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조호르바루에 도착했다. 말레이반도 최남단에서 싱가포르섬과 마주한 이 도시는 양국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과 자본의 흐름 속에서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울창한 열대우림 사이로 내륙 교통망이 유기적으로 발달한 말레이시아의 지리적 특성 덕분에 쿠알라룸푸르에서 탑승한 버스는 안락하게 조호르바루로 도착했다. 조호르바루 숙소 관찰기 _ 게이티드 커뮤니티를 경험하다 조호르바루는 세계도시 싱가포르의 인프라를 공유하는 일일생활권이면서도 생활 물가는 훨씬 저렴하다. 그래서 가성비를 추구하는 한국인들에게 한 달 살기로 소문난 곳이다. 고심 끝에 싱가포르로의 국경 이동을 고려해 JB 센트럴역에서 가까운 현대적인 주상복합단지를 숙소로 정했다. 정형화된 호텔을 벗어나 공유숙소를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일도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덕분에 새로운 주거 공간이 가진 특성을 다각도로 관찰할 수 있었다. 단지에 들어서자마자 이 공간의 철저한 방어적 성격을 느낄 수 있었다. 입구에는 경비원이 출입을 경계하고 있었다. 약간의 긴장감을 느끼며 정문의 제복 입은 경비원에게 스마트폰 예약 화면을 제시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별일 없…
2026-07-07 10:00
AI가 대신 써준 과제, 우리는 무엇을 평가하고 있는가 “선생님, 이 학생 글이 좀 이상한데요. ChatGPT가 쓴 것 같아요.” 어느 교사로부터 들은 말이다. 학생이 제출한 논술형 수행평가 결과물이 지나치게 유창하고 구조적이었다. 평소 글쓰기를 어려워하던 학생이었는데 갑자기 수준 높은 문장을 써냈다. AI 대필을 의심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AI 탐지 프로그램을 돌려봤지만, 결과는 애매했다. 결국 그 교사는 학생이 제출한 산출물에 점수를 매길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특정 교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생성형 AI가 일상화된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학생들은 몇 초 만에 서·논술문을 완성할 수 있고, 자료를 분석하고 요약하는 일도 AI가 대신한다. 과거에는 학생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작성했던 결과물이 이제는 프롬프트 한 줄로 뚝딱 만들어진다. 교사들은 이러한 결과물 앞에서 당혹감을 느낀다. AI가 썼는지 학생이 썼는지 모를 산출물에 점수를 매기는 일이 과연 타당한 평가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학생이 제출한 산출물 자체를 평가해야 할까, 아니면 그 산출물이 만들어지는 과
2026-07-07 10:00
12살, 처음 법을 만나다 “법은 나쁜 사람을 벌주기 위해 있는 거예요.” 사회 수업 시간, 한 학생이 자신 있게 말했다. 교실 곳곳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이 보였다. 아이들에게 법은 규칙을 어기면 벌을 주는 장치에 가까웠다. 누군가는 경찰을 떠올렸고, 누군가는 감옥을 이야기했다. 법이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에까지 이른 학생은 많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초등교육과정에서 인권·법·헌법은 5학년이 되어 처음 만나는 개념이다. 3·4학년 동안 관련 내용을 거의 배우지 않다가 5학년 1학기에 처음으로 개인의 권리와 사회의 질서, 그리고 헌법과 법의 역할을 탐구하게 된다. 그래서 5학년은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현재 IB 월드스쿨 후보학교인 구미원당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며, 올해로 5학년 담임을 5년째 맡고 있다. 매년 이 단원을 지도하면서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아이들이 법을 단순히 외워야 할 지식으로 배우기보다,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는 없을까? 법이 왜 필요한지, 인권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정의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2026-07-07 10:00
2010년 교육감 직선제가 전국적으로 도입된 지 16년이 지났다. 당시 제도 도입의 취지는 분명했다. 교육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고, 주민들이 직접 교육행정의 최고 책임자를 선출함으로써 교육자치와 민주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방자치의 확대와 함께 교육자치 역시 주민의 손으로 완성하자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였다. 다섯 번의 선거가 남긴 불편한 질문 실제로 교육감 직선제가 남긴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다. 과거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영향력이 강했던 교육행정이 일정 부분 독립성을 확보했고, 주민들이 지역 교육정책에 관심을 갖는 계기도 마련했다. 교육복지·혁신교육·고교학점제·미래교육 등 다양한 정책 실험이 가능했던 배경에도 교육자치의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교육을 국가의 하위 행정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결정하는 자치의 영역으로 인식하게 된 점 역시 직선제가 남긴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는 도입 취지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실제 운영 결과가 중요하다. 다섯 차례의 교육감 선거를 거친 지금, 우리는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는가. 아니면 정치적 갈등과 비효율만 키운 채 민주주의라는 명…
2026-07-07 10:00
들어가며 이번 호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 및 자동 채점 시스템 도입’ 주제로 정책논술 작성의 실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안착과 함께 사고력·역량 중심 평가가 강조되면서, 각 시도교육청은 AI 기반 평가 시스템을 활용한 평가 혁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채점 공정성 문제, 교사의 업무 과중, 평가 전문성 격차 등 다양한 어려움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전문직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현장의 문제를 분석하고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행 역량과 장학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에 본 글에서는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 및 자동 채점 시스템 도입’을 주제로 현황 및 당면 과제, AI 활용 해결 방안, 장학 지원 전략에 대한 출제 의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득점형 예시 답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문제 최근 주요 시도교육청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서·논술형 평가 및 자동 채점 시스템을 도입하여 ‘역량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안착과 학생의 사고력 함양을 위한 필수적 과제로
2026-07-07 10:00
이번 민선 5기 교육감 선거에서도 여전히 후보자의 정책과 전문성 검증보다는 정치 성향과 선심성 공약 중심의 조직적 선거운동이 당락을 결정했고, 후보들 사이의 고소·고발 등 4년마다 되풀이되는 이념 갈등이 지속됐다. 이번이 역대 가장 비교육적인 교육감 선거라는 평가도 있다.1 특히 이번 교육감 후보자들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믿고 10~100만 원의 현금 등을 지원하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다. 심지어 학부모 부담과 교육청 예산을 매칭해 최대 5,000만 원 펀드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등장했다. 재원조달의 책무 없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전해 주는 재원으로 운영되는 시도교육청의 교육자치를 위해, 추가로 엄청난 선거 비용과 혼탁한 혐오 경쟁으로 유발되는 사회적 비용을 치르며, 직선제로 교육감을 선출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글은 「헌법」 제31조 제4항에서 명시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의 보장이라는 「헌법」 가치에 부합하는 교육감을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물어보고 개방형 공모제라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육감이 갖춰야 할 덕목 _ 무엇이 우선인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덕목은 자주…
2026-07-07 10:00질의응답형 심층면접은 응시자의 발표나 답변을 바탕으로 면접관 또는 다른 응시자가 추가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해 응시자가 다시 답변하는 과정을 통해 교육 현안에 대한 이해도, 문제 분석력, 정책 판단력, 의사소통 능력, 교육전문직으로서의 태도와 직무 적합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면접 방식이다. 특히 상호 질의응답형 심층면접은 응시자들이 서로의 의견을 듣고 질문하며 답변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한 개인 발표 능력을 넘어 경청 능력, 비판적 사고력, 협력적 소통 능력, 정책 융합 능력을 함께 확인한다는 점에서 최근 역량중심 면접의 중요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질의응답형 심층면접의 특징 질의응답형 심층면접은 정해진 질문에 답하고 끝나는 면접이 아니다. 응시자의 답변을 바탕으로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예상되는가”, “교육지원청은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가”, “정책의 한계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와 같은 후속 질문이 이어진다. 따라서 이 면접에서는 단순히 많은 정책을 알고 있는 것보다, 제시된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답변을 논리적으로 보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또한 질문받을 때 방어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질문 속에 담긴 현장 우려를 파악
2026-07-07 10:00
전문성 향상과 자기계발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교원이 늘고 있습니다. 대학원 형태에 따른 복무처리, 연수휴직, 학위취득 실적 인정 기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대학원 수강 복무처리 •주간 대학원 -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외출·조퇴·연가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증빙자료를 첨부해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함. - 학교장의 허가 없이 근무시간 중 대학원을 다녀 취득한 석·박사학위 논문은 원칙적으로 연구실적 평가 대상에서 제외됨. - 본인의 연가일수를 초과해 대학원 수업에 참여할 수 없음. •야간 또는 계절제 대학원 -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경우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출장(연수)’으로 처리할 수 있음. - 다만 출장비나 시간외근무수당은 지급되지 않음. - 야간대학원이라 하더라도 장거리 통학으로 퇴근시간보다 1시간 이상 일찍 출발해야 하거나 주간대학원 수업시간대에 운영되는 경우에는 학교장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주간대학원 복무기준을 적용할 수 있음. 국내 연수휴직 •휴직 요건 - 교육부 장관 또는 교육감이 지정한 국내 연구기관이나 교육기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려는 경우에만 가능함. - 야간수업·계절수업 및 시간제수업은 제외됨. 또한 교
2026-07-07 10:00
6월 3일, 교육감 선거가 끝났다. 언론에서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진보 10명, 보수 6명이 당선됐다고 평가한다. 수도권 3곳을 포함해 진보가 우세했다는 평이다. 현장 교사로서 교육감 선거는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교사는 이 선거의 유권자이면서 정치적 금치산자다. 후보자의 정책에 찬성도, 반대도 공개적으로 표명할 수 없다. 다른 공무직·일반직 노조들이 지지 후보를 공개 선언하며 선거판에 뛰어드는 동안, 교원단체는 후보자와의 간담회 형식으로만 만날 수 있을 뿐이다. 교육감 후보자들이 교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은 교사에게 정치기본권이 없는 현실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발언권 없는 유권자를 진지하게 상대할 정치인은 없다. 교사는 ‘투표는 하지만 목소리는 낼 수 없는’ 존재로, 선거가 끝나면 당선된 교육감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하는 일선 관료이다. 교사는 침묵해야 하는 교육감 선거 교육감 선거는 정당을 표방할 수 없다. 그런데 언론은 선거 내내 진보·보수로 후보를 구분하여 보도한다. 후보들은 파란색·빨간색으로 정체성을 드러내고, 불리하다 싶으면 흰옷으로 갈아입는다. 선거 용지에 정당과 기호가 표기되지 않는 등 깜깜이 선거라 부르지만,…
2026-07-07 10:00
일반적으로 임용이란 공무원의 신분을 부여(설정)하여 근무하게 하는 모든 인사활동을 의미합니다. 「교육공무원법」은 이러한 임용에 관한 사항을 교육공무원의 특성에 맞추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교직의 첫걸음인 신규채용부터 마지막 단계인 퇴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임용의 개요를 살펴보고, 이어서 신규채용 및 경력경쟁채용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1 근거 •「국가공무원법」 제26조(임용의 원칙), 제27조(결원 보충 방법), 제28조(신규채용), 제32조의4(파견근무), 제33조(결격사유), 제43조(휴직·파견 등의 결원보충) 등 •「교육공무원법」 제6조~제9조(자격), 제10조(임용의 원칙), 제10조의3(채용의 제한), 제10조의4(결격사유), 제11조(교사의 신규채용 등), 제12조(경력경쟁채용 등), 제13조(승진), 제17조(보직 등 관리의 원칙), 제18조(겸임), 제21조(전직 등의 제한), 제29조의2(교장 등의 임용), 제29조의3(공모에 따른 교장임용 등), 제31조(초빙교원), 제32조(기간제교원) 등 •「교육공무원임용령」 제3조(임용권의 위임), 제4조(결원의 적기보충), 제5조(임용시기), 제6조(임용시
2026-07-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