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가 사라지지 않는 원인 재이해 서이초 사태 이후 만들어진 ‘교권보호 5법’과 후속 조치로 인해 아동학대 신고 사례가 크게 줄었다.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 돼서 수사를 받는 교사의 경우에도 시·도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내면 86%가 불입건·불기소 등 ‘혐의없음’ 처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홍다영, 2024). 그렇다고 해서 아동학대 건으로 형사처벌 받는 교사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례로 2024년 1월, ‘뺨 때리고 음식 고문까지’ 한 것으로 의혹받는 어린이집 교사가 경찰 수사를 받은 사건을 들 수 있다(박아름·진선우, 2024). 인간에 내재된 폭력성으로 인해 아무리 처벌을 강화해도 사회의 범죄나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다.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CCTV도 설치되어 있어서 ‘분노폭발에 따른 아동학대’가 교사 자신에게도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올 것임을 알면서도 이러한 사건이 이어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자제력 고갈’과 자제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관점에서 원인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자제력은 소모성의 유한 자원 로이 바우마이스터와 동료들이 제시한 ‘자기조절 강도 모델’에 따르면 의지력(자제력
2024-07-04 10:00협력수업을 하기 전에 ● 농촌 소외지역 학교의 어려움 들여다보기 우리 학교는 농촌지역에 있는 7학급의 소규모학교다. 보호자들은 주로 소규모 하청회사 근로자이거나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생업으로 바쁜 보호자들, 조손가정·다문화가정은 물론 다문화이면서 한부모가정의 학생들이 혼재해 있다. 게다가 농촌지역이라 문화·교통·교육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문화체험이나 경험이 많이 부족하고, 학생들의 학습의욕도 낮았다. 또한 도서관 이용수업시간을 공유하고, 도서관 활용수업이나 협력수업에 대한 안내를 하였으나 활발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국적으로 사서교사 배치가 매우 저조하기에 사서교사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교사도 있었고, 도서관을 대출/반납이나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어서 도서관 활용수업이나 사서교사와의 협력수업 경험이 많지 않았으며, 도서관 활용수업이라 해도 국어시간에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자유 독서를 하는 정도로 알고 있는 교사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 도서관과 사서교사의 역할 알리기 우선 학급별 도서관 이용 시간표를 각 학급에 배부하고, 직원협의시간을 통해 도서관 활용수업의 장점을 설명했으며, 협력수업이 필요할 경우 사전에 알려주시면 협의하여
2024-07-04 10:00코스모폴리탄들은 물리적 경계를 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있으며, 이런 열린 마음으로 인종적·언어적·문화적으로 다양한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중정체성 (multiple identities)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인종과 인종정체성에 이어 이번에는 언어와 언어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6년 동안 거의 매일 영어수업을 받아왔고, 방과 후에는 영어학원에서 독해·문법·어휘력 등을 공부했으며, 대학에서는 4년 동안 영어영문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에 유학가기 전 10년 동안 영어를 배우고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제일 힘들었던 것이 방대한 분량(하루에 250~300p)을 영어로 읽고, 쓰고, 토론하고, 질문하는 일이었습니다. 시험을 계속 잘 봐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한 교수가 내 이름을 부르더니, 아무리 시험을 잘 보더라도 질문과 토론에 참여하지 않으면 A를 받기가 어려울 거라고 했습니다. 학점을 중요시 여겨왔던 내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후에 그 교수에게 가서 수업이 끝나기 5분 전에 내 이름을 불러주면 질문을 하겠으니 그리 해 달라고…
2024-06-04 10:00들어가며 지난 호에서 이야기한 교사 분노폭발 조절방안으로서의 ‘자제력 강화훈련’은 체제이론(system theory) 관점에서 보면 체제 하위요소 중에서 ‘전환’과정을 조절하는 것이다. 체제이론은 투입(input)-전환(throughput)-산출(output)-환류(feedback), 그리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environment) 등의 하위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분노를 유발하는 강한 투입요인이 발생하더라도 다양한 자제력 강화훈련을 통해 대응력을 갖추면 산출인 분노폭발이 조절된다. 분노가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투입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예방기법·사전통제기법이다. 교육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사의 분노폭발에 영향을 미치는 투입요소에는 학생·학부모·관리자 등의 인적요소만이 아니라 근무여건 등의 다양한 요소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학생이다. 학년 초부터 규칙과 수칙 제정은 물론 조직화·행동경영 등의 학급경영기법을 동원해 학생들을 잘 이끌어 가면 학생들의 교사 분노 유발행동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분노 유발행동이 줄어들면 교사의 분노 정도가 낮아질 것이므로 분노폭발이라는 결과 또한 줄어들 것이다. 자제력 고갈과…
2024-06-04 10:00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만나는 미술작품이더라도 막상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소 어렵고 생소한 분야로 느껴지곤 한다. 그림과 진지하게 만난 경험이 많지 않아서일 것이다. 눈앞에 보이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그림, 학생들은 미술책 독서 후 책 속의 많은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하며, 제대로 감상은 하였을까? 미술작품에는 미술가의 삶, 사고와 철학, 역사가 담긴 시대적 배경, 작품마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림 속 숨어있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학생에게 필요한 예술독서수업은 어떤 것일까? ‘새롭게 얻은 효과는 색을 칠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소리가 난다는 거예요’1는 프랑스 학교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미술 하나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미술에서 시작해서 여러 과목과 다양한 방법으로 미술을 접목한 특별한 교육방식이다. 독서를 기반으로 한 예술융합프로젝트는 통합교과 지식을 명화로 배울 수 있는,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활동으로 수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예술융합 독서프로젝트 본교는 전교생이 주 1회 창의인성 독서수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년별로 예술도서도 구성하여 읽고 있다. 미술작품을 처음 접하거나 어렵게 느낄 수 있는
2024-06-04 10:00불과 8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알파고 바둑 우승을 이후로 인공지능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미 우리 일상에 인공지능 스피커나 챗봇은 흔히 활용되고 있고, 지난 3월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가 오픈 AI와 협업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개되며, 마치 사람처럼 기억하고 스스로 추론해 반응하는 모습에 세계가 놀랐다. 오는 8월부터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심야 자율주행 택시도 본격 운행에 나선다고 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교실현장에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올해부터 교실현장에도 영어수업을 보조하는 AI 로봇교사도 시범 운영으로 도입되고, 종이 없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도 앞두고 있다. 해마다 인공지능 분야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파생될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성찰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있다. 학교현장에서 인공지능의 윤리적 성찰을 살펴보는 시도를 하는 것이야말로 도덕교과에서 해야 할 역할일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기도 하지만, 개인정보나 일자리 문제에 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양면성이 있다. 인간과 기술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성이 필요할까? 인공지능과
2024-06-04 10:00진짜. 삶을 위한 교육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안전한가요? 우리의 교실은 안녕한가요? 어떤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든 ‘VUCA(부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 ‘VUCA’란 Volatility(변동성)·Uncertainty(불확실성)·Complexity(복잡성)·Ambiguity(애매성)의 앞 글자로, ‘앞길이 불투명해서 장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정치·경제적 양극화로 심화된 사회적 갈등은 ‘나’라는 존재와 ‘우리’라는 공동체의 삶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갈등이 없는 사회를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의 삶은 갈등의 연속이다. 갈등 상황을 절망의 상황이 아니라, 갈등 대상을 절멸의 대상이 아니라, 갈등을 통해 사회의 다양성을 들여다보고 합의하는 과정으로 이끄는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다름’에 대한 인정과 ‘포용’하는 시민들이 서로에게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안전한 학교와 교실 안에서 다양한 사회 현안들을 나의 입장과 상대방의 시선에서 끊임없이 고민해 보고, 공동체의 안전과 진보를 위한 합의와 성찰에 집중하는 것!
2024-06-04 10:00학생들은 긴장감을 가지고 새 학년 첫 등교를 한다. 어떤 담임선생님을 만날지, 같은 반 학생들은 누가 있을지 설렘과 걱정이 교차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잠시. 몇 개월이 지나면 금세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친구들과 교우관계를 맺게 된다. 친분과 갈등이 생겨나고 긴장감도 풀어졌다. 그렇다. 이제 슬슬 학생들의 학교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성수기(?)가 왔다. 자녀의 피해에 격양된 피해학생 보호자는 학교로 찾아오고, 가해학생 보호자도 억울하다며 답답함을 표한다. 학생생활지도 담당선생님은 당혹감을 느끼며, 걱정스러운 마음에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을 펴보지만, 단기간에 습득하기는 어려움이 크다. 그로 인해 관련 학생 보호자에게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학부모는 제대로 설명해 주지 못한다며 학교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이렇게 학교와 보호자의 갈등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학교폭력 초기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초기대응 관련 부분 중 2024년 3월 1일부터 새롭게 시행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부분도 상당하다. 학교폭력 발생 초기에 학교에서 챙겨봐야 하는 내용들을 처리 순서에 맞추어…
2024-05-07 13:04세계화의 한가운데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질문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집에서 있으면서 세계 속에 있는 것 같고, 세계 속에서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The World at Home and at Home in the World?)” ‘세상에 있는’ 혹은 ‘집에 있는 세상’은 모순되거나 심지어 역설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집’과 ‘세상’이 동시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인가요? 집은 편안함·안전함·소속감을 느끼는 곳입니다. 반면에 ‘세상에서’는 새로운 장소나 다른 장소, 즉 정의상 ‘집 밖에서’를 의미합니다. 저는 자신의 집과 다른 공간에서, 두려움이나 판단 없이, 열린 마음과 인종적·언어적·문화적으로 다양한 이들의 ‘가정’이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배워서, 드디어 전 세계의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글로벌 사고방식을 통해 가정과 세계의 시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세계 속의 집’에 있는 것을 고대 그리스어로 코스모폴리탄이라고 부릅니다. 코스모폴리탄적인 사람은 글로벌 마인드와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새로운 사람·경험·아이디어에 열려 있습니다. 코스모폴리탄은 안전지…
2024-05-07 10:00들어가며 정서적 학대로 신고·고소되는 교사가 늘고 있다. 아무리 잘 가르치고 생활지도를 잘하던 교사라고 하더라도, 순간 자제력을 상실하여 소리를 치거나 물리적 폭력을 행사할 경우 자칫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전 한 고등학교에서 고 3 학생이 지각했다는 이유로 담임교사가 학생의 목을 조르고 뺨을 때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강수환, 2023). 이는 2023년 8월 하순에 발생한 문제로 10월에 기사화되었다. 발생해서는 안 될 정서적·신체적 폭력은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교사가 순간적으로 자제력을 상실한 결과 발생한다. 이는 교사만이 아니라 학생에게도 큰 상처로 남게 된다. 이글에서는 교사가 교육활동 중 자제력을 상실하는 사태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자제력 강화 훈련의 하나인 ‘가상 상황 대응훈련’, ‘개인별 ‘뜨거운’ 촉발 요인 찾기’, ‘미래 결과 체험’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상 상황 대응훈련이라는 용어는 심리학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라 내가 만든 용어임을 밝힌다. 가상 상황 대응훈련 ‘상상 축구’라는 말이 있다. 머릿속으로 축구 상황을 상상하면서 그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마음속으로 연습하면 실전에 도…
2024-05-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