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터미널에서 화순방면으로 한참을 달려 도착한 용연학교. ‘관심과 칭찬 주시면 스스로 배워갈 수 있어요’라는 현수막이 한눈에 확 들어오는 학교의 모습이 여느 시골의 작은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밤새 내린 비로 흠뻑 젖은 운동장을 빙 둘러 조심스럽게 교무실 문을 두드리자 나무로 된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린다. 교무실 안에서는 용연학교의 전 교직원이 둘러앉아 라면으로 점심끼니를 때우고 있다.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던 김철구 교장이 합석을 권했다. 교장, 교사가 허물없이 대하는 모습이 이학교의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지역사회가 힘 모아 이룬 결실 교사 100명이 매월 1만 원씩 걷어 사단법인 광주청소년교육원을 설립한 뒤, 그 산하에 설립된 용연학교. 뜻이 있어도 그 뜻을 모으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기에 어떻게 그 뜻이 모이게 됐는지가 우선 궁금했다. “처음 계기가 된 것은 지난해 5월 광주시교육청 안순일 교육감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었어요. 2007년과 2008년 사이에만 진급유예 된 학생이 500명에 달해 교육청에서도 해결책을 찾던 중이었죠.” 안 교육감의 말에 공감한 광주교육청 장
2009-03-01 09:00‘경계’를 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 책의 저자 벨 훅스는 책의 앞머리에서부터 마구 경계를 긋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흑인, 여성, 페미니스트, 영문학 교수 등의 단어를 사용해 자신의 위치와 경계를 확실히 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숨기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조차 경계심을 드러냅니다. 벨 훅스가 책의 앞머리에서 경계를 치는 순간 제 마음에도 경계가 그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아주 자연스럽게 저의 경제적 상황, 성별, 인종, 학벌 등을 고려한 나의 사회적 위치가 그려졌습니다. 경계를 긋는다는 것은 자신이 어느 위치에 놓이든 그 자체로 기분이 좋지 않은 작업입니다. 결국 인간은 혼자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기분이 개운치 않은 경계 긋기는, 겉으로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평소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작업입니다. 길거리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어린 학생을 보고서 그냥 지나치는 어른이 있다면, 그 순간 그 어른은 그 학생과 자기 사이에 경계를 그은 셈입니다. 불편한 진실일지는 모르겠지만 경계 긋
2009-03-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