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자연이 철마다 옷을 갈아입어 사람들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방식도 다양하다. 오래 전부터 철을 보내거나 새로 맞이할 때는 세시풍속과 민속놀이로 생활에 여유를 누렸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같이 어울리고 즐기는데 우리네 세시풍속이 최고다. 계사년을 맞아 풍요와 다산, 불사와 재생, 치유와 치료의 기운이 온 세상에 넘친다. 새해에 꼭 이뤄졌으면 하는 소원도 여러 가지다. 마음 먹으면 어떤 일이든 다 이뤄낼 수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정성을 다하면 된다. 설날과 더불어 새해를 맞이하는 세시풍속이 정월대보름이다. 이때를 전후하여 풍년기원고사, 마을안녕기원제,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쥐불놀이, 연날리기 등 다양한 행사가 지역별로 개최된다. 민족고유의 명절을 즐겁게 하는 세시풍속... 가족과 이웃이 함께 어우러진 사람들... 전통문화와 미풍양속을 계승하며 애향심을 키우는 풍경이 흐뭇하다. 여행을 하다보면 대보름날 마을사람들이 모여 제사를 지내는 탑신당이 금강의 물가에 유난히 많다. 특히 안내면 방하목리와 동대리, 안남면 청정리․연주리․지수리, 동이면 청마리 등 옥천군의 마을 어귀에서 탑신당을 연달아 만난다. 그중…
2013-02-06 22:05지난해 10월 10일 전파를 타기 시작한 SBS 대하사극 ‘대풍수’가 2월 7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첫 회 6.5%(AGB닐슨 전국가구 기준) 시청률로 시작한 ‘대풍수’는 3회 10.6% 등 두 자릿수에 오른 적도 있지만, 실패한 대하사극이라 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200억 원을 쏟아 부은 36부작(대선 개표방송으로 1회 결방) ‘대풍수’에 대한 자사 홍보는 유별났다. 첫 방송을 앞두고 ‘대풍수 스페셜-내일을 보는 사람들’을 내보낸 것. 일반적으로 본 방송 결방이나 대박 드라마로 종영된 후 내보내는 것이 스페셜 방송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배우와 스태프 인터뷰, 대규모 세트장 소개 등 스페셜 방송이 ‘대풍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MBC ‘마의’ 역시 10월 1일 첫 방송 직전에 촬영장 뒷이야기, 배우들 인터뷰 등을 내용으로 한 ‘마의 100배 즐기기’를 내보냈다. 또 다른 대하사극 KBS ‘대왕의 꿈’도 마찬가지다. 본 방송 전 스페셜 방송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그럴 듯해진 셈이다. ‘대풍수’는 지난 연말 대선을 앞둔 시점에 방송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상파 3사의 대하사극이 대선 전 앞서거니 뒤
2013-02-04 16:09충북의 남부지역인 옥천은 대청호를 끼고 있어 맑고 깨끗한 청정 환경을 자랑한다. 옥천에서 경치 좋은 곳으로 내세우는 8경 가운데 하나가 군북면 추소리 앞 대청호에 있는 부소담악이다. 부소담악은 우리나라 최고의 하천풍경으로 꼽히는데 부소무니 마을 앞의 병풍바위가 마치 호수에 떠있는 산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으로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했을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겨울철의 부소담악이 보고 싶었다. 옥천IC로 나와 대전방향으로 4번 국도를 10여분 달리면 군북치안센터 앞 이백삼거리를 만난다. 이곳에서 우회전해 경부고속철도와 경부고속도로 아래편의 굴다리를 지난 후 구불구불 산허리를 휘감아 도는 굽잇길을 5㎞쯤 달리면 추소리다. 마을에 들어서기 전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호수를 만난다. 추운 겨울이라 호수도 얼어붙었다. 건너편으로 얼음 위에 떠있는 부소담악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멋진 풍경이 얼음 위를 걸어 가까이 와보라고 유혹하지만 절대 안 된다. 인근에서 얼음이 깨져 인사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부소담악은 갈수기와 만수위 때 높이가 달라지는 700여m의 절벽이 물줄기를 따라 병풍처럼 길게 이어져 사시사철 아름답다. 생김새가 산맥에 가까워 높은
2013-02-04 16:04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이 많다. 그렇다고 추위에 질 수 있나. 추울수록 몸을 많이 움직이고 찬바람과 맞닥뜨리는 것도 건강유지 비결이다. 충북 영동군 용산면 율리에 국내최대의 인공빙벽장이 있다. 바위 절벽에 금강의 지류인 초강천의 물을 수중모터로 끌어올려 만든 높이 40∼90m짜리 등벽 코스다. 입구에 들어서면 제6회 충북도지사배 영동국제빙벽대회를 알리는 애드벌룬이 높은 하늘에서 맞이한다. 초급자, 중상급자, 상급자 코스의 이름도 사과봉과 배봉, 호두봉, 포도봉으로 영동에서 재배하는 과일이라 정이 간다. 빙벽 타기는 스릴을 느끼면서 정신과 체력을 건강하게 해주는 겨울스포츠다. 자연을 상대로 한 도전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이라 빙벽장을 출입하려면 서약서를 써야한다. 도전은 열정이다. 어쩌면 인생살이 자체가 도전이다. 사는 방법 다를 뿐 누구나 자신만의 생활방식으로 열정을 다한다. 대회에 임하는 클라이머들의 거친 숨소리와 열정이 추위를 녹인다. 클라이머들이 얼음위에 한발 한발 옮길 때마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가슴 졸인다. 지역특산물과 먹거리도 많고, 빙벽장 옆에 썰매장이 마련되어 빙벽타기를 구경한 후 같이 온 사람들과 썰매를 타며 즐길 수 있다. 지난 1월 27일,
2013-02-04 16:03표를 산 다음 매표소를 지나 절 입구에 들어섰다. 제일먼저 청아한 스님의 독경소리와 목탁소리가 길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독경소리를 귀담아 들으며 길을 걷는다. 특이하게도 사찰로 들어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구 전연 가파르지가 않다. 대로처럼 넓게 펼쳐진 길 양옆으로는 전나무 숲길이 인상적이다. 마치 오대산 월정사의 키다리 전나무숲길을 걷는 느낌이 든다. 하늘 찌를 듯이 늘어선 전나무들은 수령이 110년이 훌쩍 넘은 것들이라고 한다. 전나무들은 마치 방문객을 환영하듯 양손을 활짝 벌여 웅장한 터널을 만들어준다. 나무들이 만들어준 1km에 이르는 전나무터널을 걷다보니 속세의 미움도 애증도 봄눈 녹듯 사라지며 불국의 세계에 성큼 다가선 느낌이 든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나는 속으로 반야심경의 한 구절을 읊조리며 150년 전 후손들을 위해 친히 이 나무들을 심은 스님들께 감사함을 표시했다. 아, 그러고 보니 이곳 공기는 속세와는 확실히 다르게 느껴진다. 한참을 걷다보니 전나무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 큼지막하게 지어진 일주문이 길을 막는다. 능가산 일주문(一柱門)이다. 이 문을 들어선 순간부터 오직 一心으로 부처님께 귀의하라는 뜻으로 기
2013-01-29 15:06노도에서 외쳐 부른 그리움의 노래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를 읽고- 그리움이 사무치면 바람이 되고 별이 되리라. 금산 아래 한 점 섬 노도는 자개처럼 반짝이는 앵강만을 뒤로 붙박이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열세가구 노도의 집들은 한양을 향한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호구산과 망운산을 바라보는 섬의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섬의 동쪽 응달진 곳엔 파도소리에 애환을 싣고 보리암을 바라보는 세월을 간직한 김만중의 초옥이 있다. 그 초옥 주변엔 해마다 봄소식이 북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하면 그리움을 물들인 동백꽃은 나무에서 땅에서 붉은 빛을 바래며 두 번씩 눈물을 흘린다. 남해에 살면서도 김만중의 일대기를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단순히 한글소설인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쓴 조선 시대 유배객 정도로 알고 있었을 뿐 그의 사람됨과 남해에 유배 온 삼 년 동안의 행적에 대하여서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는 임종욱 작가의 소설은 이런 무관심에 불을 댕겨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책의 표지에 실린 바닷바람에 몸을 갉혀 먹히며 서안 앞에 대추처럼 마른 모습으로 붓을 든 사람이 바로 김만중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나 소설가를 꿈
2013-01-29 15:05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에 알맞은 레저가 빙어낚시다. 꽁꽁 언 얼음에 구멍 뚫을 장비, 낚싯대와 미끼만 있으면 된다.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 없어 남녀노소 같이 즐기기에도 좋다. 옥천IC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의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 앞 대청호는 주말 4천여 명이 몰리는 전국 최대의 빙어 낚시터다. 올해 얼음 위에서 트랙터로 겨울 문화축제를 준비하던 주민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불미스러운 일로 축제를 열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안전을 위해 축제장 출입을 통제한다. ‘금강인어절씨구’와 ‘대청호보전하세’가 쓰인 목각장승, 석탄리(안터) 마을 자랑비, 지석묘와 입석이 있는 선사공원을 마을 입구에서 만난다. 안터마을은 2010년에는 대청호보전 최우수마을로 선정되었고, 2012년에는 대한민국 농어촌 마을대상에서 색깔있는 마을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마을을 돌아보고 호반을 따라 오지마을 옥천읍 오대리로 향한다. 오대리는 대청호와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자동차 길이 없는 섬마을이다. 겨울철 호수 결빙으로 선박 운행이 막히면 생필품 구매나 병원치료 등 위험을 무릅쓰고 얼음 위를 걸어야 한다. 얼음이 깨져 위험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길게 밧
2013-01-28 09:49경부고속도로와 4번 국도, 경부선이 지나 교통이 편리한 옥천 읍내를 경부고속도로가 둘로 나눈다. 상권이 형성된 남쪽과 달리 고속도로 굴다리 건너편의 북쪽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영화촬영지를 옮겨놓은 듯 시골의 정경을 오롯이 담아낸 이곳이 옥천 구읍이다. 옥천역을 따라 상권이 옮겨가고 경부고속도로가 앞을 가로막기 전에는 구읍이 옥천의 생활중심지였다. 고샅을 기웃거리면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던 흔적들을 많이 만나는 이곳에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육영수 여사 생가, 정지용과 육영수 여사의 모교 죽향초등학교 구교사(등록문화재), 옥천향교와 옥주사마소가 있다. 구읍 자체가 작고 볼거리들이 정지용 생가를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에 이웃하고 있어 찾아다니기도 쉽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안채와 바깥채를 초가집으로 복원한 정지용 생가의 담장 옆에 시비가 서있다. 향수의 전문을 중얼중얼 읊은 후 삽짝을 밀고 안으로 들어선다. 방안의 유품과 집안을 둘러보면 시대상을 알 수 있고 시인의 삶과 문학이 이해된다. 이곳에 들른 사람들은 향수에 등장하는 실개천을 궁금해 한다. 하지만 조혜경 문화관광해설사가 아쉬워하듯 주변에 실개
2013-01-28 09:49총 35명이 참가 하여 아름다운 남해로 일정을 잡았다.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남해 호구산의 해발 650m의 중턱에 남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절 용문사가 있다. 여름이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시원한 계곡에 잠시 머무른다. 호랑이가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호구산 계곡의 맑은 물은 용이 승천했다는 용소마을로 흘러든다. 용문사 답사의 참 맛을 알려면 주차장에서 차를 세워야 한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들꽃, 산꽃향에 묻혀 산길을 걷는다면 속세의 번뇌가 한꺼번에 가실 것이다. 굳이 차를 끌고 산길을 올라가야 하겠는가! 모든 절이 그렇듯 용문사 일주문도 일반 건축물과 달리 일직선 기둥 위에 지붕을 얹었다. 신성한 가람에 들어서기 전 번뇌로 부산한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가르침이다. 옆에는 ''세속의 번뇌를 씻고 불국토로 들어가라'' 속삭이는 듯이 맑은 개울이 흐르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잠시 걸으면 일주문 입구 지나면 우측 약간 높은 곳에 부도가 보인다. 부도란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이다. 승려들의 공동무덤이다. 부도는 제자들이 스승을 섬기는 극진한 마음에서 스승이 입적한 뒤 정성을 다하여…
2013-01-21 10:52어제 방학이 끝나간다는 이번 주말 안에 손자들과 약속한 어디엔가를 가보자고 나선 것이 국립서울관학관 이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한국에서만 살았던 공룡의 화석 운운하여서 유난히 공룡을 좋아하는 손자건호를 위해서 이곳으로 정한 것이다. 두 손자를 데리고 나서서 집 앞에서 버스에 올라 경복궁역에서 내려서 창경궁으로 가는 버스로 바꾸어 타고, 창경궁 앞에서 내려 국립서울과학관까지 약 3,400m 정도를 걸어가야 하였다. 창경궁의 담장 밑에는 아직도 덜 녹은 눈이 얼음판을 이루고 있었다. 과학관의 입장권을 사노라고 돈을 내밀었더니 두 손자와 나의 입장료가 고작 1,000원이란다. 너무 싸서 놀랐다. 일단 들어서서 공룡 화석 골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아이들과 함께 2층으로 올라가서 보니 거의 전시관이 달라진 것이 없었다. 입구의 공룡 모형이 시간에 따라 약간 움직이면서 음향 효과를 모아서 공룡이라고 보여주는 것이 고작이었을 뿐이었다. 초등 5,6학년이 되는 이제 한창 호기심이 많을 아이들이기에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을 자유스럽게 보도록 놓아두고 기다리면서 지켜보기로 하였다. 장손 윤재는 이것저것을 살피다가 직접 조작을 하는 기계작동을 해보는 부분에 매달려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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