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풍경, 이야기. 세 가지 즐거움이 있어 풍요로운 변산을 두고 변산삼락(邊山三樂)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산과 바다,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져야 제맛인 곳. 해안절경을 품에 안고 외변산 바닷길 따라 한 바퀴 굽이돌면 그 길 끝에 곰소가 있다. 길들여지지 않은 선한 세월이 알맞게 곰삭아 입안을 감아 도는 모습으로. 알찬 바지락젓마냥 개미지고 찬찬한 맛으로. 그리고 이생을 살다 가면서 한 번쯤 배우지 않으면 안 될 귀한 것들이 씹혀드는 짭쪼롬한 이야기로. ‘곰소’라는 예쁜 이름의 유래 곰소에 들 때마다 자꾸만 그 이름을 곱씹어보게 된다. 지금껏 수많은 곳을 돌아다녔을 것인데, 그 돌아다닌 걸음들은 다 어디 있는 것일까 묻고 싶어질 만큼 깊고 간절한 마음이 담긴 것 같은 이름, 곰소. 곰소라는 이 예쁜 이름은 과거에 심마니들이 ‘소금’을 뒤집어서 ‘곰소’라고 불렀다는 데서 유래했다. 곰소 일대 해안에 곰처럼 생긴 섬이 있어 ‘동국대지승감’에는 ‘웅연(熊淵)’이라고 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 앞에 소(沼)가 있어 곰소가 됐다는 설 또한 전해진다. 이 소의 또 다른 이름은 ‘여울개’. 곰소 앞바다가 얼마나 깊었던지 서해를 지키는 개양 할머니가 여울개에 빠져서…
2020-02-10 13:38올해 설은 유난히 명절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단지 연휴가 짧은 이유에서일까? 언젠가부터 어른들은 물론이고 어린이들마저 설빔 같은 한복 차림으로 길을 나서는 풍경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의 것’임에도 쏟아지는 새로운 것들에 점차 밀려나는 우리의 전통들. 다행히 공연계에서는 우리의 전통예술을 현대무용과 랩, 힙합까지 요즘 문화와 접목해 새롭게 발견하고 가깝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이번 달 소개할 두 편의 뮤지컬 적벽과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바로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판소리와 현대무용의 만남 뮤지컬 적벽 한나라 말, 위·한·오 삼국으로 나눠지고 서로 황금권좌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난무한 상황. 유비와 관우, 장비는 도원결의로 형제의 의를 맺고 조조에 대항할 계략을 찾기 위해 제갈공명을 찾아가 삼고초려 끝에 그를 모셔온다. 오나라의 주유 또한 조조를 멸하게 하기 위해 화공(火攻) 작전을 궁리 중이지만 하늘이 도와주지 않아 전전긍긍하는데, 때마침 그를 찾아온 공명이 동남풍을 불어오게 만든다. 이로써 주유는 조조군에 맹공격을 퍼붓고, 조조는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적벽에서 크게 패한다. 이는 삼국지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전쟁…
2020-02-04 10:42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콘서트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으로, 지저스(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행적을 담은 송스루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넘버를 엮은 콘서트를 연다. 공연은 이지나 연출과 정재일 편곡, 김성수 음악감독 등 지난 공연에 참여했던 창작진과 함께 마이클리(지저스), 한지상·윤형렬·차지연·박강현(유다), 정선아·장은아(마리아)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갈라콘서트를 넘어 실제 공연에 가까운 무대를 재현할 예정이다. 2.28-3.1 | LG아트센터 피아니스트 문지영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브람스가 남긴 160여 편의 작품 중 피아노 소나타는 총 세 작품으로 모두 20세 전후에 작곡한 작품이다. 청년기에 쓴 곡들인 만큼 문지영의 젊은 감각과 해석이 만나 새로운 ‘케미’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위그모어홀 데뷔를 포함해 유럽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문지영은 이번 리사이틀을 통해 한국 관객에게도 그사이 성숙하고 깊어진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4.2 |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뮤지컬 아티스 19세기 말 프랑스 몽마르뜨를 배경으로 네 명의 예술가들의 재
2020-02-04 10:39선생님에게 방학은 한창 바쁜 시기이다. 지난해의 매듭지어야 할 일과 새로 계획해야 할 일들이 뒤섞여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깜빡 잊기 쉬운 일도 있기 마련. 이럴 때, 한방차 한잔으로 잠깐의 여유를 갖는 것은 어떨까. 이번 호에는 혈액순환 개선과 기억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황(地黃)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지황(Rehmannia glutinosa Liboschitz ex Steudel)은 현삼과 식물로 뿌리를 약용으로 사용하며 우리에게는 사물탕, 경옥고, 쌍화탕의 원료로 익히 알려져 있다. 지황의 대표적인 유효성분은 이리도이드 배당체 성분인 카타폴(Catalpol)이며, 이 성분은 지속해서 열처리를 할 경우 점점 감소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오랫동안 열을 가해 말리거나 다른 보료들과 함께 익히거나 찐 지황(熟地黃)의 경우에는 카타폴의 함량이 부족하거나 다소 적은 편이다. 그렇다고 신선한 상태의 생지황(生地黃)을 사용하기에는 보관 기간이 짧아 쉽게 부패하는 단점이 있어 적절하게 건조된 지황(乾地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기억력 및 말초혈액순환 증진 효과 우리가 학습하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시냅스의 신호 전달 체계 덕분이다. 시…
2020-01-13 09:52전라북도 남원. 예부터 군사적 천연의 요새지대로 알려진 교룡산이 있고, 지리산 맑은 물이 흘러 서남부의 섬진강으로 유입되는 곳. 그리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7년여의 전쟁을 통틀어 가장 격렬하고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 조선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이 역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낮게 뜬 낮달이 성루에 걸려 묻고 또 묻고 있는 곳, 그곳을 찾아 나선다. 가장 참혹했던 대혈전의 현장 남원시 동충동에 위치한 남원성.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평지에 있는 읍성이다. 북서쪽 교룡산의 험준한 지세를 갖춘 높고 탄탄한 성벽의 교룡산성과는 비교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422년 전 이곳에서는 들도 산도 마을도 죄다 불태워지고 사람을 잘라 죽이는 학살극이 자행됐다. 조선군 1000명과 남원 백성 6000명, 명나라 군사 3000명이 왜군 6만 명과 치러낸 대혈전이 벌어진 것이다. 이른바 남원성 전투였다. 16세기 말 조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은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역사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조선에 쳐들어온 일본군을 조선과 명나라의 군사가 연합해 물리친 국제 전쟁이었다. 그런 점에서 ‘동아시아 세계대전’ 또는 ‘동아시아…
2019-12-03 14:02[이범용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개인 신용등급을 1~10등급으로 나눠 대출 심사와 대출금리 결정에 활용하는 시스템인 신용등급제가 곧 사라질 예정이다. 신용등급별로 분류기준이 다른데 1~2등급은 우량등급으로 신용거래가 많고 거래실적이 우수한 사람, 3~4등급은 거래실적은 부족하나 등급 상승 가능성이 많은 사람으로 분류된다. 5~6등급은 현금서비스 이용 경험이나 연체 경험이 있는 사람이며 7~8등급은 주의등급으로 대부업체 거래가 많거나 단기연체 경험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으로 신용카드 발급 가능성이 낮다. 9~10등급은 위험등급으로 현재 연체 중이거나 연체 경험이 많은 경우에 해당된다. 은행·카드회사 등 금융회사들은 대출, 신용카드 발급, 신용거래 개설 등을 결정할 때 신용등급을 참고한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낮으면 각종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 6등급 이하는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힘들고, 7등급 이하부터는 신용카드 발급이 거절된다. 또한 신용등급별로 대출금리가 다르게 적용돼 신용등급이 낮으면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전국은행연합회의 시중 3개 은행 일반신용대출 신용등급별 금리현황(2019년 8월 기준)을 살펴보면…
2019-11-25 10:27“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라”는 말은 어쩌면 모든 공연에 통용되는 ‘영업 멘트’인 듯싶다. 몇몇 오픈런 공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작품이 제한된 기간 안에만 관람이 가능하고, 막이 내리면 언제 다시 무대에 오를지는 제작자를 제외하면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소개하려는 공연들은 “기회는 이번뿐”이라고 조금 더 힘주어 말하고 싶은 작품들이다. 이번 공연이 아니면 다시는 지구에서 만날 수 없는 공연 아이다와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페라의 유령에 대하여. 빛의 뮤지컬 아이다 아이다는 ‘뮤지컬의 명가’ 디즈니가 7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거치며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작품이다. 동시에 디즈니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지 않은 작품이자, 어린이 관객이 아닌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 라이온킹의 주역인 앨튼 존‧팀 라이스 콤비는 락, 가스펠,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의 넘버를 탄생시켰고, 비극적인 사랑뿐 아니라 삶의 고찰까지 담은 깊이 있는 가사로 음악의 완성도를 높였다. 작품의 배경은 기원전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가 영토를 넓힐 야망에 가득 차 주변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기에 한…
2019-11-04 09:46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우유배달을 하는 할아버지 김만석과 파지 줍는 할머니 송이뿐. 인생의 황혼기에 만나 서로 의지가 되어주는 노인들의 사랑을 담은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돌아온다.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며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은 동화적인 색감의 무대로 따뜻함으로 마음을 덥힌다. 배우 이순재‧박인환과 손숙‧정영숙이 각각 김만석과 송이뿐을 맡는다. 2019.11.22-2020.2.2 |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 연극 엘리펀트 송 어느 날 돌연 사라져버린 의사를 찾기 위해 병원장 그린버그와 환자 마이클이 마주앉는다. 마지막 목격자인 마이클은 코끼리 이야기만 늘어놓지만, 그린버그와 수간호사 피터슨은 그 안의 단서를 찾아내기 위해 주고받는 치밀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2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작품에는 지난 시즌에 참여한 곽동연(마이클), 이석준‧고영빈(그린버그)과 함께 정일우‧강승호(마이클), 양승리(그린버그)가 합류해 기대를 더한다. 2019.11.22-2020.2.2 | 예스24스테이지 3관 전시 세종 컬렉터 스토리展-컬렉터 김희근 세종문화회관이 컬렉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냄으로써 미술 시장의 활성화에…
2019-11-04 09:40가을은 먹거리가 풍부한 계절인데 이는 아마도 한여름 더위에 지친 몸을 보해 추운 겨울을 대비하라는 자연의 섭리가 아닌가 싶다. 이 시기가 우리의 체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좋은 계절이며 탄수화물 보다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들을 추천하고 싶다. 오번 호에는 요즈음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백질, 지질 및 비타민이 풍부한 식재료를 이용해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은 음식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고등어=고등어는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 사는 회유어로 삼치, 참치 등과 같은 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등 푸른 생선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고등어는 간에 좋고 심장기능을 도와주며 얕은 물에서 수압을 덜 받고 자라 육질이 연하고 상하기 쉽다고 소개돼 있다. 고등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지의 연해에 분포돼 있는 생선이며 국내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참고등어는 맛이 좋으며 특히 산란 후의 ‘가을 고등어’를 최고로 친다. 고등어에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고지방, 고열량 음식의 섭취가 많은 현대인들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이기도하다. 생선에만 들어있는 DHA, EPA 등 오메가3 지방…
2019-10-28 10:30“햇살론이요? 그거 그림의 떡 아닌가요. 전 프리랜서인데, 소득이 일정하지 않고 4대 보험도 가입돼 있지 않다고 대출을 승인해주지 않더라고요.” 정부는 소득과 신용등급(점수)이 모두 낮은 서민이 높은 대출 금리로 고통 받지 않도록 서민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그중 대표주자는 햇살론으로 소득 등 요건만 맞으면 생계비 또는 창업운영자금 등을 빠르고 저렴하게 대출해준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생계비 명목의 햇살론은 10.5% 이내의 금리로 최대 1500만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대부업체의 비싼 금리로 시름하고 있는 모양이다. 대출금리가 20% 이상인 고금리 대출 시장 규모는 약 31조8000억 원으로 이용자수 또한 약 556만 명이나 된다. 실제로 햇살론은 직장인과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며 직장인이라 할지라도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경우 대출 승인이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끼리 ‘햇살론 승인률 높은 곳’을 블로그 등지에서 알음알음 공유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불법 대부업체의 마수에 걸려 큰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 9월 2일부터 이런 분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2019-10-07 1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