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운동회를 연습 중인 아이들의 표정은 날마다 즐겁습니다. 개교 8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연습하는 바이올린, 핸드벨을 비롯해서 즐거운 무용, 사물놀이 공연 준비로 날마다 바쁜 아이들. 그런 중에도 학교 공부하랴, 아침이면 도서실에 모여 조용히 책을 읽는 모습은 참 예쁩니다. 우리 아이들은 숫자가 적으니 떠드는 일도 드뭅니다. 아무리 크게 말해도 계곡의 물소리보다는 크지 않습니다. 아니 이 아이들은 크게 말하는 법조차 모르고 삽니다. 어디서나 조용조용한 속삭임에 익숙해져 있어서입니다. 날마다 듣는 자연의 소리가 이 아이들을 이렇게 조용하게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학교에 오는 게 참 즐겁다는 아이들. 선생님이 보고 싶고 친구가 보고 좋다는 일기를 보고 있노라면 다가가서 아이의 볼을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습니다. 즐거운 생활시간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아이들의 청을 받아들여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지난 과학 시간에 화단가에서 수확한 봉숭아 씨, 분꽃 씨, 나팔꽃 씨 등을 심어 놓은 곳을 관찰하더니, “선생님, 아직도 싹이 트지 않았어요. 죽었나 봐요.” 하는 아이들. “얘들아, 가을은 씨앗을 뿌리는 시기가 아니라서 그래. 씨는 봄철에 뿌려야 제대로 싹이
가을만큼 나무를 올려다 보는 계절이 있을까? 새 봄에는 나무의 싹을 보고 희망을 품고 여름에는 싱그러운 생명력에 도취되어 나무를 본다. 그런데 가을에는 나무를 '느끼는' 계절이 아닐까? 말없는 가르침으로 숙연한 삶의 지혜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나무. 그 많던 잎새들을 훌훌 떠나 보내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빈 가지로 서서 다시 휘파람 불며 겨울을 맞는 나무. 그 나무를 사랑하며 한 생애를 나무 곁에서 숨쉬며 사는 한 사람의 나무 친구인 '우종영'이라는 사람이 쓴 책이 자꾸만 나를 불러 세웠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면서 세상 속에 나무들의 대변자로 나선 사람. 몇 천 년씩 산다는 은행나무, 평생에 단 한번 꽃을 피운다는 대나무의 이야기 앞에 서면 아무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인 '휴식'이라는 한자어도 나무가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 글자이다. 나무 옆에 사람이 서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이 휴식이기 때문이다. 천문학자가 꿈이었다던 저자가 삶의 질곡을 헤쳐나오며 죽음을 준비할 때 들려오던 나무의 속삭임을 듣고 새로운 삶을 설계해 나가는 장면이 가감없이 펼쳐지는 책 속에서 나도 잠시 나무가 되어 본다. 그 자리에 말없이 서
2005년 10월 23일, 초등학교 졸업을 한 지 36년만에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마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설레었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친구들, 마산에서도 혼자서 씩씩하게 달려온 친구, 광주에서 올라가는 친구들 할 것 없이 우리 22명의 가을 나그네들은 중간 지점이 대전을 향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장성중앙초등학교 22회 졸업생들인 우리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22명이 모인 것이다. 36년이나 떨어져 살았으면서도 초등학교 동창생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그처럼 짧은 순간에 마음이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부부 동반으로 친구들을 위해 차를 동원해 봉사해 준 두 쌍의 친구 부부마저도 함께 동창생처럼 어울리며 즐거워 했다. 친구들의 모습은 너나 할 것없이 가을 풍경이 내려 앉고 있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흰머리 돋은 모습도 그러하고 살아가는 모습도 그만그만한 우리들의 이야기는 몇 시간에 다 나눌 수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한 시간은 정지된 동영상으로 남아 있다. 점심 한 끼를 함께 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36년의 벽을 훌렁 넘을 수 있는 그 마력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300여 명이 졸업을 했으니 같은 반이 아니면 얼굴조차 모르는 친구들
우리 학교 보물이신 이재춘 주사님! 나는 그 분을 신지식이라 부른다. 내가 생각하는 신지식인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면서도 수동적이 아니며 능동적이고 시켜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서 일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년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이제는 조금 쉬엄쉬엄 일을 하셔도 아무도 그 분을 내몰지 않을 텐데 우리 이주사님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본래는 우리 학교로 오실 분이 아니었는데 모셔 오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 집 근처에서 근무하실 수 있는 조건이 있었는데도 우리 분교를 좀 살려야겠다고 간곡히 부탁을 드려서 모셔온 분이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차에 동네 아이들을 태우고 오시는 것을 즐겨 하시는 분. 출근하시면 커피 한 잔만 타 드려도 황송해 하시며 기뻐하시는 소박한 분. 얼굴이 까매지도록 땡볕에도 풀을 매고 학교 정원을 가꾸시는 분. 뒷산의 알밤을 주어다가 아이들의 간식이 되게 하시는 분. 산밭을 일구어 푸성귀라도 길러서 반찬거리가 되게 하시는 분... 그 분의 일하시는 모습을 다 열거하자면 아직도 멀었다. 피서철이면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오셔서 쓰레기를 치우고 학교를 다듬는 분이니 더 말해서 무엇할까? 그 분에게는 쉬는 날이 별 의미가 없는 지도
우리 학교는 작은 분교이지만 뒷산의 나무들을 비롯해서 큰 나무들이 교정을 꽉 채우고 있다. 학교의 역사가 오래되었으니 오래된 큰 나무들이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해에도 큰바람에 넘어진 벚나무를 힘들게 보내야 했고 금년에도 도토리나무와 전나무가 죽어서 베어 내느라 장비까지 들여 와야 했다. 나무때문에 몇 달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자모회장님이 장비를 대여해 오셔서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은 날을 택해서 정리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큰 나무를 베어내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어서 특별히 신경을 썼었다. 밑둥을 드러낸 채 편히 쉬고 있는 나무의 모습을 보는 것은 마음 아프지만 나무에게도 그 나름의 삶이 있음을 인정해야 함을 생각한다. 수 십년 동안 학교를 지켜온 오랜 숙제를 마치고 자연의 품 속으로 돌아간 모습은 편해 보인다. 단풍은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는 아름답지만 떨어져서 비를 맞으면 한쪽에서 썩는다. 바람에 날리기 시작하면 온통 쓰레기장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낙엽 밟는 소리를 들으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는 것도 좋지만 까딱하면 학교 관리를 못 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니 큰 빗자루를 들고 날마다 쓸지 않으면 스산해 보이기 쉽다. 지난 해 이
훌륭한 마음을 갖는 것으로 충분치 않다.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을 잘 쓰는 것이다. - 데카르트- 가을이 시작되었는가 싶은데 이른 아침에는 쌀쌀한 기운마저 감돈다. 바야흐로 차가운 공기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다. 산골 학교라서 다른 곳보다 가을이 빨리 오고 해도 짧아서 벌써부터 양지바른 곳에 나와서 해바라기를 하게 된다. 지진으로 피해를 당한 지구촌 소식도 슬프고, 기러기 아빠가 죽은 지 닷새만에 발견되었다는 소식도 마음을 가라앉게 했다. 정말 제대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들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건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했다. 아이들과 바쁘게 수업을 하다가 배고픔을 느끼는 시각이 점심 시간이고 아이들을 하교시키고 돌아서서 잠시 책을 읽고나면 다시 퇴근 시간이다. 자식들을 유학보내고 아내마저 자식들을 돌보러 외국에 나간 사이에 고혈압으로 쓰러진 채 그의 마지막 가는 길조차 아무도 지켜주지 못하고 닷새만에 발견된 기러기 아빠의 슬픈 죽음을 공감하면서도 다시 일로 돌아와 본업으로 바빴던 하루. 가난한 사람이 살기에는 겨울보다 여름이 좋다고 한다. 비싼 기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고 그래도 일자리를 찾아서 땀을 흘리면서도 일하기 좋은
-다섯 번째 햇살 도서실 이야기 -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우리나라에서는 '이순신'이고 서양인으로는 '링컨'이며, 동양인으로는 '간디'이다. 특히 얼마 전에 종영된 '불멸의 이순신'으로 내가 존경하는 인물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는 이순신 장군에게서 가장 감동하는 점은 그가 전쟁중에도 남긴 난중일기 때문이다. 그 분의 삶 자체가 감동이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목숨마저 위태로운 전쟁터에서 그처럼 철저하게 기록을 남길 수 있었음이다. 어쩌면 장군은 전쟁으로 인한 상실과 상처를 철저하게 벗어나기 위해 그 속으로 들어가 그것을 통과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기록하기를 택했는 지도 모른다. 그는 난중일기를 기록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였으리라. 그는 난중일기를 쓰며 지난날의 경험을 통해 현재의 삶을 조명하고 미래의 시행착오를 줄여 이 나라에 다시는 그런 전쟁이 없기를 바라는 비원을 담았으리라. 서양인으로 링컨을 존경하는 이유도 이순신 장군의 경우와 비슷하다. 링컨은 미국의 여론 조사에서 예수님 다음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한다. 정직성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링컨은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들 만큼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가난한 그의
나무는 시인이다 모태의 그리움 하늘로 올려 이파리마다 초록빛 사랑 편지 하늘로 보내는 나무는 시인이다. 부러진 날개에도 빼곡이 매단 여름 잎새엔 매미를 키우더니 무서리 지는 늦가을엔 붉은 가슴 내놓고 울면서도 나무는 다시 침묵으로 겨울을 보듬는다. 가슴 미어지는 이별을 보듬고도 찬연한 봄을 기다리는 나무는 시인이다. (1연에는 유년의 아픔을, 2연과 3연 4연은 가난을 이기고 독학하던 날의 인고의 시간을 담았습니다. )
토요일이면 습관처럼 구례에서 곡성으로 달리는 고속도로 대신 국도를 선택하곤 한다. 일주일 동안 못 본 코스모스 꽃길을 감상하기 위해서 두 시간 걸리는 퇴근 길을 온통 코스모스와 눈맞춤을 하며 저속으로 가는 퇴근 길. 어느 날 갑자기 찬 서리에 내려 앉을 가을 꽃들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 가족이 기다리는 주말을 한가로이, 배고픔까지 참고 집으로 가는 퇴근 길에 만나는 코스모스 꽃길은 상념에 젖게 한다. '나도 누구에겐가 저렇듯 꽃길이 되어 준 적이 있었을까?, 꽃길까지는 못 되어도 한 송이 꽃이라도 되어 준 적이 있었을까?'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나처럼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히 살아 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코스모스 꽃길. 꽃들은 저렇게 할 일을 다 하고서도 그 자리에서 말없이 스러져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시간을 아낀다며 밤잠도 설치며 세상에 미련이 많아서 자판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9월 보름의 달님이 깊어가는 산골 분교의 가을 밤을 지키는 나에게 친구하자며 조른다. 그래도 장가 간 제자가 안부 전화를 걸어와 적막을 깬다. 주례를 서 준 제자가 예쁜 아기를 낳아 벌써 세 살이라니 나도 행복
수액을 조절하며 힘들게 일해 온 뿌리를 쉬게 하는 나무들의 이별 의식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그토록 많은 잎새들을 매달더니 이제는 보낼 준비를 하고 서 있는 나무들의 겨울 준비는 사람들의 그것보다 더 앞선 것 같다. 자연의 시계는 참으로 정확함을 나무는 잘 알고 있나보다. 그러고 보면 나무는 사는 방법을 잘 터득하고 있음을 말없이 보여준다. 세상을 사는 방법을 두 가지로 나눈다면 공격적인 방법과 수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으리라.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 준비하는 방법을 전자라고 한다면, 상황 파악이 늦어서 급하게 일을 처리하고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후자라 할 수 있다. 자신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나무만큼만 가질 수 있다면 사람들 세상에 난무하는 시행착오를 훨씬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는 것도 가을 탓인가 보다. 어느 한철에 열매를 많이 매단 감나무는 다음 해에는 열매 맺기를 스스로 자제함을 본다. 자신을 혹사시키지 않으려는 나무의 생존 전략이다. 금년에 우리 분교에서는 오래된 도토리나무를 힘들게 보내야 했다. 학교의 역사만큼이나 긴 나무를 보내기 위해 몇 달간 고심을 했고 살릴 방법을 찾았으나 워낙 많
나무들은 가을부터 휴식을 준비한다. 쉬러가는 나무의 불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그의 죽음을 찬미하러 구경다니는 사람들의 물결을 보는 것은 일종의 아픔이다. 뿌리를 더 이상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자람을 멈추고 동면에 들어가는 나무라는 철인을 보러 사람들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지는 해가 떠오르는 해보다 더 아름답듯이 죽음의 순간을 그처럼 곱게 치장하는 나무를 보며 사람의 모습도 노년이 더 아름다워야 함을 배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는 포근함과 여유, 인생의 지혜로 수놓아진 주름진 손과 얼굴이 곧 단풍이 될 수 있도록 젊은 날, 맑은 수액을 뿌리에 저장해야 함을 가을 나무는 가르쳐 준다. 사람들은 그 나무가 전하는 비움의 소리를 지척에서 듣기 위해서 가을나들이를 서두르는 것이리라. 다음 해를 기약하는 절제된 자세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나무. 채움과 비움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질서정연하게 반복하는 나무는 늘 경외의 대상이다. 생로병사와 윤회를 침묵으로 보여주는 나무는 말이 없어 더욱 좋은 친구이다. 보이는 나무들의 단풍을 구경하러 가기 전에 내 영혼의 나무들이 자라는 생각의 뜰을 점검해 보는 것이 어떨까? 깊어가는 가을밤에 꼭 소개하고 싶은 책, 는 2001
'신이 당신에게 주는 메시지는 가슴 뛰는 일을 통해서 온다. 가슴 뛰는 일을 할 때 당신은 최고의 능력을 펼칠 수 있고 가장 창조적이며, 가장 멋진 삶을 살 수 있다.' -다릴 앙카- 가을 탓인가 봅니다. 아직 채 고이지도 않은 얕기만 내 글샘을 억지로 긁어내며 자판을 괴롭히는 습성이 도진 것은 순전히 가을 탓입니다. 아니 한 살이라도, 한 순간이라도 더 깨어 있고 싶은 부질없는 욕심 탓입니다. 도끼질을 하다 안 되면 이번에는 다시 책 속으로 도피하여 구원병을 부릅니다. 행간에서 만나는 번쩍이는 단어 하나를 만나기 위해 길게 목을 빼고 깊은 밤, 책 속으로 가을 산책에 나섭니다. 전혀 창조적이지 못한 한 사람이 가슴 뛰는 일을 발견했으니 어찌합니까? 문학은 목을 매달아도 좋은 나무라는 걸 몰랐어야 했습니다. 아무런 대답없는 친구이지만 그래도 부르고 싶은 것을 어찌 합니까? 날마다 두들겨 맞으면서 늙어가다 보면 한 번쯤 뒤돌아 보아 주리라 믿으며 '가난한 내 그릇'을 부끄럽게 선보입니다. 가난한 내 그릇 비움의 계절에 서서 비워야 할 것들에게 기도하는 아침 아직도 다 채우지 못한 그릇을 담을 것도 없는 내 얇은 접시를 부끄럽게 내밉니다. 알밤들이 톡톡 튀며 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낱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마 '소풍'일 것이다. 소풍의 사전적 의미는 '갑갑한 마음을 풀기 위하여 바람을 쐬는 일, 운동이나 자연 관찰을 겸하여 야외로 먼 길을 걷는 일' 이다. 우리 분교의 아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점이라면 사회성이나 사교성이라고 생각한다. 몇 명 안 되는 교실에서 오불조불 살다보니 큰 소리로 발표할 필요를 느끼지 않아 목소리가 늘 작다. 그래서 소풍가서 장기 자랑을 시킬 때는 한 사람도 빠지지 않게 앞에 나와서 자기 소개를 하고 노래라도 부르게 한다. 그것은 자신감을 기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면, 아이들은 정말 '놀이의 천재'라는 걸 알게 된다.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고 뭔가 만들어서 놀이를 즐긴다. 잘 노는 아이들의 창의성이 뛰어나고 더 건강하며 밝다. 노래를 부를 때도 가사에 어울리는 무용을 하는 5학년 성식이에게는 선물도 더 주었다. 그 창의성을 칭찬하고 다른 사람을 웃게 하는 능력을 키워주고 싶어서였다. 교실에서만 발표를 잘 하고 다른 사람 앞에 나가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거나 홍당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일, 다른 사람의 솜씨를 기꺼이 칭찬하고 들어주는 일,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지 않고
내일은 우리 분교 어린이들과 유치원생이 함께 가을소풍을 가는 날입니다.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가을 소풍을 준비하는 내 마음이 예년과 다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을 많이 갖기 위해 준비한 것들입니다. 은박지로 만든 금, 은, 동메달을 비롯해서 굴렁쇠 2개, 공 2개, 보물 종이, 공책과 연필, 그리고 사탕과 건전지, 놀이용 테입, 사진기에 밀가루, 풍선 등등... 3년이 이렇게 빨리 가 버리다니. 마음이 싸하게 아려옵니다.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었는데, 더 잘 가르치고 놀아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가슴을 파고 듭니다. 전교생을 두 팀으로 나누어 즐겁게 해 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을 운동회를 비를 맞고 치르느라 제대로 운동도 못 시켰으니 소풍때라도 실컷 달리게 해주고 싶습니다. 함께 어울려 노는 일이 많지 않은 이 아이들이 오늘밤에는 하늘을 보느라 깊은 잠을 안 잘 것 같습니다. 귀여운 꼬마들이 비가 오지 말라고 빌겠지요? 자연 속에서 마알간 하늘을 보며 굴렁쇠를 굴리고 풍선도 터뜨리며 맛있는 점심을 전교생이 함께 먹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행복합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이 11일 교육부 확인감사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층의 사회 진출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취학연령을 2년 정도 앞당겨야 한다. 현재 초등 만 6세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고 학기 시작을 3월에서 9월로 변경할 경우 취학 연령이 2년 정도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또 초등 과정을 1년 줄이는 등 학년을 단축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초등 입학시기가 현재 통상 8살에서 6살로 2년 당겨지고, 고교 졸업시기도 17살, 대학 졸업시기는 21살로 앞당기게 된다. 이는 사회 조기 배출로 20~40세까지의 경제활동 인구가 2002년 대비 2010년에 1.4% 감소, 2030년에 16% 정도 감소하는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임태희 의원의 "초등 입학연령 6살로 하자" 는 학제개편 제안에 대하여 우려를 표한다. 이는 유아교육과 아동 발달 수준을 무시하고 경제 논리에 입각한 학제 개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학부모 사회에서도 초등학교 조기입학에 대한 열기는 시들한 상태이며 오히려 나이를 다 채운 아동이 학력 발달 성향이 더 긍정적임을 현장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인정하고 있는 바이다.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