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학교자치, 교육자치, 학교 민주주의, 학교 자율경영, 학교자율화 등 그동안 학교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시대와 현장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1999년, 학교에 자율성을 보장하여 단위학교가 주체되어 학교교육과 관련한 핵심적 의사결정을 하는 학교단위 책임경영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학교자율화 정책이 시작된 지 20여 년이 되었음에도 2018년 OECD 국제통계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학교교육체제 내에서 학교가 차지하는 의사결정 비율은 OECD 평균인 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로 나타났다(박은주, 2021). 이제 미래사회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고, 미래학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다양성·유연성이다. 학습자의 특성과 요구, 지역의 실태 및 개별학교의 특수성에 맞춰진 ‘학교자율운영’은 큰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학교자율과 학교자율역량의 의미와 교육공동체가 함께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학교자율운영을 위한 실천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자율의 의미 김용(2022)에 의하면 1990년대 중반 학교단위 책임경영제, 학교자율화 정책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학교자치가 학교 변화로
체코 프라하역에서 야간열차를 탔다. 부다페스트까지 약 9시간이 걸린다. 6명이 함께 타는 비좁은 쿠셋(침대칸) 꼭대기 칸에서 선잠을 잤던 것 같다. 덜컹거리는 소리에 가끔 잠에서 깼고, 지금쯤 국경을 넘어가고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다시 까무룩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가끔 차창을 스쳐 가는 가로등 불빛에 눈이 부시기도 했다. 부다페스트역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였다.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역사 밖으로 나오니 이방인을 제일 먼저 반기는 건 역시나 잿빛의 하늘이었다. ‘동유럽표 가을 하늘’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의 우중충한 하늘. 어디에선가 잔뜩 몰려온 두터운 먹구름이 부다페스트 시내를 뒤덮고 있었다. 무거운 트렁크를 끌며 반질거리는 돌바닥 길을 가는 동안 귓전에는 내내 ‘글루미 선데이’의 아련한 선율이 맴돌았다. 헝가리 하면 반사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음악. 1935년 헝가리의 무명 작곡가 레조 세레스는 연인인 헬렌에게 실연당한 아픔을 담아 ‘글루미 선데이’라는 곡을 썼다. 그런 사연이 있어서일까? 음반이 출시된 지 8주 만에 헝가리에서만 187명의 자살자가 나오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젊은이가 이 노래를 들으며 목숨을 끊었다. 레조 세레스 역시 자기 노래 때문
[교사]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 (마크 프렌스키 지음, 허성심 번역, 한문화 펴냄, 284쪽, 1만5,000원) 미래학자인 저자가 21세기 청소년들을 위한 미래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1세대인 지금의 청소년은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역량과 가치관을 가진 신인류다. 날 때부터 테크놀로지와 한 몸을 이룬 ‘하이브리드형 인간’이기도 하다.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20년 후의 세상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을 이끌 해법을 제시한다. 대치동 글쓰기 (여성오 지음, 일상이상 펴냄, 464쪽, 1만9,500원) 2028년 이후 서술형·논술형 수능이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창의력·사고력·문제해결력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이 책은 이러한 대입제도의 변화에 맞춰 대입에 필요한 글쓰기 방법을 소개한다. 수행평가·학생부와 관련한 글쓰기부터 구술면접에 대비하기 위한 문제유형 분석과 솔루션을 실제 사례와 함께 담았다.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메타버스 성교육 (김민영·이석원 지음, 249쪽, 1만7,000원) 메타버스는 알파세대에게 현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세계다. 머무는 시간이 긴 만큼 성범죄나 학교폭력 같은 문제도
워런 버핏 주주총회에서 얻은 깨달음 교직에 있던 시절 해보고 싶었지만, 해볼 수 없었던 것이 있었다. 미국 오마하로 가서 워런 버핏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보는 것이었다. 5월 첫째 주 토요일에 주주총회가 있고, 전날은 버크셔해서웨이의 계열사들이 부스를 여는 쇼핑데이가 열린다. 이날 연매출 20%를 기록하는 회사들이 있을 정도로 4만 명 넘는 관광객의 큰 손들이 기념품과 계열사 제품들을 사들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즈캔디·버핏 캐릭터가 새겨진 기념품·의류가 인기가 많고, 캠핑카·모듈하우스·타일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면 전날 쇼핑센터에서 잔고증명서 또는 증권어플을 보여주며 해당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1주당 4장까지 입장권을 준다. 다음날 주주총회에 제대로 된 자리를 앉으려면 5시부터 줄을 서야 한다. 입장은 아침 7시부터 가능하다. 이날은 미국에 있는 금융인들은 다 모였다 할 정도로 뉴욕에서 보던 월가 사람들을 미국 중부 시골 오마하에서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반면 중국인들은 패키지 투어로 올 정도로 열정적이었고, 버핏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발언권도 가지고 있었다. 버핏투어를
박완서 작품 중 서 있는 여자라는 장편소설이 있다는 것을 몇 년 전에야 알았다. 박완서 관련 평론이나 대담집 등을 읽다 보니 이 소설이 자주 언급됐다. 특히 많은 여성이 이 소설을 80년대판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찾아 읽어보았다. 작가가 1982~1983년 주부생활에 ‘떠도는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소설인데 제목을 바꾼 것이다. “앞으로 결혼생활에 있어서 자기와 나는 절대적으로 동등하기, 알았지?” 약혼식 후 주인공 연지가 철민에게 한 말이다. 연지와 철민은 이렇게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둘은 한 명은 일해서 돈을 벌고 한 명은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집안 살림을 맡기로 약속한다. 우선 철민이 공부하고 연지가 잡지사 기자로 일을 하는데, 하나씩 갈등이 쌓인다. 철민은 묵묵히 설거지 등 집안 살림을 하는 것 같지만, 일부러 주말마다 친구들을 불러들인다. 연지도 남의 이목을 생각해 손님이 오면 별수 없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 장만을 도맡기 때문이다. 첫 번째 위기는 낙태 때문에 생겼다. 실수로 아기가 생기자, 연지는 남편과 의논하지 않고 중절수술을 한다. 얼마 후 철민은 이 사실을 알고 연지를 폭행하고 일을 그만두라며 연지의 중요한 원고마
“교육혁신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세계가 급변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미래의 직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워야 합니다. 교육혁신을 통해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 챗봇의 의견입니다. 교육혁신에 대한 2,000자 칼럼을 써달라고 부탁하자마자 챗봇이 불과 3~4초 만에 뚝딱 써낸 글의 서두입니다. 놀랍도록 논리적이지만 다음 문장이 한층 더 놀랍습니다. “교육혁신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교육혁신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혁신을 위한 노력은 정부·학교·학부모·학생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챗봇은 혁신의 가장 어려운 심리적인 부분마저 예측합니다. 서둘지 말라, 그리고 서로 탓하지 말고 협업하며, 각자 해야 할 부분을 책임 있게 하라고 애정 어린 조언마저 곁들였습니다. 힘든 만큼 좋은 결과도 있을 테니 견디어 내라고 격려까지 합니다. 이 답변에 감탄하면서도 섬뜩하고 초라해지는 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기계가 인간의 생각만이 아니라 마음마저 꿰뚫어 보는 것 같고, 우리를 마치 달래야 하는 어린애
지난 호에서는 성공적인 정책논술을 작성하기 위한 준비 방법과 개요 작성 및 논술 주제 만들기를 연습해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이를 토대로 서론·본론·결론 쓰기와 좋은 답변의 조건을 살펴본다. 서론·본론·결론 쓰기 1. 서론 쓰기 ☞ 서론의 뜻 – 서론은 논리의 출발 서론은 글의 첫머리로서 글 전체의 논리를 도입하는 부분이다. 글을 처음·중간·끝의 세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 처음에 해당하는 부분이 서론이다. 서론에는 무엇을, 왜, 어떻게 쓸 것인지를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글을 쓰는 동기나 목적, 글에서 자신이 취하게 될 입장과 그 근거,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과제 등을 언급하는 것이다. ☞ 서론의 중요성 서론은 글의 얼굴과 같아서 신선한 서론은 수험 논술에서 특히 중요하다. ☞ 서론의 주요 내용 1) 주의환기 – 자기의 글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내용이다. 2) 문제 제기 – 본론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한 경우이다. ☞ 서론 쓰기의 방법 1) 주의환기의 방법 가) 일반적인 현상을 서술하며 시작하는 경우이다. - 가장 무난한 주의환기 방법이다. - 보편적 일반현상이어야 한다. 나) 용어의 개념풀이로 시작하는 경우이다. 다) 단도직입적
디지털 대전환 시기를 맞아 미래사회는 변화의 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럴수록 미래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질 것이며, 교육의 중심인 학교에서부터 그 방향을 바르게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경기교육은 ‘자율·균형·미래’의 3대 원칙을 바탕으로 기본과 기초를 갖춘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기초역량과 기본 인성교육 강화, 인공지능 기반 에듀테크 활용 교육 확대, 지역교육협력 플랫폼 구축으로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미래사회에 걸맞은 교육의 방향을 세워가고자 한다. 기초역량의 강화 기초역량은 무엇보다 학생이 갖춰야 할 행복의 중요 조건이다. 향후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초체력을 포함해 의사소통능력·학습력 등 기초역량을 먼저 갖춰야 한다. 경기교육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멘토링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1:1 학습운영, 기초학력학습지원 전문교사 인력풀을 구성해 학생의 기초에서부터 심화에 이르기까지 학습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떨어진 기초체력과 학습, 사회성 회복을 위해 초등 3·4학년을 중심으로 맞춤형 ‘더(T·H
왜 서로 다른 사안을 동일한 절차로 처리하는가? 고등학교 시절 필자는 여름방학 내내 수학의 난제에 도전하던 수학자 지망생이었다. 지금은 「교육법」을 포함한 법을 연구하는 연구자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수학과 법학은 서로 잘 통하는 분야이다. 어쩌면 수학의 난제에 무모하게 도전하던 고등학생 시절의 열정 덕분에 우리 교육과 「교육법」의 난제에 도전하는 연구자로서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집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의 해가 학교에서 풀어보니 해가 아니라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많은 분이 수학에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며, 그것은 문제를 제대로 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런데 집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의 조건과 학교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의 조건이 서로 달랐다면 어떨까? 그러면 사람들은 그건 동일하지 않은 다른 문제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 동일하지 않은 문제이다. 가정이나 시설 등에서의 아동학대 신고 사안과 학교에서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학대 민원 또는 신고 사안은 조건과 목적이 전혀 다른 사안이다. 동일하지 않은 사안이라면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2023년 대부분 시·도교육청의 전문직 전형은 상반기에 필기 및 면접시험이 마무리되고, 8월 합격자 직무연수를 거쳐 9월 1일자 임용하는 절차를 밟는다. 시험에 합격해 발령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지만, 탈락한 분들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1차를 합격하고 2차에서 탈락한 분들의 아쉬움은 특히나 더 클 것이다. 최선을 다했는데 또 1년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 합격의 보장도 없는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회의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는 막연함과 실패의 두려움이 밀려올 수 있다. 하지만 전문직 합격생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분들이다. 전문직 시험의 첫 도전에서 합격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대부분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전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시험유형과 시험장 분위기도 익히고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더 준비해야 할 것인지 파악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1차 필기시험에서 탈락한 분들은 학습 방향과 내용을 잘 설정했는지, 학습 방법과 시간은 적정했는지 차분하게 돌아보며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2차 면접에서 탈락했다면 면접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