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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제일 잘 가르치는 학교 신평고등학교

학교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바로 ‘잘 가르치는 학교’라는 것. 최근 교과부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향상도 우수 100대 학교’를 처음으로 선정, 발표했다. 여기에서 충남 당진 신평고가 전국에서 ‘제일 잘 가르친 학교’로 선정됐다. 전형적인 농어촌 지역의 학교에서 이렇게 큰 성과를 낸 비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학력향상도 영어 전국 1위, 국어 2위, 수학 3위
최근 교과부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의 효과에 대한 평가를 목적으로 ‘학교 향상도’를 처음으로 도입해 우수한 학교를 발표했다. 재학생(고2)들의 입학 당시(중3)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토대로 도출된 기대점수와 실제 평가에서 획득한 점수와의 차이를 바탕으로 향상도를 분석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국어, 수학, 영어 등 교과별로 잘 가르치는 학교를 선정한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띈 성적을 낸 학교가 바로 충남 당진의 신평고(교장 유세환)이다. 신평고는 영어 교과에서는 전국 1위, 국어 2위, 수학 3위로 학생들의 학력 향상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가 공식적으로 전국에서 ‘제일 잘 가르친 학교’로 인정해 준 셈이다.
충남 당진 삽교호 방조제 인근의 시골 학교가 이뤄낸 놀라운 성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학교 구성원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과연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1인 1기, 동아리 활동으로 즐거운 학교 만들기


대부분 ‘학생들을 얼마나 공부 시켰기에 성적 향상도가 이렇게 컸을까?’라는 생각부터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적 향상의 비법은 의외의 곳에 있었다.
바로 학생들에게 운동을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축구, 야구, 농구, 에어로빅, 요가, 헬스 등 10개 종목 스포츠 강좌를 마련해 학생들이 원하는 종목을 선택해 배우도록 했다. 1주일에 2시간씩 방과후 교실을 통해 배우는 ‘1인(人) 1기(技)’활동을 실시한 것이다.
29개의 동아리를 만들고 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 한 달에 두 번씩 격주 토요일에는 동아리 활동에만 전념하도록 했다. 교사들에게도 동아리를 가입을 통해 사제 간 유대를 돈독히 하도록 했다.
유 교장은 “아이들에게 하루 종일 공부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체육활동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고 활력을 불어넣어 학교를 즐거운 공간으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에 가장 큰 목표를 뒀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고 사제관계도 가까워지다보니 성적향상 효과까지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활동을 추진하게 된 데는 지난 2010년 9월에 부임환 유 교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학교 설립자의 손자인 그는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 물리학과 교수를 그만두고 이 학교로 오게 됐다. 미국에서 20여 년간 생활해 온 그는 공부에만 매달려 있는 학생들에게 운동이나 동아리, 음악활동을 의무화하는 미국의 교육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실제로 이런 활동은 학생들의 생활태도를 변화시켰다고 한다. 학교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던 여학생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자 생활태도도 크게 개선됐다.
유 교장은 “처음 학교에 부임해 왔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꿈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게 됐다”며 “1인 1기나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을 찾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다양한 꿈을 꾸고 실현해 갈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준별 수업과 학생멘토제로 실력 향상
이곳 학생들은 우수학생과 부진학생 간의 학력 차이가 크고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았다. 그래서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마련하는 데에 초점을 뒀다.
정규 교과 시간에는 영어, 수학 교과의 경우 상 · 중 · 하의 3단계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방과후학교 시간에도 국어, 영어, 수학 교과를 수준별로 나눠서 매일 2시간씩 집중 지도를 실시했다. 기초미달 위험군에 속한 학생들에게는 기본 개념원리 교육과 반복학습에,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고난이도 문제 해결을 위한 수업에 역점을 두고 진행했다.
기초학력이 많이 부족한 축구부 학생 60여 명은 별도로 반을 구성해 기본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이들에게는 매일 오전 체육부장 교사와 교장, 교감 등이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인성교육에도 힘썼다.
또 학급 내 친구들 간에 학습을 도와주는 멘토링제를 실시했다. 각 교과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도우미 멘토로 정하고 친구에게 도움을 얻기를 원하는 학생을 연결해 시험 준비를 돕도록 하고 있다. 이는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우수한 학생들의 성적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학급 내 교우 관계 개선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교장은 “학생들의 기초 실력이 낮은 편이었기에 성적향상도가 크게 오를 수 있었던 측면도 없지 않다”면서 “주변의 관심이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우리 학교에 대한 긍적적인 평가로 학생들과 교사들의 자긍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학교의 성과가 밝혀지자 이번 신입생의 성적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중학교 내신 180점 이상(200점 만점) 학생이 5명에 그친 데 반해 올해는 22명이나 됐다.

글로벌 리더 교육으로 큰 꿈을 펼쳐라


신평고는 미국 대학과 자매결연을 통해 학생들의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학생들이 방학 중에 5주 기간으로 어학 연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제화반을 운영해 학생들의 영어사용능력을 신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외국 유학을 목표로 하는 토플, SAT과정을 준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유 교장은 “아직은 시작 단계에 있어 미흡하지만 시골 학교에서도 다양한 국제화 교육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인하대와의 협약을 시작으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고 있는 입시 체계의 변화에 맞춰 국내 대학과의 MOU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제 대학 입시가 정보전이 되고 있는 만큼 대학과의 협력을 강화해 학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주자는 것이다.
유 교장은 “이번 교과부 발표를 통해 학생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데 주안을 두고 우리 학교가 명문으로 커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윤문영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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