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해서는 가능한 말하지 않는 것이 선거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들 하더군요" '부드러운 사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는 "교육은 정말 어려운 문제인 만큼 부드럽게 풀어 가는 것이 좋겠다"는 말로 토론을 시작했다. 그러나 패널리스트들의 질의는 정 후보가 '부드럽게' 넘길 수 있을 만큼 녹녹치는 않았다. 먼저 정 후보가 5일 창당대회에서 밝힌 '교육자치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종희 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이 "교육부 기능축소가 교육부 위상 하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냐, 교육이 일반행정에 예속될 가능성은 생각해 보았는가"라고 지적하자, 정 후보는 "권한이 있어야 위임도 가능한 것이다. 교육부 위상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시·도의회와 교육위원회 관계는 시도간 비교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연스럽게 해결되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립대학의 시·도립 전환 발언 역시 논쟁의 초점이 됐다. 이군현 교총회장은 "국립과 시·도립은 위상 격차는 물론 교원의 지방직화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정 후보는 "미국은 주립대의 위상이 높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의 주(state)와 우리의 시·도 개념은 다르지 않느냐"고
한국교총과 본사는 6일 서울 우면동 교총 대강당에서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를 초청, 교육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군현 한국교총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노종희 한양대 교수·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학교사랑실천연대 운영위원장, 고학곤 부산 동항초 교사, 홍성식 서울교대부속초 교장·한국초등교장협의회 부회장, 이원희 서울 경복고 교사, 이종욱 서울은곡공고 교장·전국공고교장회 회장, 엄미선 경기 광남초 병설유치원 교사·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부회장, 조희순 한국보건교육연구회 회장이 패널리스트로 나섰다. #교육부 권한 이양 및 21세기 교육개혁위원회 노종희= 정 후보께서는 교육부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고, 교육부는 평가와 정보제공 기능만을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교육부가 최소한 초·중등교육의 기획 기능은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떤 입장입니까. 또 지방자치단체가 시(도)지사의 일반 지자체인지, 시도 교육감의 교육청을 말하는 것인지 밝혀 주시고 지방교육자치제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방안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또, 21세기 교육개혁위원회의 성격과 권한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 주시기 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교원 정년을 65세로 환원하겠다"고 7일 밝혔다. 한국교총과 본사가 공동 주최한 교육정책토론회에서, 정 후보는 "정년을 일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직종별 정년에 대한 국가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교원 정년은 원칙적으로 원상회복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또 "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밝혔듯이 교육부 기능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할 것"이라며 "중앙과 지방의 적절한 역할분담 방안을 포함한 교육자치문제를 다루기 위해 교육전문가, 학부모, 일선 교사들이 참여하는 21세기교육개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자치제를 실시하더라도 교육부의 부총리급 위상, 교육공무원 37만 명의 신분상 불이익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원정책과 관련 정 후보는 수석교사제 도입, 교원 안식년제를 통한 외국유학 프로그램개발, 교원보수규정 별도 제정 등을 약속한 반면, 교장 선출제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고교평준화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 폐지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되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대안학교 등의 확충을 통해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마
은수(이미연)와 호진(이얼) 부부는, 호진의 동생 대진(이병헌)과 한집에 산다. 부부 사이의 애정도 각별하고 형제애도 남다른 이 가정에 불행이 들이닥친다. 카레이서 대진은 레이싱중 사고를 당하고, 동생의 시합을 보러 가던 호진도 트럭과 충돌, 둘 다 식물인간이 된다. 1년 뒤 먼저 깨어난 대진은 자신이 호진이라고 주장한다. 습관이나 취향도 호진과 똑같다. 병원에서는 빙의(憑依·영혼이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가는 것)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은수는 대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란스럽고, 호진은 깨어나지 않는다. 부부만이 아는 일들을 대진이 소상히 기억해내자 은수는 대진을 호진으로 받아들인다. 중독. 사랑이 집착으로 이어지는 순간 이미 그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혹자는 이야기했지만 글쎄요, 누가 자신할 수 있을까요.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렇게 변해 가는 자신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당신은 누군가를 진정, 미치도록, 사랑해 본 적이 있느냐고, 영화 '중독'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호진을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낸 사람이라 여길 정도로 운명적 사랑을 믿는 은수. 그녀라면, 빙의를, 육체를 뛰어넘는 영혼의 사랑을 다른 사람보다 쉽게 받아
권력을 흔들어대는 핵심은 무엇일까. 극단 물리의 ‘광해유감’(6~13일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은 반정에 의해 왕좌에서 물러난 광해군의 고민을 파헤치며 이 질문의 해답을 구하고 있다. 승자의 기록에 따르면 광해는 왕이 아닌 군에 불과하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보여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의 실리외교 등은 광해가 군왕으로서 뛰어난 자질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교사 1000명이 뽑은 만나고 싶은 인물 1위로 뽑힌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권력투쟁의 와중에서 형 임해군과 배다른 동생 영창대군을 죽임으로써 여론을 등에 업은 반군에 의해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광해의 고민을 인목대비와의 특별한 감정, 부친 선조의 질투 등 픽션을 섞어 연극‘광해유감’은 재구성했다. 광해역은 묵직한 카리스마 한명구씨가, 자식은 물론 일가 친척까지 도륙당한 한맺힌 여인 인목대비역은 장영남씨가 맡았다. 원로배우 오현경씨도 모처럼 무대에 등장한다. 선조로 분장한 오씨는 아들 광해와 끝없이 교차하는 애증을 변덕스런 표정연기를 통해 그려낸다. 지난해 삼성문학상 최종후보작에 올랐던 젊은 작가 임은정씨의 대본을 음향과 조명, 독특한 무대공간 활용으로 인간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고,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단 한 가지의 진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언급을 터부시하고, 때로는 과학의 힘을 빌려 죽음을 거부하려고도 한다. 안국동 갤러리 사비나에서 10일까지 열리는 서양화가 안창홍의 ‘죽음의 컬렉션’전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털어놓기는 꺼리는 죽음을 다양한 이미지로 채집했다. 17차례의 개인전을 치르면서 일상 속의 폭력과 죽음을 언급해 온 작가는 기록사진을 훼손시킨 형태의 연작 '기념촬영', 도발적 누드로 성적인 느낌과 함께 죽음을 환기시키는 기묘한 작품 '시선' 등 격정적 죽음과 함께 일상 속에서 마주친 동물의 죽음을 모노톤으로 표현한 '모래바람-고비사막 가는 길’등 정적인 작품도 보여준다. 죽음은 광풍처럼 덮쳐오기도 하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한 켜씩 쌓이는 먼지처럼 서서히 다가오기도 한다는 것일까. 한 사람의 작품이라 보기 어려울 만큼 여러 경향의 작품이 혼재되어있는 '안창홍- 죽음의 컬렉션'전. 죽음의 형태가 그만큼 다종다양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무덤으로 사라지려는 사자(死者)의 등을 돌려세워 옷을 벗기고
"참 어렵다" '정말 어려운 게 교육'이라는 말로 98년부터 2년 간의 국회 교육위 경험을 표현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이 날 토론회 역시 '참 어렵게' 진행됐다. 교원정년 환원, 학교운영위 위상 제고 교장선출보직제 등과 관련된 질의, 답변과정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먼저 학교운영위 의결기구화 논란에 대해 노 후보가 "학교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가능하지 않느냐, 원하는 학교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군현 교총회장이 "재정적 권한을 갖는 주체일 때 의결기구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학운위에는 그런 권한이 없다"고 지적하자, 노 후보는 "선택하라는 것이지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못마땅하더라도 웃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항의했다. 교원정년 환원문제를 놓고도 미묘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유현의 경기 진건초 교사가 교원부족 사태에 대한 땜질식 처방을 비판하며 정년 환원 의사를 묻자, 노 후보는 "정년 단축은 시대의 요구였다. 교사 부족도 정년단축이 원인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교단을 떠난 교사가 많아서 그런 것 아닌가. 당분간 교원정년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며 정년환원 의지가 없음을 사실상
한국교총과 본사는 23일 서울 우면동 교총 대강당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초청, 교육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군현 한국교총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노종희 한양대 교수·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학교사랑실천연대 운영위원장, 유현의 경기 진건초 교사, 홍성식 서울교대부속초 교장·한국초등교장협의회 부회장, 이원희 서울 경복고 교사, 정혜 손 서울명일유치원 원감·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이종욱 서울 은곡공고 교장·전국공고교장회 회장, 이선순 미발령자 완전발령 추진위원회 대표가 패널리스트로 나섰다. #학교운영위원회 및 교육부 노종희=노 후보께서는 교육부 개혁을 포함해 교육행정의 분권화와 자율화를 추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학교 운영에 구성원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학교운영위원회를 의결기구화 하겠다는 뜻인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노=통제 중심의 획일적 행정으로 비판받아 온 교육부를 기획과 지원 중심으로 개편하고,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 교원이 주체가 되는 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교육정책의 지방 분권화를 확대, 시·도교육청의 정책 입안 기능을 강화하겠습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지난 10년 간의 교육개혁은 '위로부터의 개혁'이었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교원이 주체가 되는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3일 한국교총과 본사가 주최한 교육정책 토론회에서 노 후보는 "교육부를 기획과 지원중심으로 개편하고 집행은 지방과 단위학교 자율에 맡기겠다"며 "필요하다면 교육부와 교육청의 과감한 개혁도 단행하겠다"고 밝혀 교육부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교원정년 환원에 대해서 노 후보는 "정년단축 시점이나 지금이나 국민정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당분간 정년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교장선출제는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교원의 자부심을 되살리기 위해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적극 검토 ▲담임수당 인상 ▲대통령 임기와 함께 하는 교육부 장관 임기 보장 등을 약속했다. 또 "학벌에서 실력으로, 획일성에서 다양성으로, 타율에서 자율로 가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전제하고 ▲2008년까지 초등 25명, 고교 30명까지 학급당 학생 수 감축 ▲특목고 대폭 확대 ▲만 5세아 기간학제 편입과 무상교육 실현 ▲지방대학지원법 제정 ▲저소득층 자녀 학비감면 등을 공약했다. 교육재정 확충에 대해 노 후보는
"제 어머니는 지금 91살이십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셨습니다. 저는 교사의 아들입니다. 여러분은 저를 아들처럼 편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토론회의 서막을 이렇게 열며 '교심(敎心) 잡기'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드물게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란 시까지 인용하며 "사람을 만드는 교육, 그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이 예우 받는 정책을 펴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고학곤 부산 동항초 교사의 "정년 환원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잠시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지만, "화려한 약속은 하지 않지만 한 번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이 후보의 말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종옥 서울 은곡공고 교장이 "실업고는 무상교육을 실시해도 올 아이들이 없다"고 열악한 현실을 토로하자 이 후보는 "지난 스승의 날 실업고에서 1일교사를 하며 교사들로부터 실고의 고충을 들었다"며 "실고생이 인간으로서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반드시 실업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 후보는 토론회를 마치며 "지난 5년의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길은 '교원'에게 달려있다"며 "우리교육의 '업그레이드
한국교총과 본사는 21일 서울 우면동 교총 대강당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초청, 교육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군현 한국교총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노종희 한양대 교수·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학교사랑실천연대 운영위원장 고학곤 부산 동항초 교사, 남암순 서울쌍문초 교장·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 이원희 서울 경복고 교사, 정혜손 서울 명일유치원 원감·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이종옥 서울 은곡공고 교장·전국공업고교장회 회장, 조희순 한국보건교육연구회 회장이 패널리스트로 나섰다. #이회창 후보가 제시한 주요 교육정책 -초당적·범국가적 '21세기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교육투자 GDP 7% -고교 하향 평준화 폐단 개선, 자율학교, 자립형 사립고 단계적 확대 -교원정년 65세 환원, '교육공무원보수규정' '우수교원확보법' 등 제정 -2007년 대학입시 완전 자율화, '기술한국 21'사업 국책 과제로 추진 -공교육 내실화 통한 사교육비 부담 해소, 만5세아 무상교육 실시 -실업계고 무상교육 실시 및 대학진학 연계 프로그램 내실화 모색 #21세기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방안 노종희=이 후보께서는 지난 4월 국회 대표연설에서 중립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교원정년 65세 환원 당론에는 변함이 없다"고 21일 밝혔다. 이 후보는 한국교총과 본사가 공동 주최한 교육정책토론회에 참석, "거대야당의 오만이라는 등 비판이 있어 한발 물러섰지만 정년환원 법안을 결코 폐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당론에 변함이 없는 만큼 국민설득 작업을 거쳐 교원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심정으로 무너진 학교를 살리겠다"며 "학교를 살린 대통령으로 남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교육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초당적, 범국가적 '21세기국가교육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내총생산(GDP)의 7%까지 교육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수석교사제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적극적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이 후보는 ▲2007년까지 대학입시 완전 자율화 ▲자율학교 제도의 확대 ▲고교 하향평준화의 폐단 개선 ▲교육공무원 보수규정 제정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또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 란 시를 인용하면서 "우리의 가장 확실한 자산은 사람"이
모녀지간인 나오코(기시모토 가요코)와 모나미(히로스에 료코)를 태운 버스가 눈 덮인 산길을 달리다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엄마 나오코는 죽고, 딸 모나미는 깨어난다. 그런데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딸은 자신이 모나미가 아니라 나오코라고 주장한다. 말이나 행동이 영락없는 아내인 모나미를, 아버지 헤이스케(고바야시 가오루)는 아내 나오코로 느끼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집에선 아내 나오코로, 밖에선 딸 모나미로 ‘이중생활’을 하는 ‘아내/딸’과의 동거가 순탄할 리 없다. 대학생이 된 ‘아내/딸’이 모나미로 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헤이스케는 혼란과 갈등에 휩싸인다. 남편으로 살 것인가, 아버지로 살 것인가. 세상은 그들의 사랑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헤이스케의 눈에는 그녀가 변함 없이 부인인 나오코 이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그녀는 모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모나미의 생활, 나오코의 생활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없습니다. 이제 그녀는 결정해야 합니다. 그의 아내로 살 것인지, 아니면 딸로 살 것인지를. 빙의(憑依), 다른 사람의 몸을 빌어서라도 곁에 있고 싶던 사랑은 그러나, 사랑하기에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사랑이 되고 말았습니다. 영화 '비밀'은
24일까지 평창동 갤러리 세줄에서 열리는 ‘funny sculpture·funny painting’전은 박영균(회화), 천성명(조각), 노석미(회화), 홍인숙(판화) 등 30대 초·중반 작가 4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하나같이 희화화된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들은 희극무대를 방불케 한다. 손에 봉숭아물을 들이고 배시시 웃는 주책스런‘늙은 언니’, 머리에 꽃을 꽂고 철퍼덕 주저앉은 회사원 아저씨, 실연의 충격으로 가슴에 구멍난 처녀, 아이인지 어른인지 모를 땅딸막한 애늙은이…만화 속에서 방금 뛰어나온 듯 과장되거나 축소된 형태, 화려하고 유치찬란한 키치 이미지가 만발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건, 그 속에 우리들 보통시민의 초상이 담겼기 때문이다. 홍인숙의 판화 ‘older sister’연작을 보자. 나이를 잊은 채 삐삐처럼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 머리에 꽃을 꽂고 귀여운 포즈를 취하는‘늙은 언니’는 한편으론 우습지만 한편으론 서글프다. 천성명의 애늙은이 이미지는 또 어떤가. 어린이의 몸에 중년의 뱃살, 조로한 얼굴이 기묘한 조합을 이루는 ‘소년, 잠들다.’소년의 몸을 하고 있지만, 아버지만큼 이 조각과 닮은 사람이 있을까
"까부는 놈은 조져야 한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양 세를 보면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은 이 것이면 충분한 것 같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말단 논리로는 결코 패자(覇者)가 될 수 없다. 먹고 먹히는 혼란의 시대였던 춘추전국시대조차 그러했다." 채수연 교총 사무총장이 펴낸 ‘춘추전국의 리더십’(중명출판사)은 춘추오패(春秋五覇)의 리더십을 통해 우리 시대의 지도자들이 갖춰야 할 리더십과 용병술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제(齊)나라의 환공, 진(晋)나라의 문공, 진(秦)나라의 목공, 초(楚)나라의 장왕, 오(吳)나라의 합려 등 춘추오패는 세상의 인심을 자신에게로 끌어들여 그 위에 군림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환공과 문공은 뛰어난 포용력으로, 양공과 목공은 예의를 바탕으로 한 인재등용으로, 장왕과 합려는 남다른 리더십으로 패자가 됐으며, 이들에게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간언과 진언으로 제후를 보필하는 인재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인재를 알아보는 혜안과 그런 인재를 과감히 등용, 국가를 개혁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춘추오패를 연상시키는 지도자가 우리에겐 있는가. 대선을 앞둔 시점에 이 책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