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가 논어인 이유 지난 시간에 스승 공자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최초로 ‘사제’라는 인간관계의 모형을 만든 사람이라는 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요. 네, 공자는 사제관계를 만든 사람, 스승입니다. 그런 교육자 공자가 생각하는 제자의 존재란 무엇이었을까요? 아니면 그가 원하는 제자의 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와 제자들의 대화를 보면 그의 제자상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런데 그에 앞서 텍스트의 이름부터 이야기해 보고 싶네요. 묵자, 맹자, 장자, 순자 등 우리가 흔히 고대 중국의 고전이라는 제자백가 시대 텍스트는 대부분 특정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관자나 한비자도 그렇고요. 그런데 유독 논어만 공자가 아니라 논어입니다. 도덕경도 있지 않냐 할 수 있지만, 도덕경은 노자로 많이 부르기도 하고 그 이전에 노자 자체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설도 있어 경우가 다릅니다. 하지만 공자는 엄연히 실존인물이고 논어라는 텍스트는 공자라는 사람의 사상을 오롯이 담고 있는데도, 공자가 아니라 논어입니다. 논어의 뜻은 뭘까요? 한자 그대로 보시면 됩니다. 논(論)하고 어(語)한 책입니다. 인(仁)이란 가치에 대해서 논했고, 군자란 존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군자가 될 수…
2017-04-01 00:00미국의 심리학자 겸 작가인 로렌 슬레이터(Lauren Slater)가 쓴 루비레드라는 심리동화집이 있다. 백설공주의 이름을 원래는 ‘루비레드’로 짓고자 했던 공주의 아버지와 엄마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동화집에는 모두 15편의 창작심리동화가 실려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전족과 신발 이야기가 나온다. 너무도 작고 예뻤던 왕비의 발, 그 발을 사랑하는 왕. 이야기는 메이 왕후로 불리는 엄마의 전족을 당한 발, 늘 붕대로 칭칭 동여매고 악취를 감추기 위해 갖은 향료를 뿌려대던 발 이야기가 나온다. 왕후였던 엄마는 여섯 살 어린 나이에 처음 발을 동여매며 전족을 당하고 평생 그 작은 발로 살아간다. 넓은 들판을 마음껏 가로지르던 어린 발은 붕대 속에서 뼈가 부러지고 섬유조직이 끊어지며 여성으로서의 자기 삶 또한 부러진 나무처럼 고정되는 것을 감내해야 했다. 후에 왕인 아버지를 만나 딸을 낳지만, 엄마는 전족을 하던 서쪽 방이 아닌 북쪽 방으로 딸을 데려간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인 딸의 발은 전족을 당하지 않았지만 결국 자기의 왕국, 자기의 삶터를 떠나 농부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가진 것 모두를 잃는 희생을 하고 나서야 겨우 마음껏 나무에 오르고…
2017-04-01 00:001971년은 신해년이었다. 1911년생인 북한의 주석 김일성이 회갑을 맞이한 해였고, 그가 회갑 잔치를 서울에서 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어린 학생들을 불안하게 했던 바로 그해였다. 이해에는 대한민국 역사에 기억될만한 몇 가지 사건과 사고가 이어졌다. 경기도 광주시(현 성남시) 철거민 단지에서 1만여 명이 대규모 소요를 일으켰고, 남북적십자사 대표가 분단 후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났으며, 실미도에서 훈련받던 특수부대원들이 버스를 탈취해 서울로 진입했던 이른바 실미도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해 성탄절에는 서울 도심의 대연각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163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라밖에서는 우리가 중공으로 부르던 오랑캐 나라 중국이 유엔에 가입하고, 자유중국으로 부르던 우방 대만이 유엔에서 퇴출당했는가 하면, 독재자 이디 아민이 쿠데타로 우간다의 정권을 장악했고, 바레인과 카타르 등이 독립했다. 핑퐁외교로 미국과 중국이 다가서며 냉전이 완화되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대통령 댁의 자녀교육 무엇보다도 큰 사건은 이해 4월 27일에 있었던 제7대 대통령선거였다. 1963년과 1967년, 두 번의 선거에서 대통령 당선과 연임에 성공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둘째 임기 중반인
2017-04-01 00:0001지하철을 타는 순간 사람들이 품는 소박한 소망은 무엇일까. 아마도 앉을 자리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당장 빈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내가 앉을 자리가 곧 나기를 바란다. 설마 내릴 곳까지 죽 서서 가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고매한 인품과 교양을 가진 사람이라도 지하철을 탈 때, 자리를 기웃거리는 것은 조금도 흠 될 것이 없다. 승용차 없이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나 역시도 기왕이면 편하게 앉아 갈 수 있기를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자리에 대한 이 소박한 기대가 그냥 소박하게만 끝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기대는 그냥 잠시 품었다가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잊어버리는 것이 돼야만 ‘소박한 소망’으로 남는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 여기서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달리 달콤한 쾌감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이 아니라, 끔찍하고도 유치한 ‘불행의 마음’으로 빠지지 않는다는 뜻에서 행복하다는 것이다. 빈자리에 대한 기대를 마음에 두고 있다 보면, 그것이 은근한 ‘집착’으로 슬며시 변한다. 물론 자리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자기기만(自己欺瞞)인 셈이다. 아
2017-04-01 00:00렌터카를 타고 떠난 우리 부부의 유럽 여행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다. 남편은 첫 방문이고, 난 대학생 때 떠났던 배낭여행 이후로 두 번째 방문이었다. 처음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한 손엔 자전거 손잡이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엔 진한 아메리카노를 든 채 바쁘게 출근하는 파리지앵이 먼저 눈에 띄었다. 학창 시절, 그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자전거와 아메리카노는 쏙 뺀 채 그저 바쁘게만 보낸 10여 년이 지난 후 다시 찾은 이번 여행에서는 전혀 다른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바로 프랑스 특유의 여유와 평화움이다. 샤를 드골 공항에 내린 후 복잡한 파리 시내를 벗어나자 그토록 원하던 조용하고 아름다운 진짜 프랑스가 그곳에 있었다. 몽생미셸 천 년을 넘어 그 자리에 파리에서 차를 몰아 서쪽으로 한참을 달렸다. 소문으로만 듣던 환상의 성을 찾아 3시간쯤 달렸을까. 끔뻑끔뻑 해 질 녘 피곤이 몰려와 눈을 크게 떴다 감기를 반복하다 잠시 한 손으로 눈을 비비던 찰나, 붉게 빛나는 천공의 성 몽생미셸이 눈앞에 나타났다. 몽생미셸은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으로 1984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다. 몽생미셸이 있던 자리는 원래 시시(Forêt de
2017-04-01 00:00중학교 때 목련을 소재로 시를 쓴 적이 있다. 방과 후 2층 교실에 혼자 남아 화단을 내려다보면 자주색 목련이 보였다. 털로 덮인 겨울눈을 깨고 자주색 목련꽃이 올라와 개화하는 과정이 정말 신기했다. 그걸 관찰해 ‘뾰족이 찌르더니 / 어느새 피가 맺힌 목련입니다’라는 시를 쓴 기억이 있다. 마무리는 ‘고운 내 물감을 / 뿌리 옆에 고이 묻어 / 화려한 앞날을 기다리고 싶습니다’라고 쓴 것 같다. 시로 써본 소재여서인지 지금도 목련을 보면 친근감을 느낀다. 필자가 평소 관심을 갖는 일은 꽃이 등장하는 문학 작품을 찾는 것이다. 그 결과물로 ‘문학 속에 핀 꽃들’이라는 책을 낸 적도 있다. 우리 소설에서 목련이 주요 소재 또는 상징으로 나오는 작품도 꼭 찾고 싶었다. 그런데 필자가 목련에 대해 가장 문학적인 묘사를 만난 것은 소설이 아니라 김훈 작가의 에세이에서였다. 에세이집 자전거여행에서 목련이 피고 질 때를 묘사한 글은 압권이다. 목련이 피는 모습을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라고 했다. 이어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2017-04-01 00:00예쁘고 잘생긴 외모와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가수 활동을 하는 이들을 흔히 아이돌(Idol)이라고 부른다. 아이돌은 우상(偶像)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인간에게, 그것도 보통 나이가 아주 어린 이들에게 우상의 권위를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 아이돌을 추종하는 팬들은 팀별로 마치 올림픽처럼 팬덤을 구성해 ‘멜론 실시간 차트’라는 전쟁에 참전한다. 전쟁 중인 이들의 표정은 매우 진지하다. 아이돌의 승리가 곧 그들 자신의 승리이고,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공인인증서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이돌보다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간 사람이 있다면 그때부터는 우상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신(神) 취급을 해준다. 요즘 들어 사람 이름 앞에 ‘갓’을 붙이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갓재석(유재석), 갓우성(정우성), 갓석희(손석희) 뭐 그런 식이다. 여기서 갓은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고 할 때의 그 ‘갓’이 아니다. 신(God)을 의미하는 ‘갓’이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도달하기 힘들어 보이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저 너머로까지 상승한 인류를 한국인들은 ‘갓○○’이라고 부른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 조어법에는 일말의 시대정신이 들어 있
2017-04-01 00:00[문제] 다음은 학습이론과 학습곤란의 원인을 제시한 것이다. 1) 제시문1에서 김 교사와 최 교사가 주장하는 학습이론을 지식관, 학습관, 교사관의 세 관점에서 비교·설명하고, 2) ‘정보처리이론’과 ‘구성주의 학습이론’의 관점에서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를 제시문2에서 3가지씩 찾아 제시하고, 각각의 요소가 어떻게 해당 이론과 관련되는지 설명하시오. 3) 제시문3의 ㉠ 문제와 ㉡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각각 논술하시오. 【총 20점】 [ 제시문 ] 제시문 1 김 교사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외부의 환경적 자극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본다. 인간은 보상추구와 처벌회피의 속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인간행동을 설명하며, 인간의 행동도 인과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본다. 반면에 최 교사는 인간은 사고하고 사색하기 때문에 외부환경이 학습자에 의해 재해석되고 분석된다고 본다. 따라서 동일한 객관적 자극이라도 여러 가지 요인들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전혀 다른 자극으로 받아들이므로 인간행동에 대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제시문 2 김 교사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대단원 ‘개인과 국가’의 소단원 ‘시민의 권리·의무와 사회질서’를
2017-04-01 00:00굳이 “한 사람의 충실성과 가치는 독서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그 이상으로 무엇을 읽는가가 중요하다(매슈 아널드)”, “누구든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을 한 시간 동안 읽는다면 반드시 더 나은 존재가 되고, 더 행복해질 것이다(존 러벅)”,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르네 데카르트)”는 말을 상기할 필요는 없다. 독서의 중요성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삶은 곧 경험이고 인간은 그 경험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간다. 경험이 많으면 그만큼 미래로 가는 문도 넓어진다. 문제는 인간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앞서간 사람들의 수많은 경험을 담은 책은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 주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의 양식이자 지혜의 샘물인 책은 그래서 청소년의 지적 성장에 최고의 보약이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이 독서를 권하지 않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오로지 입시가 모든 교육적 가치를 삼켜버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 인한 기계적 학습에 매몰되다 보니 독서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문화
2017-04-01 00:00[문제] ○ 학교교육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한다. 이 말 속에는 훌륭한 교사에게서 훌륭한 제자가 배출되고, 훌륭한 교사에 의해 좋은 학교와 바른 교육이 이뤄지게 된다는 점 등의 함의가 있다. ○ 학교에서도 담임교사의 역할과 노력에 따른 영향력은 매우 크다. 담임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담임교사의 역할에 따라 학생의 삶이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할 수 있다. ○ 미래사회에 대비하며 학교에서 학생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해, 교사의 모습을 재조명하고 바람직한 담임교사의 역할과 자세를 정립해봄으로써 학교교육의 위상을 확립할 기회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 이와 관련해 바람직한 교사상, 교사에 따른 학생들의 행동 변화 및 담임교사의 바람직한 역할과 자세에 관해 논술하시오. [모범답안] 1. 서론 교사의 올바른 교직관과 사명감, 실천 정도, 뛰어난 교수·학습 능력 등에 따라 학생의 실력과 인성, 진로가 결정된다. 교사들에게 교육 실천의 장(場)은 학교다. 학교는 교사의 삶이 실현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학생과 함께 교사의 가치는 더욱 상승하고 생명력을 갖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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