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에는 지난 달 금연캠페인과 ‘금연’을 주제로 한 좌담회가 있었습니다. 선도부를 위시하여 40여명의 학생들이 지도하시는 강 선생님과 함께 금연캠페인을 다녀와 금연캠페인에 대한 소감과 그 동안 우리학교에서 활동해 온 금연활동에 대한 내용을 토대로 좌담회를 열어 흡연율 0%의 꿈을 향하여 힘쓰시는 선생님과 금연도우미들을 보면서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우리에게 독을 주지마세요’라는 주제로 학생들에게 담배를 팔지 말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이색적인 문구가 적힌 금연 피켓을 만든 게 좀 독특하였습니다. ‘담배는 어떤 형태이든, 어떻게 위장하든 치명적이다’, ‘청소년은 유해물질에 보호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지 마세요’‘담배는 독득물의 칵테일’, ‘백합인의 이름으로 담배를 거부합니다’, ‘친구 금연 도우미는 나의 건강 지킴이’, ‘담배 연기 없는 맑은 학교’, ‘흡연율 0% 도전’, ‘담배가 당신의 인생을 먹고 있습니다’ ‘우리 서로 금연 도우미가 됩시다’ 학생들이 캠페인을 다녀온 소감을 들어보면 주민들의 호응이 좋았고 캠페인이 성공적이었음 알 수 있습니다. ‘담배 모형을 통몸으로 쓰고 다녔는데 앞이 안보여 걷는데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2006-07-10 12:56지난 6월 기말고사를 끝낸 각 대학들이 일제히 방학에 들어감에 따라 올해 졸업을 한 제자들로부터 안부전화와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첫 대학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과 학창시절에 좀더 열심히 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학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몇 명의 아이들이 적응을 하지 못해 학교를 그만 두었다는 이야기와 학과에 적성이 맞지 않아 재수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는 속상하기도 하며 담임으로서 책임감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여 처음으로 맞이하는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를 몰라 방황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물며 방학을 한지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아무런 계획 없이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있다는 어떤 제자는 이제 부모님의 눈치가 보여서 도저히 집에 있기가 민망할 정도라며 나에게 일자리를 부탁하기도 하였다. 한편 한 여학생은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여 번 돈으로 산 작은 선물을 내 놓으며 돈벌기가 이렇게까지 힘이 드는 줄 몰랐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일을 해서 번 돈인 만큼 의미 있게 돈을 써야겠다며 힘주어 말하기도 하였다.
2006-07-09 21:32아침 일찍 아이들을 태우고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문화원으로 향했습니다. 예산문화원은 작년에도 갔던 곳이라 올해에는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작년엔 초행길이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예산문화원이 두 곳이나 있는지도 모르고 갔기 때문에 일어난 대혼란이었습니다. 오늘 출장은 여행가는 가벼운 기분으로 떠났습니다. 정말 오늘 하루만큼은 모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오직 칠월의 자연만 감상하며 즐겁게 가기로 어제 저녁부터 단단히 결심한 터였습니다. 그동안 예산(禮山)을 가다보면 덕산(德山)고개의 경치가 젤로 볼만했었는데, 오늘 보니 새로운 길을 내느라 산 능선을 그만 다 파헤쳐 버려 경치가 예전만 못하더군요. 그래도 아직은 볼만했습니다. 덕산 고갯길을 지나다 보면 잎이 무성하면서도 진한 자주색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가 바로 '자귀나무'였습니다. 예전엔 시골에서 주로 소의 먹이로 이용했는데 요즘엔 꽃이 아름다워 가끔 정원수로 심는 바로 그 나무랍니다. 자귀꽃을 보니 문득 자주색을 좋아했던 소나기의 주인공 황초시네 증손녀가 생각나서 위험을 무릅쓰고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자연상태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못하네요. 사진을 첨부했으니
2006-07-08 20:33조선일보 7월 6일자 신문에 나온 한 장의 사진을 보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그 한장의 사진은 '편향교육을 하는 전교조 교사 퇴출하라'는 학부모들의 피켓 시위 장면이다. 답답하기만 하다. 저런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 교사가 있을까?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모르고 철지난 좌파 사상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는 의식화교육을 하다니? 학부모들의 퇴출 요구가 당연하다고 본다. 학부모들, 그 바쁜 와중에 시위를 하는 심정, 찢어질 듯한 가슴 이해하고도 남는다. 조선일보는 해당 사진 아래에 다음과 같이 설명을 붙이고 있다. -2006년 7월 5일 부천 S고 앞에서 학부모들이 전교조 교사의 퇴출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전교조 소속 교사가 수업시간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등 편향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정부인지? 그 정체성이 의심이 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세상 천지가 떠들썩해도 말한마디 못하는 참여정부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말하면 국민이 불안해 할까봐 국민을 생각하는 국민의 대통령이다. 차마 웃을 수도 없다. 미국과 일본과는 어쩜 그리 180도 다른지? 학
2006-07-08 20:33기말고사가 끝났다. 바뀌는 대입에서 내신성적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아이들이 내신 성적에 많은 신경을 쏟는다. 특히 일부 상위권 아이들은 1점에 자신의 등급이 결정될 수 있는 것에 자신이 받은 점수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비교해 가며 자신의 성적을 가늠하는 경우도 드러 생긴다. 교사로서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론 공부에 신경을 써서 흐뭇한 것도 있지만, 너무 점수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진정 공부의 진정성을 망각하지는 않을까, 혹은 건강을 헤치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꼭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점수에 목숨을 걸어야만 대학을 갈 수 있는건지 새삼 교사의 자리가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선생님, 1점 때문에… “선생님 1점 때문에 ○○에게 밀렸어요. 제가 1등할 수 있었는데, 수행평가만 잘 봤어도…” “2등도 잘 한 것 아니니. 너무 개의치 말고 2학기때는 더 열심히 하렴.” “선생님 그래도 나중에 내신 반영할 때 제가 좋은 등급을 받지 못할 수 있으니까 하는 말이 아니에요. 수행평가를 조금만 더 잘했으면…” 아이는 자꾸만 수행평가 때문에 1등을 놓쳤다고 나를 원망하는 듯 했다. “선생님이 네가 미워서 수행평가 점수를 나쁘게 준
2006-07-08 20:32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합니다. 명사 앞에 '피(被)'자가 붙는 신세는 괴롭다고. 즉 피교육자의 어려운 입장과 처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교장 자격 연수를 받고 있는 연수생들. 신분은 교육자이지만 교육 받는 기간은 피교육자입니다. 겉으로는 평가에 의연한 척 하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하면 논술고사를 잘 치뤄낼 수 있을까?'하고 큰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시험 과목은 미리 안내되어 있지만 시험 문제는 어떻게 출제될 지 출제교수 이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태연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으로는 걱정이 태산입니다. 학생들만 논술고사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예비교장들도 논술고사라는 관문을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입니다. 선배교장들로부터 논술고사 대비 노하우, 비법 등을 암암리에 전수해 가지고 오지만 그것을 실천하기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노하우란 무엇일까요? 배운대로, 연수교재에 있는대로 그대로 쓰면 90점, 즉 보통, 중간밖에 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기만의 독창성을 지녀야 하고 결론부분에 자기 생각이 분명히 들어가고, 강의에 없었던 저자교수의 글 내용을 집어 넣으면 금상첨화라는 것입니다.…
2006-07-08 15:02요즈음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장 하기싫어하고, 귀찮아 하는 일은 단연 청소일 것이다. 물론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몇몇 아이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더라도 대체로 보면 청소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꺼리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런 사정때문에 화장실청소를 용역으로 넘기는 학교들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반에 호현이라는 여학생이 있다. 공부도 잘하고 중학교 2학년 치고는 키도 큰 편이다. 공부뿐 아니라 다양한 재주를 가지고 있어 주변에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선생님에게도 항상 예의바르게 행동한다. 평소의 모습으로는 모범생 그 자체이다. 그런데 이녀석이 얼마전에 담임교사인 리포터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 발생했다. 그 당시에는 기말고사를 2주일여 앞둔 시점이었기에 수행평가 과제를 하느라고 모두 바쁜 시기였다. 그날도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종례를 마치고 청소지도를 하고 있었다. 날도 덥고 짜증스러운 교실 분위기였다. 한참이 지난다음에 교실을 둘러보니 당연히 있어야할 녀석이 없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교실 어디에도 그 녀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옆에서 청소하던 아이에게 물었더니 가방가지고 나갔다는 것이다. '그럴리가 없는데'라고 생각해 보았지만 한
2006-07-08 06:24어제 저녁 식사시간에 식사하러 교문을 나서니 세 분의 남자선생님이 식사를 하고 들어오고 계셨습니다. 한 분은 원로선생님, 한 분은 이 부장선생님, 한 분은 나 부장선생님이었습니다. 이분들을 보는 순간 '열성파 3인방'이란 이름이 붙여지더군요. 이분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학생들을 존중하며, 학생들을 위해 열정이 많으신 분입니다. 학생들을 헌신적으로 섬기니 그렇게 붙여도 되겠죠? 매일 같이 당번에 관계없이 밤 10시까지 야자지도를 하시는 분입니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십니다. 아침에는 매일 8시 전에는 오셔서 교문지도, 청소지도, 자율학습지도를 하십니다. 어제 아침에도 두 분은 교실에 앉아 계시고 한 분은 골마루를 닦고 계십니다. 오늘 아침에도 한 분은 교실에서 휴지를 일일이 쓰레기통에 담고 있습니다. 또 한 분은 골마루를 닦고 있습니다. 또 한 분은 교실 뒤편에 서서 운동장 푸른 잔디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항상 동일합니다. 이 중 나 부장선생님은 키가 무척이나 큽니다. 저가 한참이나 우러러보아야 할 정도입니다. 아마 우리학교에서 가장 클 겁니다. 교실에 서 있으면 교실이 꽉 찬 느낌입니다. 위엄이 있어 보입니다. 수업시간에 그
2006-07-07 13:59“드르륵~”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휴대전화가 요동을 친다. 마침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기에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선생님, 저 종훈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녀석의 목소리가 파란 하늘에 닿아 싱그러움이 한껏 묻어난다. 녀석의 전화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대학 입학 후, 잊을 만하면 전화를 걸어와 안부를 물으니 오히려 내가 고마울 따름이다. 종훈이와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해 겨울이었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종훈이를 포함한 몇몇 아이들은 열흘 앞으로 다가온 수시 모집에 대비하기 위하여 평소와 다름없이 시험 준비에 매달려야만 했다. 아침에 등교하면 하루 10시간 이상 딱딱한 논술문을 써야 하는 강행군이 계속되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1학기 때부터 논술 준비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었지만 종훈이는 그렇지 않았다. 논술문은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고 내신이나 수능 성적도 지원대학에 훨씬 못 미쳤다. 논술 준비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종훈이가 찾아왔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수시를 포기하겠다며 눈물을 떨어뜨렸다. 물론 종훈이의 논술 실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솔직히 제한된 분량도 채우지 못해서 쩔쩔매는 모
2006-07-06 22:16얼마전에 우리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점심시간에 실내화를 신은채로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학생들을 교감선생님이 불렀다고 한다. 그랬더니 일부 학생들이 건물 뒷쪽으로 도망치더라는 것이다. 교감선생님이 건물 뒤로 돌아가보니 그 학생들이 있길래 따라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따라오는 줄만 알고 가다 뒤를 돌아보니 그림자 하나 따라오지 않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교감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이제는 아이들이 교감말도 안들어요. 작년만 하더라도 교감이 부르면 감히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았는데, 올해는 사정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교감이 불렀는데, 도망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듣고 있던 교사들이 어이없어 한 것은 당연하다. 교실에서 또는 교내에서 아이들이 규칙을 잘 안지키고 자기들 하고싶은대로 행동하는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교사가 나서면 듣는 척은 하지만 그때 뿐이다. 그래도 교감선생님이 학생들을 지도하면 아주 잘 듣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것마저도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또 1-2년이 흐르면 교장선생님 말씀도 듣지 않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런일이 생기기전에 학생들을 좀더 열심히 지도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더라도 시
2006-07-06 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