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5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사적 이해관계를 이용한 불공정 직무 수행, 고위공직자 가족과의 수의계약 등 공직자의 이해충돌 상황을 막기 위해 제정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시행령안’의 일부 조항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교총은 입법예고 중인 해당 시행령안에 대한 의견서를 지난 8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전달했다. 교총은 의견서를 통해 “교육과 교직의 특수성을 감안해 보완 및 개선할 조항이 있다”며 제4조(사적이해관계자의 신고 대상 직무의 범위 등)제2항을 꼽았다. 해당 조항은 ‘공직자는 법 제2조제6호 및 영 제3조의 사적이해관계자 외에도 학연, 지연, 혈연, 종교, 직연 또는 채용동기 등으로 친분 관계에 있는 자가 직무관련자인 경우 이해충돌방지담당관에게 직무 회피 여부의 확인을 요청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교총은 ▲교육은 교원-학생-학부모 간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상호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한 특성이 있어 법령상으로 규정하기 어렵고, ▲사제 간 관계와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는 이해충돌의 관점에서 접근할 경우 교육공동체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학연, 지연, 혈연, 종교, 직연 또는 채용 동기까지 시행령에 규정하면 학교 내외 모든 교육활동이 영 제4조의 ‘사적이해관계자의 신고 대상 직무’에 포함돼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는 법령, 조례, 규칙 등에 근거해 여러 위원회가 구성돼있다는 점도 들었다. 교총은 “학부모 또는 지역사회 주민을 위원으로 위촉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업무담당자인 교원이 사적이해관계자인지 여부를 모두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개인정보보호법 저촉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학연, 지연, 혈연, 종교 등은 너무 포괄적이라 과도한 조항”이라며 해당 조항의 재검토를 요청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교권 침해 피해자가 되면 이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만큼 심신의 상처가 크고 두고두고 힘들기 때문이다. 2021년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2020년 전국 교권 사건 발생 건수는 총 1만149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1197건으로 전보다 많이 감소했지만, 등교수업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또한 학생·학부모와의 갈등, 지역사회 민원을 고려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 올리지 않고 피해 교사가 참거나 자체 해결했을 사건까지 생각하면 마냥 좋게 볼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교원은 여전히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을 체감하고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증가하는 문제 학생과 민원 무엇보다 문제행동 학생 증가가 고민이다. 수업을 방해하고 교권을 침해해도 선생님은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권리만 강조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의무와 책임은 약화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초등 6학년생의 여교사 성희롱 사건은 무너진 교육 현장을 그대로 보여준다.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도 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발표된 ‘제40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답한 비율이 50.6%였다. 교직 생활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20.8%가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를, 20.7%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를 꼽았다. 교총이 나서 교권 3법을 개정하고, 무단 촬영·녹화·녹음·합성해 배포하는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 행위 고시에 포함했지만 갈 길은 멀다. 이런 현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그래서 한국교총은 지난주 충남교총과 함께 교원 대상 교권 침해 사례 중심의 교권 직무연수를 했다. 아직도 많은 교사가 ‘나는 법 없이도 살 사람’, ‘나랑 상관없는 일’, ‘학교나 교육청에서 다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생각하다가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알아보거나 교총에 도움을 청하고는 한다. 사안 따라 냉정히 대응해야 교사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교원지위법에 명시된 명백한 교권 침해사건이다. 둘째는 교권 침해가 아닌 비교권 침해 건이다. 4대 비위나 도박, 겸직 규정 위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는 교권 침해와 비교권 침해가 교차하는 사건이다. 아동복지법 위반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하는 이유는 사안 발생 시 그에 맞는 정확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건이 발생하면 억울해하며 교권 사건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자기 입장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대응해야 극복할 수 있다. 명백한 교권 침해의 경우 학교교권보호위원회 등 제도적 절차를 적극 활용해 보호·구제를 요구해야 한다. 비교권 침해사건은 잘못한 만큼 책임지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언론 제보 등 섣부른 이슈 제기에 나섰다가 더 크게 처벌받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교권 침해사건으로 고통을 받지 않도록 관련 정보와 법률, 대응 방안을 평소 철저히 잘 숙지하는 교직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 ‘못을 빼도 자국은 남는다’고 했다. 교권 침해사건으로 교사가 고통받고 교육력이 약화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교사 스스로 4대 비위 등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교직윤리를 실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등장은 ‘당연하게 누려왔던 것들이 부재한 일상’을 마주하게 했다. 일상처럼 누려온 기능들이 온전히 기동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학습 기회의 결여는 아이들 간 학습 불균형의 확대와 학력 격차 확산이라는 염려로 이어졌다. 문 닫힌 '사회화의 장', 학교 일시적으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많은 아이들이 학업에 필요한 기회를 잃고 교육의 단절을 경험했다. 학교는 지식 전수 뿐만 아니라 학년 변화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단체생활과 사회 규칙들을 배우며 인지와 감성을 풍부화하는 '사회화의 장'으로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공간을 단절 당한 아이들은 균형 잡힌 성장과 발달의 결여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이후 비등교 수업의 일상화는 물리적 학교의 한계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양질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됐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에듀테크를 기반으로 한 원격교육이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원격교육은 물리적 공간에 의해 단절된 학습 기회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대안적 교육플랫폼으로서 그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운영 초반, 일방적 지식 전달에 머무르는 한계를 보였고, 원격수업 장비를 갖추지 못하거나 원격수업에 혼자 참여가 어려운 온라인 학습 약자의 발생, 비대면으로 인한 사회정서학습의 결핍 등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살린 ‘온택트’형 ‘블렌디드 러닝’이 시도됐다. 원격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쌍방향 수업으로 개선됐고, 과목별·개별 특성에 따른 수업 운영이 필요한 경우에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 확장현실 등이 보완적으로 활용됐다. 디지털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하더라도 가상현실이 현실 세계의 체험 효과를 100% 대체하기 어렵다. 인지와 감성의 균형감 있는 성장을 위해 경험학습은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일본의 NPO법인 '꿈의 장인(夢職人)'은 지역 연계형 청소년 체험학습시설 ‘마이크로 투어리즘’을 현장학습과 접목해 자연·문화·예술 등 다분야에 걸쳐 ‘학생 맞춤형 소규모 체험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안전하게 컨트롤 가능한 지역단위 교육자원을 발굴해 소규모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다채로운 경험학습을 지원하는 것이다. 경계 초월한 경험학습 제공해야 ‘학습의 장 확장’을 둘러싼 새로운 가능성이 모색되는 가운데, 시대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가정-학교-지역과 확대된 가상교육공간의 활용 방법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변화’라는 출발지는 아이들의 ‘균형 잡힌 배움의 기회와 학습의 장 확대’라는 종착지로 이어져야 한다. 아날로그 교육의 강점을 최대한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제공하되 코로나로 제약이 발생한 경우에는 에듀테크와 지역자원을 연계해 마련한 경험학습의 장을 통해 경계를 초월한 조화로운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든 아니든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목적 중 하나는 친구들과 원활한 관계를 맺으며 즐겁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는 데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 함께 공부하며 미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능력을 자연스럽게 다지는 과정을 겪는다. 등교해도 단절감 여전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원격수업에서 학생들은 네모난 카메라 화면에 갇혀있다. 등교수업에서도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가벼운 스킨십과 장난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어떤 곳인지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이 인지, 정의, 기능 등 모든 면의 능력을 고루 갖춘 균형감 있는 인간으로 발달하도록 돕는 곳이다. 그런데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인지적 측면으로 기울어져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접촉 등 방역이 강조되면서 기존의 다양한 활동이 위축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짝 활동과 모둠 활동, 실험, 실습, 체험 등을 시도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다.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접어들면서 우왕좌왕하던 모습도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정 짓지 말고 학생 입장에서 생각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는 학생의 전인발달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며 유튜브 채널(쏭쌤TV)도 운영하고 있다. 원격수업이 이뤄지는 줌 공간을 학생들이 공부만 하러 모이는 딱딱한 수업 공간으로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줌 놀이'를 시도했다. 등교수업 때는 아침맞이 활동으로 학생과 악수하는 활동 대신 '인성 가위바위보 놀이'를 했다. 교사와의 가위바위보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인성 인사법은 교사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또 자기 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하는 다양한 비접촉 팀 경쟁놀이는 유대감 형성에 도움이 됐다. 긴장 내려놓고 학생 살피자 교사로서 교육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늘 해오던 방식의 수업조차 쉽게 할 수 없어 여유가 나지 않는다. 여유가 없어지니 교사로서 꼭 해야 하는 수업에만 집중하게 되고, 시야는 좁아진다는 생각이 든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조금 내려놓고 앞에 있는 학생들의 표정과 마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지금 관계에 목말라 있다. 교사와의 관계, 친구 간의 관계, 교육은 관계에서 시작한다. 교사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고 방역 수칙을 지키며 할 수 있는 가벼운 놀이 활동을 시도해보자. 학생들에게는 절대 가볍지 않은 큰 교육이 될 것이다.
오늘은 노트북을 펼치고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지난주 읽은 책을 손에 들고 뒤적거렸습니다. 이렇게 서평쓰기는늘 숙제처럼 저와 함께합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도서관과 오래된 책 냄새를 아끼는 사람이지만, 막장 책에 관한 글의 서두가 풀리지 않을 때는 참 난감합니다. 결국 낡은 수첩을 뒤적거렸습니다. “신이 선물을 보낼 때는 ‘문제’라는 종이에 포장해서 보낸다.”, “결국, 원칙을 지키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이야기이다.” 수첩에는 몇 년 전의 고민이 가득하였고 자신을 다독이는 글귀들로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힘들지 않은 때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첩에 해야 할 일들을 번호를 붙여 꼬박꼬박 적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매주, 매월 언제나 일이 없었던 적은 없었고 새로운 일들도 만들었습니다. 원고 마감 날짜, 학교 독서장원선발대회 준비, 고사 출제, 학생부 마감 외에도 수많은 고민과 자신에 대한 질책들을 행간에서 읽어낼 수 있습니다. 그중 제 마음에 들어온 한 구절은 “관심은 마음에 심는 것이다. 신데렐라처럼 마법의 구두가 있다면 그것은 관심이다. 구두는 발에 신는 거지만 관심은 마음에 심는 것이다. 아이에게 보내는 관심은 아이의 미래를 결정 짓는다.”라는 것입니다. 느슨해지는 제 마음에 심어야 할 따뜻한 관심의 씨앗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갑자기 힘이 납니다. 이제 책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제가 읽은 책은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 피플』입니다. 오십 명의 이야기가 강물처럼 흐르는 글 속에서 이들 삶 편린(片鱗)은 인상적입니다.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이 되어 고민하고 사랑하고 아프고 미워하는 모습이 직녀의 베틀에서 날실과 씨실이 되어 한 권의 소설로 완성됩니다. 새로운 시도이고 그들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작가의 내공이 대단합니다. 끔찍하게 피 흘리는 사건이 그녀의 글 속에서는 무심한 듯 고요하게 독자를 향해 서술되지만,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큰 메시지에 홀려 우리는 가끔 잊어버립니다. 작가는 사람들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독자와의 적당한 밀당으로 흥미를 적절히 자극하는 맛도 무척 좋습니다.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이 가을, 기분 좋은 한 권의 책 『피프티 피플』을 추천합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옹호하고 현행 교장 자격제도를 비판하면서 과도한 발언을 해 현장의 공분을 사고 있다. 강 의원은 7일 국회 교육위 국감에서 “제가 학교에 근무할 때 15년 경력 중 마지막 3년은 교장에게 근평 1등수를 받아야 했다”며 “교장 되고 싶은 사람은 학교 근무시간에 교장선생님 차 가지고 카센터 가서 차 수리 대신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교장 비위를 맞춰야만 1등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장 자격증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학교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교장을 마치 비위만 잘 맞추면 될 수 있는 자리로 희화화 한 것은 현직 교장은 물론 교육에 대한 치열한 노력과 자기성장을 통해 관리직에 도전하는 모든 교사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묵묵히 학생교육에 전념하고 있는 교사들을 승진에 목매 근무시간까지 태만하는 집단으로 매도한데 대해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며 “강 의원은 전체 교육자 앞에 즉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대다수 교사들은 오랜 시간 담임, 부장, 도서벽지 근무 등을 마다 않고, 수업 개선을 위한 연구‧연수에 열정을 쏟으며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며 “그 결과들을 차곡차곡 쌓아 관리직이 돼 학교와 교육 발전에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교장 승진제도 자체를 죄악시 여기고, 전체가 부조리한 것처럼 치부하는 것은 지극히 단편적이고 편협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단 한 번의 경영계획서, 발표심사만 잘하면 교장이 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공모학교로 지정되기 위해 학부모 찬반투표를 조작하고 교육청 간부가 면접시험 문제까지 유출한 무자격 교장공모제, 그래서 전체 교원의 10%에 불과한 특정노조 교사가 60% 이상 교장이 되는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더 낫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교총은 “과거의 일부 경험만으로 현실을 호도하고, 전체 교원을 모욕하며 사기를 떨어뜨린 강민정 의원은 전국 교육자 앞에 즉시 사과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인천시교육청에서 터진 무자격 교장공모제(내부형B) 문제 유출 비리가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도성훈 인천교육감의 전 보좌관 2명이 이번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7일 서울·인천·경기·대전·세종·강원·충북·충남교육청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은 무자격 교장공모제 비리와 관련해 도성훈 인천교육감을 연이어 질타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도 교육감의 전직 보좌관 2명이 동원된 초유의 비리 사건”이라면서 “한명이 응시자에게 미리 문제를 받았고, 한명은 출제위원으로 참여해 그대로 문제를 출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이번 무자격 교장공모제 비리에 대해 도 교육감이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질의했다. 도 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비리가 벌어진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그러나 사안발생 전까지 몰랐다”고 대답했다. 조 의원은 “사전에 알았다고 한다면 지금 답변은 위증이 된다”고 맞섰다. 같은 당 정경희 의원은 “비리 연루자 6명 중 2명이 전 교육감 보좌관인데, 도교육감이이들의 범죄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재차 추궁했다. 그러면서 “이번 2학기는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하지 않았다. 도 교육감이 재임하는 한 공정성 담보하기 어려우므로 앞으로도 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감은 “공정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선해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공모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응시자가 원하는 문제를 미리 받아 출제한 혐의로 구속된 도 교육감의 전 정책보좌관이 특정노조 간부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응시자인 초등학교 교사도 같은 노조에 가입된 상태 등을 이유로 ‘짜고 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도 교육감도 이들과 같은 노조 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응시자 역시 해당 노조 조합원인 것을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을 이어갔다. 도 교육감은 대답을 회피했다. 그는 “신청자의 소속 교원단체가 어딘지는 확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의원이 “확인절차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고 도 교육감이 응시자의 특정노조 가입 여부를 알지 않았느냐고 물어본 것”이라고 재차 질문했음에도 도 교육감은 같은 답을 내놨다. 이에 김 의원은 “왜 동문서답을 하느냐”고 다그쳤다. 김 의원이 도 교육감의 ‘대답 회피’를 지적하자 조해진 교육위원장은 도 교육감에게 양심에 따라 답변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 의원은 교장공모제 폐지 등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경태 의원은 “특정노조가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의원은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폐지하거나, 교감자격 소지자 이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입양하시면 10만 원 드림. 진지하니까 잼민이(초등학생 비하 단어)라고 하면 신고함.” 지난 2월 온라인 중고거래 웹사이트 ‘당근마켓’에 원격수업 중인 담임교사를 캡처한 사진과 함께 “교사를 분양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앞으로는 ‘원격수업’은 물론 수업 중인 교사의 영상이나 음성을 촬영, 합성해 무단 배포하면 교원지위법에 의거, 처벌받게 된다. 교육부는 1일 ‘교육활동 침해 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를 확정 공고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르면 교육활동에 ‘원격수업’이 포함됐고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교육활동 중인 교원의 영상·화상·음성 등을 촬영·녹화·녹음·합성해 무단으로 배포하는 행위’가 신설됐다. 최근 휴대전화로 교사를 몰래 녹음, 촬영하는 행위가 빈번해지고 교사에 대한 초상권 침해, 명예훼손, 악성 민원 등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교사의 얼굴을 무단으로 SNS에 올리거나 학부모가 원격수업에 대한 과도한 민원을 제기하는 등 사이버 교권침해가 새로운 유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있었던 담임교사 분양 글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 교총에 접수된 사이버 교권침해 사례를 보면 △교사의 사진과 이름을 사용해 폐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동성애라고 적고 학년과 생년월일 등을 허위로 기재한 일 △남학생들이 안티방을 만들어 교원 얼굴 사진과 남편 사진을 이용해 모욕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조롱한 일 △학부모 카톡방에서 ‘수업 질이 떨어진다’, ‘선생님 실력 없다’는 말로 평가한 일 등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교육부의 이번 고시 개정은 이처럼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확대되면서 달라진 세태를 반영해 교권침해 범위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교총 등 교육계의 지속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로써 교육활동 침해 기준은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 △영상·화상·음성 등을 촬영·녹화·녹음·합성해 무단으로 배포하는 행위 등으로 규정됐다. 교육활동 침해 학생은 행위 정도에 따라 학교나 사회봉사,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지난해 6월 ‘온라인 수업 및 방역 과정에서 교권 침해 증가에 따른 예방 및 대응책 마련 촉구 건의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7월에는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의견서’를, 올해 8월에는 ‘교육활동 침해 행위 고시 일부개정(안)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해 시대와 현실을 반영한 고시 개정을 거듭 촉구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교육활동 중인 교원의 영상, 화상 또는 음성 등을 무단으로 합성해 배포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내용을 행정예고했다. 하지만 교총은 몰래하는 녹화와 녹음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합성·배포 외에 영상·화상 또는 음성을 무단 촬영·녹화·녹음하는 행위도 명시해 줄 것을 추가로 요구했다. 해당 내용은 최종 고시안에 관철돼 공고됐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고시 개정을 계기로 사이버 교권 침해와 무단 녹취, 촬영이 근절되도록 해야 한다”며 “원격수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권침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교사들이 마음 놓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혐의로 기소 위기에 몰린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국감장에서도 집중 공격 대상이었다. 연이은 임용 합격자 명단 오류, 그린스마트미래학교 논란 등도 지적 받았다. 7일 국감에서 야권 의원들은 특정노조 출신의 해직교사들을 부당하게 특채했다는 감사원 고발로 고위공직자범죄(공수처) 1호 수사 대상에 올랐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질타했다. 앞서 지난 4월 감사원은 조 교육감을 경찰에 고발했고, 공수처는 해당 사건을 넘겨받은 뒤 수개월 간 본청 압수수색과 조 교육감 피의자 신분 조사 등을 진행했다. 모든 조사를 마친 공수처는 지난달 조 교육감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를 들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원 보고서에 기술된 구체적 정황을 들어 조 교육감이 자신의 선거를 도와줬다는 이유로 실무 부서에 해직교사 5명의 특채 검토를 지시했는지 여부, 해당 채용에 대해 실무진들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무시하고 단독으로 결재한 이유 등을 질의했다. 조 교육감은 ‘특채 검토 지시’ 관련 질문에만 긍정했을 뿐 나머지 질의에 대해서는 부정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는 “이전에 유사사건 때 애로를 겪은 실무진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단독 결재를 한 것”이라며 “특채 대상자들은 교육개혁 운동을 했다거나 교원 권익 향상 운동에 참여한 공로가 있었던 것이지 개인적 관계나 사적 이익 때문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직원을 배려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 예상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라는 추가 질문에는 “당시 직원들이 적법성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고 적합성 문제, 사회적 공감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당시 특채 심사위원이었던 진보성향 변호사단체 출신의 김 모 변호사가 채용 절차가 끝난 뒤 서울교육청에 입사한 부분도 부당한 채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감사관의 ‘아빠찬스’ 채용, 임기제 직원 채용 80명 중 거의가 진보성향 정당 출신이거나 관련 활동한 부분도 지적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대장동판 아수라 못지않은 조희연판 아수라 같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이 ‘기소돼도 교육감직을 유지할 것인가’라고 묻자 조 교육감은 “예”라고 짧게 답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은 ‘목민심서’의 내용을 언급하며 조 교육감이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이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의원은 “공수처는 여당이 만든 것”이라며 “죄가 없는데 공수처가 수사하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그리고 올해 두 차례 합격자 명단 오류가 났던 부분도 추궁했다. 조 의원은 “부산에서는 합격에서 불합격으로 바뀐 학생이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던 일”이라며 “그럼에도 담당자의 단순 문책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경희 의원은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 이행 과정에서 교육공동체와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 그리고 실명 투표 등 부적절한 선정 과정 등에 대해 비판했다.
취업난은 우리 사회의 해묵은 과제다. 이름 있는 대학을 나와 석·박사까지 해도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은 요즘, 단지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가 요구하고 자기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무형 교육으로 조용히 힘을 발휘하는 작지만 강한 대학을 찾아본다. [강소대학을 찾아서] ① 대전보건대학교 대전보건대학교는 보건의료 인력 양성 목적으로 1977년 개교해 40여 년간 7만 명에 가까운 졸업생을 배출했다. 2009년 이후부터는 거의 매년 보건 계열 국가시험에서 전국 수석 합격자를 배출할 정도로 학생 맞춤형 교육이 활성화된 것이 장점이다. 취업률도 2020년 교육부 대학정보공시 기준 78.0%로 2000명 이상 졸업생을 배출하는 대전·충청권 전문대학 중 1위를 유지하고 있다. 880여 개의 기업체와 산학협력을 맺고, 대덕연구단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주변 인프라를 활용해 철저한 실무형 교육을 한다. 탄탄한 동문 네트워크도 취업 경쟁력에 큰 힘이다.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매년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국가시험 합격률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기준 장학금 지급 총액(중복 지급 포함)이 약 197억 원으로, 성적 기준 장학금 지급률이 대전권 대학 중 가장 높다. 대전보건대는 토탈헬스케어 인재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령화 등에 따라 앞으로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분야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간호·헬스케어 전문가, 응용과학 전문가, 하이터치 전문가, 크리에이티브 전문가, 교육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다각적 변화도 모색 중이다. 11월 8~22일 진행되는 수시 2차 원서접수에서는 일반고 과정 전형 109명, 특성화고 과정 전형 59명을 모집한다. 모든 학과에 인문·자연·예체능 계열 구분 없이 지원할 수 있다. 대전보건대 일반고, 특성화고 전형은 내신 100%다. 학생부는 1학년 40%, 2학년 60%로 전 과목을 반영한다. 단, 의무부사관과 등 면접을 진행하는 8개 학과는 내신 90%에 면접 10%를 합산해 합격자를 가린다. 동일모집 시기에 2개 학과에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 대전보건대는 수시모집 6회 제한에 해당되지 않아(간호학과 4년과정 포함) 지원 부담이 적다. □ 간호학과(4년제) 간호학과는 우수한 전문 교수진의 체계적 개별지도가 장점이다. 임상 상황을 재현한 양질의 실습교육이 진행되며, 실습 기자재도 최신으로 관리한다. 또 지역사회와 연계해 매년 대전·세종 지역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에서 현장실습을 제공한다. 다양한 전공동아리 활동과 모의면접, 학생 밀접 취업지도, 해외연수, 학과 교수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학생지원도 높은 국가고시 합격률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졸업 후에는 대학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임상 간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장기요양보험공단·보험회사의 보험심사간호사나 간호직·보건직·교정직·소방직공무원, 보건 교사로도 진출할 수 있다. □ 통합예술체육과(3년제) 통합예술체육과는 예술·체육 분야 통합형 전문지도사(Integrated Specialist) 양성을 목표로 한다. 창의적인 예술 소양을 갖추고, 체육활동을 통해 신체 활용 능력을 높여 인지적, 심동적 영역의 발전을 이루는 내용의 교육이 이뤄진다. 3년 과정의 분야별 핵심 교육으로 예‧체능 전반에 관한 전문 지식과 지도 방법을 습득해 통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현대사회에 적합한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 같은 예‧체능 통합교육은 국내 대학으로서는 첫 시도다. 이를 위해 미술·체육·음악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교수진을 구성했다. 통합예술체육과의 졸업 후 진로는 졸업과 동시에 취득하게 되는 자격증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체 및 기관으로 진출할 수 있다. 대전보건대의 강점인 보건의료 학문과 연계해 학생들이 헬스케어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취업도 지원한다. □ 펫토탈케어과(2년제)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144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인력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대전보건대는 이런 흐름에 따라 올해 펫토탈케어과를 신설하고 신입생을 모집 중이다. 졸업 후 반려동물미용, 반려동물장례, 실험동물, 반려동물화장품, 펫아로마테라피, 펫푸드 등 다양한 분야로 취업 또는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교육과정은 동물간호학, 펫아로마테라피와 마사지, 특수동물학, 동물번식학, 펫비즈니스 등으로 구성돼있다.
“어떤 영상을 출품할지 고민하다가 공모 요강에서 ‘최애 콘텐츠’를 뽐내달라는 내용을 봤어요. 제일 좋아하는 콘텐츠 ‘사회 수업 영상 만들기’를 골랐죠. 저의 일 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박정남 강원 간성초 교사는 최근 한국교총 2030청년위원회가 개최한 ‘보여줘! 쌤즈 랜선 뽐내기-온라인 채널 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온라인 수업 영상을 만들면서 제작한 ‘사회 수업 영상 만들기’를 출품했다. 20분 남짓한 사회 수업 영상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동안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닿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엿볼 수 있어 호평을 받았다. 박 교사는 유튜브 채널 ‘박정남’을 개설해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처음으로 업로드한 건 과학상자 만들기를 지도하면서 촬영한 영상이다. 이후 학교 방송 업무를 맡으면서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가졌다. 독학으로 촬영, 편집 기술을 익혔다. 일주일에 한 번, 방송 조회를 준비하고 학급 장기자랑 영상을 촬영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을 때 학급 학생들과 만든 뮤직비디오는 지역사회가 들썩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박 교사는 “전근 후에는 학예회 등 학급 활동을 중심으로 영상을 올렸다”면서 “자녀의 학교생활을 궁금해하는 학부모님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업로드한 건, 원격수업을 준비하면서다. 같은 학년 동료들끼리 각자 과목을 맡아 온라인 수업 영상을 만들자고 했고, 박 교사는 사회와 체육 과목을 맡았다. 근무하는 학교 학생들을 위한 콘텐츠였다. 그러다 동료들이 교사 커뮤니티에 공유해보라고 권했고, 고민 끝에 올리기로 했다. 박 교사는 “누가 이걸 보겠느냐 했다가 이왕 만든 거 아까운 마음이 들어서 올렸다”면서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다른 지역 학생들까지 유입돼 구독자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런 박 교사의 노력은 학생, 학부모가 먼저 알아봤다. 영상 아래에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 ‘전문 인터넷 강의 수준이다’, ‘쉽게 설명해줘서 고맙다’, ‘단원평가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학생들의 댓글이 달렸고, 학부모들도 아이들을 위해 열심인 모습에 고마움을 전했다. 원격수업이 끝날 때까지만 올리려던 계획은 구독자의 요청으로 6학년 1학기 사회 전 차시 수업 영상 제작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영상은 한 번 찍어 올리면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평소보다 두세 배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지난해 2학기에 등교를 시작하면서 2학기 사회 영상은 끝까지 만들지 못했어요. 아쉽지만, 아이들에게 집중하기 위해 잠시 멈추기로 했죠.” 박 교사는 젊은 교사들이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봤다. 특히 교사들의 전문성이나 개성,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그는 “유튜브의 경우 구독자 1000명이 넘어가면 겸직 허가를 받는 등 절차가 필요하고, 학생들의 개인정보와 관련한 부분은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래도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휴대전화 하나만 갖고도 충분히 좋은 영상,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어요. 요즘 아이들은 궁금한 게 있으면 유튜브를 먼저 검색해요. 우리 선생님이 유튜버라면? 아이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겁니다. 유튜브 콘텐츠 소비자에서 직접 만드는 생산자가 돼 보시길 바라요.”
오늘은 회복력의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해 타인의 빙산 믿음을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빙산 믿음 찾기는 공감 능력을 키우고 인간관계를 개선하는 데 유용한 회복력 기술이다. 몇 년 전 한 해 연구비 신청서 제출 마감이 촉박한 김진영 교수는 아침 일찍부터 서재에 틀어박혀 일에 몰두했다. 마감 시한은 다음 날 오후 5시였다. 아직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다 마치려면 그날 밤을 꼬박 새워야 할지도 몰랐다. 김 교수는 이미 스트레스로 인해 짜증이 나고 예민해진 상태였다. 아침 식사 후 일하는 데 쓰레기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천천히 달리다가 자신의 집 앞에 멈춰 서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아내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계단을 쿵쿵 딛고 올라와 2층 서재로 다가왔다. 그리고 퉁명스럽게 불쑥 내뱉었다. “쓰레기차가 왔어. 쓰레기 버리는 거 당신 몫이야.” 김 교수는 억지로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일어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아내는 서재에서 나갔다. 김 교수는 극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감 시한이 촉박하다는 것을 아내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쓰레기를 대신 버려 줄 수도 있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자신의 지나친 정서 반응에 깜짝 놀라서 어안이 벙벙했다. 정상적인 반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감정을 조절한 다음 빙산 믿음 찾아내기 기술을 활용해서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알아보았다. 김 교수의 빙산 믿음은 존중과 관계였다. 그는 “아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거야”라고 믿었다. 김 교수에게는 일이 아주 중요했다. 따라서 그의 일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김 교수는 이제야 자신의 반응이 이해됐다. 하지만 아내의 반응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저녁, 어느 정도 긴장이 풀어지자 김 교수는 그 문제를 꺼냈다. 김 교수 : 어제 당신이 나더러 화를 내며 쓰레기를 버리라고 했잖아? 나는 정말 화가 났어. 당신도 무척 화났다는 거 알아. 쓰레기 버리는 것은 내 역할이지만 이번만큼은 당신이 버려 줄 수도 있었어. 마감 시간이 임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왜 그렇게 못한 거지? 아내 : 그래, 화가 났지. 당신이 바쁘다는 거 알고 있어. 하지만 두 달 전에 우리가 합의한 거 기억해? 최근 조사에 의하면 회사에서 남자들과 똑같은 시간을 일하고도 여자들은 집에 오면 집안일까지 혼자 떠맡는다는 거였어. 그리고 그걸 당연시한다는 거지. 하지만 당신도 나도 우리는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 그때 쓰레기 버리는 것은 당신이 하기로 합의한 거야. 김 교수 : 그래, 알아. 하지만 그 일이 그렇게 화를 낼 일인가? 나는 당신이 왜 그렇게까지 화가 났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아내 : 아무리 바빠도 서재에서도 쓰레기차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내가 화난 이유는 그 소리를 듣고도 당신이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이야. 김 교수: 그러니까 내가 내려오지 않아서 나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아내 : 글쎄, 나는 당신이 합의사항을 어기고 있다고 생각했어. 김 교수 : 그러니까 그게 바로 당신이 화가 난 이유네. 아내 : 그래, 당신은 내가 내 몫 이상의 집안일을 해주길 바라는 것처럼 보였거든. 김 교수 : 이제 알겠어. 공정성의 문제였군. 아내 : 맞아, 당신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어. 빙산 믿음은 실시간 표면으로 나타나지 않는 기저 믿음이라고 한다. 표면 믿음만 가지고 대화했다면 그들의 싸움은 그렇게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저 믿음이 여전히 저 밑에 숨어서 기다리다가 사소해 보이는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날 때 다시 강하게 떠오른 것이다. 우리 주변에 보면 갈등의 진짜 원인이 되는 빙산 믿음을 제때 알아채지 못해서 고통을 겪는 직장인이나 부부, 연인들이 많다. 두 사람 모두 속단이란 사고의 함정에 빠져있었으며, “나와 내 일은 존중받아야 해”라는 빙산 믿음을 갖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빙산 믿음을 찾아낸 다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계획을 다시 세웠다. 김 교수는 마감 시한이 아무리 촉박해도 쓰레기 버릴 시간은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쓰레기는 물론 집안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열심히 찾아보기로 약속했다. 아내는 두 사람 모두 일이 최우선이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가끔 김 교수가 일에 몰두하더라도 자기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속단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코로나19는 '미래를 소환했다'고 한다. 불가피한 거리두기가 멀게 보였던 여러 기술의 도입을 앞당겨서다. 원격수업은 이미 일상이 됐고, 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여러 에듀테크도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까? 관련 기업의 콘텐츠를 통해 조망한다. 유어메이트(대표 방준영)는 음악 실습 교육에 특화된 스타트업 기업이다. 업력은 1년 밖에 되지 않지만, 온·오프라인 수업에 모두 유용한 콘텐츠로 입소문을 타면서 이미 80여 개의 학교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수업에 모두 활용할 수 있게 구성한 콘텐츠가 장점이다. 이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주관한 '중소벤처기업부 비대면 스타트업 육성사업(온라인교육분야)' 창업기업으로 선정됐다.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동영상 콘텐츠는 단순해 보이지만 직관적이다. 동영상 화면을 분할 편집해 연주 수업에 자주 사용되는 리코더, 우쿨렐레, 칼림바, 기타 등의 연주 동작과 악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동영상을 보며 연주를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그동안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동작을 살피며 바로잡을 수 있다. 합주를 염두에 두고 악기별로 노래를 편곡한 점도 특징이다. 그래서 학생별·모둠별·학급별로 선택한 악기만 잘 익히면, 학기 말에 특별한 연습 없이도 합주 공연이 가능하다. 동영상과 함께 제공되는 곡별 코드 설명과 리듬 연습 방법 등을 담은 PPT자료와 지도안, 오디오 학습 자료는 교사의 수업 준비 부담을 덜어준다.공식 홈페이지(yourmate.io)를 통해 콘텐츠를 신청하면 연말까지10곡 정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방준영 대표는 슈퍼주니어 규현 등 유명 가수의 음반에 드러머로 참여하고, 음반 프로듀싱 경력도 있는 프로 뮤지션 출신이다. 학교 방과후교실과 동아리 지도 강사 경험도 있다. 이 같은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 고품질의 교원 연수, 방과후강사 파견, 악기 렌탈·납품, 기자재 점검, 학교 공연 진행 및 영상 촬영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경기도 용인시와 '음악메이커 교육 : 우리 학교 교가 다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래된 교가를 학생 의견을 반영해 새롭게 편곡하고 음원과 영상까지 제작하는 사업이다. 학교별 총 8교시로 진행된다. 1교시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장르를 협의해 프로 음악가와 편곡 방향을 정한다. 2~5교시에는 편곡된 음악에 맞춰 악기·합주 연습을 하고, 6~7교시는 녹음, 8교시는 동영상 촬영을 하는 순서다. 이렇게 재탄생한 교가를 음원 사이트에도 올릴 예정이다. 방 대표는 "음악 업계에 있는 동안도 가르치는 일에관심이 많았다"며 "기회가 된다면 교원 연수 등에 더 힘을 쏟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교총(회장 주훈지)이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4단계 스쿨넷사업의 학교 이관을중단해달라며 투쟁 활동을전방위로 펼치고 있다. 6일 경기교총에 따르면지난달 29일 지역 교원단체 3곳이공동으로 스쿨넷 학교 이관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음에도 도교육청이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자 지난달 30일부터 도교육청 본관 앞에서 1인 시위 및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경기교총과 더불어 경기교사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함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원3단체 명의로 전개하고 있는 서명운동은 6일 현재 1만2000여명의 교사가 동참한 상황이다. 교원단체들은 오는8일까지 서명지를 최종 취합한 뒤추후 도교육청을 방문해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스쿨넷은 통신 사업자가 학교에 인터넷서비스와 전용회선을 제공해주고 매달 고정 통신료를 받는 사업이다. 원래 도교육청이 일괄 선정했으나 내년부터 5년간의 사업자를 각 학교가 선정하라고 일방적으로 방침을 변경하면서학교 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도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가 서로 다른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보안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 사업이 학교로 이관될 경우 교직원 1만여 명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종전에는도교육청 전문 인력 10여 명 정도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교원단체들은 스쿨넷 사업의 학교 이관을 전형적인 면피행정으로 규정하고, 이를 도의회와 언론사 등 기관에 그 부당성을 연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도의회 교육기획위(위원장 정윤경)는도교육청의 4단계 스쿨넷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나섰다. 경기교총 관계자는 “교원3단체는 도의회의 특조위가 본격 가동이 되면 적극 협력해 해당 사업의 학교 이관이 중단될 때까지 총력 저지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 국가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한창이다. 그동안 국가교육과정 개정은 국가가 만들어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전달하는 하향식이었다. 소수의 전문가가 만들어 하달하는 방식의 획일적 교육과정 개정 과정은 학교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다양한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 왔다. 이를 개선하고자 교육부는 ‘국민과 함께 만드는 국가 교육과정’이라는 목표로 국가교육회의,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력하여 국민들의 요구와 학교 현장의 의견을 국가 교육과정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 여전히 하향식(Top-Down)을 고집하는 수학 교육과정 개정 과정 문제는 이와 같은 노력이 각 교과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에서는 여전히 소수 전문가가 만들고 형식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 재연되고 있다. 수학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기초 연구가 올해 4월에 마무리되었는데 국민들은 물론이고 수학교사들에게조차 개선되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묻는 설문 조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런 지적을 의식했는지 2차 연구에서는 내용 체계를 모두 구성한 이후 공청회를 얼마 앞둔 8월에 갑작스럽게 형식적인 의견 수렴 과정만 거친 상태이다. 전국 수학교사 모임에서 수학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22 수학교육 과정 개정 과정에서 현장 수학교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고 있다는 것에 얼마나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전혀 반영 안 함”이 45.0%, “반영 안 함” 36.3%, “반영함” 13.8%, “매우 반영함” 5.0%로 반영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이 무려 81.3%이었다. 과도한 수학 사교육, 코로나 이후 기초 학력 저하, 그리고 수학을 싫어하는 것을 넘어 포기하거나 배우기를 거부하는 수포자 문제 등 수학교육은 사회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것은 가파른 계단형 교육과정, 중학교에서 갑자기 어려워지는 내용, 가르칠 내용이 많아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밖에 없는 수업 등이 주된 원인이다. 모두 교육과정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데도 학생, 학부모, 교사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 없다면 교육과정이 개정되더라도 현재 수학 교육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2. 고 1 수학 행렬 부활 과연 필요한가? 수학교육 과정 개정에서 가장 큰 이슈는 ‘고 1 수학에 행렬 부활’ 문제이다. 행렬은 다른 내용에 비해 단순 계산이 많고 수학적 가치가 크지 않으며 학생에게 학습 부담이 큰 내용이다. 그런 이유로 많은 논의와 연구 끝에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되었다. 이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행렬의 수학 교육적 의미를 다시 논의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그 연구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고 1 수학에 부활시키겠다고 예고했다. 이유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 디지털 산업 사회에서 행렬이 정보를 정렬하고 처리하는 중요한 방식이기 때문에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AI나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행렬에서 필요한 내용은 정렬 방식 정도이고 대학에서 선형대수를 배울 때 다루어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행렬이 AI나 빅데이터에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AI 개발이나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는 학생은 소수이다. 고교학점제에서 자신의 진로와 흥미에 따라 인공지능 수학이라는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만 배우면 된다. 고 1 수학 행렬 부활이 학생들의 수학 학습 부담을 가중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고 2, 3 선택과목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이지만 고 1은 여전히 9등급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변별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밖에 없다. 과거처럼 불필요한 고난도 행렬 문항이 출제될 수 있고 학생들에게 불필요하면서 과도한 학습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전국 수학교사 모임 설문조사에서 “고등학교 과정에서 행렬을 추가한다면 어느 안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융합 선택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응답이 45.0%, 일반선택과목 21.3%, 고1 공통과목 19.4%, 현재처럼 같이 가르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이 13.7% 순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의 65.3%는 고 2, 3학년 과정인 선택과목에서 행렬을 가르쳐도 된다고 응답하였다. 교육부와 연구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고1 수학에 행렬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교사는 20%가 되지 않았다. 3. 수학교육과정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을 위해 새로운 수학을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현재 수학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학생은 엎드려 자거나 딴짓하고 교사만 떠드는 수학 교실, 학생 교사 모두가 소외된 수학 교실을 다시 살리는 것이 수학교육 개정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1) 가파른 계단형 수학교육과정을 완만한 나선형으로 가파른 계단형 수학교육과정은 수학을 배우는 학생을 소외시키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자신이 수학을 포기했다고 말하는 고등학생 중 많은 학생이 대학을 가기 위해 수학 공부를 다시 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그래서 중학교 내용부터 또는 초등학교 내용부터 다시 도전한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를 시작한 지 한두 주 또는 몇 달 정도 하고 나면 거의 다시 포기하게 된다. 내가 모르는 부분까지 찾아갔다가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오를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에서 이와 같은 가파른 계단형 교육과정으로 수학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 생태교육에 관심 있으신 한 선생님께서 독일 베를린 지역의 9학년 수학 교과서를 소개해주신 적이 있다. ‘이산화탄소와 그 결과들, 환경친화적인 행동들, 폐휴지 재생 및 활용’이라는 세부 주제를 다루면서 수학적인 역량(복잡한 다이어그램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기, 다이어그램이나 텍스트의 정보를 검증하기 위한 수학적 도구를 찾아 검증하기, 다이어그램과 텍스트로부터 더 많은 정보 끌어내기, 백분율 계산과 유추하기, 수학적 모델 적용하기, 환경문제 이해와 해결에 수학 지식 활용하기)을 배운다. 독일 환경 수학 교육과정의 장점은 중 3이지만 초등학교 수학 내용을 이해하면 충분히 배울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 온실가스 배출, 전력사용량, 재활용의 경제적 득실 소재를 통해 환경 문제를 알게 되면서 수학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학생들은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차기 수학 교육과정이 학생 소외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내려가도 끝이 안 보이는 계단으로 비유되는 위계적 수학 교육과정을 탈피하는 것이다. 고교학점제나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를 통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수학을 활용하며 수학의 필요성과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과목이 개설되어야 한다. 선수학습이 부족한 학생이 내용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내용이 선수학습이 부족한 학생을 배려해야 한다. 단순히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고 선수학습이 중요하지 않으면서 의미 있는 수학을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과의 위계와 상관없이 삶과 밀접한 관심 소재로 학생들이 배움의 기쁨을 알게 하는 내용을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학과 전체적인 교육과정이 현재처럼 모든 수학이 계단형 교육과정이 아니라 일정 부분 계단형을 벗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 내용 중 일부 수학을 알고 있으면 배울 수 있는 소재 중심의 수학 교육과정이 만들어져야 한다. 2) 단절된 초·중등 수학교육과정 연결하기 초등학교 수학교육과정과 중학교 수학교육과정의 단절은 수학을 배우는 것에서 소외되는 원인이다. 학교에서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중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 초등학교 때 배운 수학과 전혀 다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중학교 수학에 영어가 나오는 것에 당황했고, 방정식과 함수 같은 용어가 낯설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수학 공식들을 무의미하게 외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학교 수학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배우는 내용이 끊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에서 나오는 ‘수와 연산’, ‘도형’, ‘측정’, ‘규칙성’, ‘자료와 가능성’ 등은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대상을 측정하고 규칙성을 발견하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되어 있다. 반면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은 고등수학 학문체계와 비슷한 ‘문자와 식’, ‘함수’, ‘확률과 통계’, ‘기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학교 수학에는 초등학교와는 달리 x, y와 같은 문자가 등장한다. 이와 같은 문자는 대수학(Algebra)과 해석학(Analysis)의 기초적인 용어로, 결국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부터 본격적인 고등수학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고등수학이 시작되는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은 배움이 느린 학생들이 학습하기 쉽지 않다. 특히 수학적 성향이 약한 학생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을 비일상적인 용어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학생을 위해 교육과정은 충분히 다리를 놓아주어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수학교육과정의 단절은 수학 교육계 안에서는 여러 번 지적이 되었다. 그런데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중학교 수학교육과정과 초등학교 수학교육과정을 만드는 주체 사이의 불통이다. 초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은 초등 수학교육 전공 교수와 소수 교사, 중등 수학 교육과정은 중등 수학교육 전공 교수와 소수 교사가 만든다. 그런데 이 두 그룹의 협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학교육과정을 만드는 주체들의 불통은 그사이를 뛰어 넘어갈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소외시키는 원인이다. 좋은 교육과정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세심히 배려하는 교육과정이다. 따라서 차기 수학교육과정이 배움 소외의 원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초등 수학교육과정을 만드는 사람과 중등 수학교육을 만드는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해야 한다. 단순히 형식적인 논의가 아닌 초등은 중등을, 중등은 초등 수학교육을 충분히 이해하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다리를 놓아야 모든 아이가 소외되지 않고 수학을 배울 수 있을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2021년 9월 2일 기준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차 57.37%, 접종 완료 31.71%다. 교육·보육 종사자 54만 7천 명에 대한 접종은 지난 7월 28일부터 시작되어 1차는 96.4%가 접종을 완료했으며 접종 완료는 35.1%라고 한다. 교원들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인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화이자 백신의 일반적 부작용은 다음과 같다. 두 번째 접종 후가 첫 번째 접종보다 더 강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데 일반적인 부작용은 며칠 내에 사라진다. 화이자 백신과 같은 mRNA 계열 백신은 극히 예외적으로 심근염 및 심낭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접종 시의 이득이 접종으로 인한 손해보다 크므로 미국은 12세 이상의 모든 사람에게 백신 접종을 권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화이자 백신은 12세 이상 접종이 가능하도록 허가를 변경하였다.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부작용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17일 화이자 백신 1차를 접종한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교대생이 23일 사망했는데 경찰은 사인미상으로 규정했다고 하고, 8월 27일에는 30대 체육교사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급성골수성백혈병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사망과 같이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백신을 접종하고 몸에 이상이 생겨 휴가를 신청하는 사례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인천의 50대 고등학교 교사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뇌경색 판정을 받았는데 인천시교육청은 일반 병가로 신청하라는 답변을 하였다고 한다. 일반 병가와 공무상 병가 차이점은 그렇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인한 휴가는 개인적 질병에 의한 ‘일반 병가’인가 ‘공무상 병가’인가? ‘일반 병가’와 ‘공무상 ’병가‘의 차이는 무엇인가? 일반 병가는 연 60일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고, 공무상 병가는 연 180일 범위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6조,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8조). 다만, 공무상 병가는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서 인사혁신처에 구성된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가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여야 사용할 수 있다. 공무상 재해로 인정되면 공무상 병가 이외에도 요양급여, 간병급여가 지급되고, 3년까지 질병휴직이 기능하다(국가공무원법 제72조 제1호, 일반 질병휴직은 1년 이내로 하며 부득이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음) 공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은 「공무원 재해보상법 시행령」 별표2에 규정되어 있는데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의 이상반응이 “공무수행 중 예방접종·건강진단 등 소속 기관의 건강관리를 위한 조치로 인하여 발생한 질병”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일단, 교육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복무처리사항[교원정책과-3450(2021.4.20.)]에 따르면 접종 후 면역반응으로 병가 사용 시 다음해 연가 가산은 받을 수 없다는 안내가 있는 것으로 보아 교육부는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에 따른 병가는 공무상 재해가 아닌 일반 병가로 보고 있는 듯하다.1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연가나 외출 등 개인적 사유로 인한 복무가 아닌 공가 처리를 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가에서 접종을 적극 장려하여 사실상 강제적으로 접종을 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공무수행’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이상반응은 공무상 재해로 볼 여지가 대단히 많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위해 공가를 주는 것은 정책적으로 혜택을 주는 것에 불과하고, 백신 접종은 자율적인 개인의 선택에 따른 것이므로 공무수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있다. 또한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한 무엇보다도 가장 큰 난관은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이상반응을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받아야 공무상 재해로 볼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 후의 이상반응이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공무와의 인과관계도 당연히 부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의 이상반응이 백신 부작용으로 인정받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2021년 8월 28일까지 백신 접종 후 중대한 이상반응(사망, 아나필락시스 의심, 주요 이상반응2)은 7,581건인데 인과성이 평가된 총 1,983건(사망 579건, 중증 781건, 아나필락시스 623건) 중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것은 229건(사망 2건, 중증 5건, 아나필락시스 222건)이며, 31건은 근거가 불충분한 사례3로, 1,710건은 불인정되었다. 백신 접종 인과관계 인정비율 11.5% 불과 인과성 평가가 완료된 사례 중에서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된 비율이 11.5%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한 필요 조건인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정받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망이나 중증과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이 아닌 일반적인 이상반응으로 범위를 넓히면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비율은 더욱 내려갈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백신 접종 후의 이상반응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으려면 ①이상반응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 인정→②백신 접종을 공무수행으로 인정 등의 두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상반응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백신 접종이 공무수행인지 아닌지는 살펴볼 여지도 없다. 국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하여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으며, 교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나와 가족, 주변 사람들, 사회의 건강을 위하여 기꺼이 백신을 맞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나타는 이상반응을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면 앞으로도 국가 정책을 지금과 같이 모든 국민이 적극적으로 따라 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백신 접종은 국가 방역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이고 특히 교원은 학생들의 안전 및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하여 백신을 접종한 것이므로 이상반응으로 인한 피해는 국가가 일차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학교 메신저로 전체쪽지가 왔다. 쪽지는 같이 근무 중인 20대 선생님이 시집을 내게 되었다며 시집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쪽지는 “날이 점점 풀리는 가운데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시집 한 권 어떠신가요?”라는 말로 끝났다. 어디에도 “부족하지만 써보았으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같은 관례적인 겸손의 말 따위는 없었다. 함께 온 시집 표지만큼이나 그 선생님의 산뜻하고 당당한 소개말이 좋아 한참 다시 읽어보았다. 나였다면, 내가 갓 발령받은 신규교사였다면 아마도 그 소개말에 ‘부족한 재주이지만’ 같은 뉘앙스가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좋아하던 일의 결과물이 나왔으니 함께 읽어보시겠느냐는 가벼운 손길. 어떤 과장된 겸손도 가식도 없어 보이는 시인의 권유. 그것이 참 좋았다. 겸손 강요하는 조직 문화는 건강한가 시는 교사 집단의 전문영역이 아니니 겸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필자는 누군가 취미생활의 결과물을 공유하더라도 교직 문화에 속해 있는 사람이라면 ‘저의 실력이 부족하지만’이라는 사족을 달았으리라고 감히 예상한다. 그러면, 교사 집단의 전문영역인 교육 분야에 대하여 논할 때는 반드시 겸손해야 하는가? 겸손의 기준은 무엇인가? 경력인가? 경력이면 대체 언제까지 겸손해야 하는가? 2008년 초임교사의 학교문화 적응과정을 연구한 논문이 있었다. 12명의 초·중등 초임교사를 대상으로 질적 연구를 한 논문1이다. 논문에 따르면 초임교사들은 교사 집단 안에 경력에 따른 차별적 속성이 있다고 느꼈다. 초임교사들은 “선배들이 뭘 시키면 예, 하면서 해.”라는 말을 듣거나 ‘신규교사는 무조건 잘 모르니 자신을 낮추며 말씀을 드리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해야 대우도 더 받는다’는 인식을 스스로 하고 있었다. 초임교사들은 연구를 위한 면담을 할 때도 공통으로 “제가 잘 모르는데” “제가 초임이다 보니까…”라는 말을 했다. 연구자는 ‘초임교사의 정체성은 학교현장에서의 생활을 통해 가치, 규범, 신념 등을 내면화하는 과정을 통해 수동적, 부수적 존재로 형성된다’고 분석했다. 2011년에 발령받은 필자는 이와 같은 분석에 매우 공감했다. 필자 역시 ‘제가 경력이 짧아 잘 몰라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것이 미덕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 묻고 싶다. 나 한 사람만이 아니고 집단적으로 그런 말을 하고 태도를 보여야만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면, 스스로 침묵하게 만드는 겸손을 생존전략으로 장착해야만 별탈 없이 조직 안에 녹아들 수 있다면, 그 조직은 건강하다고 볼 수 있는가? 교직 사회의 정서적 대물림 2019년 초임교사 4명의 학교 적응과정을 살펴보는 논문2이 또 있었다. 그 논문에서도 초임교사들은 회의나 수업 연구 등의 협상 과정에서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거나 침묵했다. 연구자는 그 이유를 ‘초임교사 개인적인 성향에 기인한다기보다 초임교사에게 수동성을 기대하는 학교문화와 연관이 깊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초임교사들은 관리자와 선배교사들로부터 자신은 ‘부족한 점이 많으니 지적하고 가르쳐 주어야 할 미성숙한 존재’로 취급받는다고 느끼고 있었다. 10년 전 연구에 참여한 초임교사들의 생각과 큰 차이가 없다. 10년이 지나도록 학교문화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이 또 지나면 그때는 뭔가 바뀔까? 문제는 ‘정서의 대물림’이다. 10년 전의 초임교사와 지금의 초임교사가 느끼는 바가 비슷한 이유는 10년 전 초임교사가 선임이 되며 자신이 학습한 대로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정서적 대물림은 부모자식 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사제지간에도 있고 선후배 사이에도 있다. 초임 시절부터 체화된 ‘경력과 겸손과 무력함’의 관계는 문화가 되어 후배에게 대물림된다. 이 글에서 언급한 논문 두 편 외에도 “경력이 짧으니 배울 게 많다”는 말이 교사의 자아개념과 행동을 결정한다는 내용의 논문은 많다. 겸손이 지나치면 미덕이 아니라 자아효능감의 싹을 자르는 농약이 된다. 학교에 만연한 교사들의 무력감과 무기력을 외부의 무시와 비난 때문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적은 내부에 있다. 유구하게 이어온 학교 문화라는 뿌리에 있다. 교사 생애단계와 사회적 자본 학교문화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이유는 단순히 관료제이기 때문이 아니다. 경력 10년은 되어야 말을 해도 되겠다 하는 자타 공인을 받기 전까지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움직이기 전까지 그렇게 학교는 멈춰 있는 것이다. 관료제라는 제도가 직접 문화를 형성하지는 않는다. 문화는 그 안의 사람들이 형성한다. 경력 10년은 되어야 말할 만하다는 기준은 어디서 나왔는가. 교사 생애단계에 답이 있다. 교사 생애단계에 관한 연구도 많고 분류도 다양하다. 그러나 공통으로 ‘교사의 삶은 어느 정도 전형성이 있다’는 점, 시기를 지칭하는 용어는 다르지만 ‘초임 시절에는 시행착오와 좌절을 겪은 후 발달기를 거쳐 10년을 전후로 성숙, 안정기에 접어들며 이후 교직에 회의적이거나 침체, 혼란의 시기를 보낸 후 초월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요약할 수 있다. 교사 생애단계 이론에서 한 가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10년 전후로 성숙한 교사는 안정적이고 비로소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그 이전까지 어떻게 발달하느냐가 그 성숙도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발달시켜야 하는가? 초등교사의 생애단계별 전문적 자본 차이를 분석한 논문3에서는 전문적 자본을 ‘인적 자본, 사회적 자본, 의사소통 자본’으로 분류하고 생애단계별로 어떤 자본이 발달하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였다. 이 논문에서 인적 자본이란 학생을 교육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말하고 사회적 자본이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자원을 말한다. 그리고 의사결정 자본이란 자율적 판단의 권한과 능력을 말한다. 연구자는 성숙 안정기까지의 사회적 자본이 교사의 전문성 요소 중 인적 자본과 의사결정 자본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경력 10년을 전후로 교사가 학교에서 학습하는 신뢰, 네트워크, 공동체의 규범이 교사의 지도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경력값 하는 조직을 꿈꾼다 나잇값이라는 말이 있듯 경력값이라는 말도 필요하다. 10년 이내의 경력을 가진 교사들에게 경력값은 사회적 자본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소통과 발전을 위한 노력이다. 묻고 따지고 답을 찾는 행위가 그들의 경력값이다. 이 과정에서 강요되고 과장된 겸손은 분명 방해물이다.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선배교사들은 후배에게 “네 경력을 알라”고 말하기보단 그만의 생애단계에서 발견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누고 보태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리하는 것이 선배의 경력값이다. 경력값을 하는 선배 앞에서는 ‘겸손하지 못한’ 후배도 자연히 경의를 표하고 더 알려주시라 청하게 된다. 그것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가식 없는 겸손이다. 강요된 겸손을 거부한다. 일방적인 훈계와 비방도 거부한다. 젊은 교사의 생각에는 원석이 있다. 그 원석을 발견하고 인정해주고 같이 다듬어가는 선배의 안목과 지혜를 청한다. 신규 교사들에게는 강요된 겸손을 함부로 생존전략으로 삼지 말며, 글머리의 시인 신규교사처럼 덤덤하고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주길 청한다. 발령 11년 차, 실경력 7년 차인 필자는 전문집단이라는 우리 사이에 교육도 시처럼 다가가고 권하고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
핵심 프로젝트의 이론과 실제 (홍후조, 조용 지음, 교육과학사 펴냄, 296쪽, 1만5000원) 오늘날 학교 교육에서는 성적이나 빠르고 쉽게 배우는 학력보다는 지식이나 개념에 대한 깊은 이해, 실험·실습·실기 등을 통한 높은 수행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교실 수업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교수법이 바로 핵심 프로젝트다. 핵심프로젝트 교육과정의 구안과 설계의 방법, 이를 실제적으로 적용한 수업개발 사례를 교과별로 제시하고 있다.
메리토크라시 1·2권 (이영달 지음, 행복한북클럽 펴냄, 1권 452쪽·2권 412쪽, 각 1만9000원) 경영학자이자 CEO 양성 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세계적인 혁신기업을 교류해 온 경험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교육의 방향을 말한다. 1권에서는 디지털 노동자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원에서 오랜 시간과 에너지, 자산을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을 제시하며 시대 변화에 맞춰 변해 가야 할 학교의 역할 정체성을 묻고 답한다. 2권에서는 실력과 매력이 학력과 재력을 이기는 시대가 왔음을 밝히며 이에 필요한 모두를 위한 21세기 실천교육을 말한다.
교사 역할 훈련 (토마스 고든 지음, 양철북 펴냄, 520쪽, 2만원) 1966년에 시작된 교사역할훈련(T.E.T)은 미국 모든 주의 공·사립학교 현직 교사들이 교육받고 교실에서 적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에 확산돼 왔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편안하게 말하고 교사 말을 귀 기울여 듣게 하는 법, 자기 문제에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는 법,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체득해야 할 대화법과 갈등 해결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T.E.T의 핵심개념과 실제 사례를 집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