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巧詐不如拙誠(교사불여졸성)”이란 말이 있다. “교묘한 사람의 허위는 졸렬한 사람의 진실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巧詐(교사)란 교묘한 속임수란 뜻이다. 교묘한 수단 방법으로 남을 속이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거짓을 말한다. 온갖 교묘한 재주로 남을 속이는 것을 말한다. 拙誠(졸성)은 반대의 뜻이다. 졸렬한 진실이란 뜻이다. 보잘 것 없는 정성을 말한다. 속임수나 거짓이 없는 참된 것을 말한다. 비록 어설퍼 보이지만 참된 마음을 말한다. 진실한 말과 행동을 하는 이를 말한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巧詐(교사)가 판을 치는 것 같다. 巧詐(교사)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겉으로 드러내는 것 하고 내면적인 것이 다르면 안 되는데. 안과 겉이 같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속임수나 거짓은 언젠가는 드러나고 만다. 이럴 때 당하는 수모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낭패를 당하고 만다. 학생들에게 巧詐(교사)를 가르치면 안 된다. 巧詐(교사)를 단호히 물리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묘한 속임수로 일시적으로 얻는 것이 있다 해도 그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차라리 拙誠(졸성)이 낫다. 졸렬해 보이지만 진실이 훨씬 낫다. 진실이 오래간다.
2009-03-10 00:31학생들의 입학소감문이 의외로 신선하여 다시 하나를 소개한다. 잘 쓴 학생의 글을 뽑은 게 아니라 무작위로 뽑은 것이다. 저희들도 걱정이 앞서고 어떻게 해야 할 지 확신이 서지 않아 망설이고 숙고하고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해보려는 노력이 역력한 것이다. 이런 새내기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 지 교사들 또한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나의 각오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키 크기이다. 고등학생이 되었기 때문에 공부 양이 장난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중학교보다 훨씬 오래 공부한다. 고등학교에 와서 열심히 해야겠다. 거의 하루를 고등학교에서 보낸다.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야자를 한다. 자기 주도적 학습이지만 하기 싫은 학생들도 억지로 한다. 그래서 그 학생은 공부가 잘 될까 하는 의문도 가지게 된다. 이제 막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오는 우리들한테 밤 9시까지 야자는 조금 벅차다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약간의 학교가 학생들에게 야자를 선택적으로 하는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 안되면 고 1학년은 야자를 7시 55분까지 하고 2.3학년은 9~10시까지 자기 주도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에겐 공부를 3시간 한 것 같지만 시계를 보니 3분 25초밖에 안 지나갔다.…
2009-03-10 00:30새 학교로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다. 이번에 간 학교는 신설학교다. 아직 3학년이 없다. 학교 설립 초기에 학교의 좋은 전통이 세워지기를 바라며 열심히 근무할 생각이다. 엊그제 1학년 학생들에게 고등학교에 입학한 소감을 적어보라고 했다. A4용지를 배부하고 한 면을 전부 채우라고 했다. 이제 입학한지 삼사일밖에 안된 학생들이 진지하게 자기들의 고충과 기대감을 기록해나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어 변화된 학교생활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럼 한 면을 다 채운 학생의 글 하나를 무작위로 뽑아 옮겨보기로 한다. 고등학교라는 것은 참 힘들다. 일단 등교시간부터가 너무 이르다. 7시 50분…… 아마도 3학년 때부터는 더 일찍 등교한다고 들었다. 잠과의 싸움이다. 야자 끝나고 나면 9시인데 그래도 학원가고 이것저것 집에서 하다보면 2시쯤 잔다. 항상 아침엔 피곤하고 더 자고 싶다. 졸려서 학교에서 집중하기도 쉽지 않다. 나는 잠이 늘 많은 편인데 잠깨기만큼 힘든 일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공부내용도 상당히 어려워졌다.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참 막막하다. 솔직히 서울에 있는 대학 들어가고 싶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중학교 때는 남녀공학이었는데
2009-03-09 16:51봄이 왔다. 도서관 양지바른 화단에는 모진 겨울을 이겨낸 수선화가 삐죽삐죽 초록의 얼굴을 내밀었다. 교실에서 마냥 움츠리고 있던 아이들도 교정까지 나와 공놀이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화창한 봄날 아이들의 밝은 표정과 싱싱한 웃음이 어우러진 교정은 바야흐로 꽃피는 봄이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 5교시 차임벨이 울렸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2학년 3반 문학수업에 들어갔다. 방금 식사를 마친 시간이라 식곤증과 야자에 지친 아이들이 여기저기 책상 위에 쓰러져 잠을 자고 있다. 순간 마음이 언짢아진다. '아니 이 녀석들이 새학년이 시작된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긴장이 풀려 잠을 잔담'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며 엄숙한 표정으로 일장 훈시에 들어갔다. "여러분,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살고 싶으면 기존의 생각과 행동을 고쳐야 합니다. 2학년에 진급해서도 1학년 때의 생각과 행동에 그대로 빠져있다면 여러분들의 장래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 없습니다.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반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1학년 때의 나태한 생활을 반성하지 않고는 절대로 새로운 2학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노력과 욕심이란 말이…
2009-03-08 08:2684년 어느 출판사의 한문교과서에 보면 松都三絶(송도삼절)이란 고사가 나온다. 송도는 지금의 개성을 말하고 삼절은 세 가지의 기이한 것으로 ‘세 가지에 뛰어남’이란 뜻이다. 내용을 보면 황진이가 서화담에게 말하기를 “송도삼절은 박연폭포와 선생 및 저입니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선생은 서화담 즉 서경덕을 말한다. 저는 황진이이다. 서화담은 조선조 중종 때의 유학자이고 개성 화담에 살았으므로 제자들이 화담 선생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18세 때 대학(大學)을 읽고 크게 깨친 바 있어 진사시험에 합격했으나 벼슬길을 버리고 평생 학문연구와 후진교육에 전념하신 분이시다. 그분은 요즘 울산교육이 강조하는 학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분이시다. 대학자이셨고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비이셨다. 그뿐 아니라 그의 인격이 너무 고매하였고 덕망이 있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환한 달처럼 흠모하며 사모하는 분이시다. 서화담은 황진이 때문에 유명한 분이라 할 수 있다. 황진이는 알다시피 절세의 미인 아닌가? 거기에다 뛰어난 재능과 발란한 개성을 자랑한 분이다. 주로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사람들과 잘 어울렸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2009-03-07 12:19올해도 작년에 이어 울산강북교육의 역점은 무엇보다 학력향상과 인성교육이다. 학력향상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람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다. 본받을 점이 있고 본받아서는 안 될 점이 있다.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점이 꼭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착한 사람과 악한사람이 다 나의 스승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착한 사람에게서 착한 점을 찾아 자기도 착한 일을 하도록 하고 악한 사람에게서 악한 점을 찾아 자기도 악한 점을 고쳐나가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명심보감 정기편에 이런 말이 있다. “見人之善而尋其之善(견인지선이심기지선)하고 見人之惡而尋其之惡(견인지악이심기지악)이니 如此(여차)면 方是有益(방시유익)이니라.”라는 말이다. 이 말은 뜻은 “남의 선함을 보면 나의 선함을 찾아보고, 남의 잘못을 보면 나의 잘못을 찾아볼(尋) 것이니 이렇게 해야만 바야흐로(方) 유익함이 있을 것이다.”라는 뜻이다. 남의 선함을 보면서 자신의 선함을 찾아보게 하는 것은 인성교육 중의 좋은 한 방법이라 하겠다. 학교에서 친구들의 착한 점을 보면 그 학생을 칭찬하면서 나도 또한 다른 착한 점
2009-03-06 18:05명심보감의 정기편에 “凡戱(범희)는 無益(무익)이요 惟勤(유근)이 有功(유공)이니라.”라는 말이 나온다. “무릇 유희(遊戱)는 무익하고 오직 근면만이 공이 있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戱(희)는 무슨 뜻일까? 유희, 즉 놀이이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戱(희)는 단순히 놀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놀이를 의미한다면 놀이 자체가 모두 무익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놀이가 얼마나 필요한지 모른다. 삶의 활력소가 된다. 삶의 비타민이 된다. 삶의 도움이 되고 삶의 보탬이 된다. 유희라고 해서 모두가 보탬이 되지 않고 아무런 유익이 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여기의 戱(희)는 그냥 기분 전환을 위한 놀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노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게으름을 말하는 것이다. 한문의 문장 구성은 대구로 되어 있는 것이 많다. 위의 문장도 대구로 되어 있다. 凡戱(범희)는 惟勤(유근)과 대구로 되어 있다. 無益(무익)은 有功(유공)과 대구가 된다. 凡과 惟는 부사의 역할을 한다. 무릇, 오직의 뜻이다. 그리고 戱(희)는 勤(근)과의 반대의 의미이다. 無益(무익)이 有功(유공)과 반대의 뜻으로 미루어…
2009-03-05 21:47법(法)이라는 글자를 한번자세히 보자. 물 수(水)에 갈 거(去)가 합쳐진 문자다. 즉, 법이라는 것은 물처럼 흘러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내용과관련지어 인도의 간디 일화를 얘기해 본다. 간디가 남아프리카에 있을 때 간디의 협력자인 파르시 루스톰지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상품 수입업자였는데 어느 날 밀수를 하다가 잡힌 적이 있었다. 그는 간디에게 와서 들통 난 밀수사실을 얘기하고 변호사로서의 도움을 달라고 했다. 그러자 간디는 "내가 하는 방식은 당신도 아는 거요. 다만 자백이라는 것 밖에는 모릅니다. 검찰에서 하는 대로 따르고 그들이 정한 벌칙에 수긍해야 합니다. 감옥 가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런 잘못을 저지른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감옥 가는 것을 당신의 참회로 생각해야 합니다. 진정한 참회는 다시는 밀수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겁니다." 이후에 간디는 검찰과 검찰총장에게 모든 사실을 밝히고 관련 장부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피의자가 진심어린 참회를 하였음을 알렸다. 이러한 진심을 알자 검찰에서는 밀수한 금액의 두 배를 벌금으로 물렸고, 루스톰지는 이 사건의 전후사실을 적은 종이를 액자에 넣어 자기 사무실에 걸어놓고 그의 사업 후계자와 동
2009-03-04 17:48어제 저녁 워낭소리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평소에 영화를 잘 보지 않는데 오랜만에 보니 볼 만하였다. 농촌을 배경으로 하였고 늙으신 두 어르신과 소에 관한 영화였다. 농촌 출신으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기에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감동있게 잘 보았다.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새벽까지 그 여파가 밀려왔다. 워낭소리의 영화가 주는 교훈을 할아버지에게 초점을 맞춰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배워야 할 점이 많았다. 그 중 세 가지만 말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할아버지의 환경을 탓하지 않는 모습이 돋보였다. 80세가 되면 모든 일을 그만 두고 편히 쉴 연세이다. 그런데도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평생 하시던 농사일을 그만 두지 않으셨다. 연세가 많을 뿐만 아니라 한 쪽 다리를 못쓰는 형편에 있었다. 농사짓는 농부가 가져야 조건 중의 하나가 건강 아닌가? 건강하지 못하면 어떻게 힘들고 고된 농사를 지을 수 있나? 일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닌데도 농부의 일을 그만 두지 않으시고 잘 극복하신 것이다. 또 발톱이 하나 빠진 상태였고 두통으로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끝까지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이 정도의 형편이라면…
2009-03-04 09:272009년 소의 해인 기축년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다른 공공기관은 신정이 끝난 1월 3일에 "Happy New Year"를 외치며 시무식을 열고 곧바로 새해 업무를 시작하지만 우리 교직사회는 신학기가 시작되는 오늘(3월2일)이 바로 실질적인 새해 업무가 시작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2교시 수업을 끝내고 교무실로 돌아오니 짐작대로 컴퓨터 모니터에 팝업 메시지가 파랗게 떠 있었다. 분과위원장님의 메시지였다. '오늘 오후 1시 교사휴게실에서 국어분과모임이 있겠습니다. 잊지 마시고 시간에 늦지 않게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안건은 아마도 상호장학 일정과 연구수업 대상자를 결정하는 일일 터였다. 해마다 신학기가 되면 각 분과별로 상호장학 및 연구수업 단원과 일정을 결정해 연구부에 제출해야 되기 때문이다. 상호장학은 동료장학으로도 불리는 제도로 교사 상호간에 수업을 공개해 동료들의 지도와 편달을 받는 일종의 자체적인 교사 수업연수 시스템이다. 우리학교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 제도를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수업기술과 자기발전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대신 자신의 수업을 관리자와 동료 선생님들께 완전 공개해야하므로 심적 부담이 만만치가 않다. 이에 비해 연구
2009-03-03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