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울리던 수업 중 인터폰도, 잠시 내려와 보라던 불호령도 이제는 수업권을 보장받으며 나만의 공간을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업무 간소화, 비대면 결재…. 우리에게 주어진 수많은 선택권 중에서 가장 편하게 선택한 것은 메신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메신저가 아니라는 겁니다. 혹시 ‘결재 바랍니다.’ ‘검토 바랍니다.’ 이 메시지면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시나요? 결재권자들은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모른 채 그저 ‘결재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받고는 합니다. 어떤 계획으로 업무가 진행될지 개요도 협의가 되지 않은 채로 말이지요. 이렇게 되다 보면 당연히 결재권자인 관리자분들은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업무 담당자 입장에서는 그냥 결재해주면 되는데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서로 오해만 쌓이는 지름길입니다. 일일이 협의하는 건 업무 간소화와 전결 규정에 맞지 않지만, 최종 책임자인 관리자분들과 큰 틀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직속 부장님과 협의하며 전결 규정대로 진행하면 되지만 말이지요.…
2023-04-13 17:58우리말에 ‘잘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속담이 있다. 어떤 것도 결과는 시작으로부터 짐작할 수 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물론 시작이 좋지 않으면 결과도 좋지 않을 것이기에 처음부터 잘하라는 일종의 권면의식이 담겨있는 말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어려서부터 가치관 교육으로 결과가 행복한 나라가 있다. 부탄은 히말라야산맥 동부에 자리한 인구 75만 명, GNP 3000달러의 작은 나라다. 이런 국가 규모에 비해 부탄은 일찍부터 그 나름의 명성이 자자하다. 공동체 의식 강조하는 부탄 그 이유가 뭘까? 이 나라는 거친 산악지역이지만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이 흐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풍요로운 느낌보다는 척박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최근에는 수도 팀푸를 비롯해 푸나카, 공항 도시 파로 등 주요 도시는 개발이 한창이지만 아직도 고속도로는 왕복 2차선인데다 상하수도 시설 같은 도시 인프라도 매우 열악하다.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농산물들은 볼품이 없으며, 싱싱한 생선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최근 경험에 의하면 사람들의 인상은 하나같이 순하고 정겨웠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빛나는 미소를 간직한 사람들, 그들의 마음 역시 미소처럼
2023-04-10 09:10청년들의 목소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국가기관, 지자체 등에서 청년들의 소통 공간을 지원하고, 예산을 투여해 정책 개발과 이를 반영하기 위한 움직임은 더 커지고 있다. 청년이란 어떤 연령대를 말할까? 한국교총 청년위원회(이하 교총 청년위) 활동을 하면서 ‘청년 = MZ세대’라는 이미지로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청년기본법’을 보면 청년은 19세 이상 34세 이하다. 한 세대를 아우르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본래 한 세대를 보통 20년으로 보지만 지금은 그 세대 주기가 짧아졌다. 20대 초반과 20대 중반의 생각이 다르다. 같은 청년층으로 분류되는 30대 초반과 20대가 생각하는 바가 많이 다르기도 하다. 세대 간 차이 이해하는 과정 거쳐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의 정책추진단 활동을 하면서 그러한 세대 차이, 견해차는 더욱 뚜렷해졌다. 수도권과 지방 청년들의 필요가 다르고, 결혼 여부, 성별 차이, 자가 소유 여부 등 청년이라는 테두리 안에 많은 경우의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청년정책추진단에서 회의 혹은 정책 제안 발표를 할 때 제일 많이 나온 말이 서로를 평가하거나 정책을 비판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서로의 정책이 모두 필요한 것을 인정하면서 또 생각이…
2023-04-10 09:10지난 20년 가까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줘야 한다’라고 하면 ‘왜 읽어줘야 하나? 책은 스스로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책 읽어주기에 대한 이해나 인식이 없어서 그러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책 읽어주기에 대한 이해나 인식이 나아져서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 교장 선생님, 부모님이 많아졌습니다.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책 읽어주기가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아주 일찍부터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분이 더 많아져야 합니다. 언어능력, 청각주의력 등 발달해 책을 읽어줘야 할 이유는 아주 많습니다. 책을 읽어주면 ①소리 듣기 능력이 좋아집니다. 청각 주의력(의미 있는 청각 신호, 예를 들어 선생님이 설명하는 말, 친구들과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는 것입니다. ②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면서 언어능력(낱말이나 문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발달합니다. 언어능력의 발달은 듣기로 시작해 점점 발달하다가 나중에 읽기 활동으로 이어집니다. 발달한 읽기 능력을 활용해 계속 읽으면서 언어능력이 더욱 발달합니다.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③이야기의 재미를 알게 합니다. 이야기의 재…
2023-04-06 16:30공직에 근무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계속해 복무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당사자로서는 난감한 일이다. 이런 경우를 위해 생긴 것이 공무원 휴직 제도다. 공무원 휴직 제도는 1949년 국가공무원법에 질병휴직이 설정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점차 그 종류가 다양해져 현재 14종이 시행 중이다. 인사상 불이익 없도록 살펴야 휴직 당사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경력 단절이다.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한 휴직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승급,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휴직이 일신상 이유라면 일정 부분 불이익을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의 주요 정책 이행, 강제 징집에 의한 것이라면 경력 단절은 없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육아휴직과 병역휴직이다. 국가에서는 육아·병역 휴직으로 인한 경력 단절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육아휴직은 저출생,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에 직면해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국방의 의무 이행을 위한 병역휴직 또한 마찬가지다. 법에서 규정한 대로 휴직경력은 실제로 보장되는가. 교사들에 대한 인사업무에서 경력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매우 많다. 호봉 획정, 근무지…
2023-04-03 09:10‘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란 세계 최대 인공지능 연구소인 오픈AI사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채팅 서비스를 뜻하는 말이다. 챗GPT가 화두가 되면서 사회 전반에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특히 교육 현장에서도 이와 관련된 대응과 올바른 학습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역량평가로의 전환 필요해 챗GPT는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가 현재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AI 기반 지식·정보 사회로 진입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고든 무어가 ‘무어의 법칙(Moore’s law)’에서 이미 언급한 대로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새롭게 생성되는 지식과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지식과 암기, 상급학교 진학 혹은 취업 목적에 제한된 학습 틀에 갇힌다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하기 어려울 것이다. AI 기반 사회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음의 3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챗GPT로 촉발된 AI 기반 사회에서는 학문과 학제 간 상호 융합과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현행 교과목 편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초를 쌓고 이
2023-04-03 09:10박수레 지음|책만 펴냄 제목에 대한 부담감이나 선입견만 들어내면 남녀노소 모두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긴 자동차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라는 제목을 보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교양책이라고 생각하기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2015년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의 조사에 따르면 ‘부모에게 설명하기 불가능한 직업 TOP 15’중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이 ‘자동차 UX 디자인’이었다니 말이다. 자동차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자동차 외관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자동차를 조작하면서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것들을 디자인한다. 가령 핸들, 버튼, 룸미러, 스위치, 계기판 등을 말한다. 한마디로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매일 만지고 보고 듣는 기기를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보기 좋게 만들고 배치하는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자동차에 꽃병이? 2000년대까지 생산되었던 뉴비틀에는 놀랍게도 운전석과 중앙 송풍구 사이에 모나미 볼펜을 꽂아두면 딱 좋은 모양의 꽃병이 마련돼 있었다. 자동차 역사가 시작된 초기에는 실제로 많은 사람이 차에 꽃을 꽂아두고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꽃을 꽂을 수 있는 용기가 자동차 주변기기로…
2023-03-27 10:33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1.7%(5만4000여 명)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차 실태조사 1.1%와 2019년 1차 1.6%에 비해 높아진 비율이다. 학폭 중에서 언어폭력의 비중이 41.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신체폭력(14.6%) 및 집단따돌림(13.3%) 순이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3.8%, 중학교 0.9%, 고등학교 0.3%로 모든 학교급에서 2021년에 비해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업무 처리 시간 턱없이 부족해 또한 학폭 심의건수는 약 2만건으로, 역시 증가 추세다. 그나마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영향으로 학폭 심의 건수가 주춤하다가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시점에서부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또 최근 학폭이 사회 문제로 비화해 국회와 시의회 등 여러 기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차분하게 학폭 업무를 처리할 시간마저도 부족한 실정이다. 우선적으로 업무담당자가 학폭 사안에 대해 심도깊게 검토할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이미 학폭 업무는 기피업무에 해당하기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정부 차원에서의 발빠른 시
2023-03-27 09:10대학교와 교생실습을 거치며 다짐한 ‘수업과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은 현실에서 쉽게 달성하기 힘든 목표였다. 수업 준비할 틈을 주지 않는 각종 잡무, 매일 발생하는 학생간 다툼, 교사에게 윽박지르는 학부모,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삼는 사회적 시선 등 어느새 우리나라 학교는 교사를 위축시키는 장소가 됐다. 만약 교사가 되기 전 이러한 현실을 미리 알았다면 교직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을 것이다. 교사 역량 낭비하는 학교 현실 놀랍게도 현재의 학교는 교사에게 행정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게 하면서 동시에 수업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교사에게 부과되는 잡무가 많아질수록 많은 사회적 비용을 들여 양성한 전문직 교사의 역량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또 교육 현장은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겨울과 같다. 1년이라도 젊을 때 얼른 교직을 떠나 다른 직장으로 옮기자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평생 꿈꾼 교사의 모습을 미처 꽃피우지 못하고 떠날 수는 없다는 오기가 생겼다. 처음에는 개인의 노력으로 왜곡된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행정업무를 마치고 나서도 수업과 아이들에게 소홀히 할 수 없다는 다짐으로 매일 밤 9~10시까지 교육
2023-03-27 09:10교대 85%가 사실상 정시 미달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교권이 추락하는 데다가 임용도 어려워진 탓이라고 기사는 추측하고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었다. 교대 정시 미달이 불러올 결과를 이야기하는 댓글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무능력한 교사 퇴출이나 어차피 공부는 학원에서 한다며 교육과 교사에 대한 불만을 성토하고 있었다. 교원 수준 높아야 공교육 살아 이런 많은 불평과 달리 어느 지표를 보아도 우리 교육은 세계 최상위 수준의 성취를 거두고 있다. PISA같은 국제 비교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지식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역량이 뛰어나고 창의성과 협동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일부에서는 사교육 덕분이라고 하지만, 문제풀이 위주의 사교육으로는 PISA에서 측정하는 역량과 창의성, 협동성을 키울 수 없다. 이런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교사의 높은 수준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실제로 2010년, 한 세계적 경영 컨설팅 회사는 대한민국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자 기준으로 상위 5%의 학생이 교사가 된다고 보고했다. 핀란드가 상위 20%, 싱가포르가 상위 30%의 학생이 교사가 되는 것에 비하면 큰…
2023-03-20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