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된 다음 해, 이리(지금의 익산)에서 국민학교에 입학한 나는 김제와 고창을 거쳐 결국 전주에서 졸업을 했다. 교육자인 아버지를 따라 여섯 가족이 함께 옮겨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네 번을 옮겨 다니는 동안 가장 오래 머문 학교가 고창국민학교다. 거기 있던 3년 남짓한 동안에 전쟁을 치러야 했다. 겨우 여남은 살밖에 먹지 않은 아이가 무슨 전쟁을 겪었겠는가 생각할지 모르지만, 매일 밤마다 마을 어귀의 논두렁에 파놓은 구멍에 들어가서 죽창을 들고 실제로 보초를 섰으니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다. 해방 때는 미군 지프차 뒤를 쫓아다니며 껌이며 초콜릿을 받아먹었고, 6·25 때는 소련군이 타고 들어오는 지프차를 향해서 누군가 마을사람이 손에 쥐여준 인공기를 흔들기도 했다. 전쟁 통에는 정말 별의별 일들을 다 보고 겪었지만, 그런 얘기 듣고 싶어 할 사람 없을 테니까 여기선 접어두기로 한다. 고창으로 이사를 오기 전에 살았던 곳에서는 돈을 주고 물을 사 마신다는 얘기를 해도 애들이 도무지 믿으려 들지 않아서, 선생님에게 몰려가 수돗물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했던 적도 있다. 심이 까칠해서 잘 써지지도 않는 연필은 종이를 찢어먹기 일쑤였고, 잘못 쓴 글자를 지우려고…
2013-11-01 09:00진로진학상담교사 역량이 교육의 질 결정 2011년 3월부터 전국적으로 진로진학상담 교사가 배치되기 시작한 후로 학교는 진로교육 열병을 앓는 중이다. 1기 진로진학상담 교사들은 2010년 1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600시간의 연수를 거치면서 앞날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누구도 정확한 방향을 가르쳐주지 않는 ‘진로교육’이라는 새 항로를 개척했다. 처음 진로교사로 배치되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것은 ‘용병이 되어야 한다’였다. 그래서 첫 번째로 시작한 ‘진로 수업’을 위한 자료 만들기는 많은 것을 배우게 한 작업이었다. 새로운 자료를 만들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작업이어서 우선 있는 자료들을 모으고, 그 자료와 가장 잘 매치될 수 있는 동영상을 찾아서 수업자료를 PPT로 만들어 실제 수업에 적용해 보았다. 처음에는 진로활동 자료를 나눠주면 “꼭 해야 하나요?”, “이런 건 해서 뭐하나요?”라던 아이들이 이제는 활동지를 나눠주면 자연스럽게 펜을 꺼낸다. 아이들의 집중도가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보듯이 학교 진로교육은 역시 진로교사의 역량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생각이 다시 들면서 학교 진로교육을 맡은 진로교사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이러한 진로교사들의 마음이 모여
2013-11-01 09:00[제시문] 중학교 2학년인 종민이는 인성이 곱고, 매사에 성실하고 사교적이어서 친구들과의 관계는 물론 여러 교과 선생님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특히 교우들 간에 인기가 많아서 성적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학급회장을 했고, 회장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담임교사는 ㉠‘성적보다 사람이 되라’는 말을 하면서 앞으로는 학교성적보다 타인을 배려하고 인성이 좋은 사람들이 인정받고 출세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종민이에게 아쉬운 점은 학교성적이 낮다는 것이다. 성적이 낮은 이유는 첫째, 지나치게 머리만 믿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의 적용과 문제해결 경험이 부족하고, 반복연습을 하지 않아서 변형된 문제에 신속하고 창의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는 친구와의 관계를 너무 중시한 나머지 ㉢자신의 계획에 따라 공부하기보다 친구의 요청이나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주변 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자기주도적학습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에 담임교사는 ㉣반두라의 모방관찰학습의 원리를 응용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모델을 제시해 주고, 그 학생과 똑같은 생활과 학습방식을 모방·실천하도록 했다. 그런데 종민이
2013-11-01 09:00“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미술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 최초의 습도계를 설계했어요. 이후 프란체스코 폴리에 의해 공기의 수분 함량을 측정하는 실용적인 습도계가 발명되었죠. 이번 시간에는 리하르트 아스만의 통풍건습계와 같은 원리의 건습구 습도계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진천여자중학교(교장 김갑숙) 3학년 과학시간. 5명의 학생이 한 조를 이뤄 건습구 습도계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스탠드에 온도계 2개를 매달고, 그 중 하나의 온도계 구부를 거즈로 감싼 뒤 끝부분을 물에 담그자 습구 온도계가 완성됐다. 권민경 과학교사의 지도에 따라 건구온도와 습구온도를 측정한 학생들은 습도표를 이용해 습도를 구했다. 조별로 실험과정과 각자의 느낀 점을 정리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서야 수업이 끝이 났다. “다음 시간에는 재활용품을 활용한 변신의자를 만들어볼 거예요. 여러분들의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 기대할게요.” 다가올 수업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눈빛이 벌써부터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특허청 지정 발명교육 시범학교 선정 진천여중은 2012년 특허청 지정 발명교육 시범학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
2013-11-01 09:00말글놀이로 언어지능 기르기 말놀이란, 학생들이 언어적 상호 작용을 통해 언어 자체 뿐 아니라 언어에 대한 감각, 다양한 의의 관계, 언어를 통한 사실 세계의 이해 등을 학습해가는 활동이다. 말놀이란 말하고 글을 쓰는 다양한 언어활동을 하면서 어떤 규칙에 따라 두 사람 이상이 상호 작용을 하는 가운데 즐거움을 느끼는 인지적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말글놀이는 언어 이해기능인 듣기, 읽기 영역과 표현 기능인 말하기, 쓰기 영역에서 언어적 창의성을 신장시킬 수 있다. 글이나 말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언어적 지능, 언어적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기에 말글놀이의 교육은 언어지능을 기르는 것이다. 지능 개발은 자연적으로 접하게 되는 환경에 노출되도록 했을 때보다 안내해서 제공한 계획적인 경험 또는 창의적인 연출 경험을 가지거나, 지적 기능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존재해 있는 지식의 확산 표현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말글놀이는 창의성이 요구되는 활동에 참여해 연습해 봄으로써 지적발달과 창의성이 상당히 변화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창의적 언어표현능력 키우기 언어표현능력이란
2013-11-01 09:00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 및 시스템 개선 진로교육을 위한 첫 번째는 개인 맞춤형 진로지도 및 상담을 위한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 및 시스템 개선이다. 진로진학상담교사는 2011년 3월에 최초로 도입되어 2012년까지 3000명이 배치되었고, 2013년 1551명, 2014년 750여 명을 추가 배치해 전국 모든 중·고등학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배치(순회·겸임교사 포함)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개인 맞춤형 진로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학교생활기록 중 ‘진로희망사항’ 및 ‘진로활동사항’ 기록을 학부모 등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진학하는 학교로 이관해 담임교사와 진로진학상담교사가 진로지도를 수행할 때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 훈령)’을 개정했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개선 사업을 2014년 2월까지 완료하고 2014년 1학기 시범사업을 거쳐, 같은 해 2학기부터는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보다 학생 개개인에 맞춰진 진로지도와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진로교육 역량·진로체험 강화 단위학교 진로교육 여건 조성을 위해 개별 중·고등학교에 진로교육 및 상담을 위한 전용 공간인 ‘진로활동실(Care
2013-11-01 09:00역점과제 1 희망설계 진로교육 희망설계 진로교육은 학생들이 흥미, 학습능력, 신체적 특징 등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로인식·탐색·선택의 단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 미래에 대한 희망과 행복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진로교육 내실화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체험중심 진로교육 강화 △진로교육 지원체제 구축·운영 △취업중심 직업교육 강화 △특성화고 운영의 내실 △취업률 중심의 진로직업교육 활성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체험중심 진로교육 강화 : 이의 목적은 진로체험 프로그램과 대학진학지원단 운영 등 체험중심의 진로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도움 주기 위해 54개교에 진로설계 능력강화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열고 있으며, 이외 집중적인 진로탐색을 위한 진로캠프, 꿈키움 진로경제캠프, 진로직업박람회를 열고 있다.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을 위해서는 대학진학전략팀 및 대입상담교사단으로 구성된 대학진학지원단을 꾸려 입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대학진학상담 박람회, 입학사정관제 박람회, 심층 면접 및 입학사정관제 아카데미를 열어 수험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진학상담을 진행한다. 취업중심 직업교육 강화 : 직업 기초능력 교육
2013-11-01 09:00초기 암 같은 ‘단어 불감증’ 한글만 알아도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일반화되자 교육 당국도 그런 착각으로 말미암아 한글전용 교과서를 만들고, 한자교육은 물론 한자어 지도도 외면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학생들은 아파도 아픈 줄 모르는 초기 암 (癌)을 방불케 하는 ‘단어 불감증’에 걸리게 됐다. 교육 당국, 교원, 학생 모두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이런 와중에 학생들을 더 이상 한쪽 날개로만 날게 할 수는 없다. 두 쪽 나래를 활짝 펴야 높이 그리고 멀리 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깨닫고 선각자적 역할을 한 곳이 있으니 바로 서울시교육청이다. 서울시교육청이 특색사업의 하나로 ‘한자교육 활성화’ 프로그램을 발표한 것이다. 이를 크게 환영한다. 이 프로그램이 육영흥국(育英興國)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자교육은 ‘부담’이 아니라 ‘혜택’이다. 이 시책의 혜택을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골고루 다 받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는데 일조가 될 수 있는 몇 가지 참고 사항을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몇 자 적어 본다. 초등 3학년이 어휘학습의 적기 첫째, 한자교육에 앞서 한자어 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휘(한자어) 지도는 매일 매 과목 수업시
2013-11-01 09:00국어과 토의·토론 교수-학습 과정 계획 토의·토론, 토론식 수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학생들의 흥미와 체계적인 교육 없이는 실제 수업에 적용하기 힘들다고 판단되었다. 평소 경북교육청에서 운영하는 ‘e-독서친구’ 활동을 꾸준히 해 책 읽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토의·토론의 체계적 교육이 문제였다.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토의·토론 교육 내용을 제공하고 단지 수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토의·토론을 실제 활용하고 각자가 체화할 수 있는 특별한 묘안이 필요했다. 고심한 끝에 찾은 묘안은 바로 사교육비 경감,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신장 등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운영하고 있는 경북교육청의 ‘내친구 교육넷(www.gyo6.net)’ 사이버가정학습이었다. 평소 사이버가정학습에 탑재된 다양한 수준별 학습과제의 우수성과 ‘내친구 교육넷’ 사이버가정학습 교사지원학습 담당교사(나건식, 조동욱) 활동을 통해 직접 경험한 효과성을 떠올렸다. 그래서 토의·토론 교육 활성화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사이버가정학습을 개설하고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해 실제 수업에 적용하기로 했다. 운영대상은
2013-11-01 09:002013년 지금, 우리 사회는 진로교육의 명제를 선언적 구호가 아닌 내실 있는 실체로 만들어가고 있다. 입학사정관(학생부 종합)전형의 시행과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로부터 시작해 최근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의 실시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다른 구체적인 정책과 예산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그만큼 진로교육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절박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로교육을 통해 다음과 같은 변화를 기대한다. 정보화시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의 변화 첫째, 진로교육을 통해 ‘수직적 표준화 교육’을 ‘수평적 다각화 교육’으로 전환하게 한다.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산업화시대의 표준화된 교육방식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산업화시대의 인재는 거대한 조직의 일부가 되어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했다.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는 정해진 정답을 빨리 찾아내고 적용하는 능력이 중요했고, 이를 위해 기본적인 국·영·수 도구과목의 성적을 강조했다. 성적이 조금이라도 좋으면 더 효율적인 인재라고 여기며 인정해주었다. 아이들은 진로를 생각할 겨를 없이 일단 성적을 높이는 것이 절대명제가 되어 버렸다. 교과서를 암기하고 문제에 적용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 성적을 올리려는 공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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