교 개학이 어려워졌다. 이때 등장한 것이 온라인 교육이다. 온라인 교육은 생소했다. 교사나 학생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다. 그런데 기우였다. 학생과 교사가 잘 적응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도 학교 시간에 맞춰 수업하고 있다. 활동 결과물을 제출하고 평가도 한다. 채팅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질문을 하고, 답이 온다. 교실에서 부끄러워하던 아이들은 오히려 질문을 자유롭게 하며 수업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기술과 콘텐츠에 대한 경험이 많다.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위해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미디어 활용을 하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가 높다. 학생들도 교육방송에서 학습 경험을 했기 때문에 수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학습 속도에서 차이가 오고, 집중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다. 이 문제도 콘텐츠를 흥
2020-06-08 15:05주춤하던 코로나19가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으로 재확산하자 다시 불안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등 사상 처음인 일들을 겪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은 괴물이다. 보이지 않는 적인데다가 백신이나 치료제가 아직 없어 방역 수칙을 지키며 조심, 또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것은 극장가도 마찬가지다. 신작들의 줄줄이 개봉 연기는 물론 오래 전 개봉되었던 재난영화를 소환해내고 있다. 일례로 ‘컨테이젼’은 영화진흥위원회 주문형비디오(VOD) 주간 박스오피스 최신 집계(2월 17~23일)에서 이용건수 4만 2,034건으로 4위에 올랐다. ‘감기’도 같은 집계에서 17위를 차지했다. 2013년 8월 14일 개봉한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다. ‘감기’의 최종 관객은 311만 7859명인데, 이 영화를 볼 때만 해도 바이러스 감염이 그렇게 무서운 질병인 줄 몰랐다. 그저 여름철 더위를 싹 가시게 하는 상업적 오락영화의 하나로 즐기는 정도였다고 할까. 다만, 닭ㆍ오리ㆍ돼지처럼 사람도 ‘살처분’될 수 있음에 오싹했던 기억이 살아나긴 한다. ‘컨테
2020-06-08 08:21임곡중학교 학생들이 ‘도담길재비’ 멘토들에게 사랑의 마스크 전달식을 4일 개최했다. 사랑의 마스크 전달식은 임곡중학교 학생회를 중심으로 마련됐다. 학생들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멘토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후원받았던 장학금 중 일부를 모아 마련한 면 마스크와 함께 ‘고맙습니다. 도담멘토!’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손편지를 멘토들에게 전달했다. ‘도담길재비 프로젝트’는 임곡중학교 교직원과 지역주민 및 학교 동문이 1인 1구좌 1만원을 내어 마련된 장학금으로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주거나,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한 정서적, 경제적 지원이 2019년 12월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평소 멘티 학생과 지속적인 소통을 나누고 있던 ‘도담길재비’ 한 멘토는 “임곡중학교는 광역시에 위치하지만 현재 전교생이 14명 뿐인 작은학교이다.”며 “후원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갖자는 취지로 시작됐고 임곡중학교에 애정 어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곡중학교 동문 및 지역주민들은 “작은 학교 임곡중학교가 주소지와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자유 학구제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0-06-08 08:20일월공원 내에 있는 정원 ‘꽃보다 아름다운 행복놀이터’(수원시/송순옥)가 산림청이 선정한 「2020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공모전에서 100개 정원의 경쟁 결과 장려상(한국정원협회장상)을 수상했다. 산림청은 지난 2일, 금상 1개소, 은상 2개소, 동상 4개소, 장려 6개소를 선정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나의 정원 57점, 우리 정원 43점 등 총 100점이 응모했다. ‘꽃보다 아름다운 행복놀이터’는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5월 26일 2차 현장 심사를 받았다. 행짓사(해와 달 행복을 짓는 사람들 약칭) 회원은 일월정원을 방문한 정원 분야 교수, 정원종사자, 정원정책자문위원, 정원작가 등 전문가 심사위원 7분을 맞이해 실사를 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산림청이 일상생활에서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정원문화 확산을 위하여 개인단독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마을의 숨은 정원 등을 찾았다. 개인 단독주택의 마당, 옥상, 벽면 등 실외공간에 조성된 나의 정원과 아파트, 연립주택, 마을, 공공기관의 유휴공간에 조성된 우리 정원을 대상으로 정원의 개인 소유주와 공동체 대표가 신청하였다. 공모전에는 취미부터 전문가 수준까지 다양한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심미적 가치와…
2020-06-08 08:19교원들이 근무 중 상해나 폭행 등으로 사망하거나 성폭력 범죄 피해를 입는 경우 교육감은 해당 사항을 교육부장관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또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가 발생한 사건도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에게 즉시 보고해야 한다. 도서·벽지·오지 등 에서 근무하는 교원들이 안전한 근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위한 실태 조사도 3년 주기로 이뤄진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교육 활동 침해행위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고, 도서·벽지·오자 등에서 근무하는 교원의 안전한 근무환경, 처우개선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 내지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는 작년 연말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을 개정했다. 이는 2016년 5월 전남 신안의 한 섬마을 초교 관사에서 학부모 등 동네 사람들에게 의한 소위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도서·벽지·오지 등에서 근무하는 교원의 안전 근무 여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취한 조치다. 이번 교원지위법 시행령 개정은 법률 개
2020-06-02 16:57경북 영천시 신녕초등학교(교장 박종욱)는 코로나 19에 따른 등교수업에 대해 궁금한 점을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슬기로운 학교생활 5월 News’를 영상으로 제작하여 학교 홈페이지 및 유튜브에 탑재했다. ‘슬기로운 학교생활 5월 NEWS’는 5학년 정승환 선생님이 기획하고 제작한 영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쌍방향 원격수업에 대한 이야기와 유치원, 1-2학년 등교수업 이야기, 코로나19로 인해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지켜야 할 일등을 기발하고 알기 쉽게 학생들 눈높이에 맞추어 제작했다. ‘슬기로운 학교생활 5월 NEWS’ 첫 번째 소식은 신녕초등학교에서 실제로 진행하고 있는 4학년과 3학년의 원격수업 사례와 쌍방향 원격수업에 대한 선생님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특히, 4학년 손홍석 선생님은 구글 행아웃을 통해 국어수업에 역할놀이를 도입하여 원격수업에서도 다양한 학습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소식은 등교수업에 발맞추어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해 나가는 가를 한 학생의 등교 과정을 상세히 영상에 담아 등교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3~6학년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대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영상에 담았다. 그리고,
2020-06-01 16:53교육이란 무엇인가? 다소 식상한 질문이지만 이에 대한 답변으로 구구하게 교육학 이론을 인용하지 않고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의 바람직한 행동으로의 변화’라고 말할 것이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인간을 바람직한 행동으로의 변화를 이끄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교육 현장에서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결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밑동이 빠져 나간 항아리에서도 습기를 머금은 까닭에 콩나물이 자라듯 학교에서도 교육은 살아있고 그로인해 소기의 성과를 얻기도 한다. 교육은 당장 효과가 보이지 않고 또한 피상적으론 불가능할 것 같은 것도 지속적인 노력과 행동이 주어지면 그 결과는 뿌린 만큼의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로 보인다. 바로 지금의 학교 현장의 모습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과 5월 27일에 걸쳐 고등학교 3학년과 2학년이 순차적으로 등교를 하였다. 실질적으로 거의 5개월 만에 학교의 주인이 제자리를 찾아 온 것이다. 많은 우려와 염려 속에 학교에서는 철저한 방역 대책을 세워 학생을 맞이하였다. 특히나 감염의 위험성이 완화된 타 지역과는 달리 인천 지역사회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
2020-06-01 13:22교직에서 퇴직한 친구들 모임에 갔다. 친구가 하는 말이 이제 교육계에 기웃거리지 말고 발을 빼라고 한다. 퇴직 후 글을 계속 쓰고 있는 것을 보고하는 말이다. 인터넷 신문에 글을 발표한다. 이 글을 교육 관련 카페에서 공유한다. 이 카페는 주로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이나 기타 교육 관계자들이 본다. 전국에 선생님들이 많이 보는 카페로 알고 있다. 이 카페 운영자가 내 글을 몇 번 퍼다가 올렸다. 그것을 친구가 읽고 내게 충고를 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상을 일러준다. 텃밭도 가꾸고 산에나 다니면서 여생을 즐기라고 주문한다. 그만큼 했으면 학교가 돌아보기도 싫지 않냐며 동의를 요구한다. 내가 하는 일이 몸 버리고 쓸데없는 일이라고 한다. 퇴직한 사람이 떠들어야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며 소리를 높인다. 친구의 걱정은 이해가 되지만, 그대로 듣기에는 거북하다. 남의 노력에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폭력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30년을 넘게 교단에서 고군분투했는데, 몸이 떠났다고 마음마저 접으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많은 사람이 교육에 관심을 두고 걱정을 하지만 정작 내놓는 대안은 모두 비난 일색이다. 교육의 뜻을 제대로 묻고, 교육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2020-06-01 13:22누구나 꿈속에서 서럽게 울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인간적인 갈등에서 오는 것이든, 직무 수행에서 오는 것이든, 개인적인 일의 추구에서 오는 것이든, 악몽을 꾸면서 깨어난 후엔 안도의 한숨을 쉬는 그런 경험 말이다. 평소 필자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또 직무에서 오는 가위눌림 당하는 꿈을 자주 꾸지만 오늘은 상황이 다소 생소한 것이었다. 문제는 꿈속에서 매우 서럽게 울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소리 내어 서럽게 운 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로 오랜만인 것 같다. 왜 그랬을까? 꿈속 사연으로 가보자. 필자의 방에는 각종 책들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아내가 일부를 박스에 담아 구석에 치워 놓아 서가엔 애지중지하는 책들만 남아있다. 잠시 여기서 필자의 책에 대한 집착을 언급해 본다. 필자의 책들은 읽으면서 메모한 것들로 여기저기 여백과 공간을 자필로 채운 것들이 많다. 그 책들은 시간이 지나도 고전처럼 아껴가며 다시 읽는다. 어찌 애지중지 하지 않겠는가. 필자의 영혼을 지배하는 사상과 가치관, 철학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소중한 자산이다. 또한 필자의 손때가 묻은 분신이기에 이 책들의 외부 방출이나 서가의 고유장소를 이탈하는 것을 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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