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어느 날, 우연히 거울을 보던 나는 내 얼굴에 실망한 나머지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까만 피부에 깡마른 얼굴, 사춘기가 시작되었던 그 시기에 거울을 보고 내 얼굴에 실망한 나는 어느 날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넌 얼굴이 예쁘지 않으니 마음만이라도 예쁘게 가꿀 수 있도록 좋은 책을 많이 읽어서 속사람을 가꾸자.’고. 돌이켜 보면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 시기도 그때부터였습니다. 더구나 결정적으로 나를 강타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학생회 간부로 출마를 했던 그 날의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평소에 발표에 자신 없어했던 내가 출마자 소견 발표를 하러 친구들 앞에 섰을 때였습니다. 연단 아래에 있던 친구 하나가, “우와! 콧구멍 크다!” 하고 나를 놀린 것입니다. 내 외모에 대하여 특히 얼굴에 자신감을 잃게 했던 그 사건이 있은 후 나는 정말 아이들 앞에서 발표할 엄두를 내지 않게 되었고 다른 사람보다 항상 낮은 자리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결혼한 이후까지도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도 약간 고개를 숙여서 내 콧구멍이 들여다보이지 않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이 얼굴 모습이나 신체의 특
2007-09-17 11:52지난 월요일 퇴근시간에 운동장으로 차를 몰고 나가다 잠시 차를 세웠다. 모든 학생들이 운동장을 다 빠져 나가고 한 여학생만이 초등학생 두 명과 함께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남학생들처럼 체육복을 입고 공을 차고 있었다. 짧은 바지에 위에는 체육복이었다.그 여학생을 불렀다. 온 몸에는 땀이 범벅이 되어 있었다. 앞으로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 여학생은 앞으로의 꿈은 가수 아니면 여자 축수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는 그 학생에게 격려를 하였다.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면서 너는 앞으로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선수가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러니 꿈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을 하라고 하였다. 그 학생은 아주 기분 좋아하는 표정을 지었다. 평소에 그 학생은 내 눈에 자주 들어왔다. 왜냐하면 생김생김이 남자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체구도 좋았다. 점심시간만 되면 남학생 틈에 끼여 공을 차고 있었다. 이 여학생에게는 꿈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찌 남학생들 틈에 공을 찰 수 있으랴! 어찌 모두가 집에 가고 없는데 혼자서 초등학생과 함께 공을 찰 수 있으랴! 미래를 향한 꿈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이
2007-09-16 15:37며칠 전에 우리학교에 불량한 청소년들이 들어왔다.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중에 교내에 들어와 욕지거리를 하고 침을 뱉는 등 행동거지가 불량하여 체육부장이 불렀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기에 "너는 부모도 없느냐?"하니 "왜 부모를 욕하느냐."며 대들기에 기가차서 "뭐 이런 자식이 있어"하며 때리려 하니까 "때려만 봐라 이빨을 빼어 고소를 하겠다."며 적반하장으로 선생님에게 어름 장을 놓으며 "선생님이 부모를 욕했다"고 폰으로 자기 부모에게 전화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어쩔 도리가 없어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해서 기동경찰관이 출동은 했으나 범죄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어 훈방조치 되고 말았다. 김 선생님은 멋쩍은 얼굴로 "오늘 더러운 꼴 볼뿐 했어"하며 허탈감에 빠져 넋두리를 했다. "김 선생님, 세상이 너무 변했어,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네, 참고 살아갈 수밖에 없어." 씁쓸하게 세상을 탓하며 퇴근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다른 어떤 기관 보다 정숙하고 질서가 있어야할 교육기관인 학교가 최근 기본질서를 잃어 혼란스럽다. 각 학교에 교칙은 있으나 시대가 변하여 그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규칙을 어기는 학생에 대한 관용과 변호는 늘어나는데…
2007-09-15 23:35"정말 蘭 대신 축하쌀이 왔네요. 저 쌀을 어떻게 할까요?" 리포터는 한교닷컴에 '축하蘭 대신 쌀은 어떤가요?'(2007.8.21)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의 핵심은 인사철에관례화된축하蘭 대신 쌀로 하면 관리를 잘못해 난을 죽이는 일도 없고 쌀은 용도도 다양해 뜻있게 쓸 수 있으므로 '쌀 10kg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蘭 대부분이 대만산이라는 화원 주인의 말도 들은 적이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한국산 蘭은 겨울철 난방비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오히려 수입蘭으로 대치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고보니 나의 주장이 더 한층 탄력을 받는다. 리포터의 주장이 효과가 나타났을까. 이번 9월 1일자로 리포터가승진발령을 받자 가까운 지인들이 정말 쌀을 보내준 것이다. 10kg 9푸대, 20kg 2푸대 총 130kg의 쌀이축하선물로 모아진 것이다. 이 소중하고 귀한 쌀 어떻게 쓸까? 불우학생, 독거노인, 조손가정, 사회복지시설등 여러 곳이 떠오른다. 여러 선생님들과 의논하니 우리 학교와 봉사 결연을 맺은 단체와 유대를 강화하는 안이 나왔다. 여론수렴을 통한 중지 모으기는 이래서 좋은가보다. 마침 봉사교육차 내교한 총괄부장과 상의를…
2007-09-14 10:11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매를 들고 교육에 임하는 것은 사랑과 이해에 바탕을 둔 진정한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에 교단생활 삼십여 년 동안 하나의 금기처럼 멀리했던 매를, 기막히게도 학교 교감이 되어 집어 들게 되었으니 이 무슨 변고인가. 일반적으로 학교에서의 매는 담임선생님들이나 생활지도 하시는 몇몇 분이 손에 들고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가벼운 주의를 촉구하거나 경각심을 주는데 쓰이기도 하고, 교육적 설득만으로는 부족한 아이들을 선도할 때 최후의 도구로 쓰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 교감은, 그런 매를 드는 선생님들 가운데 혹 지나치다 싶은 경우가 발생하면 말리기나 해야 할 입장이거늘 직접 매를 들게 되었으니 누가 봐도 이건 정상이 아니리라. 하지만 어쩌랴. 막다른 일선학교의 절망적인 생활지도 현실에 비추어 교감이라도, 아니 교감부터서 매를 들지 않으면 정상적인 학생관리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하루가 멀다않고 터지는 각종 사건 - 못된 몇몇 학생들의 음주․흡연 행위에서부터 준법성이 없는 아이들의 이런저런 비행과, 장난 수준을 넘어선 학우들 간의 폭력 사건, 그리고 학업성취나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 전반에서 부적응을 보이는 학생들이
2007-09-13 16:43사람은 누구나 도움을 받으면서 살게 되어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결혼해서는 남편과 아내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회에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렇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살아야 자기의 삶이 넉넉해지고 풍성해지고 윤택해진다. 바르게 가르치고 바르게 교훈하고 바르게 인도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학교생활 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학생생활 한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 모른다. 그런데 학교에서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선생님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자기 맘대로 하는 학생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본인에게 유익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을 헛되이 시간만 낭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들이 하는 정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다가오면 늘 쫓기는 기분으로 살게 되고 언제나 조급하게 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공부할 때 공부하고, 놀 때 노는 리듬이 필요하다. 리듬을 탈 줄 모르면 흔들리게 되고 조급하게 되고 서두르게 된다. 공부할 때 놀면 시험칠 때가 되면 조급해진다. 공부할 때
2007-09-12 08:42참여정부의모습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편가르기다. 코드로 재미 본 것 계속 보려한다. 국민이 그렇게 계속 어리숙하게 당할 줄 아는 모양이다. 국민은 이제그런 장난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교육분야에서도 특목고 목조르기, 고려대 입학정원 축소, 교장공모제 강행 등...교육말아먹기가 계속 되고 있다. 교장공모제 시범이 시작된 것은 9월. 이제 겨우 1주일 지났는데 벌써 입법예고다. 입법의 절차도 모르고 시범 운영의 기본의미도 모르고 무턱대고 밀어붙이기다. 용렬하기 그지없다. 이게 참여정부의 실상이다. 언론에만 대못질하지 않는다. 교육의 문외한(?)이 무식하게 교육을 깔아뭉갠다. 더 가관인 것은 교육을 안다고 하는 장차관이 한술 더 떠 평둔화(平鈍化) 코드에 앞장서는 것이다. 장차관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평상 시 교육소신을 접는다. 한국교총은 교장공모제 입법예고에 대한 철회성명을 내면서 전면적인 투쟁으로 반드시 저지할 것을 천명하였다. 학교를 정치판, 난장판으로 만드는 것을 법적장치까지동원해 완전히 나라를 말아먹겠다는 것, 교육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잃어버린 10년도 부족해 계속 나라를 수렁에 빠뜨리겠다는 것이
2007-09-11 12:58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이 열흘 정도 남았다. 리포터도 엊그제 일요일에 고향 금산에 벌초하러 다녀왔는데 평소에는 노인들만 드문드문 다니던 마을에 리포터처럼 벌초하러 온 사람들의 차들이 가득 찼다. 여기저기 산과 들에서 예초기 소리가 시끄러운 것이 추석이 가까이 왔음을 실감케 했었다. 비록 얼굴 한번 본적 없고 모신 적 없는 조상이지만 이렇게 조상님에 대한 존엄성과 관심도가 차츰 높아져가고 있는 현상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종교적 의미가 있나 없나를 떠나서 조상을 모시고, 부모형제에 대한 효와 우애를 나누는 행사는 세월을 떠나 항상 유지했으면 하는 미풍양속이다. 이렇게 추석 즈음에 하는 조상 묘에 대한 보살핌을 이르는 단어로 '벌초'와 '금초'라는 단어를 혼용해 쓰는데 정확한 뜻을 알고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해서 신문(대전일보, 2007.9.11. 기사참조)에 나왔던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해 본다. ‘금초(禁草)’란 원래 ‘금화벌초(禁火伐草)’의 준말로서, 무덤에 불조심하고 때맞추어 풀을 베어 잔디를 잘 가꾼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무덤에 불이 나게 되면 조상님에 대한 욕보임은 물론 그 후손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속설이…
2007-09-11 12:56"자, 1학년 친구들. 오늘은 우리 반의 대통령을 뽑는 날이에요." "선생님, 반장 선거 하는 날이지요?" "그래요. 오늘은 우리 반의 반장과 부반장을 여러분들이 직접 뽑는 날이랍니다. 1학기 때 선거를 해 보았지요? 오늘 반장 후보가 될 사람은 1, 2 학기 때 모둠장을 했던 친구들 10명이 후보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1학기 때 반장과 부반장을 했던 친구들은 2학기 때에는 후보가 될 수 없어요. 왜냐하면 다른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반장은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예, 선생님. 친구들을 잘 도와주고 선생님이 안 계실 때에도 우리 반을 잘 이끌어 줘야 해요." "다른 친구들보다 더 잘 해야 해요." "그래요. 반장이 되면 다른 친구들보다 뭐든지 열심히 하고 규칙도 잘 지켜야 해요. 그래야 우리 1학년을 대표할 수 있고 친구들이 본받을 수 있겠지요?" 통상적으로 1학년은 담임의 추천으로 반장과 부반장을 임명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1학기에 우리 1학년 아이들은 자기들 손으로 임원을 선출했었다. 그 때 아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얼마나 좋아했는 지 모른다. 친구들 이름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반장을 선출하다보니 진풍
2007-09-10 16:22학교현장의 공교육이 위기에 처했다고 걱정들을 하면서도 이에 대한 적절한 비전이나 전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정책들이 기획되고 있다. 이 땅의 교원들은 정권 실세에 의해서 '반개혁세력'으로 지목되면서 줄곧 ‘개혁’ 대상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 같다. 해마다 스승의 날이 돌아오면 정부와 언론은 교원들를 ‘촌지’나 챙기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부각시키면서 ‘교사 때리기’에 급급하였다. 급기야는 교사들조차 스승의 날 존폐 여부를 놓고 논쟁을 일삼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스승의 날, 경찰의 날, 군인의 날 등은 특정 집업군의 사회적 공헌도를 기리고 아울러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만들었을 터인데도, 위로와 격려는커녕 최근 몇 년간 ‘스승의 날’은 ‘교사의 힘을 빼는 날’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에 교권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학교 현장의 분위기는 ‘반교육적 상황’으로 변해 버렸다. 아이들조차 정상적인 교원의 교육활동에 도전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누구나 함부로 교사의 목을 뗄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학생이 교실에서 제멋대로 난장을 부려도 특별히 지도할 대안이 없다. 문제행동에 조금만 제재를 가
2007-09-10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