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사에 보면 ‘업체 간 담합’, ‘기업 담합’, ‘가격 담합’, ‘금리 담합 협의’, ‘주택채권 담합 의혹’ 등 ‘담합’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1) 담합: 서로 의논하여 합의함.『법률』경쟁 입찰을 할 때에 입찰 참가자가 서로 의논하여 미리 입찰 가격이나 낙찰자 따위를 정하는 일. ‘담합’은 일제 때 우리말에 들어온 일본식 한자어인데 이와 비슷한 뜻으로 독일어에서 온 ‘카르텔’이라는 말이 있다. (2) 카르텔(Kartell):『경제』동일 업종의 기업이 경쟁의 제한 또는 완화를 목적으로 가격, 생산량, 판로 따위에 대하여 협정을 맺는 것으로 형성하는 독점 형태. 또는 그 협정. ≒기업 연합. ‘담합’이나 ‘카르텔’이 몰래 이루어지는 것을 나타낼 때 ‘사바사바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일본어에서 비롯한 말입니다. (3) 사바사바(일sabasaba): 뒷거래를 통해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 ‘담합’이든 ‘카르텔’이든 의논해 합의하거나 결정할 일을 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하고, 은밀하게 ‘사바사바’하면 이것은 ‘짬짜미’가 된다. (4) 짬짜미: 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 ‘짬짜미’라는 말은 순우리말로
2014-06-05 12:18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가정의 모습들이 있다. 한 부모, 양부모, 조손, 청소년가장, 다문화 등 다양한 모습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다. 이러한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의 아픔은 가정의 문제요, 학교의 문제며, 사회와 나아가 국가의 문제다. ‘정상적인 가정이 없는 것이 정상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가정의 양육에는 제각기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만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학교에도 많은 아이들이 아픔을 가지고 있다. 30여년의 교직생활 동안 여러 아이들을 만날 때 마다 이들의 절박함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흘려 보내면서 다른 빛깔로 다가오는 아이들과 겪었던 즐거운 웃음과 절절했던 감정들을 고백해 보고 싶었다.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먹고 입는 문제도 크고 힘들지만, 부모의 손길과 사랑이 부족해 입은 상처로 힘들어하고 있다. 진주조개는 몸속으로 들어 온 모래알로 고운 몸에 상처가 나지만 그 상처로 생겨난 아픔을 통해 아름다운 진주를 키운다. 교사는 그 아이들의 아픈 상처가 치유돼 사회의 바람직한 일원으로서 자신의 꿈과 희망의 날개를 당당하게 펼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하며, 지지하는 인내를
2014-05-29 20:09“선생님! 선생님! 성현이가 교실 유리창을 주먹으로 쳤어요!” 점심을 먹고 있는데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점심을 먹다 말고 놀라 나는 급히 교실로 달려갔다. 교실 뒤 출입문의 큰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성현이의 몸을 이곳저곳 살펴보니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2반 아이들이 놀려서 화가 나서 유리창을 쳤어요.” 성현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응, 그래. 아이들이 뭐라고 해서 화가 났었니? 아무리 그래도 그러면 유리가 깨져서 다칠 수 있어. 그건 위험하니까 다음부터는 유리창을 치지 말아라”하자 성현이는 “선생님! 저는 억울해요. 내가 잘못한 게 아니에요. 2반 아이들이 놀려서 나를 화나게 했단 말이에요”라며 도리어 큰 소리를 치며 억울하다고 펑펑 울어댔다. 성현이는 상처와 욕구 불만이 많은 아이였다. 성현이는 3월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유난히 눈에 띄는 아이였다. 친구들을 자주 괴롭혔고 언제나 분노가 가득 찬 눈으로 친구들을 쏘아보고 아주 작은 일에도 신경질을 잘 내는 아이였다. 유달리 마음이 쓰여 가정환경을 자세히 알아보니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엄마 아빠는 성현이를 낳자마자 할머니한테 맡기고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 후부터 할머니가 성현이를 키
2014-05-29 20:04중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40대 남성 A씨는 최근 학생들과 운동을 하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어깨를 다쳤다. 통증이 심해 집 근처 한의원에서 침도 맞아보고, 유명하다는 정형외과에서 주사도 맞았다. 치료를 받고 나서 증상이 좋아지는 것 같았지만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 심할 때는 어깨가 아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 대학병원을 찾았다. 결국 정형외과에서 회전근육파열 진단을 받았다. 어깨에는 팔을 들고 움직이는데 중요한 4개의 근육(힘줄)이 운전대처럼 동그랗게 팔뼈에 붙어 있다. 각각의 근육에 힘을 주면 팔 올리기, 안으로 돌리기, 바깥으로 돌리기 등 특정 동작을 하게 된다. 이 근육을 ‘회전근육’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거나 평소 힘을 많이 쓰면 회전근육에 염증이 생겨서 통증을 일으키고, 계속 진행되면 회전근육이 약해져서 별다른 충격이나 힘을 쓰지 않아도 실밥이 풀어지듯이 파열된다. 또 주변의 뼈와 반복적으로 충돌하거나 과도한 힘에 의해 다치는 경우에도 파열될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회전근육이 약해진 상태에서 어깨뼈의 앞부분과 반복적으로 부딪혀서 끊어지는 경우다. 회전근육파열은 어깨의 움직임이 많은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등을 즐기는 사람이나 교사, 요
2014-04-30 14:29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지만, 국외 여행을 하다 보면 ‘팁’을 주고받는 문화가 일반화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팁(tip):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일정한 대금 이외에 더 주는 돈 예) 호텔을 나오면서 침대 위에 팁으로(→봉사료로) 1달러를 놓고 왔다. 이 ‘팁’이라는 말은 ‘봉사료’로 바꿔 쓸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때는 ‘팁’이 다음과 같은 뜻으로 쓰는 일도 있다. (2) 놀음차: 잔치 때 기생이나 악사에게 놀아 준 대가로 주는 돈이나 물건 (3) 젓가락돈: 예전에 양반이 기생에게 젓가락으로 집어 주던 화대 =해웃값, 꽃값 돈과 관련해서 요즘은 그런 일이 없겠지만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자기 자식을 잘 봐 달라는 뜻으로 찔러 주는 돈을 ‘촌지’라고 한다. 하지만 이 ‘촌지’라는 말은 원래 그런 부정적인 뜻을 지닌 말이 아니다. (4) 촌지(寸志):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 / 정성을 드러내기 위해 주는 돈 예) 그 기자는 촌지를 받았지만 나중에 조용히 되돌려 주었다. ‘촌지’는 원래 마음이나 정성을 담아 건네는 작은 선물이나 돈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 말이 뇌물성 돈 봉투를 가리키는 말로 변질됐다. 좋은 뜻의 ‘촌지’가 나쁜
2014-04-10 19:01“교사의 가장 기본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은 ‘영원한 학생’이란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흐름을 거슬러 가슴과 지혜의 젊음을 지속시킬 수 있게 하는 배움의 길로 나서야 하리라. 스승이라는 이름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새해에는 배움의 길목에서 아이들과 함께 걸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몇 해 전 교육신문을 읽다가 이 글이 마음에 너무 와 닿아서 몇 해째 다이어리 제일 앞 장에 적어 다니고 있는 글이다. 교직 17년차, 아직은 ‘교사’라는 이름이 부끄럽기만 한 부족한 사람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아름다운 미래, 희망 가득한 교육을 위해 이름 없이 수고하시는 많은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송구할 따름이다. 수상 소식을 접하고 삶의 이유를 만들어 주는 사랑하는 가족들,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분들, 내가 늘 있어야 할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이쁜 나의 제자들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이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나에게 항상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믿어주고 인내하게 해주는 힘의 근원을 만들어 준다. 올해도 ‘교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해마다 ‘만남’이라는 새로운 출석부를 기다린다. ‘또
2014-04-10 16:12파란 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가을빛이 내린 운동장을 바라보는데 ‘띠링’ 스쿨 메신저 알림벨이 울린다. 보건선생님으로부터 온 메시지이다. “선생님, 우선관심군 학생인 K는 잘 지내고 있나요? 특이사항 있으면 저에게도 연락주세요.” K군은 ADHD가 의심돼 심층사정평가가 필요한 학생이지만 학부모님이 거부 의사를 밝혀 담임인 내가 집중 관찰하며 상담을 하고 있다. 상담일지를 꺼내 작성하는데 문득 9년 전 ADHD 아이를 처음 담임하면서 겪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교육경력 8년차, 3학년을 맡게 됐다. 해마다 그렇듯 설레는 첫 만남을 기대하며 교실로 들어갔다. 10살의 어린 천사들이 두 눈을 말똥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아이, 한 아이 일일이 눈을 맞추며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 자기 소개시간을 가지려고 하는데 갑자기 교실 문이 드르륵 열렸다. “안녕하세요?” 새 학년 첫날부터 지각인데도 미안한 기색도 전혀 없이 교실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인사하며 교실 문을 들어서는 아이. 민욱이었다. 깜짝 놀라 토끼눈이 된 나를 보며 우리 반 아이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쟤, 원래 저래요. 2학년 때도 맨날 그랬어요.” ‘음, 네가 바로 그 유명한 민욱이구나’ 진작부
2014-04-10 16:1034년째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5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교사직을 그만두려고 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이기적이고 무리한 요구로 인한 상처 때문이었다. 언제나 학생들 편에서 사랑을 보여주면 진심이 통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는 큰 좌절감을 느꼈다. 그 후 불면증, 두통, 소화 장애에 시달렸고, 신경이 예민해져 화를 내는 일이 빈번해졌다. 용기를 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았고 우울증으로 진단받았다. 우울증은 한때 우울하다고 해서 붙여지는 이름이 아니다. 우울이나 불안은 스트레스를 받아 적응하려는 반응일 뿐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우울하거나 우울 증상으로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이는 분명 병이다. 전 인구의 약 15%가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병이지만, 결코 쉽게 지나쳐서는 안 되는 심각한 질병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인구의 약 3~5%가 우울증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우울증 환자 중 10%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교육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교실붕괴’, ‘교권추락’ 등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교권 침해가 무분별하게 발생하고 있어 교사들이 학생들을 감
2014-03-27 16:48요즘처럼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를 때는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른다’고 한다. (1) 천정부지:‘천장을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물가 따위가 한없이 오르기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예)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여태 천정부지로 뛰던 아파트값이 폭락해 버렸다. 위에 쓰인 ‘천정부지로’를 ‘하늘 높은 줄 모르게’로 바꿔 쓸 수도 있지만 ‘다락같이’로도 쓸 수 있다. (2) 다락같다: 물건 값이 매우 비싸다. 예) 요즘은 하루하루 물가가 오르는 것이 다락같아 살 수가 없다. 이 말은 ‘주로 부엌 위에 이층처럼 만들어서 물건을 넣어 두는 곳’을 가리키는 ‘다락’이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락같다’라는 말은 물건 값이 비쌀 때만 쓰는 것이 아니고, 다음과 같이 ‘다락같이’의 형태로 성질이나 추위의 정도를 나타낼 때도 쓸 수 있다. (3) 다락같이: ①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다락같이 뛰고 있다. ② 그 손님은 입맛이 다락같이 까다로운 사람이다. 날씨가 다락같이 추워지니까 손님도 없다. 물가가 다락같이 오를 때는 과소비, 즉 지나친 씀씀이를 줄이고 충동구매를 하지 말아야 한다. 지름신이 강림하지 않고 계획성 있게 소비하고 구매하려면 ‘메모’하는 습성을
2014-03-20 17:49국사 교사인 A씨는 최근 들어 손과 팔뚝의 힘이 약해지고 저린 증상이 생겼다. 늘 칠판에 빽빽하게 교과 내용을 적고 학생들에게 필기를 시키다 보니 손목에 무리가 온 것이다. 파스를 붙이고 찜질도 해봤지만, 손에 감각이 무뎌지고 분필을 잡기도 어려워져 병원을 찾았다. 그는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 손목터널이란 손목 앞 쪽 피부조직 밑에 뼈와 인대들로 형성된 작은 통로로, 9개의 힘줄과 정중신경이 손 쪽으로 지나가는 곳을 말한다. 이 부위를 무리하게 사용해 압력을 받으면 좁아지게 되고 신경이 자극 받으면서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이다.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손목터널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것이 주원인으로 교사들에게 자주 나타난다. 증상은 주로 엄지, 검지, 장지 쪽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며, 손이 붓거나 손가락이 뻣뻣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통증이나 감각의 이상이 좀 모호한 경우가 있는데 만약 양 손목을 안쪽으로 굽히고 손등을 맞대고 1~2분 정도 유지했을 때 통증이 있거나 감각이 이상하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신경이 눌려 감각이 둔해지면서, 손의 힘이 약해지는 운동마비 증세가
2014-03-13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