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역사보다 뉴스가 중요한 시대에 사는 것 같다.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뉴스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뉴스 속에는 삶과 연결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기에 매일 최신 정보를 탐색하고 수용한다. 이해인 수녀의 산문집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서문에는 "요즘은 매일이란 바다의 보물섬에서 보물을 찾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는 것이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보니 주변에 보물 아닌 것이 없단다. 엄마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가족들 중 가장 먼저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동시에 남편의 출근 준비까지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남편이 현관문을 나선 뒤에도 여전히 할 일은 태산이다. 설거지, 청소, 장보기까지…. 엄마의 하루 일과는 끝이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엄마들은 뭐든 깜빡깜빡 잊을 때가 많다. 뭔가 하려고 했다가도 뒤돌아서면 기억이 나지 않아 당황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게 내가 가까이 본 아내의 모습이다. 인간에게 메모가 필요한 이유는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억의 휘발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자신은 기억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2013-09-30 13:1514일 전남 스포츠클럽대회에 출전한 광양여중 학생들은 대회 참가를 계기로 잊지못할 추억을 가지고 돌아왔다. 유명한 서예가가 써 주신 가훈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받은 가훈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를 비롯하여 요청 학생수가 많아 짧은 시간에 작업을 할 수가 없어 선생님은 학생들이 요구한 가훈을 액자에 정성스럽게 넣어 교장실로 보내주셨다. 우리 학생들에게 가훈을 갖게 된 계기를 물어보니 참 다양한 모습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우리 가정이 물질적으로는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빈곤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는 요즈음 대부분 가정에서 대화가 없어지고 가정의 이야기, 가족의 역사가 사라져 가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이같이 좋은 선물을 한 분에게 정성들여 서신을 보내도록 지도하였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 학생들이 부모와 상의하여 가훈을 정하여 실천하게 된다면 바람직한 인성교육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3-09-30 13:08크고 강한 ‘Dynamic 부산’. 우리나라 제1의 항구도시답게 태종대와 신선대, 해운대와 광안리 등 대부분의 관광지가 바닷가에 있다. 부산에서 유독 북쪽의 내륙에 위치한 관광지가 금정산성과 범어사다. 지난 9월 15일 청주산누리산악회원들과 금정산을 산행하며 금정산성의 성벽을 둘러보고, 부산 시내를 비롯한 바닷가와 낙동강 물줄기를 내려다봤다. 이른 아침, 둘째 아들과 택시를 타고 2차 집결지인 청주 남부터미널로 갔다. 7시 15분경 회원들과 합류해 문의IC로 향한다.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작은 나라를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연결한다. 금정산까지 청원상주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대구부산고속도로를 달리며 도로사정이 좋다는 것을 실감한다. 관광버스로 부산에 몇 번 다녀온 사람들은 선산휴게소와 청도휴게소가 쉼터라는 것도 미리 안다. 나이 먹은 사람들은 잠이 없다. 살아온 세월만큼 할 얘기도 많다. 이석기 국회의원 내란음모사건, 채동옥 검찰총장 혼외자식사건 등 이야기 거리가 많고 의견이 다양하다보니 버스 앞에 붙어있는 ‘대화는 조용히... 음악, 스마트폰 소리는 이어폰으로’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같은 차안에서 젊은 사람들은 거리가 멀고 나이 먹은
2013-09-26 12:55추석날, 성묘를 다녀온 후 아내와 고향 인근의 까치내를 둘러봤다. 천고마비의 완연한 가을 날씨에 명절이라고 마음이 들뜬 사람들과 달리 자연은 늘 그대로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계절에 맞춰가며 색깔을 달리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더구나 수확을 앞둔 농촌의 들녘은 풍요로움이 넘쳐 마음이 포근하다. 까치내 주변의 추석날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청주 시내를 가로지른 무심천이 오창의 북동쪽에서 흘러온 미호천과 합류하는 합수머리 옆에 도시형 야영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문암생태공원이 있다. 정자(문암정), 나무데크, 나무그늘, 잔디밭, 놀이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추석날도 가족단위 나들이객들과 야영객들이 많다. 지금은 청주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지만 예전에는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으로 폐기물 매립장 공원화에 모델이 되고 있다. 합수머리에서 신대동을 거쳐 미호천으로 흘러가는 물길이 까치내다. 합수머리 부분의 주막에 머물던 경상도 청년이 호랑이에게 당할 화를 면하고 과거에 장원급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전설 속의 흰 까치와 까치내... 맑은 물이 흐르던 시절에는 청주시민들에게 최고의 물놀이 장소였던 곳으로 작천보 주변을 공원화하며 깨끗하게 정
2013-09-25 17:20지난8일, 청주산누리산악회원들과 '청정자연, 녹색쉼표'를 자랑하는 단양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이번 산행지였던 수리봉과 석화봉은 인근의 황정산과 도락산의 유명세에 가려 비교적 덜 알려졌고,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지만 주위의 경관이 아름다워 산행의 묘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오가는 길에 단양팔경인 상선암‧중선암‧하선암이 위치한 선암계곡, 70m 높이의 기암절벽 사인암, 서민층의 생활도자기를 만드는 방곡도예촌, 국립황정산자연휴양림과 소선암자연휴양림을 둘러볼 수 있어 좋다. 7시경 짙은 안개 속에 청주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36번 국도와 34번 국도를 달리며 증평, 괴산, 연풍을 지난 후 이화령터널휴게소에 들렀다. 참 좋은 세상이다.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를 잇는 이화령(높이 548m)을 터널로 단숨에 통과한다. 901번 지방도로 문경읍소재지와 문경온천지구를 지나자 버섯채취 철이라 입산금지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자주 눈에 띄고 산 밑에 주차된 차량들이 많다. 산세가 날카로운 고갯길로 접어들고도 한참을 달리며 충청도의 천주교 신자들이 기해박해를 피해 정착했다가 병인박해 때 많이 순교한 여우목성지를 지난다. 이쯤에서 경북 문경시…
2013-09-25 17:19나는 술을 좋아한다. 집에서도 아내가 맛있는 음식을 하면 술안주로 하여 혼자서 음주를 즐겨한다. 술을 너무 좋아해서 체중관리가 되지 않는다며 아내한테 잔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귀로 듣고 바로 흘려버리는 것이다. 또, 거기에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지 잘 먹는다. 술을 먹을 때는 더군다나 좋지 않은 버릇이 있다. 술을 마시는 만큼 안주를 계속 먹는 버릇이 있다. 모임이 잦은 나에게는 위를 비워들 시간이 없기 때문에 포만감으로 위는 무척이나 고생을 한다. 어찌되었던 술을 먹고 나서 다음 날은 다른 사람보다 숙취에서 빨리 깨어나는 것이 안주를 많이 먹어서 그렇다며 내 스스로 자위를 한다. 요즈음 해가 거듭될수록 선친을 닮아간다는 것을 문득문득 느낄 때가 많다. 선친도 무척이나 애주가 이셨다. 선친은 술을 담배 피우듯이 수시로 잡수시곤 하셨다.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 임용이 되지 않아 1년 동안 농사일을 도와드린 일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일은 김매기였다. 더운 여름철에 모를 심은 후 팔뚝 만하게 벼가 자라면 논바닥에서 자란 잡초를 제거하는 일이다. 그것도 기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골골이 다니면서 잡초를 뽑아 진흙에 쑤셔 넣는 일이다.…
2013-09-25 17:17축제의 끝은 황량한 것일까? 맑고 투명한 대기를 가을 햇살이 반직선으로 지나간다. 햇볕은 따갑지만, 그늘은 서늘함을 머금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발소리로 가득할 추석날인데 썰렁하기 짝이 없다. 긴 골목을 들어서자 채마밭가에 거북등처럼 갈라진 껍질에 이끼를 두른 늙은 단감나무 한그루가 힘없이 서 있다. 벌레에게 먹힌 상처투성이 잎과 몇 개뿐인 가지는 긴 시간을 말하고 있다. 언제 장에서 사왔을까? 가을배추 모종이 대문간 리어카 그늘에서 힘없이 이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디에 심어서 김장 담가 자식들에게 나누어 줄 생각이었나 본다. 장독대 옆 대봉감나무도 허전한 추석을 맞고 있다. 초가에서 슬레이트로 개량 기와지붕으로 바뀌는 수십 년의 생활을 말없이 지켜본 산 증인이다. 이제 나무도 늙었는지 올 여름의 불볕더위에 지쳤는지 미처 익기도 전에 떨어진 감들은 시멘트 바닥에 으깨어져 시큼한 냄새와 가을 파리만 불러 모으고 있다. 추석날 이른 아침이다. 둘째 녀석은 차례와 성묘가 끝나면 외가에 갈 거라고 기대를 모은다. 그런데 울리는 전화소리! 수화기를 든 아내의 얼굴이 변하기 시작한다. 전화기 너머 들리는 목소리는 아이의 외삼촌이다. 팔순을 바라보는 외할머니께서
2013-09-25 17:13한국사회가 급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바뀌고 있다. 2012년 기준 다문화 가족은 약 70만명(결혼 이민자 및 인지·귀화자 약 27만명, 자녀 약 17만명, 한국인 배우자 포함)에 달한다. 한국인 100명 중 약 1.4명이 다문화 가족의 일원이라는 통계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2020년경에는 다문화 가족이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2005년까지 국제 결혼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크고 작은 사회 문제들도 발생했다. 한국에 건너온 이주 여성이 남편에게 학대를 당하거나 일방적인 이혼 통보를 받는 경우도 있었고, 언어적·문화적 장벽에 부딪쳐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계 한국인을 수용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 특유의 폐쇄성도 이들을 힘들게 한다. 대중교통 차량에서 이들 옆에 앉기를 주저하는 등 이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차별은 심하다. 다문화 가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난 반면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을 이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결혼 이주민들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국제 결혼 문화를 건전하게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시행된
2013-09-23 12:39영동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양산팔경과 한천팔경이다. 그중 양산팔경은 ‘영국사, 강선대, 비봉산, 봉황대, 함벽정, 여의정, 자풍서당, 용암’을 말하는데 송호리송림이 있는 송호국민관광지에 가면 강선대, 여의정, 용암을 볼 수 있다. 양산팔경의 중심인 송호국민관광지는 금강 상류의 맑은 물과 최고 수령 400여 년에 이르는 소나무 1000여 그루가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답다. 황해도 연안부사였던 박응종이 가져온 솔방울이 송호리송림의 씨앗이었기에 지금도 밀양박씨 가문의 땅이 많다. 솔 향을 맡으며 삼림욕을 할 수 있어 가족단위의 피서객이나 청소년들의 심신 수련장으로 각광받고, 요즘은 오토캠핑을 하는 젊은이들로 만원이다.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강선대와 선녀가 목욕하는 것을 보고 반한 용이 승천하지 못하고 떨어져 바위가 되었다는 용바위가 가까운 물길에서 마주보고 있다. 풍덩 빠지고 싶을 만큼 금강에 비친 세상이 영롱하다. 시원한 강바람과 수려한 풍경을 즐기며 다슬기를 줍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만취당 박응종이 말년에 후학을 가르쳤다는 여의정과 조각공원은 푸르게 우거진 숲속에 있다. 숲속에 양산가탑과 소나기 영화촬영지 표석이 서 있다. 찾
2013-09-12 22:07우리나라는 작아도 속이 알찬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옛날부터 삼천리금수강산을 자랑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아름다운 곳이 참 많다. 그중 풍경이 뛰어나게 아름다운 곳은 국가에서 '명승'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그림처럼 떠있는 육지속의 작은 섬마을… 추억과 낭만, 그리고 그리움…. 안동 하회마을, 영주 무섬마을과 함께 3대 물도리마을로 알려진 예천의 회룡포(명승 제16호)가 그러한 곳이다. 요즘 회룡포는 강호동의 ‘1박2일’ 촬영과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준서와 은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알려지며 관광객의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 지난 9월 1일, 회룡포를 여러 곳에서 바라보기 위해 청주산누리산악회원들의 비룡산 산행에 따라나섰다. 출발시간인 7시가 되었지만 벌초 때문에 빈자리가 많다. 가까이에 앉은 여자회원이 지난번 영광의 금정산과 가마미해수욕장에 다녀와 썼던 산행기를 잘 읽었다며 반갑게 인사한다. 하긴 모두들 바빠 여행기를 쓰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회장님의 인사와 산행안내가 끝난 후 음악을 들으며 차창 밖 풍경을 감상했다. 어느 날 부턴가 사람들의 살아가는 얘기가 듣기 좋다. 뒷사람들이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가 구수하게 들린다. 자녀의 직장과 결혼
2013-09-10 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