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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불공정으로 얼룩진 무자격 교장공모제

그동안 운영사례 보니

해당학교 교사 교장 응모
운영위원과 인사 이미 끝내
학교경영계획·자기소개서에
교육감과 같은 노조 활동 강조
대부분 단독 응모해 임용 돼
"1000만원이면 3배수 가능"
심사위원 금품 요구 ‘충격’

[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 교육부가 무자격 교장공모제 확대를 통해 승진 위주의 교직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간 무자격 교장공모 과정에서는 부정과 불공정한 사례가 속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의 한 중학교 무자격 교장공모에 응모한 적이 있다는 한 퇴직 교사는 당시 같이 응모한 교사가 해당 학교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해보나 마나한 시합’이 될 것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본인은 심사위원인 운영위원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경쟁 교사는 이미 운영위원과 자연스럽게 접촉하고 사실상 독려활동을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의 한 혁신초등학교에서는 교무부장이 학부모와의 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수차례 열면서 "조만간 무자격 교장 공모에 나설 것이니 잘 봐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인천, 대전, 울산, 강원, 전남 등 일부 시·도에서는 해당학교 재직 교원은 공모에 지원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현 재직 교원의 지원 허용여부는 원칙적으로 시·도 자체계획에 따르도록 돼 있어 나머지 시·도는 가능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산에서는 ‘공모학교에 현재 재직 중인 교장·교감은 지원불가, 공모학교가 직전 근무지일 경우 지원 불가’ 단서를 달아 공모학교 재직 평교사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조치들을 어긴 경우도 다수 확인됐다. 교육부 추진계획에 따르면 공모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학교경영계획서는 익명화 해 접수 마감일부터 심사 당일까지 해당 학교와 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천, 광주, 충북, 제주에서는 전교조 출신 교육감의 최측근임을 노골적으로 표시한 내용이 다수였다. ‘전교조 감사, 교육감인수위전문위원’, ‘전교조 지부장 출신’, ‘초등지회장 세 차례 역임’, ‘지부 중요 직책인 사무처장, 지부장 연이어 맡음’, ‘○○○교육감 산파역’ 등이 대표적인 표현들이다.


실제로 이렇게 지원한 전교조 출신 지원자들은 상당수가 단독 응모해 교장으로 선정됐다. 특히 제주에서는 한 초등학교 무자격 교장공모에 응모했다가 지역사회의 반발로 임용이 무산된 교사가 똑같은 학교경영계획서로 다음 학기에 다른 학교에 응모해 결국 임명된 사례도 있었다.


결국 이 문제는 제주도 행정감사에서 ‘자기표절’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공모 과정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금품을 요구받았다는 사례도 나왔다.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 응모한 교사는 심사위원들로부터 "1000만원이면 3배수 안에 들게 해 주겠다", "200만원씩 5명만 잡으면 된다"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언론에 밝혀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현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특정 조직력을 갖추거나, 제도를 악용해 편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교육부는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전면 폐지해 불공정한 방식으로 교장이 되는 길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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