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6일 국가교육위원회는 초등 1~2학년이 배우는 ‘즐거운 생활’과목에서 신체활동을 분리해 별도 통합교과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국가교육과정을 수정하고, 음악·미술교과 학습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기존의 ‘즐거운 생활’에 있는 미술·음악 관련 교육목표와 성취기준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 1~2학년 음악·미술교과는 체육교과와 함께, 제4차 교육과정 이래 40년 동안 ‘즐거운 생활’이라는 통합교과에 종속되었고, ‘통합과 놀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하면서 음악·미술교과를 사실상 가르치지 않는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OECD 국가 중 음악·미술교과가 없는 유일한 나라 OECD에 가입된 38개 국가 중 초등학교 1~2학년에 음악·미술교과가 없는 유일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현재 ‘즐거운 생활’ 교과에서는 음악·미술 등 각 교과의 발달과정에 맞는 교육내용체계를 도외시하고 있다. 예컨대 미술 영역에서는 단순한 그리기·꾸미기·만들기, 음악 영역에서는 노래 부르기가 주를 이루면서 유치원의 누리과정에서 배운 내용과 수준을 답습하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4차 교육과정부터, 지난 2022년 12월에 행정고시되어 올해부터 초등학교 1~2학년
들어가며 「교원지위법 시행령」 개정 등 교육부가 교육활동 침해 피해교원의 보호를 강화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논란마저 일고 있다. 2010년 제정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인권을 강조하고 학생을 보호하는 근거로서의 의의를 지니면서도 교사와 학부모가 학생을 교육할 범위가 좁아졌다는 의견 때문이다. 갑오개혁 이후 교육입국조서를 통해 ‘교육은 실로 국가를 보존하는 근본’1이라고 중요성이 강조되던 교육은 유교문화와 일제강점기-6·25전쟁-민주화 등 사회 변혁기를 거쳤으며, 교사·학생·학부모의 역할 등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교육활동은 교사와 학생, 학생 간 이루어지는 주활동과 학부모 지원활동인 부활동으로 구성되며, 상호관계적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현재 학교는 수평적 문화와 인권감수성이 요구되며 권위·책임·의무 등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 교육활동이 잘된다는 것은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수업과 학습이 이루어지고, 학부모가 학교 교육활동을 신뢰하고 지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활동 보호란 교사·학생·학부모가 소통하고 갈등이 발생하였을 때 공감하는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교육활동의 저해요인은 교육활동 침해행위 외에도 아동학대·학교
아이들은 끊임없이 달리고 싶다. 아이들이 신체활동에 진심인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즐거워하는 해맑고 환한 표정에서 너무나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이들이 신체활동에 진심인 이유는 신체활동이 그들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본능대로 움직이며 무럭무럭 자라고 싶다. 어른의 역할은 이런 아이들의 본능을 발현시켜 주는 것이다. 그것이 아이들의 즐거움과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며, 그들의 건강하고 건전한 성장을 위한 일이다. 공교육으로서의 체육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서 출발하며, 이 지점에서 발생한 이유와 첫 마음이 아이들의 표정으로 발현되도록 하는 일이다. 지난 4월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의 결정은 그 첫 마음과 일치한다. 국교위는 초등학교 1~2학년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 과목에서 신체활동을 분리하기로 의결하였다. 성장기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신체활동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무엇보다 학생을 중심으로 최우선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신체활동 관련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이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을 교육부에 권고하였다. 지난 35년 동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행동규칙을 직업윤리라고 부른다. 교원은 학생을 교육하고 보호하는 직업이므로, 학생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당연한 직업윤리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직업윤리를 넘어 다수의 법률은 교원에게 학생 보호를 위한 법적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학생 신변이나 안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사기관 등에 신고해야 할 의무이다. 교원의 신고의무에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른 아동학대범죄 신고의무가 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2항). 이러한 신고의무를 위반한 때에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아동학대처벌법」 제63조 제1항 제2호), 신고의무 위반은 법률 위반이자 직무상 의무에 대한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국가공무원법」이나 「사립학교법」에 따른 징계사유가 되어 신분상의 불이익한 조치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신고의무에 대해서 익히 잘 알고 있는 교원들은 이를 성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현실의 학교현장에서 만나는 다수의 신고상황은 교원을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알아보자. Q
들어가며 지난 호에서 이야기한 교사 분노폭발 조절방안으로서의 ‘자제력 강화훈련’은 체제이론(system theory) 관점에서 보면 체제 하위요소 중에서 ‘전환’과정을 조절하는 것이다. 체제이론은 투입(input)-전환(throughput)-산출(output)-환류(feedback), 그리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environment) 등의 하위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분노를 유발하는 강한 투입요인이 발생하더라도 다양한 자제력 강화훈련을 통해 대응력을 갖추면 산출인 분노폭발이 조절된다. 분노가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투입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예방기법·사전통제기법이다. 교육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사의 분노폭발에 영향을 미치는 투입요소에는 학생·학부모·관리자 등의 인적요소만이 아니라 근무여건 등의 다양한 요소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학생이다. 학년 초부터 규칙과 수칙 제정은 물론 조직화·행동경영 등의 학급경영기법을 동원해 학생들을 잘 이끌어 가면 학생들의 교사 분노 유발행동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분노 유발행동이 줄어들면 교사의 분노 정도가 낮아질 것이므로 분노폭발이라는 결과 또한 줄어들 것이다. 자제력 고갈과
코스모폴리탄들은 물리적 경계를 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있으며, 이런 열린 마음으로 인종적·언어적·문화적으로 다양한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중정체성 (multiple identities)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인종과 인종정체성에 이어 이번에는 언어와 언어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6년 동안 거의 매일 영어수업을 받아왔고, 방과 후에는 영어학원에서 독해·문법·어휘력 등을 공부했으며, 대학에서는 4년 동안 영어영문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에 유학가기 전 10년 동안 영어를 배우고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제일 힘들었던 것이 방대한 분량(하루에 250~300p)을 영어로 읽고, 쓰고, 토론하고, 질문하는 일이었습니다. 시험을 계속 잘 봐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한 교수가 내 이름을 부르더니, 아무리 시험을 잘 보더라도 질문과 토론에 참여하지 않으면 A를 받기가 어려울 거라고 했습니다. 학점을 중요시 여겨왔던 내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후에 그 교수에게 가서 수업이 끝나기 5분 전에 내 이름을 불러주면 질문을 하겠으니 그리 해 달라고
최근 대학가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무(無)전공 입학’이다. 이는 대학가의 이슈일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학부모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이슈라고 하는 것은 달리 말하면, 관련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려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정부가 ‘무(無)전공 입학’ 비율에 따라 재정지원 가산점을 준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각 대학은 2026학년도는 물론이고, 당장 2025학년도부터 무전공 입학 선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무(無)전공 입학’을 둘러싼 쟁점은 무엇이고, 결과적으로 ‘무(無)전공 입학’은 과연 우리 교육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정책 대안은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한다. 무(無)전공 입학 ‘무(無)전공 입학’은 입학단계에서 전공이나 학과를 정하지 않고 무전공으로 입학한 후, 2학년 이후에 전공을 결정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입학방식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지원) 기본계획’에 따르면 ‘무(無)전공 입학’ 방식은 두 가지이다. ‘유형①’은 자율전공학부 또는 자유전공학부와 같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모집한 다음에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는 6월이다. 포유류 중 인간은 몸의 털은 거의 사라지고, 두피에 몰려있다. 왜일까? 머리카락은 햇빛을 차단해 머리가 뜨거워지는 걸 막아 체온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인체의 털에는 또 어떤 과학적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Q1. 요즘 레이저로 제모를 많이 하잖아요. 레이저 제모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레이저 제모의 핵심 원리는 털을 만들어내는 세포를 정확하게 파괴해서 단순히 털을 없애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반영구적으로 털을 안 자라게 하는 게 목적이에요.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 세포들은 안 다치게 하고, 털을 만드는 세포들만 잘 골라 죽일까요? 레이저 제모란 털이 있는 피부에 조사(照射)한 레이저에너지가 털의 검은 멜라닌 색소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된 후 열에너지로 전환되면서 털의 뿌리세포를 파괴시켜 털이 자라나지 않게 만드는 원리의 시술입니다. 이러한 레이저 제모는 적절하게 조절된 조사시간과 적절한 냉각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피부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며, 털이 자라나는 모낭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이 지나면 다시 털이 자라는 이유는 모낭줄기세포를 완벽하게 파괴할 수가 없기 때문입
발전된 과학 기술, 특히 망원경 기술 덕분에 우리는 우주의 천체에 대해 나날이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 그러나 눈으로 관찰하는 우리 위의 밤하늘은 고대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 머리 위를 맴도는 별들은 수천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거의 똑같은 모습이다. 인류는 오랫동안 이 별들을 지도 삼아 길을 떠나고 항해를 했다. 그리고 그 형상에 따라 상상력을 발휘해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오늘은 밤하늘의 별이 된 모자, 칼리스토와 아르카스에 얽힌 큰곰자리(Ursa Major), 작은곰자리(Ursa Minor)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본다. 큰곰자리는 북반구에서 가장 큰 별자리이며, 밤하늘에서 세 번째로 큰 별자리다. 큰곰자리는 아주 오래된 별자리 중 하나로, 그리스의 천문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가 정리한 48개의 별자리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이 별자리는 북반구의 두 번째 사분면, 천구의 적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극에 매우 가깝다. 북극에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의 북반구 지역에서 일 년 내내 볼 수 있다. 큰곰자리에는 북두칠성(Big Dipper)이 포함돼 있다. 북두칠성은 밤하늘에서 쉽게 눈에 띄는 별자리로, 여러 시대에 걸쳐 나그네와 선원들이 길을
1) 늘봄학교란? 2024년 2월 5일 ‘2024년 늘봄학교 추진방안’이 발표되었다. 늘봄학교란 무엇인가.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이외에 안전한 학교공간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하여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에서 제공하는 종합적 교육프로그램이다(교육부, 2023). 현재 교육부는 국정과제를 기반으로 기존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1와 돌봄교실2을 통합·개선하여 새롭게 개편한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늘봄학교는 2024년 1학기에 전국 2,700여 곳의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후, 2024년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교육부, 2024). 또한 2025년에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늘봄학교 대상을 확대하고, 2026년에는 1학년부터 6학년의 모든 학년으로 대상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2)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기존 방과후교실 및 돌봄교실이 늘봄학교로 개편되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첫째, 운영시간이다. 기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수요에 따라 오후 7시) 운영되던 돌봄교실과 달리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전인 오전 7시부터 정규수업이 끝난 후 희망시간(최장 오후 8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