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갈 때 많은 사람은 학과 선택의 고민을 한다. 적성에 맞는 과는 무엇일까.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나. 하지만 나는 대학 진학을 하면서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저 문학을 좋아했다. 문학은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현실을 촉촉이 적셔주었다. 문학을 통해 보는 세계는 내가 꿈꾸고 있는 행복의 무지개가 보였다. 그곳에서는 내 삶의 호숫가에도 아름다운 꽃이 필 듯했다. 문학을 공부하고 문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래서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갔다. 공부도 열심히 하리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대학은 내가 꿈꾸던 낭만이 없었다. 유신 정권이 무너지고 사회는 민주화의 열망이 한꺼번에 분출되었다. 대학도 혼란스러웠다. 학우들은 매일 전투경찰과 투석전으로 마주쳤다. 그 혼란을 뒤로 한 채 나는 군에 쫓기듯 갔다. 다시 찾은 캠퍼스는 평온을 찾은 듯했다. 세상은 프로야구가 출범과 컬러텔레비전의 등장으로 더욱 화려해졌다. 하지만 캠퍼스는 최루탄 냄새만 나지 않을 뿐이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시대의 불안은 여전했다. 그 속에 있는 나는 더욱 고독해졌고 답답해졌다. 나는 그때 답답함에 못 이겨 강의실에서 조병화 선생님께 함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우려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연쇄적으로 충격에 휘말리고 있다. 유럽발 위기가 미국을 거쳐 아시아권까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도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8일 KBS 9시 뉴스도 이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보도에 의하면 그리스 재정 위기의 벼랑에서 독일 의회가 압도적인 표차로 지원 법안을 가결했다고 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도 지원 절차를 마무리하는 등, 속속 그리스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뉴스다. 그런데 이 뉴스 중에 그래픽 화면에 ‘하락율’이라는 표기가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하락률’이 바른 표기이다. ‘-률’과 ‘-율’의 표기는 원칙만 알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우선 ‘률’과 ‘렬’은 단어의 첫머리에 올 때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율’과 ‘열’로 적고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자리에서는 ‘률’과 ‘렬’로 적어야 한다. ‘율서(律書), 율법(律法), 율령(律令)’은 두음법칙을 따른 것이다. 그리고 두음에 오지 않을 때는 본음대로 ‘격률(格律), 법률(法律), 성률(聲律), 일률(一律), 황금률(黃金律)’이라고 표기한다. ‘하락률(下落率)’도 마찬가지다. 참고로 ‘한글 맞춤법’ 제11항 다만에서는 모음이나 ‘ㄴ’
중년의 나이에 들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 늘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믿었는데, 몸이 점점 달라진다. 슬프고 안타깝지만 세월에 순응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독였다. 하지만 무턱대고 손 놓고 있는 것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현대 의학이 발달해서 나이를 뛰어넘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니 기대보기로 했다. 해서 병원에서 여러 가지를 검사했다. 생전 안 해보던 MRI 촬영까지 했다. 검사 후 결과가 나오는 날 병원에 갔다. 갈 때 마음이 안정되질 않았다. 말 그대로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 혹시 나에게도 어떤 병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지금까지 건강했던 것처럼 건강할 것이라고 암시를 주었다. 병원 방문 결과는 예상대로 아무 이상이 없었다. 몸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스트레스와 과로가 원인이 되는 것이니 주의를 하란다. 이상이 없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아내도 뛸 듯이 기뻐했다. 그런데 병원 문을 나서면서 마음속에서 뒤틀림이 올라온다. 거액(?)을 내고 사진 촬영을 했는데 보고서가 온통 영문 표기로 되어 있다. Brain MRI with MRA(Limited) : No significant abnormal signal intensity or foc
2010년 4월 30일자 중앙일보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제주 성산포 옆 해변엔 배낭을 맨 채 올레길을 걷는 순례꾼이 쌓아 놓은 돌탑이 끝없이 이어진다. 지리산 둘레길이나 강화…. 이 기사문은 ‘걸으면 걸을수록 행복해진다’는 표제어 아래 있는 것으로, 걷기 운동의 효과를 안내하고 있다. 기사 내용에 의하면, 걷기는 체중 조절이 수영보다 뛰어나고, 기타 뇌졸중 위험도 낮아진다고 한다. 특히 느리게 걸으면 명상 효과도 있어 남녀노소가 즐기는 운동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사 첫머리의 ‘배낭을 맨’은 바르지 않은 표기이다. 이때는 ‘메’는 것이 바른 표기이다(사실 이 문장은 꾸미는 말을 중첩하여 써 비문이 되었다. 이것도 바로 잡아야 한다.). 두 단어의 차이를 사전을 통해 검색하면, ‘매다’는 1. 끈이나 줄 따위의 두 끝을 엇걸고 잡아당기어 풀어지지 아니하게 마디를 만들다. - 신발 끈을 매다. 옷고름을 매다. 2. 끈이나 줄 따위로 꿰매거나 동이거나 하여 무엇을 만들다. - 붓을 매다. 책을 매다. 3. 끈이나 줄 따위를 몸에 두르거나 감아 잘 풀어지지 아니하게 마디를 만들다. - 전대를 허리에 매다. 대님을 발목에 매다 4. 달아나지 못하도록 고정된 것에
텔레비전 개그 프로그램에 ‘술 푸게 하는 세상’이라는 코너가 인기를 끈다. 이 코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연기자들의 연기가 진짜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 특히 박성광의 술에 취한 연기는 진짜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힘들다. 하지만 이 코너가 진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취중에 뱉는 말 한 마디 때문이다. 박성광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말을 뱉는다. 이 말은 연기자의 말이지만, 이 세상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다수의 울분을 대신 토하는 감정이입이 있어 호감이 간다. 이 세상 대다수 이름 없는 사람들은 팍팍한 인생살이에 힘들고 지치면 술로 위안을 삼는다. 아니 술로 위안을 삼는 것이 아니라 슬프기 때문에 술을 마신다. 이런 상황이 ‘술 푸게’라는 말에 함축되어 있다. 즉, 이 말에는 ‘술을 푸게 하는 세상’이란 뜻에 ‘슬프게’라는 의미가 덧붙어 있다. 이 세상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세상을 향하여 주먹질을 하고 푸념하며 술을 푼 기억이 누구나 있다. 우리는 삶에 지쳐서 때로는 거리에 비에 젖은 신문지 조각처럼 거리를 헤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그로 표현되는 박성광의 술주정은 우리 모두의 푸념이고
봄이다. 도심의 봄은 나무로부터 온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나무가 가슴을 한껏 하늘로 뻗는다. 겨우내 회색빛이던 나무가 초록색으로 물든다. 봄볕의 따사로움에 나무가 하루가 다르게 살이 찐다. 나목으로 앙상하게 서 있던 그 가지에서 새 생명이 움트니 이 세상에 환희가 가득하다. 나무 중에 벚나무는 가장 계절에 민감하다. 검은 살결이 아직 꽃을 피울 것 같지 않다. 그런데도 벚나무는 어느새 뭉툭한 살결을 뚫고 꽃을 내민다. 마치 어린 계집아이들이 분을 바르는 것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하얀 꽃이 부끄럽게 핀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우리의 삶을 위로하듯 하루가 다르게 꽃이 덤턱스럽게 커 가고 있다. 꽃이 만발하면서 사람들도 마음속에 꽃이 핀다. 저마다 일상에 번잡함을 잃은 듯 발걸음이 가볍다. 이번 주말에도 나는 밖으로 나왔다. 베란다까지 밀고 들어온 봄 햇살이 나를 밖으로 불렀다. 공원에서 나무를 본다. 모두가 꽃이 환하게 피었다. 꽃이 핀 것이 아니라 나뭇가지마다 꽃이 터져 나왔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값진 의상이나 장식품에 의존하는 인간을 비웃듯 나무는 봄꽃에 햇볕만 걸치고도 귀티를 낸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아직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는 나무가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두고 말이 많다. 그동안 학교에서 학생의 인권이 그늘에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회에 학생 인권을 조례를 통해 양지로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나름대로 학생의 인권 신장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지다. 반면에 학생 인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교사의 학생 지도가 위축되고 있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학생의 인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하고,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교사의 학생 지도를 인권과 연계시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교사의 학생 지도를 인권 탄압이라는 잣대로 저항을 하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많다. 흔히 교사는 수업이나 잘 하면 되지 사소한 외모까지 지도해야 하느냐는 의문을 품는다. 그러나 10대들의 맹목적인 외모 치장은 교정해 주어야 할 부분이 많다. 우선 여학생들이 화장을 많이 하고 있다. 여고생뿐만이 아니라 초등학교 여자아이들까지 짙은 화장을 하고 학교에 등교한다. 어린아이들의 화장은 불필요한 어른 흉내내기다. 또 아이들의 화장은 피부를 나쁘게 하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지 않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값이 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라 더욱 위험하다. 학생이 반지를 착용하거나 목걸이 등의 장신구를 하는 것도
서해 백령도 서남방 2.5㎞ 해상에서 3월 26일 우리 해군 1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했다. 승조원 104명 가운데 58명은 구조되었지만, 46명이 실종 되어 가족은 물론 전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이와 관련된 방송 보도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저절로 난다. 어린 나이에 차가운 바다에서 있을 영령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신문을 보면서 실종된 46명의 얼굴을 보고 있어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모두가 가족을 사랑하고 열심히 살았던 대한민국의 아들이었다는 점에서 더 안타깝다. 누구나 죽어서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검은 바다 속에서 추위에 떨며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슬프다. 말을 할 수 없이 슬프다. 그 순간 사랑하는 사람이 자식이, 아내가, 부모가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전하고 싶은 그 마음 얼마나 아팠을까. 그런 자식을 가슴에 묻는 부모의 마음은 어쩌랴. 가족의 마음은 어쩌랴. 우리 국민도 그들을 영원 잊지 못할 것이다. 젊은 나이에 우리의 국토와 바다를 지키며 살았던 그들을 가슴에 묻을 것이다. 지난 4월 17일 KBS 9시 뉴스도 그들의 영면을 기리는 자막으로 시작을 했다. 그런데 뉴스 자막이
인터넷 미디어에 글을 발표하는 필자를 보고 문우(文友)가 말을했다. 전문가답게 글의 내용이 알차고 품위가 있다는 칭찬이다. 그러더니 본론에 들어서서 다소 거칠게 말했다. 작가의 길은 세속과 멀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 정신은 청빈하고 선비 정신도 필요하다고 역설을 했다. 그리고 글쓰기도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영역이 다르고 서로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전문 작가이니 점잖게 아마추어에게 자리를 내주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라는 부탁이었다. 그 친구는 나를 만나면 꼭 하고 싶었다며 앞에 둔 소주만큼이나 쓰디쓰게 말했다. 문우는 필자가 인터넷 미디어에 글을 쓰고 있는 것을 탓잡았다. 최근 인터넷 미디어는 전문 기자가 뉴스를 전하기도 하지만 독자가 직접 참여하는 글쓰기도 왕성하다. 참여하는 기자는 주부부터 다양한 계층이다. 말 그대로 아마추어 기자가 참여한다. 그 자리에 전문가인 필자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변명을 하기 전에 필자를 전문가 운운하며 남다른 인정(?)을 해준 것은 고마울 따름이다. 필자는 문학을 좋아해 고등학교 때부터 글을 쓰고 대학에서 문학 공부를 하면서 평생 문학과 함께 하지만 전문가라는 생각은 감히 못했다. 오직 좋은 글
‘붇다’와 ‘붓다’ 그리고 ‘붙다’는 발음이 비슷하다. 즉, ‘붇다’와 ‘붓다’는 [붇:따]이고, ‘붙다’는 [붇따]이다. 그러나 뜻은 조금씩 다르다. 먼저 사전을 검색하면, ‘붇다’ 1.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 - 콩이 물에 붇다. 2.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 - 개울물이 붇다. ‘붓다’ 1.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 다리가 통통 붓다. 2. 모종을 내기 위하여 씨앗을 많이 뿌리다. - 볍씨를 붓다. ‘붙다’ 1. 맞닿아 떨어지지 아니하다. - 백화점의 상품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2. 시험 따위에 합격하다. - 공무원 시험에 붙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다. 3. 불이 옮아 타기 시작하다. - 봄철은 산불이 옮겨 붙기 쉽다. 4. 어떤 일에 나서다. 또는 어떤 일에 매달리다. - 보고 있지만 말고 너도 그 일에 붙어서 일 좀 해라. 5. 시설이 딸려 있다. - 새마을 열차에는 식당차가 붙어 있다. 6. 조건, 이유, 구실 따위가 따르다. - 단서가 붙어 있는 규정을 잘 읽어야 한다. 7. 식물이 뿌리가 내려 살다. - 옮겨 심은 나무는 뿌리가 땅에 붙을 때까지 물을 잘 주어야 한다. 8. 어떤 장소에 오래 머무르다. 또는 어떤 판
‘실랑이’와 ‘승강이’는 뜻이 다르다. 당연히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동의어로 착각하고 사용한다. 두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실랑이’ 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 - 빚쟁이들한테 실랑이를 받는 어머니가 불쌍하였다. ‘승강이’ 서로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 - 접촉 사고로 운전자들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실랑이’는 본말이 ‘실랑이질’로 남을 못살게 굴어 시달리게 하는 짓이다. 상대방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일방적으로 당하는 꼴로 실랑이를 받는 처지는 괴롭다. 반면 ‘승강이’는 말 그대로 서로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옥신각신하는 일을 말한다. 서로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두 단어의 쓰임을 자세히 알기 위해 용례를 더 살펴보면, 1. 일하는 엄마는 집에 돌아와서도 아이들과의 실랑이로 몹시 피곤하다. 2. 택시 운전을 하다보면 실랑이하는 주정꾼을 자주 만나게 된다. 3. 어린 아이들은 사소한 일로 승강이를 하기도 한다. 4. 도로에서 접촉 사고 후 승강이를 벌이는 운전자를 자주 본다. 여기서 1과 2는 엄마와 택시 운전자가 일방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다.
대학 캠퍼스에 봄이 왔다. 봄은 무엇보다도 대학과 잘 어울린다. 봄은 젊음, 낭만, 출발, 생동감, 약진 등이 떠오른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젊음이 있고, 낭만이 있다. 특히 이때쯤 대학의 모습은 새내기의 입학으로 더욱 활기차고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대학의 새내기는 마음이 편치 않다. 다시 잡부금을 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학회비라고 해서 제법 큰돈을 내야 한다. 사실 신입생은 거액의 입학금이 포함된 등록금을 내면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비, 학생회비, 자율회비, 신방비 등 등록금과 직접 관련이 없는 돈을 낸 상태이다. 잡부금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대학 등록금 고지서에 함께 따라와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냈다. 학회비는 선후배가 모여서 건전한 대학 문화 건설을 하기 위한 필요 경비다. 학회비는 자율적인 행사 비용으로 학생이 스스로 감당하는 것은 타당한 측면도 있다. 문제는 학회비가 학술회비라고 하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엉뚱한 곳으로 지출된다는 것이다. 술값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명목은 학과 행사지만 모여서 술을 먹는 일이 주된 것이다. 재학생과 신입생 사이에 술을 매개로 유대를 돈독히 한다고 하지만 위압적인 술 권하기와 과음으로 남성성을 자
정육점에서 돼지고기를 팔면서 암, 수를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수퇘지는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며 맛도 떨어진다. 즉, 암퇘지가 맛이 있다. 가격도 암퇘지가 조금 비싸다. 그런데 ‘암퇘지’를 ‘암돼지’라고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 또한 후대중에 GalT 유전자가 제어된 암돼지가 생산돼 육종학적 교배방법으로 인공 수정 했다.(아주경제, 2010년 2월 3일) ▲ 앞서 홈플러스 동광주점도 ‘웰빙 암돼지 한마리’ 행사를 통해 돼지고기 모든 부위를 100g당 980원에 판매했다.(헤럴드경제, 2010년 3월 27일) ▲ 성장한 암돼지는 한 번에 난자를 평균 17개 정도밖에 못 얻지만 미성숙 난자는 도축장에서 한꺼번에 수천 개를 얻을 수 있다.(세계일보, 2007년 1월 12일) ‘암’은 ‘ㅎ종성체언’이다. 즉, 15세기에 사용되던 중세국어 가운데 체언(명사, 수사, 대명사)에 조사가 결합될 때 ‘ㅎ’이 덧붙는데 이를 ‘ㅎ종성체언’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하늘[天], 바다[海], 나라[國], 안[內]’ 따위가 있다. 예를 들어 ‘바다’란 명사에 조사 ‘이’가 붙는 경우 ‘바다이’가 되어야겠지만, ‘바다’는 ‘ㅎ종성체언’이었으므로 ‘바다히’라고 썼다. 현대어에는
새해 들어 주변에서 좋은 소식이 들린다. 나이가 비슷한 친구 몇 명이 교감 연수 대상자가 됐다. 회사에 다니는 친구는 이사 자리에 올랐다. 가까운 친척 아들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 합격했다고 한다. 작년 실패했을 때는 이야기도 못 붙였는데 엊그제 모임에서는 목소리가 쩌렁쩌렁 했다. 직장에 또래 선생님이 상가 건물을 하나 샀다는 소문은 풍선을 타고 떠다녔다. 모 선생님의 아들이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소문은 작년 겨울에 시작되었는데 아직도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부럽다. 모두 내가 이루고 싶은 성과이다. 나뿐만이 아니다. 내 나이에 이르면 누구나 승진과 자식 걱정, 돈 버는 것에 마음을 둔다. 그런데 요즘 주변의 좋은 소식을 접하면서 갑자기 마음이 뒤틀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드니 내가 그 짝이 된 듯하다. 그들과 나를 저울에 올려놓고 있자니 자꾸만 처지는 신세다. 저들은 저렇게 잘 되는데 나는 왜 잘 되는 것이 없을까. 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진다. 내 딴에 같이 달려왔지만 그들만 높은 자리에 섰다는 자괴감도 인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하더니 그들의 떡만 크게 보이는 착시 현상인가. 엊그제도 친구 놈 집에 다녀왔다. 부부 동반 모임이
일요일 저녁, KBS 2TV에서는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을 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각지를 돌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또 멤버들이 복불복 등의 게임을 하면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21일엔 경남 통영 욕지도에 다녀온 이야기가 방송됐다.욕지도는 바닷가이니 해산물이 명물이다. 특히 고등어 양식으로 유명한 만큼 고등어회가 별미다. 이날 멤버들은 고등어 잡이를 하기로 했는데, 역시 뱃멀미가 걱정이었다. 하루종일 배를 타야한다는 제작진의 엄포에 멤버들은 게임을 통해 배 탈 사람을 정했다. 바닷물로 뛰어들면 제외해주는 게임이었다. 2월 칼바람에 바닷물로 뛰어드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뱃멀미의 고통을 익히 아는 멤버들이었기에 망설이지 않고 뛰어드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런데 이날 김종민을 비롯해서 멤버들이 뱃멀미 걱정을 하는데, 제작진은 자막을 처리하면서 계속해서 ‘배멀미’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잘못이다. ‘뱃멀미’가 바른 표기다. ‘뱃멀미’는 발음할 때, [밴멀미]처럼 ‘ㄴ’ 소리가 덧난다. 한글 맞춤법 제30항에 의하면,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날 때(폐쇄시키는 음 ‘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