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시작된 온라인수업. 요즘 많은 학부모님이 온라인수업 때문에 힘들어하세요. 교사이기도 학부모이기도 한 입장. 솔직히 학급 온라인수업도 준비해야 하고, 업무도 많아서 학부모로서는 기본만 잘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런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은 함정이었어요. 며칠 전 저녁, 아이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문자가 왔어요. 배움 공책 올린 것을 보니, 제대로 하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고요. 아이가 해 놓은 과제를 보니 교과서 사진도 올리지 않고 시간마다 정해준 배움 공책에 쓸 내용도 대충 써놓았다고요. 부모님이 제대로 확인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하는 문자였지요. ‘혼자서도 잘하겠지….’ 하는 마음에 점검을 해주지 않았어요. 솔직히 이야기하면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편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요. 집에서까지 온라인학습의 덫에 갇혀 있기는 싫었었어요. 막상 아이의 과제 때문에 연락을 받고 나니 민망한 마음이 들더군요. 담임 선생님의 문자 한 통으로 정신이 번쩍! 문자를 받은 다음 날부터 아이는 특별훈련을 받아야 했어요.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그 전에 제대로 하지 못했던 배움 공책과 교과서를 다시 풀었거든요. 그렇게 3일 정도 아이와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2020-06-04 16:37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 격상이 논의되고 개학 연기 이야기가 흘러나오던 2월 무렵,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소장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현 상황이 악화·장기화할 경우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온라인 수업이 가능한지 검토해보자는 내용이었다. 출석으로 인정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수업 시수를 확보하고 활용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을 기술적으로 검토, 대응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교원들로 구성된 TF팀이 현장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은 전국 모든 학교에 일괄적으로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출석 인정에 대한 유권 해석도 어려움이 있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드렸다. 그러나 몇 차례 등교 연기 후 온라인 개학은 현실이 됐다. ‘늘 그래왔던 것’에 익숙해져 이번 연구는 스스로 어느 정도 앞서가는, 그리고 깨어있는 교사라 자만했던 나를 돌아보게 했다. 사실 초기 단계부터 절반의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원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그래서 단점만 들여다보고 가까이 살펴볼수록 그 구멍이 더욱 크고 또렷하게 보였던 것은 아닐까? 최근 젊은 신규 선생님이 지금 상황에서 학급 임원, 전
2020-05-28 17:402020년 대한민국의 교육은 엄청난 혼란 속에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로 발생한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은 패닉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모든 분야에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자는 체육 교사로서 현재 상황에 대처 해야 하는 모든 사람의 건강을 위해 올바른 생리학적 지식과 운동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는 교사이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하루빨리 이 사태가 종결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백신이 없는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방법은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와 면역력을 증진 시키는 방법 등이다. 면역의 정의와 면역력을 올리는 운동 방법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면역(immunity)이란 ‘외부 이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기전’을 뜻한다. ‘운동하면 면역력이 향상된다’라는 말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될 것이다. 이 말은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전제가 빠졌다. 운동을 잘 했을 경우 면역력이 향상되지만, 운동을 잘못했을 때는 오히려 순간적으로 우리의 면역체계가 무너지게 된
2020-05-26 10:21일본 교토의 시치조. 그곳에 가면 이총이 있어요. 임진왜란 때, 일본 장수들이 전공을 기리기 위해서 베어간 조선사람들의 귀와 코로 만들어진 무덤이지요. 무덤에서 몇 걸음을 더 가면 도요쿠니 신사가 있어요. 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기린 신사이지요. 우리에게는 원수, 그들에게는 명장. 그의 신사는 참 으리으리해요. 조선사람들의 귀무덤과는 참 대조적인 모습이에요. 동네 놀이터 옆에 휑하게 만들어진 몇천 명의 조그만 무덤과 한 사람을 위한 웅장한 신사. 눈 뜨고 코 베인 사람들은 죽어서까지 억울하지 않을까 싶어요.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은 조선 시대에나 있는 줄 알았어요. 역사 속에나 있는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지요. 교직은 그저 평화롭기만 한 줄 알았거든요. ‘학교에 있으면서 아이들만 제대로 가르치면 되지’하는 생각으로 다른 것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요. 설마, 눈 뜨고 코 베이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처음 교직에 들어왔을 때와는 달리 우리는 이미 모르는 사이에 코를 베었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해요.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고생을 했으니 돌봄 전담사들에게 5일간 특별 휴가를 준다는 공문. 그럼 교사는 아
2020-05-25 09:33우리 말 가운데 외국어로 번역이 되어서는 그 뜻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말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선비다. ‘학문을 닦아 자신의 뜻을 세우고 권력이나 재물 등 그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은 채, 심지어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는 사람’ ―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비다. 그리고 선비가 지닌 고결한 신념과 생활 자세를 뭉뚱그려 선비정신이라고 부른다. 다른 왕조 때도 그러했지만, 특히 조선왕조 500년을 지탱해준 사회적 기풍은 바로 선비정신이었다. 선비의 신분으로 재야에 있다가 관직에 오르면 군주를 위해 직언을 마다하지 않았고 군주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귀양을 가거나 사약을 받더라도 굽히지 않았다. 번역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사례가 선생 또는 선생님이며 스승이다. 그 단어에는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서서 ‘정신적 감화로써 사람을 사람답게 키워주는 인격자’라는 뜻이 들어있어, 영어의 ‘teacher’ 또는 ‘mentor’로는 도저히 전달될 수 없다. 최승렬 선생님을 회상하며 마침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서, 필자는 필자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훌륭한 선생님들을 떠올리게 됐다. 여기서는 그분들 가운데 고등학교
2020-05-21 19:10마침내 교육부는 ‘등교수업’을 발표했다. 손꼽아 기다리던 등교 개학을 한다고 발표하는 데도 현장 교사들은 그저 기뻐하고만 있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방역 당국은 여전히 집단 발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교육부는 ‘생활 속 거리 두기’ 상황에서 ‘등교수업 대비 학교 방역 준비 철저’라는 자료를 함께 안내했다. 지금은 교육부와 방역 당국, 학교와 학부모, 교사 모두가 힘을 모아 안전한 등교수업을 준비해야 할 때다. 사상 초유의 개학연기로 교육 주체들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합리적인 대처방안을 위해 고민한 교육부, 가정에서 학생을 돌보며 힘을 모았던 학부모, 새 학년의 부푼 학교생활 대신 친구들 없이 스스로 공부한 학생들 모두 고생이 많았다. 이제는 등교수업 준비할 때 교사들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면서 온라인으로 학생과 만남을 시작했고 낯설기만 했던 원격수업에 익숙해지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았으며 대한민국 교사들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많은 교사는 하루빨리 코로나 19가 종식되어 면대면 수업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려왔다. 내가 만난 많은 교사는 또 다른 걱정을 안고 있었다. 만에 하나 확진자가 학교에서
2020-05-21 11:50등교방역의 최전선은 교실이고, 그 안에서 교육과 함께 방역도 제대로 이뤄지도록 학생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은 교사에게 있다. 학교라는 공간은 교도소, 요양원, 콜센터보다 훨씬 더 밀집된 공간이다. 그리고 초중등학생은 가장 왕성하게 움직이는 연령대의 집단이다. 또한 학습활동을 할 때 학생들은 콜센터 직원들보다도 훨씬 더 활발하게 상호 접촉과 교류를 하게 된다. 학교는 이처럼 초스피드로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이런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교사는 물리적 여건 미비 부분을 지적하고 개선 요구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등교방역 최전선에서 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코로나19 방역 관련해학생들이 지켜야 할 규칙과 수칙을 잘 지키도록 교육시키는 것이다. 등교방역과 관련해교육청별로 학생들이 지켜야 할 수칙까지 내려 보냈기에 교사는 학생들이 이를 따르도록 지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학교가 제시한 규칙과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교사가 이를 강제할 수단이 별로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보다 많은 학생들이 제시된 방역 규칙과 수칙을 제대로 따르도록 이끌 수 있을까? 학급의 규칙과
2020-05-20 10:53교직 생활 30년을 넘기며 다양한 일들이 있었지만, 3월 이후 지금까지 아이들을 대하지 못하는 온라인 개학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마다 코로나19로 인한 출입 통제란 빨간 문구가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밀고 당기고 조잘거리며 달음박질해야 할 교실과 운동장은 긴 침묵 속에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39주년 스승의 날은 텅 빈 교실에서 스승의 은혜 노래 한 구절도 들을 수 없다. 작년 스승의 날 오후였다. 학교 건물 사이 나이를 더한 느티나무 그늘에 봄바람을 맞으며 몇 명의 아이들이 과수원 길과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는 실바람처럼 잔디밭을 가로질러 창틀을 넘어 잠시 컴퓨터 자판에 지친 손을 잠시 멈추게 했다. 괜히 움츠러드는 스승의 날이었지만 은은한 화음에 선생님이란, 스승이란 말은 참 좋은 것이구나 하는 작은 감동이 전해졌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점령당한 지금은 아득한 그리움이다. 텅 빈 교실에서 맞는 스승의 날 잠시 손을 놓고 창밖을 본다. 태극기는 오월의 청잣빛 하늘에 펄럭인다. 마치 아이들을 부르는 모습이다. 제일 늦게 잎을 피운 대추나무의 연한 잎이 고사리손같이 가냘프게 흔들린다. 비록 늦게 움터 꽃을 피우지만,
2020-05-20 09:25코로나19의 근원지인 중국은 현재 안정세다. 중국 학교들은 개학을 했거나 앞두고 있고 폐쇄했던 식당 및 상점도 개방하고 있다. 애국주의가 강한 중국 사람들은 춘절 연휴 이후 지금까지 격리 생활을 하며 비교적 국가의 통제에 잘 따르고 있다. 재중 한국국제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필자는 한국에서 방학을 보내고 2월 말 중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필자가 살고있는 곳은 한국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다. 14일 격리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아파트 내 중국 사람들의 반응들에 조금 놀랐다. 두 가지 오해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중국이 전염병으로 안 좋은 상황일 때 한국으로 돌아가고 한국이 안 좋은 상황이 되니 다시 중국으로 왔다는 것. 두 번째는 본인들은 한 달 이상 격리 생활을 했는데 한국 사람들이 격리생활을 똑바로 하지 않아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오해로 단지 내에서 조금 살벌한 분위기도 연출됐지만 결국 중국인인 본인들도 겪었던 일 중 하나였던 것이다. 등교 개학 서서히 시작돼 중국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줌’이나 ‘위쳇’ 메신저를 활용해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각 성의 상황에 따라 개학 방식이 변동되고 있지만 한국국제학교들은 각 성의 방침에 따라 외국인 학교로
2020-05-18 10:41최근 교육부는 5월 1일부터 시작되는 교원연수부터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매년 교육부와 교육청은 대학교에 위탁해 기본소양, 수업개선, 교육과정평가·이해·재구성·개발 등 내실 있는 연수과정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사실 현장 교원들 사이에서는 1정 자격연수를 통해 수업능력이 향상됐거나 생활지도에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연수과정에서 대학교수는 고등학교의 주입식 교육처럼 질문 없이 수업하고, 수업을 듣는 현장교사들은 마지막 평가를 위해 스마트폰으로 강의내용을 직접 녹음하기도 하고 수업 도중 사진을 찍기도 한다. 단 한 번의 평가로 승진 판가름 이처럼 교육당국은 매년 수십억 원을 투자해 1정 자격연수를 운영하지만 현장 교원들은 이 제도에 대해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20년 전의 단 한 번의 연수성적이 향후 교감·교장 등 관리자로 진출할 때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교원 승진 제도는 연수실적, 보직교사, 지역점수, 연구학교 등의 점수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승진 시 상대평가로 동점자를 구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바로 1정 자격연수다. 현장 관리자 및 교원들의 대다수
2020-05-11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