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문학회(회장 김계식 전 전주교육장)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제김영(사진, 전 전북 만경여고 교사) 시인이 구랍 20일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전북문인협회) 제32대 회장에 무투표 당선됐다. 그동안 남성문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온 전북문인협회 회장에 여성이 당선된 건 김제김영 시인이 사상 처음이다. 임기는 올 2월 취임과 함께 시작되며 그로부터 3년이다. 김제김영 신임 회장은 1958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전북대학교 사범대학원을 졸업하고, 김제 만경여자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2016년 2월말 명예퇴직했다. 1995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한 김제김영 시인은 두리문학회장ㆍ전북여류문학회장ㆍ전북시인협회장ㆍ한국문협김제지부장을 역임했고, 현재 교원문학회원이면서 전북예총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김제예총 회장 임기 만료(2021년 2월)를 앞두고 있다. 저서로 2020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작인 ‘파이디아’를 비롯 ‘눈 감아서 환한 세상’ㆍ‘다시 길눈 뜨다’ㆍ‘나비 편지’ㆍ‘수평에 들다’ 시집 5권과 수필집 ‘뜬 돌로 사는 일’ㆍ‘쥐코밥상’ㆍ‘잘 가요 어리광’, 그 외 위인동화와 학습서 등이 있다. 전북문학상ㆍ전북시인상ㆍ전
2021-01-12 12:37새해가 밝았습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교육과정에 대한 워크숍을 하였습니다. 내년도 교육과정을 세우기 위해 부서별로 회의를 하였고 내일 모든 교사가 모여서 각자의 생각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데 저는 자꾸만 뒤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젊은 선생님의 빠른 손놀림과 명석한 두뇌를 따라가지 못하고 눈도 침침해지고 순발력도 느려져서 자꾸 눈치를 봅니다. 고민이 깊어집니다. 이렇게 저처럼 고민하는 인간, 호모 사피엔스는 언제 이 지구상에 등장하였을까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문명의 배를 타고 진화의 바다를 항해한 인류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를 이야기합니다. 약 38억 년 전 지구라는 행성에 모종의 분자들이 결합해 특별히 크고 복잡한 구조를 만든 것, 그것이 생물의 탄생입니다.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에 속하는 생명체가 좀 더 정교한 구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문화의 출현이며 인류문화가 발전해온 과정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릅니다. 저자는 생물학과 역사학을 결합한 큰 시각으로 우리 종, 호모 사피엔스의 행태를 개관합니다. 약 3만 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
2021-01-06 13:22재단법인 수원그린트러스트(이사장 이득현)은 2020년 수원녹색봉사단 활동보고대회를 12월 29일 오전 10시 수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강당에서 비대면 줌영상 보고로 대체하였다. 영상 보고대회에는 한 해 동안 녹색봉사활동에 앞장섰던 수원공원사랑시민참여단, 수원가로수정원사봉사단, 수원팔색길해설사, 수원심꾸기봉사단, 수원시민조경가드너, 수원녹색터, 수원원스톱공원모니터링단 등 녹색봉사단원 등 40여 명이 영상으로 참가하였다. 해마다 연말에 갖는 이 대회의 목적은 수원녹색봉사단 활동을 공유하고 우수 자원봉사자를 격려함과 동시에 봉사단 활동의 중요성을 제고함에 있다. 나아가 도시공원, 가로수, 수원팔색길, 수원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등 시민참여 녹색 봉사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오늘 행사는 진행자가 참가자 소개를 한 후 이사장 인사, 시의원, 담당 공무원 축사가 있었다. 이어 봉사단체 별로 1년간 활동내용을 보고하였다. 봉사활동 내용가 발표자는 다음과 같다. 수원공원사랑시민참여단·도시공원공동체텃밭정원 활동(김도영), 수원가로수정원사봉사단 활동(김우진), 수원시민참여천만그루 도시숲만들기 사업(박한), 수원팔색길 시민참여 활성화(권기범)
2020-12-30 12:1412월 12일자 일간신문에 미국 시사매체 타임의 ‘올해의 연예인’으로 방탄소년단이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어느 신문에선 2014년 세월호 참사 뒤 200일가량 지났을 때, 방탄소년단이 유족들을 찾아가 분향하고, 가족협의회 앞으로 1억 원을 기부했다는 내용도 읽을 수 있다. 방탄소년단에 다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먼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권 차원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작성되고, 각종 불이익이 가해졌던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신 있게 행동한 방탄소년단이 장하다. 데뷔 2년차, 그야말로 햇병아리에 불과했던 아이돌 그룹이라서다. 유족들이 그날 이후로 고마움과 함께 “그들의 미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응원”할만하다. 타임은 12월 10일(현지 시간)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전 세계 공연이 한순간에 사라졌지만 BTS는 팬들과 더 강한 결속을 다졌다. 세상이 멈추고 모든 사람이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에 그들의 활동이 더 빛났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K팝 선두주자가 아니라 완전한 세계 최고 그룹이 됐다. 앨범을 낼 때마다 온갖 기록을 깨면서 정점에 올랐다”고도 했다. 동아일보(2020.12.12.)에 따르면 타임은 “고통과…
2020-12-23 16:07동지(冬至)는 겨울의 한가운데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그 길고 긴 칠흑 같은 밤, 찬바람은 쌩하니 불고 빈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부스럭거리며 지난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바람을 따라 가장자리로 모여듭니다. 이렇게 춥고 시린 인생의 동지를 지나는 사람은 어떨까요?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 실오라기 같은 빛이라도 잡고 싶을 것입니다. 동짓날의 상념이 깊어집니다. 중학교 3학년 많은 수의 학생들이 합격증을 받았습니다. 교과서의 진도는 벌써 끝났고 선생님들께서 고등학교 준비를 위한 다양한 수업을 하셔도 심드렁한 얼굴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주역』을 가지고 가서 자신의 궁금한 점에 대해 주역으로 점을 봐주겠다고 하니, 저마다 손을 듭니다. 이참에 동양의 고전인 『주역』에 대한 소개를 하고, 쾌의 종류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주역』에 의하면 우주는 기로 가득 차 있고, 기의 이합집산으로 만물이 생겨난다. 기의 변화하는 이치를 밝힌 것이 역이다. 그 변화는 복잡다단한 듯하지만, 거기에는 하나의 법칙이 있다. 그것을 태극이라 한다. 그 법칙이 움직이면 음양이 드러난다. 양을 대표하는 것이 하늘 천(天), 음을 대표하는 것이 땅 지(地)이다. 우…
2020-12-22 14:15고교 교사일 때는 아이돌이나 걸그룹의 댄스 음악 히트곡들을 곧잘 들었다. ‘SBS인기가요’나 MBC ‘쇼! 음악중심’ 등 10대 청소년들이 즐기는 TV프로들을 애써 챙겨보곤 했는데, 좋아해서라기보다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염두에 둔 이유가 더 크다. 나는 내 차로 백일장이나 취재차 가는 현장 르포때 아이돌이나 걸그룹 노래가 녹음된 CD를 학생들 들으라고 틀어주곤 했다. 운전하면서 막내딸이 녹음해준 댄스음악 CD를 틀면 제자들은 기함할 정도였다. 가령 티아라의 ‘롤리 폴리’와 ‘크라이 크라이’, 시크릿의 ‘사랑은 Move’ 등이 이어지는 걸 들은 어느 제자는 “어머, 선생님 신세대시네요. 와! 짝짝짝-” 박수까지 쳐대며 신기해 했다. 또 어느 제자는 “헐, 선생님 짱이신대요!” 엄지 척을 해보이며 날 추켜 세웠다. 나는 괜히 우쭐해지곤 했는데, 내가 사제동행으로 백일장이며 현장 취재를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다녔던 이유중 하나라 해도 무방하다. 내가 막내딸을 시켜 녹음한 CD에는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 노래들도 여러 곡 들어 있다. ‘불타오르네’ㆍ‘Run’ㆍ‘쩔어’ㆍ‘Danger’ㆍ‘상남자’ㆍ‘진격의 방탄’ 등인데, 이때까지만 해도 방탄소년단은 그냥 일
2020-12-17 15:17절기가 대설로 접어들고, 저는첫눈을 기다립니다. 청명하고 맑은 겨울 바람이 산을 지나오면 싸아한 박하향 날듯 개운하고 기분좋은 느낌이 듭니다. 하얀 눈이 쌓인 들판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우리들은 저절로 세상의 풍경이 되고 잡은 손의 온기만으로도 저절로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창궐하여도 학년말 마무리를 하는 교무실은 정말 바쁩니다. 고등학교 진학 원서를 쓰는 3학년 담임선생님 옆에서 저는 2학년 학기말고사를 출제합니다. 피로한 눈을 들어 학교 앞산을 바라봅니다. 학교와 마주한 앞산은 ‘이불목산’이라고 불립니다. 학교 옆을 휘감고 흐르는 남강이 범람하여 이곳이 모두 물에 잠겨버렸을 때 산봉우리가 이불만큼 남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겨울산과 마주하고 있으니 지리산의 넓고 큰 품이 그립습니다. 저는 힘들 때면 씩씩하고 멋진 산줄기와 마주하고 왔습니다. 칭얼거림과 푸념도 말없이 들어주고, 심술보가 늘어난 제 얼굴도 ‘괜찮다’하고 웃어 줄 것 같습니다. 지리산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자신이 지리산을 동일시하는 작가의 책을 읽었습니다. 백남오 작가는 지리산의 수필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리산 종석대의 종소리』는 지리산 산행
2020-12-09 09:16정조대왕이 황제라는 표현은 익숙하지 않지만, 사실이다. 조선 말 갑신정변을 계기로 조선 국왕을 황제로 격상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정변의 실패로 중단되고, 아관파천 등의 위기도 겪었지만, 드디어 실행했다. 1897년 고종은 연호를 광무로 고치고, 원구단을 세웠다. 황제즉위식을 올리고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했다. 황제의 나라를 세우고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조상도 황제의 자리에 올린다. 조선 건국을 하고 나라를 연 태조 이성계가 조상을 목, 익, 도, 환조를 왕으로 추존한 것과 같이 고종도 고종의 양부인 문조, 조부인 순조, 증조부인 정조 그리고 고조부인 장조까지 4대 조상과 건국 시조 태조를 황제로 올렸다(고종실록 39권, 고종 36년 12월 23일). 이때 조선 제22대 국왕 정조는 대한제국의 추존 황제가 된다. 정조의 묘호는 원래 올바름으로 모든 사람을 감복(복종)시켰다는 의미로 정종(正宗, 2대 임금인 정종定宗과는 한자가 다르다)이었다. 남아 있는 실록 이름도 ‘정종대왕실록’이다. 이후 대한제국이 선포되면서 선황제로 추존되었고, 이 과정에서 묘호를 종에서 조로 바꾸었다. 이때 익종(효명세자)도 전혀 다른 이름 문조라는 묘호를 받았고, 사도세자(장헌
2020-11-30 14:16겨울 초입입니다. 학교 뒷마당 벽오동나무의 커다란 낙엽을 바람이 구석으로 모아놓습니다. 그 사이로 둥글고 기름한 잎에 완두콩이 붙은 듯 재미있는 모양의 벽오동 열매가 보입니다. 책에서 벽오동 열매를 볶아 커피 대용을 가능하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몇 개를 따서 차로 만들어 볼까하고 엉뚱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발표를 준비하는 학생이 치는 피아노 소리가 들립니다. 코로나-19는 학교 풍경을 바꾸어 버렸습니다. 초겨울 학교는 축제 준비로 부산하게 움직이지만, 예년처럼 부모님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서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밴드반 학생들이 촬영을 위해 밴드실에서 강당으로 악기를 옮기고 설치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제가 한 것은 행정실에서 플러그 선을 가져다주고 목마르다는 학생에게 생수 한 병을 챙겨 준 것이 전부입니다. 우루루 기타와 드럼, 신디사이저와 앰프 등을 옮겨와 연결하느라 분주하였습니다. 무대 위의 혼돈은 조금씩 나름의 질서를 찾아갔습니다. 악기 위치가 틀렸다고 서로 언쟁을 하고, 연주 자리를 조정하고, 앰프의 위치와 소리를 맞추었습니다. 질서는 혼돈 속에 이미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학생들은 그것을 찾아내
2020-11-30 14:15평론집 등 총 48권(편저 4권 포함)째 저서인 ‘미국영화 톺아보기’라는 책을 최근 세상에 내놓았다. ‘한국영화 톺아보기’ 출간 6개월 남짓만에 펴낸 또 한 권의 영화 이야기 책이다. 이렇게 빨리 ‘미국영화 톺아보기’를 펴내게 된 건 순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의 예술인재난극복지원사업에 선정된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미국영화 톺아보기’는 영화 이야기로만 국한하면 12번째 장세진 지음의 책이다. 직전 펴낸 ‘한국영화 톺아보기’와 짝을 이루기 위해서 제목을 ‘미국영화 톺아보기’라 했을 뿐 미제(美製)라면 사족을 못쓰는 그런 따위와는 단 1도 관련이 없다. 책 제목에 ‘미국영화’가 들어간 것은 2005년 ‘미국영화 째려보기’에 이어 15년 만의 일이다. 굳이 밝히자면 1992년부터 펴내기 시작한 12권의 장세진 영화평론집중 이번이 두 번째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제 더 이상 옛날처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싹쓸이하는 한국 영화시장이 아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그만큼 한국영화가 막강한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는 얘기다. 책 제목이 ‘미국영화 째려보기’에서 ‘미국영화 톺아보기’로 변한 이유라 할까. ‘미국영화 톺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지만, 사실 나는 과거 운
2020-11-25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