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특수교육은 왜 장학이 없어요?” 같이 근무하는 교육행정직 주무관의 하소연이었다. 특수학교에 근무하면서 딸에게 특수교사를 권유했고 지난 3년간 근무하던 딸이 퇴직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지만, 혼자 감당해야 할 무게가 벅찼고, 특수교사를 권유했던 것이 엄마로서 무척 미안하다고 했다. 선배 특수교사로 미안했고, 평소 특수교육에서 ‘장학’이 강조돼야 함을 말했던 터라 더없이 속상하고 눈물이 났다. 개별화 교육계획 수립 중요해 지난해 10월, 인천 초등 특수교사를 하늘의 별로 떠나보낸 후 우리는 특수교육 현장의 총체적 난국을 가슴 저미게 마주했다. 5년 차 교사는 과밀학급 학생을 오롯이 감당하며 과중한 업무에 치여 있었다. 사실 특수교사들은 이러한 현실을 오래전부터 직면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49재 추모 집회에서 충남교총 특수교사 대표로 발언하며 앞으로 더는 특수교육 현장에서 이처럼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2024년 기준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역대 최대인 11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교육부는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서 기간제 특수교사 지원을 확대하고 특수학교(급)를 확충
2025-02-10 09:10지난 1월 인성교육실천사례연구발표대회 1등급 수상자들과 함께 영국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인성교육으로 유명한 버밍엄대의 주빌리센터와 옥스퍼드대 인성연구소 등을 방문하면서 영국이 올바른 품성을 갖춘 훌륭한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글로벌 지도자 양성에 인성 강조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강조해 온 시민교육을 인성교육의 큰 틀 안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가령, 주빌리센터는 지적 미덕, 도덕적 미덕, 시민적 미덕, 행동 미덕으로 인성이 구성돼 있다고 주장한다. 이 네 가치가 조화를 이뤄야 완전함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영국은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덕목인 시민교육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훌륭한 품성을 가진 글로벌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시민성뿐만 아니라 포용력, 용기, 절제, 사랑 등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눈에 띈 것은 2019년부터 학교평가와 연계해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영국 학교는 학생 학습 능력뿐 아니라 인성도 적극적으로 함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성교육을 잘 실천하고 있는 학교들이 학교평가
2025-02-10 09:10얼마 전 행정안전부에서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2025년도 초등 교사 정원 2424명과 중등 교사 정원 2443명이 감축된다. 학생 수 급감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한시 정원 1807명 증원분을 반영해도 3060명이 준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사회적 변화가 이유일 것이다. 초·중·고 학생 수 추계에 따르면 올해 학생 수는 502만여 명에서 내년도엔 484만여 명으로 18만여 명이 감소한다. 또 2031년에는 384만여 명으로 현재보다 100만 명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살펴보면 실제 초·중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각각 15.8명, 13.1명으로 OECD 평균인 14.0명, 12.8명보다 약간 많다. 고교는 10.5명으로 OECD 평균인 12.7명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를 바탕으로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교원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행정당국의 평면적 접근으로는 과밀학급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온전히 열어주기 위해서라도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더욱 세심한 교육적 지도
2025-02-10 09:10학교의 2월은 새 학년 새 학기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담임교사, 학교폭력 전담 교사, 학생부장 등은 기피 업무 1순위다. 대부분 학교에서 담당자를 구하지 못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종 민원과 복잡한 업무로 인하여 새로운 업무를 요청하는 교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학생 생활지도 담당 교사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예측 불가능한 업무 학교에는 여러 가지 부서가 있다. 학교마다 부서명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살펴보면 교무업무를 관장하는 교무부, 수업이나 교육 활동을 연구하는 연구부, 학교의 디지털 장비나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정보부 등이 있다. 부서 대부분은 업무를 계획하고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 일을 추진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고 계획적으로 추진한다. 쉽게 말하면 예측이 가능한 업무를 추진하기에 계획대로만 추진하면 된다. 학생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학생부는 초점이 다르다. 학생부는 학생이 교칙을 위반한 행위를 했을 때 움직인다. 학생들 간의 폭력 행위가 발생한 때도 해당한다. 선생님과 학생 간의 교육 활동 침해 사안도 학생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처리하기도 한다. 대부분 예측이 불가
2025-02-10 09:00김 선생님은 월급날이 두려웠다. 연말정산 때문이다. 어차피 그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 1월 말에 행정실에 서류를 제출하면서 다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혹시 몰라 나이스에 접속했다. 쿵쾅거리는 심장이 선생님의 왼쪽 고막을 때렸다. 김 선생님은 조심스레 조회 버튼을 눌렀다. 짜잔! 월급명세서가 웃으며 말했다. “노트북 한 대 값 토해내세요.” 김 선생님이 읽기를 포기한 이유 김 선생님은 이 수모를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에 ‘연말정산 팁’이라고 검색했다. 그랬더니 연말정산 악당의 부하들이 줄줄이 소시지로 나오는 게 아닌가? 각자 자기 이름표를 머리에 두르고 있었다. -1번: 소득공제 -2번: 세액공제 -3번: 과세표준 3초간 침묵이 흘렀다. 그리곤 김 선생님은 조용히 X 버튼을 눌렀다. 김 선생님이 글 읽기를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려워서다. 소득공제, 세액공제, 과세표준 같은 낱말은 세금을 주로 다루는 사람에게는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은 1년에 한두 번 접할까 말까다. 당연히 낯선 낱말로 범벅된 글은 읽기 싫다. 이건 누구 잘못일까? 이해 못 한 김 선생님 탓일까? 절대 아니다. 전적으로 글쓴이의 잘못이다.…
2025-02-10 09:00이달 중 교육계에 큰 파장을 미칠 판결이 예정돼 있다. 2022년 11월 속초 체험학습 학생사망 사고 인솔 교사 2명에 대한 1심 판결 선고가 11일에 있다. 18일에는 학부모 몰래 녹음 관련 특수교사 아동학대 혐의 2심 판결이 나온다. 지난달 21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체험학습 인솔 교사 모두 과실의 책임이 있다며 각각 금고 1년을 구형했다. 또 특수교사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취업제한 3년을 구형했다. 1심에서는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이 있었다. 교육자로서의 진정성 외면하면 혼란 가중돼 교총이 같은 날 춘천과 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솔 교사 선처 호소와 특수교사 무죄를 촉구한 이유는 현장 우려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학생의 유가족에게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그런데도 예측 불가능한 사고로 제자를 잃고 괴로운 심리적 고통에 더해 금고 1년이라는 법적 처벌은 너무 가혹하다는 교직 여론이 있다. 이러한 비극과 판례가 단지 두 교사에게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다. 유죄판결이 나온다면 현장 체험학습에 대한 거부 정서가 더욱 강해질 것이다. 비록 6월부터 ‘교원이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다면…
2025-02-03 09:10저출산, 참으로 큰일이다. 가임 여성 1명당 0.8명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고령인구가 생산인구를 앞지른다는 보도도 심심치 않다. 하지만 수도권이나 지역 거점 도시의 학교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 아직도 과밀학급, 교실 부족으로 신음하는 도시의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정상적 교육활동 해법 찾아야 전주의 한 초등학교는 교실이 부족해 임시 개조한 복도형 교실에서 수업받는 학생들과 운동장 모듈러 교실로 인해 옆으로 나란히 서 있는 축구 골대 사진이 공개돼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반면 읍‧면 지역이나 구도심으로 눈을 돌리면 정반대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지난해 기준 전북 무주군의 경우 10곳 초등학교에 736명의 학생이 있다. 가장 큰 학교인 무주중앙초 학생은 308명이다. 학년 평균 50명꼴이다. 2030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3년생 출생 등록현황은 무주군 전체에서 43명에 불과하다. 2030년이 되면 무주군의 초등학교는 입학생이 0명이거나 1~2명에 불과한 곳도 많을 것이다. 비단 무주군 뿐 아니라 농어촌 지역, 구도심 지역의 학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남, 전북, 강원 지역은 전교생 5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가 50%에 육박
2025-02-03 09:10우리 선생님들은 아직도 많이 아프다. 할 말이 많아 응어리진 그들의 가슴은 답답함과 우울함, 분노로 숨조차 쉬기 어렵다. 가르치는 학생으로부터, 그들의 보호자인 학부모로부터, 그리고 학교 밖 사람들로부터 인격을 침해당하고 상처를 입고 신음하며 아파하고 있다. 상처에 신음하고 아파하는 현장 어느 교사는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폭언을 듣고 수치심과 절망감에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자존감과 교사로서의 권위가 종잇장처럼 찢겨졌다. 그 후 해당 교사는 학교에 나오지 않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등지고 말았다. 이런 유사한 일이 지금도 전국 학교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이런 폭언을 쏟아내는 학부모는 ‘감정보복’ 또는 ‘교사 때리기’로 교사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교사들은 그 속에서 삶의 의미와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실의와 절망에 빠진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 여겨 좀비처럼 살아가도록 만드는 작금의 이런 일은 결국 누구에게 피해가 돌아갈까? 사회학자 엄기호 교수는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에서 오늘날 교무실의 모습을 ‘태평양에 떠 있는 섬들’이라 표현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교사들 사이엔 무수히 많은 섬이 존재하고 관심과 대화와
2025-02-03 09:10‘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아동 학대 신고로 고통받다 무혐의로 벗어난 교사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런 무분별한 아동 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지키기 위해 2023년 9월부터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시행 후 2024년 8월까지 약 11개월을 평가해 보면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여전히 교사를 보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아동 학대에 대한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의 성과와 과제’를 보면, ‘아동 학대가 아니’라는 교육감 의견에도 신고를 받은 교사 중 72%가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중 695건의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돼 한 달 평균 63건이 넘고, 이중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의견을 제출한 사안은 485건(69.8%)으로 집계됐다. 아동 학대로 신고된 10건 중 7건에 대해 아동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 수사 개시 전 종결 비율은 28.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로 이어진다. 반면 검사 종결 사안 가운데 최종 기소되는 비율은 4.8%뿐이다. 학부모의 무고성 아동 학대 신고로 인해 교원이 장기간 수사를 받는 상황을 막자는 취지가 무색하다
2025-01-20 09:10교육부는 지난 10일 ‘기회의 사다리가 되는 공정한 교육 실현’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한 5대 정책 방향으로 ▲출발선 평등 ▲사교육·입시 부담 완화 ▲맞춤형 지원 강화 ▲지역 격차 해소 ▲청년 성장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중 교원의 민원 부담과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은 것이 눈길을 끈다. 교육개혁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좀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우선 올 6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학교안전법이 체험학습에 있어 학생 안전과 교사 불안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후속 방안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교원의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시·도교육청은 안전 보조인력 배치 기준·방법 등 세부사항에 대한 조례를 마련해야 한다. 또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해 ‘학교지원 전담기구’ 법제화, 정보기자재 관련 업무, CCTV 관리, 시설·환경관리 등으로 야기되는 교원과 행정실 간 갈등 요소 제거, 늘봄 업무에서 교원 배제 등도 시급하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 지원은 필수다.…
2025-01-20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