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하는 학생이 20명도 안 되는 학교 제천산업고가 문제 학교였다는데 2007년 초빙교장으로 부임하셨을 당시 상황은 어땠습니까? “학교에 처음 오던 날 부임인사 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심각해 한나절 동안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어요. 전교생 중에 9시에 등교하는 학생이 20명도 채 안 되고, 그나마도 책가방 없이 빈손으로 학교에 왔다가 가고 싶은 시간에 가버리는 식이었죠. 시험시작 10분도 안 돼 책상에 모두가 엎어져 자더군요. 학교 밖 상황은 더 심했습니다. 제천의 청소년 사건 ·사고 대부분이 우리 학교 학생들이었죠. 그러니 학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어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학교가 이런 상황이 된 요인을 제가 분석을 했을 때 교사 학부모 동문 지역 인식 학생 순으로 문제가 있다고 파악했어요. 그리고 교사, 학부모, 동문, 지역사회 인사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더니 모두가 ‘학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대답했죠. 모두가 학생한테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 학교의 문제였어요. 그분들에게 이 학교의 가장 큰 문제가 학생이라면 제가 쉽게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학생들
인천혜광학교(교장 명선목)는 인천 • 경기지역 유일의 시각장애인 특수학교다. 유치부부터 고등부까지 총 123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다른 장애인 학교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수업료와 급식비 등 일체의 교육과정이 무료다. 그리고 2008년부터는 전공학사 과정에 해당하는 3년 과정의 전공부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아직까지 정식으로 학점을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3년째인 내년부터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학교에서 쓰는 ‘초등학교’나 ‘고등학교’같은 명칭이 아닌 ‘학교’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인천혜광학교 역시 국가에서 정해준 교육과정을 따르는 정식학교로 모든 학력이 인정된다. 확대독서기, 점자 출력기, 음성도서 제작을 위한 녹음실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일반적인 교육과정 외에도 시각장애인의 사회적응과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이 학교의 명선목 교장은 늘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이런 생각은 인천혜광학교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중 • 고등부는 매년 여름 • 겨울에 각각 국토순례
두뇌의 기억, 몸의 기억 마음이나 생각 속에 어떤 모습, 사실, 지식, 경험 따위가 잊히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을 기억이라고 한다. 누구나 꼭꼭 여며서 간직해두고 싶은 기억이 점점 흐릿해져서는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지거나, 잊고자 몸부림쳐도 잊히기는커녕 점점 더 또렷해지는 기억 때문에 괴로워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인간에 속한 능력이면서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기억은 운명의 엇갈림을 초래한다. 현대에 들어와 뇌과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기억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졌다. 그러나 기억은 두뇌뿐 아니라 몸 전체로 하는 것이다. 어릴 적에 스케이트를 탈 줄 알았다면 성인이 될 때까지 오랫동안 스케이트를 타지 않았어도 금방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데, 이런 것은 근육의 기억이라 할 만하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저 유명한 마들렌 과자의 장면에서도 근육(혀)의 기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기억을 두뇌작용으로 여기는 상식과는 달리, 기억을 담당하는 것은 두뇌라기보다 몸이다. 몸 전체가 기억의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몸으로 기억하는 행위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과정과 효과를 지닌다. 설령 똑같은 시공간 속에서 똑같은 체험을 했다 해도 기억의
여기 예쁘고 귀여운 두 소녀가 있다. 언니는 야무지고 동생은 아직 철이 없지만 언니를 잘 따른다. 그런데 이 사랑스러운 자매에게 보호자가 없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친척 집을 전전하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어린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나무없는 산. 내용만 봐서는 어릴 적 눈물샘을 적셨던 엄마 없는 하늘아래가 연상되지만 이 영화, 무책임한 동정심을 부추기는 신파 드라마가 아니다. 투박하고 사실적인 영화 나무없는 산은 정직하고 용기 있는 감독의 연출이 가슴을 움직이는 그런 작품이다. 버려진 아이들 일곱 살 여자아이 진(김희연)의 방과 후 일상은 옆집에 맡긴 동생 빈(김성희)을 데리러 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일하러 간 엄마(이수아)가 돌아올 때까지 동생을 잘 보살펴야 하는 진. 때때로 엄마에게 꾸중을 듣지만 그래도 엄마가 있어서 행복하다. 그런데 아빠 없이 근근이 꾸려가던 살림조차 감당할 수 없게 된 엄마는 자매를 지방 소도시에 사는 고모의 집에 맡기고 아빠를 찾아 떠난다. 예기치 않게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된 진과 빈. 영문도 모른 채 엄마가 떠나간 대문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어린 눈망울에 마음이 먹먹해진다. 아직은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이 어린 아이들에게
미꾸라지와 메기 이야기 학교 경영에서 연구학교 운영은 매우 흥미 있는 과업의 하나였다. 거의 정형화(定形化)화되어 있는 학교 경영의 일상적인 틀로부터 변화를 가져오게 될 뿐만 아니라 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문헌이나 선행 연구를 탐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학설을 접하게 됨으로써 교사나 교장 모두가 지적인 성장을 도모하게 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연구결과의 성공 여부를 불문하고 부가 점수까지 받게 되니까 도랑 치고 가재 잡고, 꿩 먹고 알 먹는 격이 된다. 그런데 요즘엔 한 번 연구학교를 운영하고자 해도 50% 이상의 교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하니까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된다. 만사를 편하고 쉽게 가자고 한다면 학교 여건상 꼭 필요한 경우에도 연구 활동을 못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몇몇 교사들은 아직도 좌정관천(坐井觀天)의 늪에서 안일무사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 이와 같은 세태를 빗대어 만든 이야기 중에 ‘미꾸라지와 메기’가 있다. 메기가 없는 논의 미꾸라지는 피둥피둥 살만 쪄서 매일 잠만 자는데 메기와 함께 사는 미꾸라지는 몸체도 날씬하고 행동이 민첩해 재빠르게 움직인다고 한다. 천적(天敵)이 없는 생
2001년 국내 공연 시장에 뮤지컬의 시대를 열어젖힌 오페라의 유령이 소개된 이후 뮤지컬 시장은 급격한 매출 확대를 기록하며 공연 산업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에는 전체 공연 시장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위세를 떨치더니 현재는 전성기를 넘어 ‘독점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연계의 거대한 공룡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뮤지컬도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불황과 경기침체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2001년 800억 원대 시장을 형성하던 뮤지컬은 매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3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처음으로 전년 대비 정체를 보였다. 올 한해도 계속되는 그 여파는 물론 신종플루로 인한 위협까지 겹쳐 공연계 종사자들의 얼굴에 좀처럼 그림자가 가시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도 연말을 맞아 많은 작품들이 대기하고 있다. 특히 12월은 연중 최대 성수기로서 예나 다름없이 이 기간 중에 전국적으로 무려 150편의 크고 작은 뮤지컬이 소개될 전망이다. 이는 뮤지컬이 연중무휴로 상연되는 뉴욕 브로드웨이나 런던 웨스트엔드와 직접 비교해 보아도 오히려 더 많은 숫자이며 각 제작사마다 11월 중순을 기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