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현실이 참 어렵다.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더 심각해지고, 아동학대 고발이 빈번하고, 민원이 넘쳐나고, 행정업무가 쌓인다. 교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좋은 교육이 이뤄질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학교 현장이 참 어지럽다. 마치 폭탄 돌리기라도 하듯이 문제행동 학생은 상담사에게, 갈등은 조정전문가한테, 금쪽이 부모는 교감에게, 학폭은 교육지원청에, 돌봄은 학교에 맡긴다. 돌고 돌아봤자 결국 교육 영역 내에서 터질 게 뻔한데도 말이다. 교육 시스템이 절망스럽다. 입시가 문제고, 사교육이 문제고, 무한경쟁이 문제고, 학생 수 급감이 문제임을 우리 모두 너무 잘 안다. 그러나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조금이라도 나아질 기미마저 보이지 않는다. 함께 조율하는 교사상 필요해 그럼에도 교사는 위로 같은 게 필요하지 않다. OECD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교사의 수준은 세계 최고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교사는 여태껏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해 나가리라 굳게 믿는다. 단 시각을 조금 바꿨으면 한다. 일단 문제에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터널 비전으로 시야가 더 좁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 대신 우리가 원하는 학교와 학생과 교사의 모습을 그려야 한
2024-03-04 08:33요즘 아이들은 정보를 구할 때 텍스트를 읽기보다는 영상 검색을 선호한다. 짧은 영상과 알고리즘이 이끄는 흥미 위주의 시각적 자극에 반응한다. 과거엔 글을 읽고 생각한 후 문제를 해결했다면 같은 과정을 수행하며 ‘사고’의 과정이 빠진 것이다. 생각하는 힘 길러주는 도구 깊이 생각하며 문제를 분석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는 프로세스는 우리 뇌를 성장시키고 문제해결력을 키워준다. 미래 교육의 기반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환경 등 과학 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전에 아이들에게 어떤 것에 대하여 깊게 생각하는 사고(思考)와 사유(思惟)를 가르쳐야 한다. 에드워드 윌슨은 ‘통섭; 지식의 대통합’에서 앞으로 세상은 통섭자가 지배하게 될 것이며 통섭자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정보를 결합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며 중요한 선택을 현명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러한 통섭자를 키워낼 방법은 무엇일까? 동서고금의 지식이 집대성된 ‘고전 독서’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논어, 사자소학 등 고전의 가치는 시대를 뛰어넘어 작용하며 문제해결력과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준다.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의 원초적 질문은 올바른 인생에…
2024-02-26 09:10최근 서울의 한 중학교 영양교사가 복직을 불과 사흘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젊은 선생님의 너무나도 안타까운 선택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학교급식을 둘러싸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제기되는가 하면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지속적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직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는 선생님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안타까운 선택 이젠 사라져야 학교에서의 급식은 학생의 건전한 심신 발달과 건강한 식습관을 확립하는 교육활동이다. 성장하는 학생들의 영양관리를 통해 미래사회 주역인 우리 아이들 건강권을 보호하는 중요한 사회적 책무 역할을 한다. 또 아이들에게 급식 시간은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함께 밥을 먹으며 꿈과 희망을 펼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영양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행복한 급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균형 잡힌 식단과 올바른 영양교육으로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교육 급식의 소중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학생의 기호도에 맞춘 ‘맛있는 급식’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영양학적 가치를…
2024-02-26 09:10수석교사가 도입된 지 13년이 됐다. 수석교사는 학교에서의 수업 및 생활지도, 수업공개, 수업 컨설팅, 교육자료 개발 및 보급, 현장연구 수행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직무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수석교사 역량과 연수, 선발과 배치, 평가와 지원 등이 적절한 지 재점검이 필요한 때다. 직무수행 기준 아직도 미비해 우선 수석교사 직무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통한 직무 표준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수석교사의 자격 및 직무 연수와 업적평가를 위한 재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수석교사 역할 수행에 대한 명확한 직무 매뉴얼이 제안돼야 한다. 직무 수행에 대한 명료한 기준이 없는 현재 상황은 수석교사는 물론 동시에 수석교사를 관리하고 지원해야 하는 학교장의 직무마저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더욱이 수석교사 스스로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결국 학교 갈등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다. 수석교사 위상 재정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수석교사의 역량은 맡은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능력을 말한다. 특히, 수석교사의 직무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기반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실행 및 평가하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이나 수업의 설계와 실행, 평가
2024-02-19 09:10기후 위기는 이제 우리의 세계와 떨어져 있는 남의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머나먼 곳에 사는 북극곰의 생존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이제는 당장 길을 걷다가 벼락에 맞을 수도 있는 위험에 직면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정된 2022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생태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기후 변화와 생태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주도성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상으로 다가온 기후 위기 생태환경교육은 미래를 책임지는 시민으로서의 자세를 기르고, 환경 보호를 위해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요소다. 학생들이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실제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어, 미래 세대가 지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역량을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미래를 준비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로 우리 사회의 발전과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교육이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생태환경교육은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미술 수업에서는 나뭇잎이나 돌멩이와 같은 자연물을 활용해 환경 생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2024-02-19 09:10“책을 읽어주면 어떤 변화가 있죠?”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어떤 효과가 있고, 어떤 변화가 있냐는 거죠. 다소 조급한 마음이 앞서는 물음이기는 합니다.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서적 안정감’이죠. 부모와 함께 보내는 행복한 시간이 늘어나고, 책에 담긴 신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기는 것은 ‘이야기를 즐기는 힘’을 자연스럽게 길러주는 방법입니다. 시공을 초월한 수많은 사람의 삶을 알게 해 줍니다. 여기다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 좋아지고, 시각 주의력, 청각 주의력, 행동 억제력, 감정조절 능력, 이해력 등이 좋아진다는 얘기는 여러 번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런 능력들은 서로 상승작용 해 선순환을 일으키며 아이들을 성장시킵니다. 청각 주의력 발달, 능숙한 독자로 그중에서 청각 주의력은 특히 중요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기까지는 기본적으로 태어난 후 6~7년의 세월이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12년(초등학교 6학년 정도) 정도까지 ‘소리 듣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읽지 못하니까 들어야 책을 즐길 수 있는 거죠. 이때까지 책을 읽어주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낭독하면서 자신이 읽는 소리와 다른 사람
2024-02-15 15:18매년 겨울이면 예비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교복을 맞추는데 분주하다. 지금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에서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비싼 가격에 비해 디자인과 품질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학생들의 신체활동이 제한돼 매우 불편한 옷으로 인식됐었다. 대부분 학교 생활복 등교 허용해 최근엔 대부분 학교에서 체육복 혹은 생활복으로 등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가 덮치면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한 것이 확산된 것이다. 사실상 교복을 입학식과 졸업식에만 입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 학생들은 교복이 비싼 가격에 비해 디자인과 품질이 낮아 활동하기에도 상당히 불편하다고 불만이다. 교복업체에서는 예전에 비해 교복의 디자인과 품질이 좋아졌다고 말하지만, 정장 형태의 교복은 계속해서 불편함을 주고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 교복을 입으면 통풍이 잘 안 되고 신축성이 없어서 더욱 그러하다. 반면 생활복은 신축성도 좋고 바람도 잘 통해서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처럼 대부분 학교가 체육복 혹은 생활복을 입고 등교하는데 굳이 계속해서 불편한 교복을 아이들에게 입게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2024-02-05 09:10최근 느린학습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고, 국회에서는 지원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지역 교육청에서도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내세우며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2022년 기초학력보장법에 따른 종합 계획 속에서도 지원 정책이 포함됐다. 이처럼 이들을 위한 고민과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정확한 원인 진단부터 시작해야 첫 번째로 복지·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복지법상 장애등록이 돼 있지 않고, 교육법상 특수교육대상학생으로 선정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공적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다음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나타난 학력 격차다. 코로나는 대다수 학생 및 느린학습자들에게는 학교 내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쉼의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학습격차가 나타났다. 세 번째, 일선 교사의 어려움이다. 학생 수는 줄지만, 학습적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아이들은 늘어난다. 교사들이 다른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그리고 느린학습자 당사자 그룹의 등장과 그들의 진정성 있는 호소도 밑거름이 됐다. 이에 대한 대처를 위해 우선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다양한 원인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원
2024-02-05 09:10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유아기의 교육적 역할을 중요시한다. 영·유아기는 인지 발달뿐만 아니라, 음식 습득과정에 있어 제1사회화가 이뤄지며, 음식에 대한 가치관과 건강 습관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서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학령 인구의 감소,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유치원은 유아들에 있어 배움의 장일 뿐만 아니라 가정을 대신해 식사를 하고, 활동을 하며 성장하는 생활의 장이 되고 있다. 건강 습관 형성에 중요한 시기 2022년 6월 학교급식법 개정을 통해 원아 수 50인 이상 100명 미만의 소규모 사립유치원까지 학교급식법 대상으로 포함됐다. 이는 유아교육이 추구하는 공공성 가치를 위해, 국공립 유치원과 유치원 기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립유치원의 원아에게 건강하고 교육적인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국민적인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유치원 급식의 교육적 가치와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유치원 급식의 교육적 역할에 대한 교육공동체 모두의 협력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유아의 먹을거리 안전과 급식의 질 보장을
2024-01-29 09:10교육의 중요한 요소에는 지식과 지식 외적 요소가 있다. 본고에서는 두 가지 요소를 융합해서 담아낼 수 있는 교육의 포괄적 요소를 지혜(Wisdom)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지혜는 지식(Knowledge)을 지식 외적 요소와 적절히 결합한 완성된 교육의 실체라고 하겠다. 방대한 정보와 지식 쏟아져 지식은 어떤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나 사실을 말한다. 학습을 통해서 얻은 지식은 해당 분야에 대해서 이해하고 알고 있는 내용 그 자체를 의미한다. 지혜는 지식을 통해서 습득한 대상에 대한 심오한 이해와 통찰력을 말하며 그 지식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지혜는 인성적 요소까지 망라하는 총체적인 교육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이른바 인공지능(AI) 시대를 살고 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을 AI를 통해 습득·처리·이용하고 그 혜택을 누린다. 학교교육에서도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이 일반화됐으며, 학생들도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지식의 학습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그러기에 지식 그 자체에 대한 교육은 넘칠 정도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 학생들은 훌륭한 선생님 못지않은 수업을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경험하면서
2024-01-29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