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남북철도 연결’. 이 말이 갖는 의미는 그저 철도로 평양이나 원산을 간다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그러나 지금은 현실을 반영하는 낱말인 ‘해외여행(海外旅行)’을 벗어날 수 있으리란 희망 때문은 아닐까. 외국여행을 뜻하는 해외여행은 섬나라에게 적합한 말이 아닌가. 더구나 예전에는 대륙으로 연결되는 철도로 이미 다닌 사람들이 있다. 1926년 세계일주를 했던 첫 번째 여성인 나혜석도, 1932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손기정도 철도로 국경을 넘었다. 남북분단은 물리적인 공간의 제약 뿐 아니라 생각도 규정을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외국여행’ 대신 ‘해외여행(비록 현실이 그렇다고 하더라도)’이 우리에게 맞는 말인 줄 알고 쓰는 듯하다. 철도라면, 그것도 대륙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철도라면 우리 사고의 틀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 남북관계에 나오는 철도 이야기는 그래서 신난다. 그런데 역사 속 철도가 늘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지금 그 이야기를 굳이 살펴봐야겠냐는 의견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역사에서 철도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살펴본다면 그 부정의 모습을 극복할 방안…
2018-09-03 16:00퍼포먼스 푸에르자부르타 웨이라 in 서울 극장에는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가 없다. 하늘에서 수조가 쏟아지고 배우들은 사방에서 등장한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은 스스로 공연의 일부라고 느끼게 된다. 2005년 아르헨티나에서 초연된 이후 스페인, 독일,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공연된 작품으로, 가수 장우혁과 배우 최여진이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한다. 7.12-10.7 | 잠실종합운동장 FB씨어터 뮤지컬 인터뷰 베스트셀러 작가 유진 킴을 찾아온 예비 작가 싱클레어 고든. 두 사람의 대화는 롤모델과 작가 지망생 사이의 평범한 그것처럼 시작되지만 이내 20여 년 전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에 대한 실마리가 하나씩 밝혀진다. 배우 김재범, 김경수, 이용규, 정동화가 연기하는 싱클레어는 해리성 정체장애를 앓는 인물로, 5개의 인격을 순식간에 오가는 배우의 연기력이 관람 포인트. 7.10-9.30 | 드림아트센터 1관 연극 알앤제이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 무대를 가톨릭 남학교로 옮긴다. 작품의 주인공은 엄격한 규율을 가진 가톨릭 학교에 다니는 네 명의 남학생. 이들은 금서로 지정된 로미오와 줄리엣을 몰래 밤바다 읽어가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이내 숨어
2018-08-20 17:09얼마 전 개봉한 맘마미아2를 관람했다. 스크린 가득 펼쳐진 지중해 바다의 푸른빛은 끝을 모르고 계속되는 폭염으로 지친 마음을 시원하게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영화의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뮤지컬 맘마미아는 조명과 세트의 작은 움직임만으로 도나의 호텔, 지중해의 해변, 꿈속의 판타지 등을 완벽히 표현해냈지만,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의 제약 없이 실제 유럽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낸 것은 분명 영화만이 가진 장점이었다. 반면 극장 가득 울려 퍼지는 라이브 연주의 생생한 사운드가 선사하는 흥은 뮤지컬에서만 얻을 수 있는 선물이기도 하다. 이번 달에는 이처럼 스크린과 무대에서 같은 이야기를 펼쳐냄으로써 비교의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위대한 쇼맨 VS 바넘 휴 잭맨이 주연을 맡은 영화 위대한 쇼맨은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Phineas Taylor Barnum, 1810∼1891)의 이야기다. 1835년 미국, 처음으로 서커스를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키운 바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으로, 휴 잭맨을 비롯해 잭 에프론, 미셸 윌리엄스, 레베카 퍼거슨, 젠다야 등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출연으로
2018-08-20 17:04서울이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했다는 뉴스와 함께 8월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나 무더운 올해 여름, A교사는 최근 자주 피곤하고 입맛도 전과 같지 않아 식사량도 줄고, 조금만 먹어도 속이 불편함을 느낀다. 평소 가끔 있던 소화불량은 소화제로 이겨낼 수 있지만 유난히 더운 올해 여름은 저하된 소화기능이 잘 회복될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이번 시간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한약재 중 대표적인 위장기능 개선제라고 말할 수 있는 진피(陳皮)를 소개하고자 한다. 진피는 민간에서 흔히 말하는 귤껍질이다. 학문적으로는 운향과(Rutaceae) 식물인 귤나무 의 잘 익은 열매껍질이다. 진피는 전통적으로 맵고(辛), 쓰며(苦), 따뜻한(溫) 성미를 가진 약재로 정체된 기를 순환시키고(이기‧ 理氣), 위장관의 소화기능을 증강해주며(건비‧健脾), 가래를 삭이는(조습화담‧燥濕化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효과는 진피의 정유(精油)와 플라보노이드(Flavonoid)성분에서 나온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진피의 약효성분은 소화액의 분비와 위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식체(食滯‧먹는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은 병)증상을 개선하고, 음식알…
2018-08-13 13:35다 큰 자녀에게 은행 역할을 하고(부모은행), 연로한 부모를 모시고 살진 않지만 경제적 부양은 해야 하며(원격부양), 기력이 있을 때 손주라도 봐줘야 하는(황혼 육아) 것이 지금의 5060세대의 삶의 모습이다. 윗세대인 부모와 아랫세대인 자녀를 돌보는 ‘더블 케어’를 넘어 이젠 손주까지 돌봐야하는 ‘트리플 케어’ 세대다.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에겐 애정담보대출을 기꺼이 내주는 부모은행이 있다.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구직난과 갈수록 치솟는 집값에 빚내서 시작해야하는 2030세대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자는커녕 원금 회수도 불투명한 대출인 셈이다. 그러나 5060이 직면한 위험이 이것만은 아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직은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창업이나 투자에 나섰다가 실패하거나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본인이나 배우자의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고, 부부사이가 멀어져 황혼이혼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위험들은 곧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기 쉽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만 하는 이유다. 관리 전략-회피‧축소‧이전‧보유 리스크는 발생할 확률과 발생했을 때 피해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지고 관리 전략을 달리…
2018-08-06 15:03한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칠수록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있다. 바로 피서지다. ‘더위를 피하는 장소’란 뜻의 피서지는 사실 이름과 달리 더위를 즐기는 장소인 경우가 많다. 겨울의 해변도 아름답지만 해수욕객이 가득 채운 바다와 백사장은 여름에 더욱 빛을 발하곤 한다. 그런 피서지 가운데 저절로 떠오르는 장소가 있다. 바로 제주도다. 제주의 바다는 검은 현무암이 배경을 만들어 눈이 부실 정도로 흰 백사장이 있고 에메랄드나 코발트 빛깔의 바다는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을 준다. 또 초록이 짙어 검게 보이는 숲은 육지에서는 이미 사라진 원시의 기운을 체험하게 한다. 실제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한라산 일원,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이며 세계지질공원 인증,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등 유네스코가 자연을 평가, 인정하는 영역 세 부분에 모두 등재됐다. 그러니 사람들이 자연으로 제주도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주도에는 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유동인구를 고려하면 근 1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제주도를 채운다. 그러므로 제주도에 사람들이 살게 된 내력, 그러니까 제주도의 역사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신화에서 찾아낸…
2018-07-26 09:15뮤지컬 빨래 2005년 초연 이후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작품. 서울의 한 달동네에서 이웃으로 만난 서점 직원 나영과 몽골 청년 솔롱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들과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등장인물들은 각박한 사회생활에 지친 이들,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 하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준다. 8.18-8.19 | 제주 한라아트홀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연구에는 완벽하지만 사랑에는 ‘쑥맥’인 프로페서V가 치명적인 매력을 얻기 위해 드라큘라 백작과 피의 계약을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강렬한 락 비트의 넘버와 미스테리한 이야기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작품이기도 하다. 송용진, 조형균, 김찬호, 고훈정, 이충주 등 훈남 뮤지컬 배우들이 총집합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 예정이다. 8.25-9.22 | 대구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연극 러브 스코어 때로는 기나긴 말 보다 한 곡의 음악이 더 많은 것을 설명해줄 때가 있다.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두 남녀, 재준과 유나를 이어주는 것 역시 한 곡의 음악이다. 우연히 한 집에 살게 된 두 사람이 음악으로 서로의 꿈과 도전을 이해
2018-07-17 11:42“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영화 왕의 남자) 이 한 문장은 극장 안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잘 보여주는 대사가 아닐까. 배우는 무대에서, 관객은 객석에서. 보이지 않는 선으로 나뉜 두 영역에서 두 그룹은 철저히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었다. 적어도 얼마 전 까지는. 그러나 점차 암묵적인 규칙을 뛰어넘어 서로의 영역을 과감하게 침입하는 극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달에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별난 뮤지컬 세 편을 소개한다. 매일이 새로운 뮤지컬 세상에 단 하루, 단 한 번만 공연되는 뮤지컬이 있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 바로 그 주인공. 공연은 미리 쓰인 대본이 아닌, 그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공연 시작에 앞서 관객들이 작품의 주인공부터 시간과 장소, 제목과 장르 등을 고르면, 1명의 연출가와 5명의 배우들이 ‘죽이되든 밥이되든’이라는 극단 이름처럼 주어진 상황을 갖고 즉흥적으로 두 시간여의 뮤지컬을 만들어간다. 대체 무슨 공연인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지금까지의 공연 줄거리를 슬쩍 공개한다. 인간의 간 근처에 사는 유산균들이 장까지 살아서 가기 위해 돈을 주고 캡슐을 사는 이야기 아이가 다섯, 황금
2018-07-17 11:36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무슨 일을 하든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몸이 지치면 의욕도 떨어진다. 좀 더 활기찬 여름을 보내기 위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여름철 식단이다. 가족 건강을 위한 식단을 만드는 일이 매일 매일의 숙제이기도 한 요즘, 불 사용을 최소화 하면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시원, 산뜻 여름 식단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요리에 사용되는 식재료에 대해 살펴보자. ■오이=흔히 먹을 수 있는 야채 오이는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싱그러운 향이 좋아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오이의 원산지는 인도의 북서부 히말라야 산계라고 하며 이후 중국 남부에 전파되고 점차 동남아시아 전역에 퍼졌다고 한다. 오이는 90% 이상이 수분이며 찬 성질이 있어 더위를 먹었을 때나 갈증이 날 때 먹으면 효과가 좋은 식품이다. 영양적인 면에서도 나트륨과 칼륨 등의 무기질 함량이 높아 이뇨작용을 돕는데 효과가 있다. 한방 민간요법으로는 몸이 부었을 때 오이를 달여 그 즙을 먹기도 한다. 또 오이에는 카로틴이나 비타민C, A 등도 많아 기미, 죽은깨 등 각종 피부 트러블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오이의 꼭지와 끝 부분에서는 약간의 쓴맛이 느껴지는데 이는 큐커…
2018-07-09 09:44Q. 최근 이사문제로 집을 알아보던 중, 대출이 까다로워져 집 매입계획을 미루게 됐습니다. 1~2년 후에는 이사를 가야만 하는 상황인데, 신용관리와 자금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궁금합니다. A. 목돈이 필요해 은행을 찾다보면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빚’내라고 권하던 예전과는 달리 담보와 소득이 확실해도 예전만큼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 앞으로는 더욱 깐깐해질 전망이다. 대출 금리도 오름세인데다가, 대출규제가 은행권 뿐 아니라 상호금융과 여신전문업계로 확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제 빚내서 집사라고 권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스스로의 재무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 내집 마련이나 확장 계획을 세워야만 할 때다. 우선 헷갈리는 대출한도규제 용어부터 정리해보자. 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Loan to Value)=주택 등을 구입할 때 담보가 되는 자산의 가치 중 얼마까지 대출해줄지를 정하는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을 매입할 때 LTV가 높을수록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자금마련 부담이 적어진다.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집을 사려고 할 때 LTV가 70%라면 3억5000만 원(5억×70%)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LTV가 40%일 때는 2억 원
2018-06-28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