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앞에서 우리는 유난히 작아진다. 한 번쯤 제목은 들어봤지만 기껏해야 학창시절 교과서 속에서 간단히 내용을 파악한 정도에 그쳤거나, 앞부분을 읽다가 덮어버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외우기도 어려운 유럽의 낯선 이름들과 배경, 무미할 정도로 느린 전개 등 고전 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핑계는 너무나 많다.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고전을 아이들이 읽기란 더 어려운 일이다. 조금만 지루하고 어려워도 집중하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고전은 ‘이해하기’는 고사하고 읽는 것 자체가 ‘고문’일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은 위대하다. 고전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이 오래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만이 ‘고전’이라는 칭호를 받는다. 고전의 가치는 무궁무진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점이다. 대문호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미래에 대해 설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그 어떤 교육보다도 가치 있고 위대한 교육일 것이다. 서적이 딱딱하고 부담스럽다면 학생들이…
2016-05-01 09:00‘알파고 충격’은 단순히 컴퓨터와 인간의 대결 때문만은 아니다. 1997년 5월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가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에게 패했을 때도, 2011년 퀴즈쇼 ‘제퍼디!’에서 IBM의 ‘왓슨’이 세계 챔피언을 꺾은 것을 보면서도, ‘언젠가는 컴퓨터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겠구나’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10의 170승’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수보다 많다는 무한대 경우의 수를 펼치는 고도의 마인드 스포츠 바둑이 주는 느낌은 달랐다. 지난 3천여 년의 세월을 거치며 연마한 인간의 직관과 통찰력이 그저 5개월여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키운 기계의 능력 앞에서 너무도 쉽게 한계를 보이는 듯하여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위협받는 인류의 직관과 통찰력 구글은 ‘인공지능을 만든 인류의 승리’라며 축하하고 있지만, 세계의 과학기술자들은 복잡미묘한 심경에 휩싸였다. 왜일까. 속도 때문이다. 과학기술자들은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넘어서는 지력을 지니려면 족히 십 년은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소위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라는 딥러닝을…
2016-04-01 09:00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3월이면 어김없이 ‘스승과 제자’라는 이름으로 만남이 시작된다. 시인 김춘수의 말처럼 나에게 꽃이 되고 의미가 되는 ‘첫 만남’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이라는 꽃을 만나고, 선생님들은 학생이라는 꽃을 만난다. 수업은 서로에게 꽃이 되는 매개체이다. 서로에게 꽃이 되고 의미가 되는 것은 행복이다. 어떻게 하면 선생님과 학생들의 만남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한 수업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두려움 극복할 용기 키워주자 ‘용기와 두려움은 한이불을 덮고 잔다’는 말이 있다. 용기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이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은 “두려움은 필시 적과 아군을 구별치 않고 나타난다.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가 되어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마음 어딘가에 두려움은 있다. 공부 걱정, 취직 걱정, 집 마련 걱정, 건강 걱정…. 조금이라도 걱정이 없는 사람, 작은 두려움이라도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교실에도 가슴 어딘가에 두려움이 자리한 학생들이 있다. 학
2016-04-01 09:00우리나라 학생들에게 학교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그저 대학 진학을 위해 거쳐야만 하는 하나의 과정이지 않을까. 초·중·고 12년간 ‘대학입시’ 하나만 바라보며 교육이 진행되는 지금의 학교 교육은 이미 정상이 아니다. 최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부 간부들과 대학 혁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대학 신입생을 1년에 두 차례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학원처럼 봄(3월), 가을(9월) 1년에 두 차례 뽑아 입시 부담을 분산시켜 보자는 발상이다. 교육당국은 공식적 검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입시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임은 틀림없다. 수능에 목숨 거는 학생과 학부모는 일단 ‘찬성’ 분위기 1년에 두 차례 입시를 치르자는 아이디어의 기본 취지는 ‘수험생들의 입시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12년간의 공부가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되는 ‘잔인함’과 ‘고통’은 수험생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크다. 대학입시에 실패한 수험생은 1년을 기다려야 다시 기회를 얻게 되며, 그 사이에 경제적 비용과 정신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또한 수능시험 당일의 컨디션이나 운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학
2016-04-01 09:00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더욱 탄력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우주 강대국들의 경쟁 속에서 2020년 달 탐사 계획을 시작으로 우주시대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우주를 향한 꿈’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계속 되어왔다. 우주는 신의 영역으로 그려졌고,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태양력을 사용했으며, 목동들은 별자리를 만들었다. 1957년 인류사상 첫 인공위성이 발사되면서 ‘우주로의 진출’이 시작된 이래, 우주는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지구의 환경문제가 악화되면서 우주는 ‘확장된 삶의 터전’이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기업이 ‘화성으로 이주할 사람’을 모집하자 많은 사람이 지원했다고 한다. 여전히 우주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화성으로 수학여행’ 가는 것은 꿈이 아닐지 모른다. 우주의 모습을 그린 영화는 많다. 과거에는 막연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면, 최근의 영화들은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다. 한 편의 영화가 개봉된 뒤 과학적 오류를 제시하는 기사들이 나오는 것만 봐도 상당 부분 타당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을 영화 속에 자연스
2016-04-01 09:00‘학생들은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고 행복할까?’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어떤 배움을 만들어 갈까?’ ‘수업에서 궁금한 내용은 없을까? 왜 질문을 하지 않는 걸까?’ 수업이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종합 퍼포먼스(performance)’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학생의 능동적 참여나 호기심은 없고, 교사의 ‘참여 독려’만이 있을 뿐이다. 교사들은 무기력한 학생들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어떤 수업이 학생에게 가장 좋은 수업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연수에서 배운 교수법을 적용해보지만, 효과는 지속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교사의 교수법 향상보다 학생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의 내적 동기를 발현시키지 못하면 수업은 늘 그 자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교사는 학생을 수업에 참여시키기 위해서 ‘교육이론’에 대한 깊은 성찰보다는 수업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실제나 예시자료 등을 갈망한다. 물론 이런 요구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좀 더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교육이론을 기반으로 한 관점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제 핵심내용을 교사가…
2016-04-01 09:00서울시교육청은 일반직 승진 인사문제로 홍역을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시행된 일반직 5급 승진평가에서 관리번호 사전 누출 등의 의혹에 휘말렸고, 공무원노조에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이후에 시행된 교육전문직 인사는 적잖은 이들이 코드·보상·의리 인사를 의심할 수 있을 정도로 원칙없이 단행됐다. 진보성향 교육감의 무원칙 인사, 도를 넘었다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해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4만4000원으로 정부에서 사교육비를 조사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3년간만 비교했을 때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전북이었고, 이어서 경기, 충남, 서울, 인천 순이었다.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수장으로 있는 지역들이다(조선일보 2016.2.17.). 사교육비 증가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학력저하에 대한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교육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음에도 진보교육감들은 법과 규정을 교묘히 활용하면서 자신들의 입지를 넓혀가는 것에만 주력하고 있는 느낌이다. 멀리 볼것도 없이 당장 무상급식…
2016-04-01 09:00처음 학생자치활동을 시작할 때 상황은 매우 힘들었다. 동료교사들은 “교과공부도 부족한 아이들에게 자치활동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며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 역시 분노조절이 되지 않아 사소한 갈등조차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고, 학교폭력이 발생해도 서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 공존하려는 의식이 없어 학생들 간에 점점 골이 깊어지고 있었다. 또한 학교에 대한 애정이나 주인의식이 부족하였고, 전교어린이회 임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학생들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교육활동은 무엇인지, 어떻게 준비하고 접근해야 할지 고민이 시작되었다. 여러 교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협의한 결과, 학생들을 훈육 대상이 아닌 배움과 성장의 주체로 인정하는 학생자치활동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학생자치활동은 전교어린이회를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이름뿐인 전교어린이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생자치활동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여 추진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 격주로 학생자치실에서 전교어린이회 정기회를 개최하여 월별 주제 토론 및 자율적 실천 방안에 대해 토의했다. 학생들은 학교현안문제에 대한 해
2016-04-01 09:00학교 교육이 ‘우등생도 잠자게 하는 교육’, ‘잠자는 교실’*이라는 말을 들은 지도 꽤 오래되었다. 교육 당국은 여러 가지 공교육 정상화 사업으로 학교 교육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교실 수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문제의 열쇠는 수업이다. 교실 수업부터 변화·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변화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 교실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좋은 수업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나야 한다. 좋은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명품 브랜드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교사는 자신만의 고유한 수업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드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학생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활기 넘치는 학생 중심의 수업을 해야 한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이란? 브랜드가 있는 수업이란 어떤 수업일까? 이는 교사가 자신 있게 내놓고 공개할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수업의 기본과 응용이 병행되는 특색 있는 수업, 학생들의 변화와 욕구를 반영한 수업이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에는 교사의 열정과 교과 지식에 대한 전문성, 교육 방법상의 기술이
2016-04-01 09:00김화진 사학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28만 사학교직원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노후복지를 위해 ‘최후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14년 취임한 그는 교육부 대학재정과장과 대학지원국장, 경기교육청 제1부교육감, 서울대 사무국장, 경북교육청 부교육감을 맡는 등 교육정책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다. 사학연금관리공단은 사립학교 교직원의 노후자산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지난해 12월 현재 운영자산은 16조 원이다. 김 이사장은 “연금법 개정으로 연금 재정이 일시적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기금 수익률을 높이지 못한다면 교직원들의 노후는 또다시 위협받게 된다”며 “해외투자를 늘리는 등 분산투자를 통해 올해 목표인 수익률 4.58%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연금 수급자가 늘어날 경우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구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10년쯤 지나면 또다시 연금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전남 나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면서 “이들이 마음 놓고 업무에 전념하도록 최선의 지원
2016-04-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