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11월12일 오후 서울역 광장. 전국 선생님들이 모여, 참여정부의 교육실정을 규탄하고 파탄 교육재정을 살리자고 목청을 높였다. 모쪼록 이 날 교원들의 함성으로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이 편 가르기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교육여건 개선에 매진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지난 2년 반 넘게 참여정부가 교육 분야에서 한 일이 뭔가. 사립학교법을 개정하고 교장임용 제도를 다양화하며 교원평가제를 도입한다고 교육계를 온통 쑤석이기만 했다. 이러는 사이 교육재정은 파탄지경이고 학급당 학생 수 등 각종 교육여건 지표는 뒷걸음질 쳤다. 지금 참여정부는 사학재단을 압박하고 교장을 견제해야 학교가 민주화되고 교원평가제가 모든 교육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 인양 착각하고 있다. 교육 선진화라는 국가적 명제를 마치 손도 안대고 코풀 듯 해결하려 한다.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기치아래서 교원이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참여정부 들어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참여정부는 인터넷 과외, 방과 후 학교 등 편법에 매달리고 교원평가제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교원들의 요구는 한결같다. OECD 수준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2005-11-14 09:38SBS가 ‘위기의 선생님’이라는 연속기획을 통해 촌지, ‘철밥통’ 교사직 등의 문제를 제기, 이른바 교원 때리기를 한 이후 교원단체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촌지 문제에서는 촌지를 주지 않아 공부나 청소에서 사사건건 교사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는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철밥통 교사직’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임용고시라는 관문을 뚫고 교사가 되면 자기계발 대신 무사안일하게 된다는 것이 교육계 안팎의 지적이라면서 정년까지 보장되는 교사는 ‘철밥통’이라는 말까지 나돈다고 보도하고 있다. 교사들의 촌지 문제는 교육개혁이나 교원평가 문제가 불거지면 으레 비난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단골 메뉴로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촌지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촌지를 주는 학부모도 없고 촌지를 받는 교사도 없다. 우리는 일본과 달리 정(情)적인 사회라서 그런지 몰라도 혹독한 비판과 감시에도 촌지가 근절되지는 않고 있다. 촌지로 인해 교육적인 가정 방문도 금지됐으니 촌지의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그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촌지(寸志)의 원뜻은 “속으로부터 우러나온 마음을 나타낸 작은 선물”로 과거에는 스승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원뜻
2005-11-10 11:33의정활동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그 바쁜 와중에도 초중등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계법령 개정안을 대표발의하신 것에 대해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저는 현직 초등교원으로 82년도에 교직에 입문하였습니다. 어제는 의원님의 홈페이지를 후배와 함께 방문해보았습니다. 접속하는 순간 팝업창이 먼저 반겨주더군요. ‘국가연구개발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연구관리체계 개선 정책 토론회. 공동주최 국회의원 진영, 이주호.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초중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신 분이라 교육현장 경험도 풍부하시고 이론적으로도 초중등교육을 전공하신 교육전문가인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타나는 팝업창 내용이나 의원님의 경력 등에서 교육계의 현실이나 풍토, 문화를 이해하실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을 쌓으실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원은 교원양성기관의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교사로 다시 태어나는 사람들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미·적분을 배우던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서 산수를(80년대 재학시절) 배우고, 국어를 배우며, 사회와 자연을 배웁니다. 저도 교사에 대해 제대
2005-11-10 11:29학생들이 야간 자율학습을 할 때 가끔 마트에서 초코파이와 음료수를 사서 나눠주곤 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론 ‘붕어빵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인터넷에서 작은 붕어빵 기계가 달린 포장마차를 통째로 판다는 글을 보게 됐다. 나는 1톤 트럭을 빌려 왕복 8시간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서 인천으로 향했다. 포장마차를 학교 기숙사 뒤편에 두고 처음에는 기숙사생들에게 만들어줬다. 소문은 곧 교내에 쫙 퍼졌다. 야자가 시작하기 전부터 아이들은 자꾸 묻는다. “선생님, 붕어빵 어떻게 사요? 얼마에요?” ‘붕어빵 한 개에 사랑 한 움큼’이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한 움큼이 뭐냐고 묻는다. 어떤 학생은 천원이다, 어떤 학생은 쓰레기 줍기 등 봉사활동이다 등등 의견이 분분했다. “돈으로는 살 수 없어. 기다려봐. 야자할 때 보면 알아.” 드디어 ‘붕어빵 가게’ 문을 연 날, 구름 같이 몰려드는 학생들에게 붕어빵을 팔았다. 순식간에 동이 나고 기다리는 학생들이 많아서 1인당 2개씩만 팔았다. 완전 ‘대박’이었다. 붕어빵의 대가로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서 감당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매주 월요일 저녁은 붕어빵 먹는 날이다. 줄을 지어 기다리는 학생들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2005-11-10 11:28교육실정 규탄과 파탄 교육재정 살리기를 위한 전국교원총궐기대회가 오는 12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다. 이번 궐기대회는 그 동안 ‘철밥통 교사직’ 운운하며, 교원평가만 하면 공교육이 잘 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정부와 언론에 경종을 울리고 파탄 직전인 교육재정을 해결하여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행사이다. 지금 교육재정의 상황은 IMF 당시보다도 못하고 정부수립 이후 최악이다. 시·도교육청은 3조원의 빚더미에 앉아 있다. 교육청은 내년도 예산편성 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이고 학교교육은 갈수록 멍이 들고 있다. 지금 학교는 전기료 부담으로 컴퓨터 사용도, 실험실습도 자제하고 있고, 냉난방시설을 갖추고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교육여건은 OECD 가입국가 중 최하위이다. 국가부담 공교육비는 꼴찌이며, 학급당 학생 수도 거의 두 배가 많다. 그런데도 학급 당 학생수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참여정부는 교원인사제도와 사립학교법 개정, 무자격자의 교직임용, 교육자치 말살 기도 등 끊임없이 교육 갈등만 증폭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교육파탄정책으로 일관
2005-11-07 14:13하루는 우리반 나미가 수업이 끝났는데도 집에 가지 않고 교실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선생님!” “그래, 나미가 선생님한테 할 말이 있는 모양이지?” “사실은요, 제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요, 용기도 안나고 혹시 얘기했다가 그 애가 나를 싫다고 하면 어쩔까 싶어서….” “그게 누군데?” “한수범이요.” “그래? 선생님이 어떻게 해주면 될까?” “선생님이, 수범이가 저를 좋아하도록 만들어주세요.” 참 당돌하고 의기양양하다. 다음날 수범이를 불러 은근히 나미에 대한 반응을 떠봤다. 그런데 그렇게 좋아하는 나미와 달리 수범이는 나미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여름방학이 됐다. 그런데 이 일을 어찌하랴. 수범이가 방학 동안 전학을 가버린 것이다. 개학하고 며칠이 지난 방과 후에 나미가 다시 나타났다. “선생님! 저 수범이는 이제 포기했어요. 다른 애 소개시켜주세요. 상준이요.” “뭐?”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잖아요. 맘에 들어요.” 주저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당황하는 것은 내 쪽이다. “나미야, 1학기 때는 수범이 좋아한다더니 이제는 상준이야? 한번 좋아하면 끝까지 일편단심이어야지 왜 그렇게 자주 바뀌니?” “수범이가 좋긴 하지만…
2005-11-03 15:06SBS가 기획 시리즈로 내 보내고 있는 ‘위기의 선생님’ 프로를 본 교원들이 분노와 허탈감을 토로하고 있다. SBS는 ‘학부모들은 약자일 수밖에 없다’라는 이상한 시각에서 연일 교권과 관련된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는데 가히 시대착오적이다. 예전과 달리 교권이 추락하고, 낮은 처우와 잡무에 시달리는 교원들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것이다. 행여 학부모를 위한다는 미명아래 선생님의 정당한 힘마저 박탈하려 한다면 어불성설이다. 교권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학생들의 나태와 무절제, 학부모들의 과보호, 정치권의 당파성으로부터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권은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 SBS 기획물 가운데 교실에서 잠자는 학생들을 방치하는 교사들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교권의 남용 또는 포기라기보다 교권의 실추에 기인한다고 봐야한다. SBS 보도국은 교총이 항의 방문하자 이 기획물의 의도가 공교육 살리기라고 강변했다. 물론 교권을 남용해 학부모와 학생들을 고통으로 몰아가는 일이 벌어져선 안된다. 그러나 극히 일부 교사의 비행을 놓고 폐쇄적 교직문화 운운하며 전체 학교에서 벌어지는 양 보도해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선생님들을 싸잡아 비난하게 만들었다는데 문제가
2005-11-03 14:06최근에 교육부가 교원승진제도 개선을 위한 방안을 교육혁신위원회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선안에는 초빙교장 수를 늘리고, 경력평정 기간을 줄이며, 다면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등 민감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그것은 오랜 기간 동안 현행제도를 믿고 승진을 준비해 온 많은 교사들의 신뢰이익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불만과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견된다. 초빙교장의 임용비율을 현재의 3.9%에서 장기적으로 50%까지 확대하고, 교사자격이 없이도 교장이 될 수 있는 자율학교의 이른바 특례교장을 늘리는 방안과 경력평정 기간을 현행보다 적게는 5년에서 많게는 10년까지 감축하는 방안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초빙교장의 수를 늘리는 것은 학운위의 공모․심사․추천하는 방식을 통해 교장을 많이 임용하겠다는 의도로서 학교현장의 의사가 반영된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초빙교장의 임용비율이 높아지는 경우, 작성된 승진서열명부에 따라 임용되던 일반교장의 수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승진후보자들에게는 승진기회의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행 초빙교장제를 발전적으로 개방해 공모자격요건을 일정기간(15년 정도)의 교직경력을 가진
2005-11-03 11:16학부모 단체의 탈퇴로 두 달 가까이 공전하던 ‘학교교육력제고를 위한 특별협의회’가 24일 재개되었다. 그러나 전원 합의체인 협의회의 합의 도출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은 교육부가 11월 교원평가 시범실시 강행 일정을 확정해놓고 회의에 임하고 있는 점이다. 교육부는 협의회 출범 4개월동안 교원평가에 대해 단 한차레 논의도 하지 않다가 한국교총의 수차에 걸친 재개 요구에 떠밀려 협의회를 재가동하면서 1주일만에 합의를 해내자고 서두르고 있다. 그렇게 일정에 좇기면서 두 달 동안 협의회를 공전시킨 것이 이해가 안된다. 교육부가 11월 강행에 집착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교육부가 들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수능시험과 겨울방학이라지만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의식하고 있는 김진표부총리가 선거에서 업적으로 내세우려 11월 시범 실시 일정을 고집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행여라도 교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정책이 그런 식으로 추진되어서는 정말 곤란하다. 교원평가는 당사자인 교원들의 공감과 참여 없이는 시행이 불가능하다. 여기서 교육부는 ‘교원평가 시범사업’을 ‘학교교육력 제고 사업’으로 전환하여 추진하기위해 정부-교
2005-10-31 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