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하고 화려한 유럽 ‘인싸’ 국가들의 복잡한 대도시보다는,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북유럽 국가들의 중소규모 도시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었다. 물론 ‘북유럽에서 호수랑 숲만 보다 보면 금방 질릴 것이다’라는 조언도 들었다. 하지만 이곳의 지리·역사·문화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으니, 관심과 궁금증이 더욱 커져만 갔다. 결국 나는 2018년 7월, 핀란드·스웨덴·덴마크 3개국의 여러 도시를 여행했다. 그중 가장 오랜 기간 머물렀던, ‘앞선 복지·열린 교육·혁신’으로 유명한 핀란드를 소개한다. 원로원 광장의 동상, 핀란드를 알아가는 시작 핀란드 여행은 헬싱키(Helsinki)에서부터 시작된다. 헬싱키는 핀란드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이다. 하지만 인구 63만 정도로 우리나라에선 명함도 못 내민다. 헬싱키의 랜드마크는 헬싱키 대성당과 원로원 광장이다. 웅장한 신고전주의 양식을 자랑하는 헬싱키 대성당은 새하얀 외벽과 초록빛 돔 형태의 지붕이 포인트이다. 핀란드 여행의 ‘인증샷’을 찍기에 가장 적당한 곳이기도 하다. 성당 앞 원로원 광장의 한가운데에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Александр II) 동상이 우뚝 솟아 있다. 핀란드 수도 한복판에 러시아 황제 동상
2019-10-04 10:30‘철학이란 행복한 시절에는 아름다운 장식에 불과하나, 불행한 시기에는 피난처가 된다.’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철학에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예전에는 별 관심 두지 않았던 철학자들의 말을 곱씹게 된다. 삶이 늘 만족스럽기를 희망하지만, 멋진 휴양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인스타그램은 환상일 뿐이다. 기술발달이 인간의 욕구를 상당 부분 충족시켰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 철학은 지금도 우리에게 유용한 피난처가 될 수 있을까.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eudaimonia)이란 무엇인가? 정말 중요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사람들 대부분은 만족 또는 쾌락을 행복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옷과 가방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월급을 탕진해보지만, 그런다고 해서 그 만족감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옷과 가방은 처음에는 즐겁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진다. 또한 명품 브랜드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쇼핑중독에 빠지거나,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 다시 말해 자
2019-10-04 10:30자사고 폐지를 놓고 한국사회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학교는 이념 전쟁터로 전락했다. 자사고를 폐지해야겠다는 좌파 진보진영의 밀어붙이기 행정이 빚은 결과다. 특권교육 · 귀족학교 · 입시중심학교라는 프레임을 씌워 몰아붙였다. '평등주의 교육'을 주창하는 이들은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사고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사고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측은 교육을 이념 대결의 장으로 몰고 가 정권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려는 의도가 담긴 정치적 판단이라고 반박한다. 자사고 폐지는 학생의 선택권을 무시하고 수월성·다양성 교육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더 높다. "진보 교육감들은 자기 자녀는 자사고 · 특목고 보내면서 왜 남의 자식 앞길은 가로막느냐"며 ‘내로남불’이라고 쏘아붙인다.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둘러싼 갈등에서 눈여겨볼 점은 대략 세 가지. 우선 지금처럼 행정적·인위적 폐지가 온당한 것인가 하는 문제다. 또 좌파진보진영이 왜 이토록 무리하게 자사고 폐지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 같은 결과가 한국의 수월성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 호에서는 자사고 폐지…
2019-09-04 10:30
출근길, 서울 성공회성당 화단 등 여기저기에 과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과꽃은 국화과 식물로, 원줄기에서 가지가 갈라져 그 끝마다 한 송이씩 꽃이 핀다. 한여름에 꽃이 피기 시작해 초가을까지 볼 수 있다. 꽃 색도 보라색에서 분홍색, 빨간색, 흰색까지 다양하다. 국화과에 속하는 풀들은 대부분 여러해살이풀인데 과꽃은 독특하게 한해살이풀이다. 누나의 따뜻한 손과 같은 꽃, ‘과꽃’ 과꽃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정감이 가는 꽃이다. 어릴 적 고향에서는 과꽃을 맨드라미·봉선화·채송화·백일홍 등과 함께 화단이나 장독대 옆에 심었다. 과꽃을 보면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라는 가사가 나오는 동요 ‘과꽃’이 떠오른다. 2004년 타계한 아동문학가 어효선이 쓴 동시에 곡을 붙인 노래다. 그래서인지 나태주 시인은 “과꽃 속에는 누나의 숨소리가 들어 있다”고 했고, 누구는 과꽃을 “누나의 따뜻한 손과 같은 꽃”이라고 했다. 동요 ‘과꽃’ 외에도 과꽃이 나오는 문학작품은 많다. 박경리의 토지에서 최참판댁 입구에도 ‘대문간에 이르기까지 길 양편에는 보랏빛, 흰빛, 그리고 분홍빛의 과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양현은 이 과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섬진강에 던지며 죽은 엄마…
2019-09-04 10:30
전쟁이라면 전쟁이다 경제전쟁. 위기라면 위기고 기회라면 기회다. 일본이 수출을 금지한 반도체 소재 중 상당수는 이미 국내 기업들이 만들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등 우리 대기업들이 마뜩잖아서 믿을 수 있는 일본 기업들의 수입선에 의존해왔을 뿐이다. 우리 소재기업들에게는 이들 첨단 소재를 개발·양산할 절호의 기회다. 이번 일로 우리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들이 근본적으로 흔들릴지, 아니면 우리 중견 소재기업들이 제대로 된 양산의 기회를 갖고 급성장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누구의 경제력이 더 강한가? 이 싸움이 ‘경제전쟁’이라면 두 나라 경제규모를 한번 따져보자. 세계 3번째 경제대국(G3)과 싸움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는지 가늠해 봐야 한다. 전력 분석.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GDP(그 나라 안에서 1년 동안 얼마나 생산됐는가를 알아보는 지표)다. 우리의 1년 GDP는 1조 6천억 달러 정도 된다. 일본은 5조 1천억 달러다(2018년 기준). 우리의 서너 배가 넘는다. 만약 한나라에서 생산하는 재화가 자전거뿐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가 자전거 100대를 만들 때, 일본은 3~400대를 만드는 나라다(그만큼 자전거가 팔린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GDP 1조…
2019-09-04 10:30
조선시대 선비들은 무엇 때문에 과거합격에 매달렸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질문에 관해 관심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답이 뻔하기 때문이다. ‘부귀영화’, ‘입신양명’ 등의 단어는 ‘왜 과거합격을 하려고 했는지’를 쉽게 떠올리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러한 구태의연한 질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 조선시대 교육을 실제로 굴러가게 만들었던 원동력이 바로 과거시험에 합격하고자 하는 선비들의 열망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시대 교육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대한 적확(的確)한 규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조선시대 교육과 지금의 우리 교육 사이에는 상당한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벼슬’ 보다 중요했던 과거합격 콤플렉스 그렇다면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에 합격하려는 이유가 앞서 언급한 부귀영화나 입신양명을 위한 것이었을까? 우선 부귀영화나 입신양명이란 말의 핵심적 의미를 생각해 보면 ‘명예’와 ‘부’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 합격하게 되면 벼슬이 주어지게 되고, 동시에 그 지위에 상응하는 명예와 경제적 혜택을 누리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2019-09-04 10:30
교사, 프로젝트학습에서 답을 찾다 (정준환 지음, 상상채널 펴냄, 500쪽, 2만 4000원) 교사를 위한 프로젝트학습 방법을 소개한다. 이번에 출간된 1편 ‘THEORY : 아는 만큼 보이는 법!’에는 프로젝트학습의 철학과 여러 모형·변화 등 이론적 내용을 담았다. 적용해볼 수 있는 13개 PBL 프로그램과 개념이해를 위한 부가 설명, FAQ도 제공한다. 추후 ‘설계(Design)’, ‘실천(Action)’편도 나올 예정이다.
2019-09-04 10:30
인생을 결정하는 유·초등교육 (최창욱·유민종·이승화 지음, 러닝앤코 펴냄, 176쪽, 1만 3000원) 해외 각국의 구체적 데이터를 토대로 유·초등 교육에 대한 투자가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으로는 모범사례로 여겨지는 핀란드·스웨덴·프랑스 같은 나라에 대한 환상도 걷어낸다. 그러면서 대화와 토론·다중 언어·독서·STEAM·미디어·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19-09-04 10:30
01 내가 자란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바깥세상 물정조차도 돌아앉은 산골이었다. 그런지라 세상 말도 더디게 배웠다. 6·25전쟁 후 세상은 궁핍으로 가득 채워진 듯했다. 가난 속에서는 ‘듣고 배울 말’도 궁핍했다. TV는 아예 존재하지를 않았고, 라디오 방송도 수신 자체가 불가능했으니, 밖으로부터 들을 말이 없었다. 결핍 속에서는 ‘읽어서 배울 말’도 부족했다. 읽을 책이 없었다. ‘읽어서 배우는 말’이 산골 아이에게는 다가오지를 않았다. 그저 식구들 언어만 접할 뿐이었다. 사정이 그러하니 이른바 사회화된 말, 또는 문화적으로 진화된 말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나에게는 그런 게 내 습득의 마당 안으로 들어오지를 못했다.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대여섯 살짜리 나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말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말이다. “우리 마을 대식이 아재가 대학에 떨어졌다.” 어린 나는 이 말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학이 높은 수준의 학교라는 것은 대충 알겠는데, 떨어지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아마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데에 있는 학교일 수 있겠지. 그렇게 높은 곳에 있는 학교라면 경사가 심해서 떨어진 것인가. 아니면 대학의 문…
2019-09-04 10:30
놀이는 쓸 데 있는 짓이다 (앤절라 핸스컴 지음, 오필선 옮김, 목수책방 펴냄, 388쪽, 1만 7000원) ‘놀이’는 이제 단순한 유희가 아닌 아이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교육 요소로 인정받고 있다. 아동 발달 프로그램인 팀버누크의 설립자인 저자는 어른들이 간섭하지 않는 바깥 놀이가 아이들의 감각과 운동 기능, 사회·정서적 기술과 창의성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2019-09-04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