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고 나서 정음(正音)이라고 하였는데 앞에 훈민이라고 붙인 것은 신하들이 충성심에서 붙였다고 한다. 임금님이 백성을 가르치시기 위해 만든 소리글자라는 뜻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이다. 세종께서 한글을 창제하실 때는 한자와 함께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었다고 한다. 한자는 표의문자(表意文字)라 일반백성이 배우고 사용하기가 어려워 표음문자(表音文字)인 한글을 만들어 함께 사용했던 것이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이 한글의 첫 실험책자였다고 한다. 5.16군사정권이 한자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글전용정책을 쓰기 시작한지도 벌써 50년이 되었다. 쉽고 편한 것에 길 들여지면 우리 것을 잃어버리기 쉽다. 중국도 한자가 어렵다고 간화자(簡化字)를 사용해보니 젊은이들이 고전을 못 읽고 그 들의 고유한 전통문화가 단절위기에 처하자 다시 정자체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 동안 한자를 부분적으로 배우고 사용해 왔지만 50대까지도 한글세대로 본다면 우리국민의 약 2/3는 한자를 안 배운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한자를 배운 세대가 세상을 떠나면 국어 문명의 암흑기가 올수 있다고 식자층에서 걱정을 하고 있다. 후세들
우리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3이라고 한다. 더도 덜도 없이 꼭 세 번이라는 뜻을 가진 삼세번(三세番)이라는 말이 이번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여러 차례 사용되었다. 지난 두 번의 실패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2차 투표에서 3표와 4표차로 유치에 실패하여 더욱 아쉬움이 남았었다. 만약에 이번에도 유치에 실패하면 안 된다는 절박감(切迫感) 때문에 총력을 다 하였기에 성공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속담에 삼이 들어가는 것을 찾아보면 '삼 년 친구 성 밖에 모른다'는 '삼 년 남의 집 살고 주인 성 묻는다'의 북한 속담이라고 한다. '삼 년을 결은 노망태기'는 삼년 걸려 노끈으로 뜬 망태기라는 뜻으로, 오랜 기간을 두고 공들여 만든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삼 년 벌던 논밭도 다시 돌아보고 산다'는 속담도 있는데 삼 년 동안이나 제가 일구던 논밭도 제가 사게 되니 다시 이것저것 따져 보고서야 사게 된다는 뜻으로, 이미 잘 알고 있는 일이라도 정작 제가 책임을 맡게 되면 다시 한 번 이것저것 따져 보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三자가 들어가는 단어는 三거리, 三겹살, 三짇날
오랜만에 탄금대를 찾았다. 뜨거운 유월의 햇살아래 짙은 녹음(綠陰)이 더욱 싱그러워 보였다. 시내에 가까이 있는 공원으로 숲길이 있어 많은 시민이 찾는 곳으로 충주시 북서부에 위치한 대문산(大門山)에 있는 명승지이다. 악성(樂聖) 우륵이 제자들을 가르치며 가야금을 타던 곳이라 하여 탄금대(彈琴臺)라고 한다.임진왜란의 전적지(戰跡地)이며 신립(申砬)장군이 소서행장과 맞서 싸우다 전사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탄금대는 북쪽 절벽을 따라 남한강이 휘감아 돌고 울창한 송림이 우거져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조정지댐을 막아 탄금호가 생겨 드넓은 호수가 펼쳐져서 새로 놓고 있는 탄금대교와 우회순환도로 다리가 호수를 가로지르고 있어 너무 아름답다. 탄금대 뒤편에 퇴적층으로 쌓인 용섬은 4대강 개발로 공사가 한창이다. 목행동까지 호수의 물이 차올라 호반의 도시가 되어 무술축제가 열리고 무술박물관을 비롯한 체육관광시설이 들어선 금릉동 일대는 항상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2013년에는 세게조정선수권대회가 중앙탑이 있는 탑평리 일원에서 열리기 때문에 시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년후가 되면 충주탄금호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아름다운 도시로 변모하게 될것이다. 탄금
공직사회를 비롯한 우리사회 전반에 부정과 비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감지한 대통령께서도 강한 의지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 도래하였다.특히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국가의 기강을 무너뜨리고 있어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그 동안 이룩한 우리나라의 위상에 크나큰 상처와 함께 악영향을 끼칠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추상과 같은 사정(司正)과 함께일벌백계(一罰百戒)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 모든 국민의 생각임을 알아야 한다. 자라는 세대들에게 어떻게 얼굴을 들 수 있으며 그들에게 어떻게 수신교육을 해야 하는지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청렴해야 할 기관의 자리에 있는 분들까지 공(公)을 저버리고 사(私)적인 이익에 눈이 어두워 부정의 유혹에 빠져들고 공직생활의 마지막을 부끄럽게 마감하는 어리석음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아무리 황금만능시대에 살고 있어도 돈의 유혹을 거절하는 청렴성은 말뿐이고 메아리가 되어 사라지고 만다.부정부패에 대처하는 제도적 장치가 갖추어져 있어도 드러나지 않으면 된다는 안이(安易)한 생각으로 비리의 뿌리는 근절되지 않고 있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크나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생물이 부패하는 원인은 주변환경, 즉 온도가 큰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5월이 지나가고 6월도 중순을 지나가고 있다. 5월이 효(孝)와 예절(禮節)을 가르치는 가정의 달인 반면 6월은 나라를 위해 값진 희생으로 조국을 지킨 호국(護國)의 달이므로 자라는 세대들에게 충(忠)과 신(信)을 가르쳐야 하는 달이라고 생각한다. 신록이 6월의 산하를 뒤덮은 싱그러운 숲에서는 맑은 산소와 에너지가 한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 같은 민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고 적화야욕을 채우려고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나는 6.25전쟁을 일으킨 지 61년이 되었다. 아직도 휴전상태로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데 6.25를 경험한 세대들은 회갑을 넘기고 노인이 되어 하나 둘씩 세상을 뜨고 있다. 북한은 최근에도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 각종 도발을 일삼고 있으며 김정일 정권은 3대 세습 왕조의 망상을 버리지 않고 있어 조국통일을 바라는 이산가족과 수천만 국민의 소원을 저버리고 있다. 2008년에 행안부가 실시한 6.25에 대한 청소년 안보의식 조사 결과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바르게 알고 있는 청소년들이 절반도 못되는 48.7%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현상
6월 7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오후 2시부터 김성곤(민) 김세연(한) 조순형(선)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자교육기본법'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와 (사)한반도평화통일연대가 공동으로 주관하였는데 국회가 임시회기 중인데도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하여 여야의 많은 의원이 참석하여 관심을 보였다. 백락환 (사)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장은 인사말에서 커미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의미전달을 잘하려면 어려서부터 한자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박 의장은 한자는 우리의 역사, 말과 글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한자문명을 외면하면 우리의 전통과 문화가 담긴 서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조화롭게 교육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서울대 민현식 교수가 국어정책과 한자문제의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주제발표를 하였고 한일친선협회중앙회부회장인 박원홍 부회장이 '한자교육진흥법안을 환영한다'로 첫 번째 토론에 나섰다. 두 번째는 영산선학대 이준석 교수가 '한자기본법의 필요에 동의합니다'는 내용으로 토론을 하였고, 세 번째는 전 KBS한국어연구회회장인 이규황 아나운서가 '漢字는 韓字 이다'로 발음의 중요성에 대
가장 좋은 교육은 태교(胎敎)이고 그 다음이 가정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너무나 바쁘다는 핑계로 가정교육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양의 사고가 밀물처럼 들어와서 자녀교육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전문가라 해도 인성교육은 부모의 사랑이 담긴 본능적인 가르침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백지장 같은 맑고 깨끗한 아이들에게 사랑의 대화나 행동은 밑그림처럼 각인되고 아이들의 뇌리에 입력된다고 합니다. 부모와 함께 살아가면서 아이들은 부모의 감탄을 받고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가정교육은 한 인격체가 평생을 살아가는데 기본 틀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세살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 때를 놓치면 가르칠 수 없습니다. 부모의 욕심을 채우려고 지나치게 간섭을 하면 아이들과 멀어만 집니다. 아이들의 특성은 보고, 듣고 배운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대화를 잘해야 하고 아이들 앞에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면 안 됩니다. 격려와 적절한
올해 스승의 날은 교직을 떠나서 처음 맞이하는 데 마침 일요일이라서 고교동창 10명이 부부동반으로 25년간을 이어온 등산모임을 월악산 만수계곡으로 갔다. 월악산에서도 생태학습장이 있는 입구를 지나 맑은 물이 계곡을 힘차게 타고 흐르는 소리가 너무 시원하였다. 녹음이 짙푸르게 등산로를 덮어주어 더욱 시원함과 아늑함을 주었다. 바람과 황사먼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계곡 속에 들오니 너무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물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니 머리도 맑아지고 마음까지 편안함을 주어 장소선택을 잘했다고 한다.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아 쾌적함도 맛 볼 수 있었다. 물가에서 먹는 점심은 한식뷔페를 먹는 기분이 들었다. 상추, 두릅, 미나리, 취나물과 두부 김치를 비벼서 나눠먹는 즐거움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주차장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포천에 살면서 국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서양화 화가인 고석원 제자였다. 스승의 날인데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만 드려서 죄송하다며 안부를 물었다. 작품 활동을 물으니 6월에 박사학위논문 심사가 있어 논문 마무리에 바쁘다고 한다. 수많은 제자가 있지만 그래도 전화를 주니 고마울 뿐이다. 퇴임식 때 와서 사은사도 해준
어린이날을 앞두고 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11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의 국제비교’ 에서 한국 아이들의 주관적 행복 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서 충격을 주고 있다. 행복지수는 건강과 학교생활 만족도, 삶의 만족도, 소속감, 주변 상황 적응, 외로움 등 6가지 영역에 대한 응답을 수치화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교육성취도와 생활방식을 측정하는 교육, 행동과 생활양식 항목에서만 최상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을 보면 65.98점이 나온 한국 어린이·청소년의 행복지수는 한국 다음으로 낮은 헝가리(86.7점)와도 무려 20점이나 차이가 났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스페인(113.6점)보다 47.6점 낮고, OECD 평균(100점)에선 34점이나 모자랐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잘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세계 꼴찌 수준이다. 아울러 '행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우리나라 초교 4학년은 '가족'을 꼽은 학생이 54.4%로 가장 많
교원이 학생을 잘 가르쳐서 학력을 높여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학생들을 잘 가르쳐 학력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하면 보상으로 성과급을 높은 등급으로 주겠다는 것도 당근책이 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시비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정책에 아무런 문제점은 없을까?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하여 완전히 이해가 되도록 지도하는 교수법이 필요한데 성과급을 잘 받기위해 교사들에게 경쟁을 시키면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 그 동안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부작용이 교육계를 슬프게 만들었던 전철을 다시 밟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욕심을 내는 교사들은 정도를 걸어가면 뒤진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지름길을 택할 것이다. 즉,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시험점수 높이기에 진력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발생되는 부작용은 다음과 같이 예상된다. 사고하고 토론하며 학문의 즐거움을 맛보는 과정을 무시하고 일제 식 암기위주로 수업하고 정리된 지식을 집어넣어 정답만 찾는 훈련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이른바 영(零)교시 수업으로부터 쉬는 시간도 없이 교육과정이 변칙적으로 운영해서라도 점수만 올리려고 고군분투(孤軍奮鬪) 할 것이다. 성적이 뒤처지는 학생
여보와 당신은 한자로 쓴 부부간의 호칭인데 그 동안 세월이 흘러 '여보'와 '당신'이 뒤죽박죽으로 사용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여보는 같을 여(如)자와 보배 보(寶)자로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 호칭으로 남자가 여자를 부를 때 쓰는 말이다. 당신은 마땅할 당(當)자와 몸 신(身)자로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말로 여자가 남자를 부를 때 사용하는 말이다. 우리말은 호칭이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여 바르게 사용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시집간 딸이 우리 집에 와서 제 신랑을 부를 때 '오빠'라고 부른다. 연애시절에 부르던 호칭을 결혼을 하고나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젊은 부부 중에는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잘못 사용하는 것이라고 지적을 해줘도 이미 습관이 된 듯하다. 자녀인 아이들이 들으면 엄마와 아빠가 '왜 오빠 사이'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기성세대가 사용하고 있는 '여보'와 '당신'같은 부부간의 호칭을 사용하기 싫다면 ‘젊은 감각에 어울리는 부부간의 호칭을 만들어 주었어야 하는 것인데’라고 생각하며 호칭을 지어보려 해도 마땅한 말이 없는 것
가까이 있는 넓은 나라 중국여행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여행사를 통해 경치가 아름다운 장가계, 원가계를 5년 전에 관광하고 왔다. 규모가 너무 크고 마치 꿈속을 헤매는 듯한 상상도 못했던 아름다운 절경에 감탄을 하며 관광을 했었다. 이번에는 한자 학회 학술발표회에 참석하기 위해 세 명이 일행이 되어 서안(西安)지역을 다녀왔다.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서해의 상공을 날아 드넓은 대륙을 내려다보며 13억7000이 넘는 인구가 살아가는 넓은 땅을 보고 감탄을 했다. 서쪽으로 가면서 많은 산들이 개간이 되어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산의 높이가 비교적 높은데도 계단식으로 개간을 하여 밭을 만들어 경작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개간을 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중국의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하면 높은 산까지 개간을 했을까 하는 동정심도 생겼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맨땅을 드러낸 헐벗은 모습은 이상해 보였다.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에 밀밭과 보리밭이 길게 펼쳐진 모습이 녹색융단을 깔아놓은 듯 했다. 서안은 넓은 평야지역에 자리 잡은 인구 1000만이 넘는 도시라고 하는데 개발의 붐이 한창이었다. 공항도 현재규모 만한 청사가 거의 완공단계였고 시가지에는 하늘을 찌르는
참으로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영화관 맨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영화 관람을 했다. 동탄 신도시 근처에 사는 막내딸이 출산한지 한 달이 다되어 외손자를 보러갔는데 인근에 사는 큰딸이 점심을 사주고 영화 관람 표를 예약했다며 8관으로 떠밀려 입장하였다. 극장도 현대화되었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에 소형으로 여러 개의 영화관 중에 선택하여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것 같았다. 영화 제목은 만화가 강풀 원작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였다. 눈 내리는 새벽 골목길에서 전처가 세상을 떠나기 전 먹고 싶어 하던 우유를 줄 수 없었기에 아침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우유를 배달하는 가슴 따뜻한 노인(이순재)과 혼자 살며 리어카로 박스를 주워다 파는 할머니(윤소정)가 새벽마다 만나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급한 성격으로, 거친 말을 사용하여 괴팍해 보이기도 했지만 어느덧 자주 만나다보니 정이 들어 노후에 친구처럼 좋아하는 감정이 싹튼다. 고령사회에 노인문제를 다룬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였다. 가장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장군봉(송재호)씨와 그의 아내(김수미). 치매에 걸린 아내를 애타게 찾으며 이리저리 숨차게 뛰어다니다 그녀를 발견하곤 덥석 끌어 안
얼마 전 지역방송의 TV뉴스를 보고 있는데 주폭을 잡았다는 아나운서의 발음을 듣는 순간 조폭(조직폭력배)을 잘못 발음한 것으로 잠시 오해를 하였다. 화면에 자막으로 나오는 한글도 분명 ‘주폭’이라고 나와서 더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주폭이라는 말이 몇 번 반복하여 나와서 내용을 자세히 듣고 나서 주폭의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장면에서 주폭이라함은 술에 취해 마구잡이로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람을 칭하여 만든 신조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술에 만취한 취객이 파출소에 들어와서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내 보내면서 이런 폭력배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 화면에 자막을 내 보낼 때 주폭을 한글로만 처리하지 말고 괄호 속에 한자를 써넣었더라면 시청자가 혼동을 일으키지 않고 받아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한자를 넣었어도 한자를 공부하지 않은 세대들은 알아보지 못하고 조폭을 잘못 발음한 것으로 알게 될 것이 아닌가? 이밖에도 한글로만 표기했을 때 그 뜻을 혼동하는 예는 많이 있다. 졸업식의 식순에 “학교장식사”라고 쓰는데 한문을 잘 모르는 학생들은 교장선생님이 식사를 하시는가 하고 오해를 할 수 있다. 식사(式辭)의 뜻은
새 학기부터 교원평가를 전면적으로 실시한다고 한다. 교원임용시험에서 심층면접으로 교직의 적격자를 고르는 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학교현장에서 교원으로서 학생과 학부모의 존경을 받으며 교직을 수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요즘처럼 학생을 다루기가 힘든데 교원평가를 한다니 학생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고 학부모평가를 잘 받기 위해 눈치를 보며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면 교직의 매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넓은 의미로 보면 지금까지 교원평가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학생들도 어느 선생님은 공부를 잘 가르친다고 알고 있고, 동료교사도 어느 선생님은 교사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부모들도 피상적으로 교원을 평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인성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어린 초중학생에게 선생님을 평가하라는 것과 비전문가인 학부모가 한두 차례의 수업을 보고 전문직인 교원을 평가하게 하는 것은 평가만능주의에 빠져있는 것이 아닐까?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시행근거가 되는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인 대통령령 일부 개정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3월 신학기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초중등교육법을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