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크라시(technocracy)와 AIDT ‘개별 맞춤형교육을 위한 AI 활용교육’, ‘하이테크 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를 통한 교육혁명.’ 반복되는 수사(修辭)는 외부로부터 주어진 가치를 신념체제로 내면화한다. 기술을 입은 개별 맞춤형교육은 각종 정책문서와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언급되면서 더욱 확신에 찬 미래교육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생성형 AI 개발은 인공지능 기술의 ‘특이점’을 앞당겼다는 해석과 함께 관련 도구 활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의 저변에는 기술이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사회도 진보한다는 ‘기술결정론’적 믿음이 작용하고 있다. 이른바 테크노크라시이다. 지금 학교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전면적인 전환의 요구 앞에 있다. 그 중심에는 ‘개별화 맞춤교육’이라는 교육적 이상과 ‘디지털·인공지능’ 기술을 입은 ‘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DT)’가 자리하고 있다. 교육부의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2023.6) 발표 이후, ‘공교육활용을 목적’으로 설계됐다는 각종 에듀테크 서비스가 넘쳐나고, 본격적인 교사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거대한 예산…
2024-10-07 10:00
“10월의 긴 휴일이 충전의 시간이 되려면” 우리에 갇힌 짐승은 정형행동(stereotypic behavior)에 빠지곤 한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무의미한 동작을 거듭한다는 뜻이다. 고개를 흔들거나, 짧은 거리를 끝없이 왔다 갔다 하는 식이다. 선생님들도 다르지 않다. 교사의 하루는 일과에 얽매어있다. 수업과 업무로 촘촘하게 짜인 시간표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결강과 결근은 학생과 동료들에게 바로 피해를 주는 탓이다. 그래서인지 선생님들에게도 정형행동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곤 한다. 공강시간, 하릴없이 스마트폰을 습관적으로 뒤적이거나, 할 일은 산더미인데 고민에 짓눌려 무의미하게 인터넷 서핑에 빠져 있는 시간을 떠올려 보라. 이 점에서 10월의 긴 연휴는 반갑다. 갇힌 일상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한결 숨통이 트인다. 하지만 교사의 마음은 휴일에도 여전히 학교를 벗어나지 못한다. 힘겨운 학생과의 줄다리기, 동료와의 갈등이 머릿속에 계속 떠오를 테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 버거운 상황과 다시 마주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고민을 감싸안은 채 휴식 같지 않은 휴식으로 안절부절못하며 연휴를 보내기 일쑤다. 학교에 복귀할 즈음에도 피로와 무력…
2024-10-07 10:00
‘500만 명의 학습자를 위한 500만 개의 교과서!’ 교육부가 내년부터 도입되는 AIDT (Artificail Intelligence Digital Textbook, AI 디지털교과서)를 소개하는 대표 문구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맞춤형 교과서라니! 굉장히 매력적인 캐치프레이즈다. AIDT는 기존의 서책형교과서와 달리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각 학생의 학습스타일과 진도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개인화된 교육을 지원한다. 또 실시간 피드백과 상호작용 기능을 통해 학습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면 필자가 살펴본 세 가지 프로토타입은 이 목표들을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매우 궁금하던 터에 AIDT 세 가지 프로토타입을 개시해 보고 난 소감을 솔직하게 써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꽤 괜찮다. 필자가 사용한 프로토타입을 완성도와 선호도 순에 따라 A·B·C라고 한다면, 가장 덜 완성되었다고 보는 C도 지금 바로 교실에 적용하라고 한다면 사용할 용의가 있다. AIDT의 장단점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기 위해 단점 부분에서는 특정 프로토타입이긴 하지만, 가장 덜 만족한 C사 AID…
2024-10-07 10:00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 (이헌주 지음, 갈매나무 펴냄, 256쪽, 1만8,500원) 인생의 방향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유성’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고유성을 인생의 나침반에 비유하며 두 축을 이루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 철저히 좋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후자는 외부 평가에 달렸지만, 전자는 그와 상관없이 지속 가능해서다. 나의 소소한 강점을 빛나는 탁월함으로 성장시킬 ‘계획된 우연’을 만날 방법을 제시한다. 우리 반에 자폐 학생이 있다면 (엘렌 노트봄 지음, 허성심 번역, 한문화 펴냄, 196쪽, 1만3,000원) 자폐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생각하는 방식, 사회적 미묘함에 대한 이해, 감각 등 여러 면에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자폐 자녀를 독립적인 성인으로 키워낸 저자는 백 명에 가까운 전문가들과 소통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자폐 학생이 교사에게 바라는 점을 알려준다. 내 아이를 위한 어휘력 수업 (최나야·정수지 지음, 로그인 펴냄, 288쪽, 1만8,000원) 문해력의 핵심은 어휘력이다. 모국어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리라 생각하지만, 어
2024-10-07 10:00
아시아 최고·최대의 영화축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사장 박광수,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박도신)가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국고보조금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영화는 작년보다 늘어난 279편을 상영한다.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7개 극장 28개 스크린에서 상영하고, 편수가 증가함에 따라 영화진흥위원회 시사실을 상영관으로 추가 확보했다. 올해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영화의 심장인 영화제를 침공한 넷플릭스의 달라진 위상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개막작에 선정하면서 아시아 3개국 시리즈도 처음으로 초대했다. 3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교사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질 만한 ‘10대의 마음, 10대의 영화’는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10대 성장영화 중 아시아 10대 성장영화를 선보인다. 지난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고(故) 이선균 배우의 대표작들을 상영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사람, 이선균’도 마련해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모습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그랜드 투어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미겔 고메스 감독을 위한 특별기획 ‘미겔 고메스, 명랑한…
2024-10-07 10:00
황소자리는 가장 오래된 별자리 중 하나이다. 구석기시대 유적지인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에도 황소자리와 비슷한 그림들이 새겨져 있을 정도이다. 황소자리에 얽힌 신화 역시 제우스가 등장한다. 페니키아왕 아게노르의 딸 에우로페(Europe)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제우스는 커다란 흰 소로 변해 접근했고, 잘생긴 흰 소를 발견한 에우로페 역시 다정하게 어루만지면서 등에 올라타고 놀았다. 그때 흰 소가 갑자기 바다로 뛰어들어 크레타섬까지 그녀를 납치한 후, 사랑을 나눈다. 특이한 점은 제우스의 다른 정부들과 달리 헤라에게 해코지도 당하지 않고, 한 나라의 여왕도 되어 잘 살았다는 점이다. 에우로페는 유럽이라는 지명의 기원이기도 하다. 황소자리는 제우스가 자신이 흰 소로 변신한 것을 기념해 만들었다고 한다. 황소자리는 하늘에서 눈에 잘 띄는 커다란 별자리다. 토러스(Taurus, 황소자리)는 황소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타우루스(Taurus)’에서 유래한다. 황도 12궁에 속하는 황소자리는 가장 오래된 별자리 중 하나이며, 2세기 그리스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가 분류한 48개의 별자리에도 들어 있다. 황소자리는 고대부터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었다. 기원전 12,00…
2024-10-07 10:00
지난 추석, 달을 보며 어떤 소원을 비셨나요? 설날·대보름·추석 등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하늘을 우러러 ‘가득 차오른 달’에 소망을 빌며 살아왔죠. 낮에 빛나는 태양과는 달리 어두운 밤하늘에 빛나는 달은 그 자체로 희망과 깨달음의 상징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초승달부터 보름달까지 차올랐다 다시 사그라지는 달의 ‘변화’에 상상력을 덧붙이며 문학·예술에서도 정서적·심미적 상징의 중심이 되었죠. 이번 달에는 우리의 삶 속에 매우 큰 의미가 있는 달의 과학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Q1. 달은 원래부터 있었나요? 달은 어떻게 만들어졌어요? 달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가장 유력한 가설은 화성 크기 정도의, 즉 지구보다 약 3배 정도 작은 ‘테이아’라는 소행성이 지구를 때리고, 거기서 떨어져 나온 엄청난 양의 파편들이 지구 주변에서 뭉쳐서 오늘날의 달이 되었다는 가설입니다. 사실 공룡을 멸종시킨 엄청 큰 소행성의 크기도 15km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구보다 3배 정도 작다는 건 대략 지름이 6,000km 이상의 소행성이라는 거고, 이렇게 엄청난 소행성이 지구를 때려 박았으니, 지구도 산산조각이 날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래도 달은 우리에겐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2024-10-07 10:00
마음건강이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그래서인지 마음건강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태껏 정신건강을 위한 방법이라던 게 슬쩍 마음건강을 위한 방법이라고 둔갑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마음과 정신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틈을 이용하는 게지요. 외국에서 개발된 ‘mind’와 관련 프로그램을 수입하면서 ‘마음’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번역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mind’는 ‘마음’이 아닙니다. 흔한 영어표현으로 “Are you out of mind?”는 “정신 나갔어?”, “Be mindful!”은 “정신 차려!”, “Where is your mind?”는 “정신 나갔냐?”입니다. ‘mind’는 흔히 정신을 뜻합니다. 마음이란 뜻으로 쓰일 때가 있기는 합니다. “You are in my mind”는 “넌 내 마음속에 있어”, “I changed my mind”는 “내 마음 바꿨어”입니다. 하지만 더 흔히 마음을 하트(heart)로 표현합니다. 그런데도 서양 논문에 나오는 mind가 거의 일률적으로 마음으로 번역되는 바람에 개념들이 혼탁해지고 이상해졌습니다. 서양에서 흘러들어온 마음건강법은 일단 조심해야 합니다
2024-09-05 10:00
교권5법이 지난해 개정되었음에도 여전히 「아동복지법」은 아이 기분 상해죄, 저승사자법 등 다양한 별칭으로 불리며 교직사회를 힘들게 하고 있다. 「아동복리법」이라는 이름으로 1961년 제정되어 1981년 「아동복지법」으로 바뀌어 63년간 존재해 온 법이지만, 실제로 교원에게 무거운 짐이 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이 조금 넘었다. 2010년도 경기학생인권조례 공포, 전면 체벌금지를 담은 2011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2014년 「아동학대처벌법」 제정을 거치면서 교원의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학교폭력 처리과정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신고가 급증했다. 물론 과거의 잘못된 체벌문화와 학생인권을 소홀히 하는 구습적 교직문화로 인한 신고사례도 있지만, 점차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조차 신고 되는 경우가 늘게 됐다. 문제행동의 학생 증가로 인한 교실붕괴, 교권추락의 심화는 결국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권을 심각히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기존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에도 교원의 학생 교육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명시되어 있었지만, 더 명시적으로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현장교사의 요구가 분출되었다. 이에 교총은 2022년 이태…
2024-09-05 10:00
서울 서초구 청계산 자락 내곡중학교. 강남에 자리 잡은 학교지만 수려한 경관과 어울려 전원의 정취가 물씬하다. 이 학교에 요즘 고민이 하나 생겼다. 자꾸만 학생들이 몰려온다. 학급당 학생수가 30명대에 육박하는데도 오겠다는 학생들이 는다. 기존 교실로는 수요를 충당할 수 없어 모듈러교실에서 수업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줘도 먹히지 않는다. 이제 개교한 지 갓 7년째를 맞는 학교인데 교육열 까다롭기로 소문난 강남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유가 뭘까? 먼저 내곡중은 전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마을결합형학교다. 마을결합형학교란 학생과 지역주민이 하나의 교육공동체 속에서 어울리고, 지역(마을)의 인적·물적자원 및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평생학습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 내에는 지역주민과 학생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동체 교육시설과 도서관 등이 설치되어 있다. 도서관 2층에는 ‘열린소통 도서관’이 들어서 각종 자료실과 자유열람실·다목적교실이 만들어지고, 3층은 ‘커뮤니티 KID'S 도서관’으로 어린이 종합자료실과 시니어 다운카페, 토론방 등이 설치돼 각종 동아리와 학생모임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되어…
2024-09-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