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한 아버지의 삶에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엮어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라는 평을 듣는다. 이렇게 우리 현대사의 상처를 건드렸을 때 대흥행이 터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웰컴 투 동막골 등이 그렇다. 국제시장은 온몸으로 현대사의 굴곡을 겪어내며 살아온 아버지의 삶을 웃음과 눈물로 솜씨 좋게 버무렸다. 영화는 6.25 전쟁 당시 흥남부두 철수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로 이어지는 노래 가사처럼, 주인공도 여동생을 잃어버리고 부산으로 온다. 아버지가 여동생을 찾으러 북에 남는 바람에, 주인공이 어머니와 두 동생을 책임진 가장이 되었다. 미군을 쫓아다니며 초콜릿을 얻어먹기도 하던 주인공은 피난민들의 시장인 국제시장에 터 잡고 수입 식료품 장사를 시작한다. 동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목돈이 필요해지자 광부로 서독에 가서 일하다 파독 간호사와 만나 결혼한다. 귀국해 장사하던 중 이번엔 여동생 결혼자금 때문에 월남전에 뛰어든다. 그리고 1980년대에 펼쳐진 이산가족 상봉 특별 생방송에 출연해 난리 통에 잃어버린 여동생을 애타게 찾는다. 그렇게 살던 주인공이 어느덧 나이를
2015-02-01 09:001. 기사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장면이 익숙하게 여겨지는가, 아니면 낯설게 여겨지는가. 기사의 내용은 이러하다. 군대에 갔던 어느 사병이 휴가를 나와서 보니 공사판에 다니던 아버지는 다쳐서 쓰러져 있고, 여덟이나 되는 식구들은 굶고 있다. 휴가병 아들은 식구를 돌본다고 정신없이 막벌이를 하였다. 휴가가 끝나도 차마 군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탈영병이 되었다. 군인이 탈영하는 죄는 크다. 탈영은 군대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이므로 엄한 군율로 다스리게 되어 있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자수시키고 당국에 눈물로 잘못을 빌었다. 1971년 4월 3일 자 경향신문에 난 기사이다. 신문은 기사의 제목을 ‘모정(母情) 앞에서 군율(軍律)도 주춤’으로 붙였다. 어머니의 딜레마가 참으로 소박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국가라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받들면서도, 아들의 장래를 진심으로 염려하는 아픈 모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요즘 어머니들은 어떠할까. 탈영이란 죄가 워낙 엄중하고, 자식의 과중한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니, 자수를 권하고 선처를 호소하는 엄마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국에 눈물로 잘못을 비는 엄마는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그만큼 세태가 달라졌다고나 할까. 사람들이
2015-01-01 09:00
한겨울의 정점 1월이다.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텅 비어있는 듯 보이는 1월이 되면 비로소 모든 것을 내려놓은 본연의 모습이 드러난다. 화려한 꽃들의 봄, 짙푸른 녹음이 절정을 이루는 여름, 황홀한 노을의 가을, 빛바랜 마지막 잎새를 떨어뜨리는 12월을 보낸 자연은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2015년 1월은 계절도 겨울이지만 우리를 둘러싼 상황 역시 겨울이다. 바다에서 나를 만나고 나를 버리고 다시 나를 담으면서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해보자. ▲바위, 파도, 철새의 군무가 어우러지다, 옵바위 일출 더 이상 갈 수 없는 최북단 강원도 고성 명파리 공현진 앞바다. 한겨울 태양 아래 코발트블루의 강한 대비가 아찔하다. 수 미터 바닷속은 돌과 해초들이 선명하게 보일 만큼 맑고 투명하다. 7번 국도를 따라가며 마주치는 해변은 거의 비슷한 표정이지만 포구는 저마다 다른 정취를 느끼게 한다. 고성 공현진 포구는 소형 어선 몇 척만이 방파제 뒤에서 거센 파도를 피할 수 있는, 항구라고 할 것도 없는 평범한 작은 포구이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관광객도 끊긴 공현진 포구가 한겨울 진가를 발휘하는 이유는 방파제와 나란히 붙은 옵바위 바위틈으로 절묘하게 해가 돋기 때문이다.
2015-01-01 09:00얼마 전 우리들의 ‘영원한 공주’인 김자옥이 폐암으로 별세했다. 그녀는 대장암 전이로 폐암이 되었지만 우리는 흔히 폐암하면 흡연을 떠올린다. 그만큼 흡연은 폐암과 관련이 높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률이 3~4배 높고 사망률 역시 40%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흡연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많은 피해를 준다. 담배를 피우는 남편과 같이 사는 부인은 폐암 발생률이 높고, 부모가 흡연하는 경우 어린이는 천식, 기침, 중이염 등의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고 폐 기능도 전반적으로 낮아진다. 흡연학생은 부모도 함께 금연교육 실시 보건복지부는 흡연율 저하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담뱃값을 4,500원으로 인상하고 담뱃값 인상으로 조성되는 기금의 일정 부분을 금연 및 흡연자 지원에 사용하는 등의 ‘금연사업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흡연자 책임을 강조하는 단편적 금연정책에서 벗어나 흡연의 원인, 금연 실패 이유 등 근거에 입각한 종합적 금연 정책을 추진한다. 청소년 흡연예방을 위해 담배를 구하거나 피우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흡연학생의 금연교육ㆍ상담, 금연 유도 및 치료 병행과 동시에 부모도 함께 금연교
2015-01-01 09:00동양의 전통 사상이 이른바 여필종부(女必從夫)로 상징될 여성비하에 빠져있었다는 주장은 일면 맞지만 근본적으론 틀렸다. 물론 여성을 땅으로, 남성을 하늘로 비유하는 음양관 속에는 음을 억누르고 양을 선양하고자 하는 남성 중심적 생각의 싹이 담겨 있긴 하다. 이에 따르면 남편은 하늘로서 떠받들어지고 아내는 땅으로서 하늘에 봉사해야 한다. 하지만 여성을 남성에 비해 열등한 존재로 규정한 것은 동양의 음양 사상 자체가 아니라 이를 활용한 가부장 권력이었다. 동양의 진정한 남녀관은 평등주의에 입각해 있었다. 음과 양, 땅과 하늘은 우주의 서로 다른 표현 양상으로서 동등했다. 비록 현실에서 온전히 실현된 적은 드물지만 원리상 아내와 남편은 대등한 협력자요 평생의 벗이었다. 그래서 부부를 ‘동혈지우(同穴之友)’, 즉 언젠가 같은 무덤에 묻힐 벗이라 불렀다. 가장 이상적인 부부관계는 친구관계에 즐겨 비유됐고 남편은 아내를 가장 믿을 수 있는 생사의 동지로 보았다. 【원문】太公曰, “癡人畏婦, 賢女敬夫.” 「治家篇(치가편)」 [PART VIEW] 【번역문】 강태공이 말했다. “어리석은 자는 아내를 두려워하고, 현명한 아내는 남편을 공경한다.” 팔십 고령에 주나라 재상에 오른
2015-01-01 09:00나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아리스토(Aristo)는 ‘최고(best)’를, 텔레스(teles)는 ‘목적’을 의미한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최고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서 ‘최고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행복(eudaimonia)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돈, 권력, 좋은 출생, 아름다운 외모 등의 행복 요건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더욱 궁극적인 행복의 요인은 다른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행복을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는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인간의 고유한 기능이 덕에 따라 탁월하게 발휘되는 영혼의 활동’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덕(德)’이다. 즉, 행복을 ‘올바르게 행동하는 윤리적인 삶’이라고 규정하면서 ‘인간 행동이 목적으로서 좋음(the good)’을 강조한다. 따라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도덕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억지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실리적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도덕적 행동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그 최상의 좋음이 무엇이냐는 물음만이 남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최상의 좋음은 탁월성(arete)이며 탁월성은 인간 영혼이…
2015-01-01 09:0001 속기(俗氣)가 넘치는 유치한 여행을 말해 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명품 쇼핑에 눈먼 여행이 우선 떠오른다. 돈 자랑의 욕망이 허영의 깃발을 드높이는 여행이다. 유흥 중심으로 가는 여행도 천박하기로는 금메달감이다. 진정한 견문은 안중에도 없고 쾌락의 욕구를 은폐하는 수단으로 여행이 존재하는 격이다. 이런 여행을 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일종의 욕구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 할 수밖에 없다. 또 이런 여행을 조장하는 사회 문화적 풍토가 있다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의 여행 취향에도 속된 기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여행 과시욕이다. 남 안 가 본 곳을 나만 가보았다는 식의 자랑이 흔하다. 나 이번에 어디어디 다녀왔고, 작년 해외여행에서는 또 어디어디 많이 가 보았고, 내년에는 또 어디어디 수많은 곳을 가 볼 것이라고 자랑하는 사람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이것은 여행의 내공이 전혀 쌓이지 않은 사람들이 범하는 유치함이다. 이런 욕구가 지나치면 여행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 그것도 한꺼번에 여러 행선지를 되도록 많이 끼워 넣고서는 ‘견문의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비행기 타고 나라 밖 나가는 일이 국
2014-12-01 09:00많은 사람들이 질 높은 건강생활을 실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당뇨병, 고혈압, 암 등 만성질환은 줄지 않고 늘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그 원인을 환경오염, 식생활의 변화,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지적하고 있지만, 그것은 바로 몸에 다른 변화가 일어나는 것, 즉 우리 몸의 주(柱)를 이루는 골격과 근육 변화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컴퓨터 앞에서 한없이 구부러진 몸, 많은 통증과 병의 원인 인체의 최고사령관이라 일컫는 뇌로부터 온 몸으로 전달되는 신경다발의 통로가 되는 척추와 그 척추를 지지하고 있는 근육 또한 인간의 건강한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척추가 휘어지면 신경에도 이상이 일어나 내장기관의 기능 저하나 위장계가 약해질 수 있다. 이는 척추 안으로 척수 중추 신경이라고 하는 신경다발이 지나가고 있으며 척수 중추 신경과 각 장기나 기관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굽은 등이나 휘어진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척추뼈 하나하나의 관절이 압박받게 되며 그 압박의 정도가 강해지면 관절 사이에 있는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판(일명 디스크)에 부담이 생겨 연골 안에 있는 골수핵 초과로 요통이나 관절통의 우려가 있다. 또한 굽은 등은 위하수나 내장하
2014-12-01 09:00
다시 시작한다는 기약이 있어도 언제나 끝을 바라보는 것은 마음이 시리다. 서둘러 여기저기 크리스마스트리가 반짝이지만, 12월의 겨울은 왠지 허전하다. 겨울여행지로 빙어낚시, 눈꽃축제, 빛축제 등 야외활동도 많지만, 삶의 지혜가 담긴 책의 숲으로 나들이를 해보는 것을 어떨까. 누구에게나 365일 24시간 무료로 개방되는 새로운 개념의 아주 멋진 책들의 숲, ‘지혜의 숲’ 도서관. 정말 오랜만에 행복한 ‘책 폭식’을 하고 돌아왔다. 책을 즐기고 책과 소통하는 곳, 파주 ‘지혜의 숲’ 도서관 화장실 입구까지 책으로 진열된 곳 ‘지혜의 숲’ 도서관은 자유로웠다.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을 들으며 책 한권을 골라 넓은 쇼파에 두 다리 쭉 펴고 누워서 책을 읽어도 될 만큼. 사람들은 자유롭게 서가를 오가며 담소를 나누었고, 아이들은 제집에서 책을 읽듯 편하게 책과 마주했다. 사방 벽면을 가득 메운 어마 무시한 8m 높이의 서가는 어릴 적 나의 로망을 대리만족 시켜주기에 충분했고, 기역ㆍ니은ㆍ디귿… 한글 자음을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의 서가는 아이들의 책 놀이터가 되어주기에 적합했다. ‘지혜의 숲’ 도서관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 때나 달려가도 언제나 문이 열려있다는
2014-12-01 09:00『대학』에 보면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라는 말이 나온다. ‘마음이 그곳에 없으면 뚫어져라 봐도 보이지 않고, 귀 기울여 들어도 들리지 않고,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는 뜻이다. 여기서 ‘시(視)’와 ‘청(聽)’은 의도를 가지고 애써 보고 듣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동적으로 보이는 걸 보거나 들리는 걸 듣는 자연 반사적 행위는 ‘견(見)’과 ‘문(聞)’으로 표현한다. 때문에 ‘주견(注見)’이나 ‘발시(發視)’라는 단어는 불가능하다. ‘주시(注視)’와 ‘발견(發見)’이라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애써 귀 기울여 듣는다’는 표현은 ‘경청(傾聽)’이라 해야지 ‘경문(傾聞)’이라 할 순 없는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대학』의 내용을 찬찬히 음미해 보자. 엄청난 주의를 기울여 보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보고 들었어야 할 것들을 보거나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마음이 그 안에 담겨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각이나 청각 같은 관능적 감각들은 이들 감각들을 최종적으로 통솔하는 마음이 떠나가는 순간 블랙 아웃된다. 이렇게 마음의 스위치가 꺼지게 되면 음식을 먹고 있으면서도 그 맛을 느끼지 못한다. 말하자면 모든 감각들이 의식에까지
2014-12-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