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이 공교육살리기 촉구 서명운동에 나섰다. 교총이 밝힌 서명이유는 교원연금과 교원정년, 교원신분의 지방직화, 교육자치제 그리고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5대 교육현안이다. 한마디로 교육자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헌법이 규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자주성·전문성을 보장하며 교육환경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과외금지 위헌판결 이후 공교육의 내실화를 부르짖었지만 정책으로 가시화된 것은 아직 없다. 학급당 학생수의 25명 감축은 커녕, 교육부가 요구한 내년도 정원확보 최소인원인 5500명 증원조차 수용여부가 불투명하다. 교육재정의 통합논리로 교육자치제를 폐지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교육감과 교원을 임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나아가 교단 황폐화와 학교붕괴의 원인이 된 교원정년 단축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없이 교원 대량퇴직 사태의 촉발제가 되었던 교원연금 문제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혼란상을 바라보는 교육자들이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서명이라는 방법을 통해 직접 나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책무인지도 모른다. 정부는 교육자의 서명운동에 대해 종전의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그 진의를 헤아리는 자세를 갖기를 거듭 촉구한다. 정년 단축시 연금기금의 악화
2000-08-28 00:00흔히 여고에서는 남자 선생님들이 시선처리나 행동 하나하나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한창 감수성 예민한 여학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 때문이다. 바로 그 때문에 여 선생님들도 처신에 조심스러울 때가 많다. 괜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어느 날, 학교에서 가장 신참이었던 나는 회식 자리에 교장 선생님을 모시고 가게 됐다. 약속시간에 쫓기는 상황이었다. 이리저리 학교를 뒤지던 나는 아래층 복도 화분에 물을 주고 계시는 선생님을 발견했다. `아, 다행이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계단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한 걸음에 달려 내려가던 나는 그만…. 청소시간이라 잔뜩 물을 먹은 복도에서 엉덩방아를 요란하게 찧으며 쭈우욱 미끄러졌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임 선생!" 교장 선생님의 목소리에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부끄럽고 망신스런 일이라 얼른 일어나려 했지만 너무 아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한 남 선생님이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 주지 않았다면 난 그 처참한 형벌의 시간을 얼마나 보내야 했을 까. 다음 날 온 몸에 파스를 붙이고 교실에 들어갔다. 이내 "선생님, 어제 넘어지셨다면서요?"라는 아이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학교에 소문이…
2000-08-28 00:002002학년도부터 대입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뀐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 각 대학의 입시전형 방법을 보면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다양한 특기적성을 반영한다는 의도에 크게 못 미치는 것 같다. 대학들의 2002 입시요강을 보면 수험생들은 전지전능한 슈퍼맨이 돼야 한다. 수능시험은 물론이고 학생부 성적, 면접 및 구술고사, 각종 경시대회 입상 증명서, 자격증, 학교장을 포함한 각계 인사의 추천서 등을 전형자료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등급제로 전환하기로 했던 수능 점수를 많은 대학에서 기존과 같이 총점으로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문제다. 수시 모집 시기와 비율도 골격만 발표됐을 뿐 각 대학별 세부 사항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학생부 반영도 전 교과 반영 대학과 일부 교과 반영 대학으로 양분되었고, 논술, 면접도 대학마다 실시여부가 다르다. 한 마디로 다양한 전형 방법으로 수험생들이 오히려 갈피를 못 잡고 헷갈릴 형편이다. 이렇다 보니 대입제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대학 입학이 과거보다 쉬울 것으로 기대한 학부모, 학생들의 실망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결국 모든 책임은 대입 제도를 이리저리 손쉽게 바꾸는 교육부에 있는 듯하다. 심지어 미처…
2000-08-28 00:00학기가 바뀔 때면 흔히 벌어지는 일 중에 소위 양상군자(도둑)의 순찰이란 게 있다. 이 때는 사람들이 학교를 많이 드나들어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를 때여서 도둑들이 제철을 만난 듯 학교를 순회하면서 교사들의 가방을 털어 간다. 보통 월요일이나 토요일에는 운동장 조회가 있는데 이 때가 조심할 때다. 당번 아이를 시켜 교실을 지키게 하지만 도둑에게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도둑들은 교실 출입구에 붙어 있는 관리책임자 이름을 확인 한 후 보통 여 교사들의 교실을 표적으로 삼는다. 왜냐하면 여 선생님들은 주로 가방에 지갑을 넣어두고 조회가 있으면 아무리 꼼꼼해도 그 가방을 캐비닛에 넣어 두기 때문이다. 도둑들이 교실에 있는 당번을 따돌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미 그 교실의 담임 교사 이름을 알아낸 도둑들은 당번에게 (보통 교실에서 가장 먼) 1층 어느 교실 앞에 담임 선생님이 있는데 그곳으로 무엇을 가지고 오라신다고 꾸며댄다. 이 때 대다수의 당번 학생들은(특히 어린 학생의 경우)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나간다고 한다. 그리고 그 빈 교실에서 도둑들의 작업이 시작되는데 캐비닛쯤은 순식간에 열고 가방을 턴 후 사라진다고 한다. 인근 교사들 얘기로는 보통 정장 차
2000-08-28 00:00이강충 전주시 인문고 학부모대표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보충수업 금지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002년 대학입시 제도가 크게 달라진 게 없고, 결국 수학능력시험 점수로 대학입학이 좌우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마땅히 학교 보충수업은 허용돼야 한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좋은 직장에 들어가 사회에서 대접받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충수업 금지는 공교육의 포기이며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조치다. 지난해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의 70%가 과외를 받고 있으며 우리 나라 교육재정의 33.3%에 달하는 6조7000억 원이 사교육비에 쓰여진다고 한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의 특기·적성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교 보충수업을 금지시켰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생 10명 중 7명은 방과후에도 결국 학원에 가서 또 다른 보충수업을 받고 있다. 오히려 고액의 과외비로 학부모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학교보다 교육적 환경이 더욱 열악한 사설학원에 학생들을 내모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과외금지가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허용하면서도 학교 보충수업은 무조건 금지한다니 논리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부
2000-08-28 00:00행정자치부가 교육부의 내년도 교원 5500명 증원 요청에 대해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1945명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교육계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교원 증원 폭을 둘러싼 이같은 줄다리기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것이지만 그래도 올해는 뭔가 다른 조치를 기대했었다. 과외 금지 위헌 결정이후 공교육 위기론이 비등하고 정부·여당 차원에서 그 해결책이 마련되는 등 여느 때와 다른 개선 의지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국민적 관심 속에서 장기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된 공교육살리기의 핵심 처방이랄 수 있는 교원 증원 계획이 행자부의 자의에 의해 물거품이 될 지경에 이르러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할 지 혼란스럽다. 이를테면 정부·여당이 큰소리치고 내놓은 공교육살리기 청사진은 한낱 말장난에 불과했다는 것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또 교원정년 단축 때 정부는 무엇이라고 했나. 당시 고령교원 1인의 퇴직으로 신규교원 2.59명을 채용할 수 있다며 마치 교원정년 단축만 하면 교육계에 젊은 피가 대폭 수혈 돼 교육개혁이 저절로 되는 양 국민을 호도하지 않았나. 행정자치부는 올해의 교원증원 요구는 공교육살리기의 원년을 여느냐 못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점에서 예년
2000-08-21 00:00이군현 과기원 교수·교육행정 최근 정부의 지방자치의 본질 추구, 교육재정운영의 효율화, 그리고 공교육의 정상화라는 논리로 교육자치와 일반자치를 통합하려 하고 있는 일련의 계획들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통합 모형의 핵심 골자는 크게 시·도지사가 교육감을 부지사·부시장급으로 임명, 교육위원회를 폐지하여 지방의회로 일원화, 교육재정을 일반회계에 편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때마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를 통합하려는 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몇가지 논리에서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헌법정신에 위배된다. 우리 헌법 제31조 4항에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교육자치제 폐지 발상은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며, 이를 폐지하려면 이 헌법 조항의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시·도지사는 정당의 추천을 받을 수 있으며, 정당인에 대한 자격제한이 없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이 침해될 수 있으며, 정치적 영향에 의하여 교육적 식견이 적은 사람이 교육책임자로 임명되었을 경우 교육의 전문성이 말살되어 교육의 국제 경쟁력이 급속히 쇠퇴할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교
2000-08-21 00:00지난 1월 임명된 문용린 교육부장관이 6개월 단명으로 끝나고 신임 송자 장관이 7일 임명되었다. 송자 장관은 정부조직 개편을 전제로 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받은 것이며, 그 위상도 부총리로 격상될 예정이다. 그만큼 장관으로서의 관장 범주가 넓어지고 그에 따른 지위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지식기반 경제체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송자 장관이 그 중차대한 역할을 견인해가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국가 인적자원개발을 위해서는 인적자원을 어떻게 양성·개발하고, 또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관리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국가 인적자원 개발체제의 기반을 확립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인적자원 개발은 송장관이 시사한 바와 같이 `장원급제식'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같은 소수정예 위주의 인적자원 개발체제가 지속되는 한 국가 인적자원 개발은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부터 수술하지 않으면 안되리라고 본다. 그야말로 국가의 장래를 담보하는 전국민 대상의 인적자원 개발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가 인적자원
2000-08-21 00:00특수학교 교사인 나는 언제부터인가 비오는 날이면 간절하게 하루의 안녕을 기원하곤 한다. 장애의 특성인지 날이 궂으면 정서가 불안해지는 학생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어느 비오는 날이었다.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교정에 서 있으니 온 대지를 끌어안는 단비의 촉촉함이 전해져 왔다. 오늘도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며 인사하는 아이들의 목청이 빗방울처럼 굵었다.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을 맞다가 문득 그네 쪽을 보았다. 곳곳에 괸 물이 하얀데, 그 운동장 끝에서 학생 한 명이 그네를 타고 있었다. 평소 그네타기를 무척 좋아하던 아이였다. 세찬 빗줄기에 옷이 흠뻑 젖으면서도 아이는 온몸으로 구르며 그네와 하나되고 있었다. 나는 가까이 다가가 "어서 내리렴. 오래 비를 맞으면 감기 걸린단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버스가 다 올 때까지 탈 거예요"라며 완강히 버티는 것이었다. 그 마음이 간절했던지 아이는 결코 그네 줄을 놓지 않았다. 이내 옷이 모두 젖고 말았다. 스쿨버스가 다 와서야 아이를 데리고 교실로 들어갔다. 노란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아이의 몸에서 뚝뚝 빗물이 떨어졌다. 그네를 계속 타겠다고 떼를 쓴 탓인지 목도 쉰 것 같았다. 비에 젖은 머리를 곱게 빚어주면서
2000-08-21 00:00최근 정부에서는 지방교육자치를 일반지방행정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정부기능을 개편하려고 하고 있다. 또 학계 및 사회 일각에서도 안정적 교육 투자재원의 확보를 위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해 행·재정적 자원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연구물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교육계는 이 같은 발상을 `교육자치 말살음모'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어 앞으로 만만찮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 통합안의 골자는 2002년부터 선출직 시·도교육감을 부지사나 부시장 급으로 자치단체 조직 안에 편입하고 시·도교육청의 예산, 조례를 심의하는 현행 교육위원회를 없애며 교육재정을 지자체의 일반회계에 편입하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도 이것은 교육의 특수성, 자주성, 중립성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처사라고 단언한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교육에 관한 권한과 그에 따른 책임을 부여하게 된다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시·도지사는 정당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육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교육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천돼야 하는데 임기 동안 생색을 낼 수 있는 가시적인 분야에만 투자가 이뤄질 것은 뻔한 이치다. 물론 기획예산처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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