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2개국 300여 개의 대학․유학 알선업체가 참여한 ‘해외 유학․어학연수 박람회’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우리 사회의 '영어' 어학연수 열풍을 또 다시 실감케 했다. 이번 박람회는 기존의 선진 영어권인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도 함께 각광을 받았을 뿐 뜨거운 유학 열풍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가 영어조기교육 학령을 현행 초등학교 3학년에서 1학년으로 낮추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국내의 영어유치원 수강료는 한 달에 60만~100만 원 선에 달하고 최근에는 태교를 영어로 하는 프로그램도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어떤 학생영어캠프는 8주에 1000만원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교육청 등 비영리기관에서 운영하는 영어연수 프로그램도 2~3주에 50만~100만원이나 되는 수준이고 보니 영어 사교육비 문제로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의 저가 유학․연수 마케팅에 솔깃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국가교육통계정보센터(http://cesi.kedi.re.kr)의 2005년도 교육통계에 따르면 고등학생과 중학생의 유
서울대가 2008학년도 정시모집부터 현재 각각 10%였던 논술과 심층면접의 비율을 30%, 20%로 그 비중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새 입시제도에 따르면, 대학수능 성적은 지원자격 기준으로만 활용하도록 되어 있고 학생부 반영 비율이 50%로 규정되어 있지만 서울대의 지난해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2.28%에 불과했다. 이처럼 내신의 실질 반영비율이 낮은 상황에서 내신점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비슷한 수준의 지원자들끼리 몰리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비중이 높아지는 논술과 심층면접이 사실상의 당락을 좌우하는 본고사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처럼 서울대의 2008학년도 입학전형요강을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로 받아들이는 대부분의 수험생․학부모와는 달리 대학 측은 논술이 학생부나 수능에 비해 비율 자체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동점자를 변별하는 보조적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변명에 불과하다.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을 줄여 궁극적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로 변경한 입시가 학생부와 수능시험, 여기다 대학별 논술과 심층면접이 함께 병행됨으로써 학생들은 학교수업과 수능시험 공부 외에 추가 부담만 더 지우게 되었다. ‘죽음의
최근 대학 입학처장들이 모여 2008학년도 전형에서 논술시험과 구술 면접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서울대가 현재 각각 10%였던 논술과 심층면접의 비율을 30%, 20%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당락을 좌우하게 될 논술 때문에 당황하고 있다. 심지어 유치원, 초등학생들까지 독서논술학원으로 몰려가고 있다. 비중 높은 통합논술이 특정 과목에서만 출제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문학, 역사, 철학, 과학 등의 각 분야를 일찍부터 두루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황하기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주요대 논술 수준이라면 나도 자신이 없다”며 현역교사들이 학원 강사에게 논술강의를 듣는가 하면 논술학원에서 단체 강의를 듣게 하는 학교까지 생기는 등 난리법석이다. 단기간 연수로 논술 지도 능력이 얼마나 함양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이래저래 논술학원 등 사교육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 되고 말았다. ‘지나친’ 과열 경쟁을 없애 학생․학부모를 시험에서 해방시키겠다면서 더 큰 경쟁과 갈등 요인을 생산해 내는 정부의 ‘엇박자’ 교육제도는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 격’이다. 여기에다 논술이 학생부나 수능에 비해 비율 자체가 그리 높지
우리 사회는 말없이 땀 흘리는 많은 공무원들에게 ‘철밥통’이니 ‘팔자 좋은’ 직업이니 하며 대체로 너그러운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지 않는 풍토다. 그 중에서도 우리 교원에게는 시기와 편견이 유독 심하다. 얼마 전 2006년도 OECD 교육지표(Education at a Glance) 조사에서 한국 초·중·고 교사 연봉(15년 경력자 기준)은 4만8,875달러로 세계 3~4위 수준이며, 최고 호봉자 연봉은 7만8351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단순 통계는 교사 봉급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부추기는 것으로 공무원의 일원이자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뒷맛이 씁쓸하다. 실제로 공무원급여포탈(http://pay.csc.go.kr)에 제시된 공무원보수규정(2006.6.12. 대통령령 19,521호)에 의하면 교원 봉급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보수규정에 따르면 기본급 기준 초․중․고 경력 15년(25호봉) 교원의 연봉은 2,493만원이며 최고 40호봉 교원은 3,813만원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경찰․소방공무원 15년 경력(경감, 소방경)의 연봉은 2,580만원이며, 최고 호봉(총경 28호봉)은 3,
법원의 ‘수능고사 성적공개’ 판결에 대하여 교육부가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법원의 판결이 ‘고교 서열화’를 부추길 결정이라며 판결 주문이 도착하기를 기다려 항소키로 했다.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성적 공개를 늦춰보려는 의도로 엿보인다. 교육부의 항소에 따라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날지는 끝까지 두고 봐야 알겠지만 교육부의 이런 태도는 한 마디로 ‘한입으로 두말(一口二言)’ 하는 실로 떳떳치 못하고 부끄러운 행태다. 최근 교원의 79.7%가 반대하고 찬성은 16.2%에 불과한 의견을 무시하고 고교의 시험문제를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한 것이 교육부다. 더욱이 교원의 평가권과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를 우려해 시험정보 공개의무화 반대하는 주장을 두고 ‘집단 이기주의’라고 몰아 세웠던 장본인이다. 교육부는 더 이상 궁색한 변명으로 수능성적 공개를 반대하면 안 된다. 마땅히 법원의 수능성적 공개 판결에 대한 항소도 취하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이는 강제로 학교 시험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라는 결정을 스스로 ‘잘못’이라고 시인하는 것이다. 교육부가 이번 성적공개 판결에 반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능성적 공개는 현행 중등교육의 핵심인 ‘고교평준화’와 그
금년도 우리 충청북도교육청의 교육지표는 「지역인적자원 개발을 선도하는 희망찬 교육 실현」이다. 적절한 진단아래 내려진 방향 설정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인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선발에서부터 양성에 이르기까지 경쟁력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우리나라 교육에 경쟁력이 있는가. 현 정부와 여당은 평준화 교육을 마치 종교처럼 맹신하고 있다. 그들은 ‘평등’이라는 가면을 쓴 채 ‘경쟁은 비교육적이고 평준화만이 인권을 존중하는 전인교육’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줄기차게 밀어붙인 평준화 정책 덕분에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교 간 격차 해소에 기여했다고 믿는 듯하다. 그래서 외고를 ‘경쟁을 부추기고 평준화를 깨는’ 학교로 단정할 뿐 아니라 자사고와 국제중 설립도 평준화에 위배된다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평준화를 사수하겠다고 대학입시제도까지 억지로 꼬아놓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개발원(KEDI)은 평준화 지역의 학생들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학업성취도가 더 높고, 그래서 국제 비교평가에서도 우리나라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통계청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일부 기관은 평준화로 학생들
1980년 전두환 정권에서는 ‘사회악 일소 특별조치’에 따라 조직폭력배를 삼청교육대로 입소시켜 집중 소탕한 적이 있다. 노태우 정권인 1990년에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조직폭력배를 대대적으로 단속했으며 김대중 대통령도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폭력배 단속 종합대책’을 통하여 폭력조직을 집중 단속함으로써 그 동안우리 사회에서 폭력배들의 활동이 비교적 잠잠한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조직폭력배가 독버섯처럼 번져 연예계, 사업계, 정치계, 이제는 학교까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진출하여 활개 치고 있는 느낌이다. 집회 중인 대학 캠퍼스에 쇠파이프와 흉기를 든 조직폭력배들이 난입하는가 하면 농성 중인 사학재단 사무실에도 폭력배가 난입하여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달에는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 난입한 지역의 폭력조직이 흉기와 야구방망이로 집단폭행해 상주를 비롯하여 문상객에게 중상을 입힌 적도 있다. 얼마 전 미군기지 확장 이전을 반대하는 평택 주민들의 시위 현장에도 어김없이 폭력배가 동원되는가 하면, 북한산을 관통하는 도로 건설을 반대하며 수행중인 스님과 재가자들이 승려로 위장한 괴한들에 의해 폭행당하는 등 폭력배가 판치는 세상이 되었다. 그
‘도박’의 사전적인 의미는 『돈이나 재물을 걸고 서로 따먹기를 다투는 짓, 요행수를 바라고 불가능하거나 위험한 일에 손을 대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이런 ‘서로 따먹고 다투는’ 위험한 도박이 사회 곳곳에 심각하게 만연됨으로써 가정이 파산되고 국민들의 정서와 사회가 치명적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 사회전반에 도박에 대한 거부감은커녕 더 이상 도박이 도덕적이고 부정적인 ‘부끄러운 행위’로 인식되지도 않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은 ‘도박불감증’에 빠져든 것이다. 정부는 IT산업 육성정책의 명분에 따라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소싸움, 로또 등 도박산업을 공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기업은 서민들의 눈물과 한이 서린 돈을 뜯어 세수를 올리고 그 수익금의 일부를 체육, 축산 진흥 기금, 사회 복지 기금으로 환원함으로써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분까지 가세해 합법적으로 사행성 도박을 미화하며 육성하고 있는 것이 한국 도박의 현주소다. 결국 정부의 불합리한 법과 제도가 불법 도박을 부추기고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우리 민족의 건전한 민속놀이인 윷놀이와 장기, 바둑 등은 물론 볼링
지난 4월, 정부가 학교 시험문제는 물론 평가기준, 평가내용, 평가계획 등 평가관련 정보 일체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을 엄격히 의무화했다. 인터넷 공개, 변별력 없는 수능시험과 2008년부터 도입되는 내신제도 개편으로 인한 공신력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한술 더 떠 우리도(道) 충북에서는 이를 아예 중학교에까지 의무화한다는 공문을 일선학교에 보냈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의 거센 반발은 물론 본 리포터도 지방 신문에 ‘시험문제 공개의 허와 실’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그 허구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도교육청에서는 즉시 중학교의 시험문제 공개 의무화 방침을 철회하고 학교별로 공개를 자율화 하도록 했다. 이는 책임 있는 교육당국으로서 시의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다시 언론에서는 고교 시험문제 공개를 두고 또다시 ‘학교때리기’에 나섰다. ‘여름방학 전까지’ 이라는 공개시한을 두고서다. 당초 ‘시험문제 공개 의무화’ 방침을 두고 교원단체들은 물론 대부분의 일선 교사들이 시험문제 공개에 정면으로 반대했다. 그러자 교육부는 한발 물러서 시험문제 공개 시한은 여름방학까지로 연장했다. 공개 수단도 홈페이지뿐 아니라 학교 게시판, 가정통신문,
학교마다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다가온다. 이맘때면 학생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덩달아 손길이 바빠지기 마련이다. 밀린 방학숙제 때문이다. 사실 개학이 임박해서 일기를 비롯한 밀린 숙제를 하느라 밤을 새거나 부모형제까지 모두 나서 방학숙제를 도와주던 모습은 나름대로 정겨웠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들이 방학숙제 때문에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최근 형식적으로 제시되던 방학숙제가 그 양과 질에 있어서 개선되고는 있지만 방학숙제 결과물을 가지고 시상도 하고 섣불리 수행평가에까지 반영하는 어리석음은 이제 없어야 할 것 같다. 숙제를 스스로, 성실히 한 학생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독후감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등의 단순한 ‘방학숙제 베끼기’는 이제 고전적인 수법이 된 것 같다. 인터넷에서 안 되는 게 없다는 세상, 이제는 혼자 하기 어려운 방학숙제를 도와주는 수준을 넘어 아예 숙제를 대행해주거나 자기가 한 숙제를 사이트에 올려 다른 사람이 다운받을 수 있게 하면 돈을 주는 얄팍한 상술까지 가세함으로써 학생들 간에 숙제를 사고파는 신종 ‘숙제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
온 나라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난리법석이다. 경마, 경륜, 경견, 카지노 등 레저의 허울을 쓴 도박장에 ‘한몫’ 잡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더니 그 와중에 ‘바다이야기’가 터진 것이다. 최근 도박성 성인오락실이 주택가 깊숙이, 심지어는 온라인 도박 게임으로 안방까지 파고들어 급기야는 세탁소와 약국보다 오락실이 많아지는 판국이 되었다. 온 나라가 ‘도박공화국’이 된 책임은 '조사하면' 다 나오겠지만 이처럼 국민을 도박판에 빠지게 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문화관광부를 비롯한 정부다. 정부가 경쟁적으로 IT관련 게임산업 육성정책을 내놓으면서 성인오락실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며, 불법 도박기구를 방치하고 대책 없이 상품권을 남발한 것이 도박 바람의 시초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이런 한심한 사태는 마치 우리 교육계의 모습과 흡사하다. 정부는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고 사교육 절감 방안을 추진한다면서도 오히려 우리사회를 도서관이나 학교보다 학원이 더 많은 ‘사교육공화국’으로 만들었고, 이 불명예스런 이름의 중심에 교육부가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비 비중이 정부 한해 예산의 약 6%로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한 나라, 사교육비와 불안정한 교육 정책으로 ‘기러기가족’을
“선장이 없는 지금 이렇게 마음 편한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차라리 이대로 갔으면 좋겠다.......” 현 정부 들어서 여섯 번째 교육부총리 임명을 기다리고 있는 교육부 관료들의 말이다. 오죽했으면 교육부 내부에서 조차 이런 말이 나올까. 교육부장관이 없으니 차라리 조용하고 일하기 쉽다는 그들의 심정에 동정은 가지만 우리 교육계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실 지금까지 교육부는 교육 자체보다는 정치색이 강한 ‘교육수장’에 의해 정치논리로 좌지우지됐던 때가 많았다. 교육비전문가가 일단 '부총리급' 장관이 되면 그때부터는 정치 일정에 따라 쫓겨 다니며 대통령과 여당의 눈치를 살피느라 차분하게 교육문제를 진단하고 구상할 겨를이 없다는 것을 교육부 관료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해괴망측한 논리로 대책 없이 무리하게 정년단축을 강행함으로써 교단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던 이해찬 장관, 임기 내내 청와대의 눈치만 보며 대통령의 코드정치에 휩쓸리다가 오히려 공교육의 위기를 부추기면서 교직사회에 첨예한 갈등과 대립을 조장했던 김진표 부총리 모두 차라리 ‘없었으면 좋았을’ 장관들이었다. 교육계는 물론 정치권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했다가 조기 퇴출당한 김병준 전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 압력을 거부해 경질됨으로써 ‘비굴하지 않고 기개 있는 공무원’으로 칭송받는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이 세간에 화제다. 우리는 그가 정부에 도입한 ‘외부 공모제’ 실상에 대한 충격적 폭로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선출한 공모 기관장 중 상당수는 ‘급(자격)’이 안 되는 사람, 해당 업무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낙하산 인사를 공모인 것처럼 포장하여 끼워 넣은 것"이라고 밝혔다. 애당초 참여정부가 장관의 정책보좌관이나 정부산하 기관장에 ‘외부 공모제’를 도입한 것은 현행 연공서열 위주의 승진제도를 보완하고 능력 있는 외부인재 발굴을 통하여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도였다. 게다가 노대통령은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었다. 그러나 유 전 차관이 폭로했듯이 ‘공모 기관장’은 본래 의도와는 달리 자격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외부인을 밀어 넣는 낙하산 인사의 자리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교육계가 이 꼴이다. 교육부는 이번에 사립 대안학교나 자율학교에만 적용하던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를 공립 특성화고교에도 처음으로 임용한다. 그들은 이달 한달 동안 연수를 받은 후 9월1일자로 자격 없이 정식 교장이
국민적 충격이 컸던 사상 초유의 학교급식 사고에 대하여 국가질병관리본부의 원인규명이 실패했다. 정부 주도의 최종 역학조사에서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의 구체적인 감염경로를 밝히는 데 실패함으로써 이른바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애매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는 위생관리와 감독체계 부실, 이윤추구에 급급한 위탁급식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직영급식을 원칙으로 하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학교 급식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밝혀내고 구체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못한 채 처리함으로써 정치권과 교육부에 의한 정략적 졸속법안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제주도는 학교급식을 100%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시범 지역으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급식지역이라는 격려를 받아왔다. 그러나 매년 4~5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함으로써 집단 식중독 사고 등 문제점을 여전히 안고 있다. 이렇게 모범적인 직영급식이면서도 똑같은 문제점이 나타난다면 급식사고의 문제는 제도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무슨 제도이든 운영 방법 내지는 관리가 중요한 것이지 제도가 잘못되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직영이든 위탁이든
최근 학교를 무대로 교사와 학생 등의 관계를 다룬 ‘학원영화’가 봇물을 이루면서 ‘창작의 자유’ 차원을 넘어 교단을 변태와 부정이 난무하는 집단으로 표현함으로써 교직사회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를 가진 영화 ‘스승의 은혜’의 제작사는 영화 홍보를 위하여 ‘나도 과거 선생님과 아픈 기억이 있다’는 제목의 이벤트를 열었다. 선생님과 안 좋았던 기억을 글로 올리면 뽑아 예매권을 나눠 주는 행사를 통하여 얄팍한 상술을 미끼로 학생들에게 교사에 대한 적개심을 무분별하게 부추기고, 이 과정에서 해당 교사의 이름과 학교를 그대로 밝히고 있는 글이 많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영화 벽보 포스터도 초등학생이 피로 쓴 듯한 ‘혈서체’로 표현함으로써 영화가 개봉되기도 전에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는 16년 만에 재회한 교사와 제자들의 한 맺힌 복수극으로 정년퇴직 후 시골에 살고 있는 선생님에게 찾아온 제자들에게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다루었다. 정년퇴직 후 늙고 병든 몸으로 시골에 혼자 살고 있는 스승을 찾아온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그들 속에 응어리진 스승에 대한 원한이 되살아나면서 동창회가 하룻밤 새 제자들이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