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내기 게임’경험률 약 40% 폭력‧절도 등 2차 범죄 우려 예방교육, 치유서비스 위해 학교-전문기관 협력 나서야 ‘청소년 도박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상당수 성인들은 ‘아이들이 도박을 하나요?’라고 되묻는다. 어른들은 도박이라고 하면 일명 하우스에서 큰 돈을 거는 화투나 카드, 카지노나 경마 같은 장면을 떠올리다 보니 청소년 도박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박은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에 돈이나 그에 상응하는 가치 있는 것을 거는 모든 행위(청소년의 경우는 ‘내기’의 의미)를 뜻한다. 그런 면에서 청소년 도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우리 생활 속에 가까이 있다. 작게는 운동경기 내기부터 학교나 집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뽑기 기계, 고무딱지치기, 짤짤이, 판치기와 같은 일상적 내기는 물론 온라인게임 상에서는 일명 ‘현질’이라고 불리는 아이템 구매도 도박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온라인게임에서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뽑기 형태의 구매행위로 3개월간 무려 7000만원이나 사용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충격을 줬다. 이처럼 게임의 아이템 판매에서도 도박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불법 인터넷
2016-05-13 14:50“우리 1학년이 5월에 읽고 독서퀴즈를 낼 책은 ‘퐁퐁이와 툴툴이’ 책이랍니다. 글씨를 잘 모르는 친구가 있으니 여러 번 읽어 줄 게요. 선생님이 문제를 읽어 주고 답을 고르면 되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우와! 재미있겠다. 작년에 언니들이 읽는 거 봤어요.” ‘동화책 읽기’로 여는 아침 등교하자마자 도서관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8시 50분이 되면 교실로 들어간다. 1교시를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이 재미있게 읽어 주는 책으로 하루를 열며 감성교육을 접목하고 있는데 훈화보다 몇 배나 효과가 있다. 퐁퐁이처럼 친절하고 예쁘게 말하는 친구, 자기 것을 기쁘게 나눌 줄 아는 친구가 좋다는 것을 금방 안다. 나는 한 마디만 곁들여준다. "오늘 하루도 친구에게 말할 때 퐁퐁이처럼 할까요, 툴툴이처럼 할까요?" "예, 선생님, 퐁퐁이처럼 할래요." 동화책 읽어주기는 감성교육, 인성교육에 안성맞춤이다. 아이들은 어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더라도 행동은 반드시 따라 한다. 몸으로 보여주는 교육, 감동시키는 교육에 생명력이 있다. 아침독서교육, 책 읽어주기 교육은 그 출발점이다. 자녀를 사랑하는 어버이라면, 제자를 사랑하는 선생님이라면 좋은 책을 읽고
2016-05-04 15:20자유학기제가 올해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된다. 이미 시범운영을 거쳤기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이지만 ‘집중학기’인 2학기가 되면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탐색학기인 1학기에 예상되는 문제를 사전에 정리해 해결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체험처 확대, 예산 지원 중단 우려 요즈음 자유학기제 운영에 대해 컨설팅을 다니고 있다. 학교에서 시범 운영을 먼저 접하기도 했고, 지난 2월 서울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서울형자유학기제 컨설팅단 연수를 이수했던 터다. 몇 학교를 돌아다닌 결과 교원들은 공통의 고민을 안고 있었다. 첫째는 진로체험이나 기타 체험활동을 계획하려해도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장소가 없는 게 아니라 장소는 있으나 시간이 맞지 않거나 미리 다른 학교들이 예약을 해서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학교는 자체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이 경우에는 비용이 발생하거나 학부모, 지역사회에서 강사를 초빙해야 한다. 비용을 들이면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이야기다. 물론 실질적인 진로 체험활동을 마련해야 하는 고민은 남는다. 보통 비용이 발생하는 프로그램은 공연
2016-05-04 15:17“의사선생님, 저 걸을 수 있어요?” 의사 시절 뇌성소아마비 환자들에게 자주 듣던 말이다. “얼른 나아서 친구들과 뛰어 놀아야지”라고 대답하면 아이들은 희망찬 미소를 지었다. 덩달아 내 마음도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가득 찼다. 무엇보다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묘했다. 아이들에게서 그 말을 들으면 뇌성소아마비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마치 아이들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대로서 그들을 이끌어주는 중요한 일을 하는 듯 했다. 장애인 주간(4월 20일~26일)을 맞아 내가 진료했던 아이들이 문득 떠오른 이유는 괜한 걱정 때문이다. 그 아이들은 즐거운 학교생활을 누리고 있을까. 친구들을 사귀고 분식집에 다니기도 하면서 선생님에게는 고민도 털어놓는 평범한 학생이 되었을까.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걱정은 장애 학생의 빛이 되어주신 여러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사라졌다. 장애‧비장애 학생 모두 소중한 존재 중증장애 학생들의 대소변을 받아가며 교육한 선생님, 장애 학생의 치료비를 기부해 해당학교에 ‘장학금 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선생님, 소아마비 장애학생을 졸업할 때까지 매일 자전거로 등하교
2016-04-23 17:43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디케’는 천으로 눈을 가린 채 한 손에는 저울을,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신분이나 지위에 관계없이 공명정대하게 심판하라는 뜻이다. 이를 교사에게 대입해 보면 교사는 모든 학생에게 편견 없이 대하라는 메시지다. 교사도 인간이기에 첫인상에서 호(好), 불호(不好)의 감정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교사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큰 바위 얼굴이어야 한다. 미국의 오크(Oak) 학교는 하류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공립학교다. 이 학교에 이런 일화가 있다. 한 교장 선생님이 새 담임교사에게 등질집단인 두 학급을 배정하면서 한 학급은 학부모의 지위가 높고 전문직 종사자가 많은 집단(A반)이라 말하고 다른 학급(B)은 정반대라고 했다. 그 후 학년말에 성취도를 조사해 보니 A반 학력이 훨씬 높게 나왔다. 이는 교사가 무의식적으로 A반 학생에 더 높은 기대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결과가 아닌가 해석된다. 교사는 학생 교육에 있어 그 어떤 선입견을 갖고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시사이자 교훈이다. 70년대 첫 발령지였던 초등교에서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당시 학습 부진학생에 대해 ‘나머지 공부’를 시켰는데 이는 학생들이 지독히 싫어하는…
2016-04-23 17:37사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실험실습조교 겸 강사로 대구 원화여고에서 첫 수업을 시작했다. 교실에 들어선 순간 초롱초롱 반짝이던 45명의 눈동자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들의 눈빛이 정말 하늘의 별빛 같네요!"라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먼저 첫 눈에 반해 사랑을 고백한 교사를 싫어할 학생들이 있을까. 교사 시절 내내 계속된 학생들과의 사랑의 시작이었다. 교사가 ‘천직’으로 느껴졌던 것은 모든 학생들이 그저 사랑스럽게만 보였기 때문인 것 같다. 구태여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아이들을 좋아하게 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긴 방학 끝에 개학을 하는 날이면 학교로 향하는 출근길에 어찌나 신바람이 나던지 논두렁밭두렁 사이를 훨훨 뛰어갔다. 학생들에게 물리과목이 어렵게 느껴질세라 대학시절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힘과 가속도의 원리’를 가르칠 때였다. 실험실습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5월 5일 어린이날 교내 실험실을 개방했다. 학생들은 좋아하며 실험실을 가득 메웠지만, 주요 과목보다 물리과목을 더 열심히 공부하나 싶어 못마땅한 일부 학부모님들의 항의에 서운한 마음이 북받쳤던 기억도 난다. 정식 발령을 받아 간 봉화 소
2016-04-15 15:43곧 세월호 참사 2주기다. 노란 리본은 가슴에서 가슴으로 무수한 꽃망울을 터뜨릴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 잔인한 4월이다. 참사 2주기, 다시 찾아온 고통 단원고는 지금도 희생자들의 교실 보존 문제로 유가족과 학교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한다. 참으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사에 대해 무슨 해법이 있겠는가. 지금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 해맑은 얼굴. 엄마의 선물을 사가지고 돌아오겠다는 아이들의 미소가 액자 속에서 빤히 웃고 있는데, 세월이 약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억장이 무너진다. 차라리 내가 죽어 네가 살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은 게 우리의 심정일 것이다. 피지도 못하고 떨어져 버린 목숨은 너무 가엾고 혹독하고 두렵다. 침몰사건 이후 정부는 법적 책임자를 규명하지도 못한 채, 그저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을 내세우며 사후약방문의 매뉴얼 작성에 급급했다. 미봉책으로 학교의 단체 활동을 중지시키고 강도 높은 규정을 만들었다. 동시에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성하게 하고 교장을 책임자로 하는 서류적인 점검을 완료했다. 하지만 매뉴얼이 있다고 사고가 비켜가지는 않는다. 이익에만 눈멀어 규격미달의 자재와 눈속임으
2016-04-08 14:27“선생님도 힘들어요.” 대전시교육청 3층에는 ‘에듀힐링센터-Tee센터’라는 간판이 걸린 작은 방 하나가 있다. 이 곳은 선생님들이 마음 놓고 울며 이야기할 수 있는 해우소다. 마음 다친 교원 ‘해우소’ 필요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어도 한 마디 대꾸 없이 듣기만 한 A교사, 장난이라며 던진 돌에 맞은 B교사, 교권 침해로 학생을 마주하기가 무서운 C교사는 센터를 찾아와 큰 소리로 엉엉 울기도 하고 그저 훌쩍이다가 마음의 위로를 받고 돌아갔다. 일주일에 한 번씩 다녀갔을 뿐이다. 상담가는 “그랬군요, 힘드셨겠네요”라는 말만 했을 뿐인데 선생님들은 환한 얼굴로 자신감을 회복해 가고 있었다. Tee센터(Teacher education emotion center)는 대전교육청이 운영하는 교원심리상담센터의 이름이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선생님에 대한 사회적 예우는 교육 서비스 요구나 학생 인권에 밀려 그저 직업인으로 취급될 뿐이다. 이런 교사들을 보면서 마음 터놓고 말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함께 풀 수 있는 방안을 생각했다. 2013년 전문직으로서 교육청 차원에서 에듀힐링센터의 설치 가능성을 탐
2016-04-08 14:18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자 ‘교사 가정방문’이란 대안이 나왔다. 그러나 요즘은 맞벌이, 한부모 가족도 흔하고 조부모와 사는 경우도 적지 않아 사실상 담임이라는 이유로 가정을 방문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교사 가정방문’만으로는 한계 사실 2년 전 필자도 가정방문을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었다.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정서 상태 등을 알고 싶은 마음이 나름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학부모님들께 말씀드려 동의를 얻고자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주변 선생님들 의견을 들어보니 요즘 부모들은 대부분 맞벌이로 밤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다음날 출근 걱정 때문에 담임의 방문을 반갑게 맞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가정방문 대신에 전화통화를 여러 번 하거나 휴대전화 문자, 모바일메신저 등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여교사의 경우는 안전에 대한 문제도 따른다. 이에 대해 경찰이나 공무원이 동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 등이 동행하는 방식은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공권력과 연관되는 것 자체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아서다. 담임이 경찰을 대동하고 가정방문을 한다
2016-04-01 14:09"선생님!" 40년간 들어오다 보니 이제 이름보다 더 익숙하다. 길가다 누가 부르면 고개가 저절로 돌아간다. 선생이란 이름, 단순히 직업을 일컫는 호칭이 아님을 자부하는 마음도 크다. 독립 운동가인 백범 김구를 사람들이 김구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는가. 존경의 호칭으로. 자긍심 잃고 명퇴만 늘어가는 교단 돌아보면 매일 이런 극존칭을 들으며 호사하고 살아왔다. 사회에서 선생이라는 인격에 거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우리가 선생의 자리에서 가장 힘써 해야 할 일이 사람을 바로 세우는 일이기에 그럴 만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알베르 카뮈는 1957년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을 하면서 초등학교 때 선생님, 루이 제르맹에게 그 연설을 헌정했다. 빈민가에서 자란 카뮈를 장학금 주선으로 상급 학교에 진학시켜 오늘의 카뮈가 있게 한 뒤에는 선생님이 있었다. 선생님이 제자한테 미치는 영향은 참으로 원대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대학원에서 아동문학과 강의를 할 때도 선생님의 역할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며 바르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 그 다음은 재능과 꿈을 보듬어주고 이끌어주는 일이라고 말했었다. 요즘 선생님은 학생, 학부모가 선호하는 직업 10위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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