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청주삼백리 회원들과 답사했던 정북동토성 일원을 3일 오후 아내와 다시 돌아봤다. 청주의 북부지역인 이곳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네모배기샘, 큰샘으로 불리는 '돌꼬지샘'부터 들려야 한다. 샘은 기찻길 옆 시골마을인 정상동의 길가 가까이에 있다. 이 샘을 기준으로 위쪽은 `정상(井上)', 아래쪽은 `정하(井下)', 북쪽은 `정북(井北)'으로 행정구역이 나눠진 것이 돌꼬지샘의 위상을 알려준다. 돌꼬지샘에서 위쪽인 정상동이 서울(한양) 방향이고 아래쪽인 정하동이 청주 방향임을 알고 나면 예전에는 모든 것이 서울 위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청주로 나들이를 하려면 이곳을 지나야했던 오창 사람들이 '청주에서 술 마시는 것보다 돌꼬지샘에서 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을 정도로 돌꼬지샘의 물맛이 좋았다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돌꼬지샘에서 가까운 북서쪽 방향에 '청주정북동토성(사적 제415호)'이 있다. 넓은 들판 길을 걸어 토성으로 간다. 미호천 물가에 위치한 정북동토성(井北洞土城)의 축조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돌화살촉·돌창·돌칼 등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에 의해 삼국시대 초기인 2~3세기경 평지인 미호천변평야의 중심에 네모지게 축성한 것
2012-06-11 09:04자연은 어김없이 계절에 맞춰 옷을 갈아입는다. 맑은 향기가 풍겨오는 녹색 세상이 싱그럽다. 강렬한 햇살아래 펼쳐진 녹색세상이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라고 유혹한다. "와아~" 자유와 여유를 누리는 게 여행이다.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된 대청호로 떠나보자. 카메라를 둘러메고 중얼중얼 콧노래를 부르면서…. 호수 위에 작은 섬들이 떠있고 낮은 산줄기들이 호수 속에 발을 담근 대청호. 댐 준공으로 환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주변의 식생(植生)들은 늘 그 자리에서 푸른 호수, 쪽빛 하늘과 어우러지며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든다. 몸을 낮추면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관심을 두는 만큼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 앞에서 겸손을 배운다. 대청호반은 계절마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야생화 정원이다. 꽃을 보면 저절로 즐겁고 흥이 난다. 넓은 물가에서 예쁜 꽃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게 행복이다.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는 들풀과 들꽃, 들짐승들이 넓은 호수의 주인이다. 수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숲속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수면위에 두둥실 떠있는 흰 구름, 호반에 꽃을 피운 야생화가 같이해 호수에 생명력이 느껴진다. 곱디고운 야생화와 은빛물결이 어우
2012-06-07 09:48여행지 : 화염산, 고창고성, 이스타나 고분군, 포도구, 소공탑, 야시장, 철문관(쿠얼러) 여행일 : 2011/07/19, 20, 21 투루판은 한마디로 태양의 도시, 분지의 도시, 포도의 도시라 할 수 있다. 50°까지 올라가는 여름철 기온은 20mm를 넘지 못하는 강수량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름과는 달리 습도가 높지 않아 기온은 높았지만 후덥지근하지 않았고 그늘에만 들어가도 서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은 해발 -150m의 분지에 위치하고 있어 천산의 만년설를 쉽게 끌어올 수 있었다. 이런 환경은 투루판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도 산지로 만들었다. 무더운 날씨와 적은 강수량은 포도의 당도를 높였고 풍부한 물로 대규모 재배가 가능케 했다. 특히 건포도가 유명해 어디를 가든 포도구(포도를 건조시켜 건포도로 만드는 시설)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는 먼저 숙소에 짐을 맡겨놓고 택시를 대절해 화염산으로 향했다. 화염산으로 가는 도로 우측으로 황토빛의 빈 집들이 많이 보였는데 한때는 사람이 살았지만 지금은 물이 말라버려 모두 떠나버렸단다. 을씨년스럽게 변해가는 우리네 농촌과 이유는 다를지 모르겠지만 공동화라는 결
2012-06-07 09:46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국가적 자원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1년 초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국립공원 경관 자원 100선'을 발표했다. 그때 전국 20개 국립공원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난 '국립공원 제1경'으로 선정된 곳이 설악산의 공룡능선이다. 설악산의 대표 능선인 공룡능선은 마등령에서 무너미고개까지의 능선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길게 이어진 모습이 공룡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다. 산행하는 내내 능선의 좌우로 빼어나게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장거리인 공룡능선 산행을 누구나 한 번쯤 꿈꾼다. 815투어에서 공룡능선을 다녀왔다. 출발지인 몽벨서청주점으로 가기 위해 5월 26일 밤 9시경 집을 나섰다. 어떤 일이든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버스에 오르니 1150원에 시내의 야경을 두루 구경시켜주며 눈을 즐겁게 한다. 밤 10시에 청주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설악산을 행해 밤길을 달린다. 늦은 시간이지만 3일 연휴기간이라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가 느리다. 그래도 문막, 설악휴게소를 거쳐 2시 30분경 설악동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사방이 칠흑 같은 어둠이고 일행들이 내는 발소리만 들려온다. 랜턴의 불빛
2012-06-07 09:43사토 마나부 교수는 현재 일본 도쿄대학교 교육학연구과 교수다. 저자의 책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는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그리고 많이 읽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심오한 교육학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독자가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사토 마나부 교수가 단순히 교육학 이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 수업을 관찰하고 정확하게 분석해 냈다는 점에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많이 읽는다. 각자가 직면하고 있는 교실 수업에 대한 현실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저자는 교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수업에 대해서 자세히 관찰하고 있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수업 속 이야기를 통해 수업 혁신, 학교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실현 방안 중에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배움의 공동체’에 대한 언급은 집요하면서 구체적이다. 학습 참가의 실천은 학교를 ‘배움의 공동체’로 재편성하는 도전의 하나이다. ‘배움의 공동체’로서의 학교는 아이들이 서로 배우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서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장소이며 보호자나 시민도 서로 배우는 장소이다. 21세기의 학교를
2012-05-31 08:39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3호 함안산성 낙화놀이가 28일 함안군 함안면 무진정에서 하충식 함안군수를 비롯한많은 사람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21회 행사가 재현되었다. 매년 군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에서 조선시대 괴항부락 서재의 학동과 동민들이 매년 4월 초파일을 전후해서 함안면 무진정 연당에서 열리는 함안 고유의 민속놀이로 기원이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조선 말 오횡묵 함안군수가 기록한 [함안총쇄록]에 1890년~1892년 사월초파일 낙화놀이를 보고 기록한 것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낙화놀이에 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이다. 연등과 연등 사이에 참나무 숯가루로 만든 낙화를 매달아 이 낙화에 불을 붙여 꽃가루처럼 물위에 날리는 불꽃놀이로 일제강점기에 민족말살 정책에 따라 중단되었다가 1985년 복원되어 매년 행사를 하고 있다. 제21회 함안산성 낙화놀이
2012-05-31 08:38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이 19일부터 이틀간 진도의 남서쪽에 위치한 관매도와 조도를 다녀왔다. 자정을 막 넘긴 1시에 청주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어둠을 뚫고 남쪽으로 달린다. 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맡겨야 한다. 과속방지턱을 넘던 버스가 굉음을 내 잠결에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가 어스름이 떠오르는 시간에 진도가 섬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는 첫 번째 관문 진도대교를 건넜다. 진도대교 아래 울돌목을 해남의 우수영관광지와 진도의 해변공원이 마주하고 있다. 새벽녘이지만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해변공원에서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게 했던 울돌목의 빠른 물길을 바라보고 있다. 해변공원 뒤편의 작은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데 이른 시간이라 입안이 깔깔한 게 밥맛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큰 섬 진도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토종의 '진도개(천연기념물 제53호)', 발효와 증류ㆍ지초의 용출과정을 거친 선홍색의 '진도홍주(전라남도지정문화재 제26호)', 남도석성ㆍ용장산성 등 '삼별초의 항몽유적지',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신비의 바닷길', 육자배기 서정민요 '진도아리랑' 등 특별한 것이 많다. 오죽하면 진도에서는 글씨, 그림, 노래 가락을 자랑하지 말라고 했다. 국
2012-05-29 09:30여행지 : 둔황, 양관, 옥문관, 야단지질공원, 명사산, 월아천, 막고굴 여행일 : 2011. 07. 17~18 둔황(敦煌). 사실 이번 중국여행에서 가장 벼르고 있었던 곳이기도 했다. 사막을 가로지르는 실크로드의 대표적인 오아시스 도시이자 세계적인 문화유적도시였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막고굴, 17굴이었다.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굴이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둔황이라는 소설(이노우에 야스시)을 통해 더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었다. 이 책은 막고굴(17굴)에 엄청난 양의 고문서가 숨겨지게 된 경위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놓았는데 사막에서 벌어지는 전투와 고문서를 보호하기 위한 주인공(조행덕)의 노력들이 눈에 선 했기에 더 애착이 갖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곧 둔황에 도착한다. 하지만 밤새 달려온 기차는 여전히 사막 위를 달리고 있다. 끝도 없이 펼쳐진 사막, 간간이 들어선 전신주만이 이곳이 인간의 영역임을 말해준다. 여기에 비하면 인간은 얼마나 미미한 존재였던가. 저 넓은 땅덩어리의 작은 모래알에 비할 존재지만 스스로의 욕망에 갇혀 다른 것을 보지 못했다. 우리는 손아귀에 쥔 작은 욕심을 놓아버리지 못한 체 대양에 허우적거리는 조난자가…
2012-05-29 09:27여행지 : 베이징, 왕푸징 거리, 란저우, 백탑산공원, 황하제일교, 오천산공원 여행일 : 2011/07/15, 16 공항, 비를 머금은 뿌연 하늘이 출국장의 넓은 창에 비쳐진다.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들고 각자의 비행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소풍을 떠나는 어린아이들처럼 흥겨워 보인다. 칸칸이 질러진 유리창 뒤에는 촉촉한 활주로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이번 여행은 2005년의 티베트 여행 이후로 6년만의 중국 배낭여행으로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주요 도시를 둘러본다. 중앙아시아의 타클라마칸 사막 위쪽 경계를 따라 둔황, 투루판, 쿠얼러, 카스까지 서진했다가 신장위구르의 성도, 우루무치를 통해 귀국하는 코스로 그 옛날 동양의 비단을 서역에 전했다는 실크로드(천산남로)의 주요 도시를 둘러보게 된다. 고대로부터 사막 지역을 지키고 선 오아시스 도시라는 점도 그렇고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과는 달리 이슬람 문화가 강한, 푸른 눈의 중국인이 사는 지역이라는 점이 강한 매력으로 다가왔던 곳이다.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지역이 아닌데다 다섯 명의 지인(금정전자공고 선생님 네 분과 한 명의 자녀)들과 떠나는 배낭여행인지라 나름의 준비도 많이 했다. 우선 실크로드 가이드 책(실크로드, 정
2012-05-23 15:10비평은 문학 비평, 영화 비평에서 보듯 예술 장르를 대상으로 한다. 그렇다면 수업 비평이라는 말은 수업을 예술 장르로 본 것이다. 다소 생소한 면이 있지만, 이혁규 교수는 수업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저자는 ‘교사의 수업 행위에는 과학성의 측면과 예술성의 측면이 동시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수업을 예술 영역으로 확대했다. 예술은 뿌리에 기술적 측면이 있다. 넓게 보면 인간이 만들어내는 재주나 기교를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업도 예술의 성격을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보충 설명하면 예술은 인간에게 지식의 폭을 넓히고, 마음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기능을 한다. 그것이 술(術)이고, 예(藝)이다. 수업도 마찬가지다. 수업은 정의적 영역과 인지적 영역이 동시에 발현된다. 정의적 영역은 예에 해당하고, 인지적 영역은 술에 해당한다. 그리고 예술은 특수한 문화적 성격이 있다. 예술가의 개성적 인격을 바탕으로 한 감정 체험의 표현이다. 그 세계는 단순한 직관이 아니라 미적(美的) 의식을 형상화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이다. 수업이 여타의 예술 장르처럼 창조적, 직관적으로 받아들인 미적 세계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술이 인간의 재주
2012-05-21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