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밭새들이 날아오르던 조마이섬 을숙도. 한자로 풀이하면 새 乙자에 맑을 淑, 그리고 섬 島. 새가 많고 물이 맑은 섬이라는 뜻이다. 낙동강이 남해와 만나는 하구 언저리에 고구마처럼 길게 늘어서 있는 을숙도에는 이름 그대로 새들이 많다. 아니 많다기보다 그저 새들의 천국이다. 50여종, 10만 마리의 철새들이 쉬어가는 을숙도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철새 도래지이자, 희귀한 새들을 연중 관찰할 수 있는 갈대와 개펄의 땅이다. 지금은 낙동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하구둑으로 인해 찾아오는 철새들의 숫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을숙도에는 각종 철새들이 해마다 무리를 지어 찾아오곤 한다. 세계적인 희귀 새인 재두루미, 저어새, 흰꼬리수리 등이 무리를 지어 겨울을 나는 모습은 장관 중의 장관이다. 어디 그뿐인가. 긴 부리에 눈부시게 하얀 깃털을 자랑하는 백로들이 붉은 노을을 등지면서 낙동강과 갈대밭 사이로 나울거리는 모습은 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요산 김정한 선생이 1966년에 발표한 의 주 무대는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을숙도라는 섬이다. 이 을숙도는 낙동강이 운반해 온 토사의 퇴적에 의하여 형성된 모래섬으로써 총면적이 0.08km2 정도이며, 지
2007-10-20 08:49어린이들이 심신을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활동을 바탕으로 야외에서 체험학습을 하는 것이다. 여럿이 함께 하다 보면 질서, 협동심, 공동체 의식 등을 통해 더불어 사는 것도 배운다. 지난 18일, 문의초등학교 전교생이 수려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대전동물원으로 현장학습을 다녀왔다. 떠나기 전 교장선생님은 "그냥 노는 날인 줄 알고 손에 아이스크림이나 들고 다니다 일행을 놓쳐 고생하는 후진국형 학생보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잘 따르면서 보고 들은 것이나 궁금한 것을 조사장에 적어와 공부하는 선진국형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다. 주변의 산과 동물원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이 보기 좋게 단풍이 들어 아이들을 더 즐겁게 했다. 입구에는 예쁜 꽃을 피운 국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놀이기구가 눈에 들어오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놀이기구를 먼저 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달래 동물원으로 갔다. 동물원에 왔으니 동물부터 구경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대전동물원은 물개와 점박이 물범이 물속에서 수영실력을 뽐내고 있는 용궁 나라, 관람객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재롱을 떠는 가슴 반달곰ㆍ거대한 몸집의 불
2007-10-20 08:49시인이나 소설가에게 소원이 무엇이냐 물으면 뭐라 대답할까? 아마 평생 동안 세상에 길이 남을 명작 하나 남기는 것이라고 답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명작을 남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작가라 할지라도 어떤 사람은 유명세 타기를 좋아하는 이도 있고, 남의 글 비판만 하다가 자신은 글을 못 쓰는 이도 있다. 또 베스트셀러 몇 권을 내곤 거기에 안주하거나 자만에 빠져 자신의 일을 소홀히 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글쓰는 사람만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장애아를 위해, 또 어떤 사람은 의자 만드는 일에 온 정성을 바친다. 그 정성 속엔 사랑이라는 것이 담겨 있다. 인간에 대한, 일에 대한 따스한 숨결이 담겨 있다. 그 각기 다른 사랑의 그릇들을 김혜리는 여섯 개의 단편 동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몇몇 작품을 살펴보자. 세상에 명작 하나 남기는 게 소원이에요 첫 번째 동화 는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작가들의 이야기다. 우거진 숲과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마을을 사람들은 이라 부른다. 이곳에 글을 쓰는 작가 네 명이 살고 있어서이다. 아야 씨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가 쓴 책은 내용을 가리지 않
2007-10-20 08:48참새, 까마귀, 까치 등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류다. 참새나 까치와 같이 일정한 지역에 눌러 살면서 번식을 해 우리와 친숙한 조류가 텃새다. 우리나라에는 텃새 외에도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철새, 나그네새, 떠돌이새가 함께 둥지를 튼다. 시베리아, 몽고, 중국 등 동북아시아에서 번식하는 수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거쳐 가는 중간 기착지 중 한곳이 금강하구다. 금강하구에는 대표적인 텃새 까치, 박새, 흰뺨검둥오리를 비롯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황새, 논병아리, 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청둥오리 등이 서식한다. 아침과 저녁에는 가을철마다 날아오는 가창오리의 아름다운 군무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철새들은 대개 동남아시아 등 남쪽에서 봄철에 날아와 번식을 하고 가을에 다시 남쪽으로 이동하는 여름철새와 시베리아 등 북쪽에서 가을에 날아와 번식을 하고 봄에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는 겨울철새로 구분한다. 금강하구의 대표적인 여름철새는 중대백로, 쇠백로, 해오라기이고, 겨울철새는 기러기류, 오리류이다. 그중 금강하구는 겨울철새들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겨울이면 탐조가들로부터 사랑받는 장소이다. 관람객들에게 생명의 존엄성과 자연보호 의식을
2007-10-19 10:11아버지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묵묵함? 엄함? 아님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사람? 어느 하나로 단정할 수 없다. 자식들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사람마다 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아직은 아버지의 모습이 자식들에게 안길 수 있는 존재로 다가오기는 쉽지 않다. 물론 요즘은 아버지의 모습도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머니만큼은 친근한 존재는 아닌 것 같다. 며칠 전 학부모와의 진로 설명회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여섯 명의 어머니들과 상담을 하고 있는 동안 그 어머니의 아이들이 복도에 서서 엄마를 기다렸다. 가끔 창문을 열어보며 눈을 마주치곤 미소를 주기받기도 했다. 상담 중에 웬 불경한 행동이냐고 하겠지만 내겐 그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한 시간 삼십 분 동안 어머니들과 이야기가 끝나고 복도를 나오자 아이들은 일제히 자기 엄마를 찾아 팔짱을 꼈다. 어떤 아이는 등에서 껴안고 어린양을 부린다. 그 중엔 ‘우리 엄마 별로 안 좋아요.’ 하고 말을 했던 아이도 있었다. 암튼 열두 명의 모녀가 나란히 팔짱을 끼고 저녁 어스름 속으로 걸어가는 아름다운 모습에 나 또한 잠시나마 행복했었다. 이틀 후, 또
2007-10-17 23:25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망대에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해양박물관이 서천에 있다. 서해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마량포구 조금 못미처의 야산 위에 있는 서천해양박물관이다. 서천해양박물관은 교육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바다와 자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세계적인 희귀 조개류와 어류박제, 아름다운 산호와 화석, 살아 있는 철갑상어 수족관과 해수열대어 수족관 등 신비로운 해양생물 약 15만여 점을 모아 2002년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 문을 열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것들은 100% 진품이다. 그래서 박물관에 가면 이름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한 식인상어, 키가 1.2m나 되는 식인조개, 동작이 우둔한 개복치, 멸종 위기에 처한 장수거북을 직접 볼 수 있다. 해양생물(게, 뱀장어, 우럭 등)을 손으로 직접 만져보면서 바닷속의 신비를 경험하는 생태체험학습장도 있다. 큰 조개나 소라의 껍데기를 귀에 대면 파도소리가 들려오고 바닷내음이 풍겨와 동시 '소라껍질'이 생각난다. 《그 조그만/소라껍질 안에는/커다란 바다가 들어있다.//오랫동안 간직한/바다의 소리//바다를 한덩어리로/꼬깃꼬깃 접어서/소라껍질 안에/넣었을지도 모른다.//한덩어리 바다를/삼켜버린/조그만
2007-10-17 23:24- 오륙도 축제와 연계한 평생학습축제를 다녀와서 지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부산 평화공원에서는 이색적인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오륙도 축제가 그것이었다. 특히 올해는 오륙도 축제를 평생학습축제와 연계시킨 것이 눈에 띄었다. 오륙도 축제는 12일 오전 10시에 오륙도 선착장에서 축제의 성공을 위한 기원제를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백운포 평화공원 특설무대에서는 다양한 동아리들의 경연대회가 열렸으며 오후에는 사랑과 평화의 음악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오륙도 가요제와 중고생 솜씨자랑, 웅변대회, 북한출신 새터민 예술가들의 평화 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무엇보다도 부산 시민들의 눈을 끈 것은 평생학습축제였다. 부산 시내 각 시민단체와 봉사단체, 각 학교 도서관 등에서 다양한 소재와 재료를 가지고 창작 활동을 가르친 것은 무척 신선했다. 도자기 공예체험, 나무곤충 만들기, 바람개비 만들기 등 학생들의 참여코너가 다양하게 구성되었던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시를 판넬로 예쁘게 담아 전시한 시화전이 가을 하늘 아래 아름답게 펼쳐져서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기도 했다. 흥겨운 무대들도 많았다. 할머니로 구성된 스포츠 댄스 동아
2007-10-17 11:54- 2007 부산 NGO대회를 다녀와서 언뜻 보면 참 모순이다. 어떻게 비정부기구를 표방하면서 정부 기관의 부지를 사용한단 말일까? 비정부기구란 말 그대로 정부기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조직이 아닌가 말이다. 그러나 현하의 비정부기구는 정부로부터 예산도 배정받고 각종 지원도 받는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직인 시민단체가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으면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이야기는 일견 맞는 말이다. 반면에 어차피 시민들을 위한 기구라면 시민들이 낸 세금의 일부를 사용해도 괜찮다는 의견도 있다. 솔직히 어떤 의견이 꼭 맞다는 정답은 없다. 단지 그걸 바라보는 시각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쨌든 세간의 논란을 뒤로하고 지난 10월 11에서 13일까지 열린 2007 부산 NGO대회는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이번 NGO대회의 취지는 비정부기구의 활동을 일반 시민과 청소년들에게 알리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 본 행사는 부산시청 야외광장과 연산동 지하철역 등에서 열렸다. 내사랑부산운동추진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일반 시민 등 3만 여 명이 참가했다. ‘행복한 부산·행복한 시민'을 주제로 거리음악회, 학술포럼, 글짓기·및 그림그
2007-10-15 11:52부산에서 6.25전쟁과 관련된 시설이나 지명중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세를 탄 곳은 두 군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전국적인 유명세는 매스미디어에 의한 영향이 컸다. 라디오와 TV가 보편화되면서 우리네 서민들은 구수한 ‘트로트’를 늘 접하게 되었다. “영도다리”와 “40계단”은 이 트로트 덕분에 외지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경우이다. 즉, 영도다리는 “굳세어라 금순아”에, 40계단은 “경상도 아가씨”라는 노래에 등장한다. 한때 트로트가 왜색 가요라 하여 지식인과 대학생을 중심으로 거부반응이 불기도 했지만, 그 구수하고 호소력 있는 리듬의 생명력을 꺽지는 못했다. 엔가 풍이든 어떻든 트로트는 이미 민중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명실상부한 “대중가요”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영도다리야 영도와 남포동을 잇는 다리인데다, 우리나라 최초의 도개식(다리를 들어올리는)다리로써 일제시대부터 아주 유명한 곳이었다. 그러나 40계단은 영도다리에 비해 유명세가 조금 덜 했는데, 지난 1999년 이명세 감독이 만든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스타팅 장면에 등장하면서 젊은 층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이 사십 계단은 부산 중앙동과 동광동 사이에 있는 40개의 층계로 이루어진 계단을 말
2007-10-13 18:43[꽃이있는풍경14] 진주 경상남도수목원 지난 10월 5일 진주 경상남도수목원을 찾았다. 중국에서 돌아온 동생 필수의 가족들과 양수가 수목원에 가있다고 해서 어린이집에 있는 병찬이를 데리고 뒤늦게 합류했다. 동생네 가족들은 다음날 중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번이 아니면 다시 나들이할 시간을 갖기 어려워 아들을 데리고 나섰다. 경상남도수목원은 진주시 이반성면 대천리의 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 내에 자리한 수목원이다. 국내의 자생종과 외국도입 수종 중에서 희귀성과 관상가치가 있는 식물 1,500여 종 약 5만본을 보유하고 있다. 전시온실 등 5종의 부대시설을 갖추어 남부 지역의 산림과 동․식물에 대한 자연학습교육장은 물론이고, 건전한 산림문화공간으로 활용토록 일반인에 개방되고 있다. 주요시설로는 열대식물원, 분재온실, 야생초화류원, 상록활엽수원, 장미원, 야생동물원 등을 갖추고 있다. 방문자센터 옆의 잔디밭에서 만났는데, 병찬이가 필수의 딸 명옥이랑 아주 잘 논다. 서로 말도 안 통하면서도 서로 잘 어울린다. 잔디밭에서 잠시 놀다가 수목원을 한바퀴 돌기로 했다. 제일 먼저 장미원에 들렀다. 장미원은 약 100여 종의 각종 장미가 꽃을 피우며 관람객의 시선
2007-10-11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