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학생부는 아이들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잘못을 하지 않은 아이들까지 학생부 선생님만 지나가도 지레 짐작 겁을 먹고 달아나는 아이들도 많았다. 그 정도로 학생부의 위상은 맹위를 떨쳤다. 특히 교칙을 위반 했거나 수업시간 잘못한 아이들에게 학생부에 가라는 말만큼 더 무서운 것은 없었다. 하물며 어떤 아이는 겁에 질러 즉석에서 잘못을 빌며 용서를 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교문 지도가 있는 날은 얼 차례 받는 것이 두려워 아침 일찍 등교를 서두르는 아이들도 많았다. 선생님 또한 학생부 근무에 자부심을 느끼곤 하였다. 그런데 요즘은 어떠한가? 체벌과 얼 차례 금지로 예전에 비해 학생 생활 지도가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학생들의 사고 유형(학교폭력, 집단따돌림, 성폭행 등)도 다양해져 다루기가 갈수록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선생님도 많다. 그래서 학기 초 학생부에서 근무하기를 꺼려하는 선생님이 적지 않다. 아마도 그건 업무도 많은 반면 해결해야 할 학생 사안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학생부의 규율이 예전에 비해 완화된 탓인지 요즘 학생들은 잘못을 저지르고 난 뒤에도 학생부로 가는 것을 주저하지…
2008-06-12 10:26오늘 날씨는 어제와 정반대다. 오늘처럼 날씨가 맑고 깨끗한 날은 거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늘에는 티 하나 없다. 어제는 비구름과 안개로 시야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푸른 하늘에 푸른 나무에 논에 심겨진 푸른 모가 희망을 나타내어 주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살짝 볼에 와 닿으니 촉감이 좋다. 들려오는 새소리가 너무 아름답다. 이름 모를 흰 새들이 한가롭게 날아다닌다. 사무실 옆 일곱 그루의 소나무는 더욱 싱싱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인다. 화단에 피어있는 꽃은 아침 햇살에 더욱 빛난다. 그야말로 평화의 세상이다. 평소에 꿈꾸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이다. 이런 좋은 날 아침 우리 교육에도 희망을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소식들이 많이 들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보면서 교육의 방향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교육에 희망이 보이려면 무엇보다 교육의 방향이 중요하다. 교육의 방향이 잘못되면 아무리 속도를 내어도 허사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자꾸 속도만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교육의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교육의 방향을 잡아가야 할까? 교육의 방향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나와야지 어느 한 사람이나 특정한 사람들의 머리에
2008-06-12 10:19"학생들과 주민들모두 고마워합니다. 지름길이 생겨 거리가 단축되었으니까요." 수원시 살림살이를 선두에서 지휘하고 총 책임을 지는 수원시장, 그리고 실제 업무를 맡은 담당 공무원들! 그 분들이 시민의 어려움을 알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민을 위해 헌신하면 시민들은 공무원의 고마움을 피부로 느낀다. 시민 복지가 향상된다. 행복한 도시가된다. 학교장의 할 일 하나 추가. 학교 운영만 잘 한다고 일이 끝나는 것 아니다. 지역사회와의 유대도 강화해야 한다. 동사무소, 구청, 시청, 시의회, 도의회 등. 교육과는 관계가 없다고? 아니다. 모두 연관이 된다.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때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학교 앞을 흐르는 서호천의 농대교 아래 150미터 지점에 세월교가 완공되어 주민들이 통행하기 시작했다. 주민이래야 주로 서호중학교 학생들과 서호초등학교 학생들이 등하교 때 이용하는 것이다. 이 다리가 놓인 덕분에 학생들은 그 동안의 통학 불편을 덜게 되었다. 농대교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대략 거리상으로 300m의 통학 거리가 단축된 셈이다. 시간상으로는 10여분이다. 요즘 같이 바쁜 세상,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시간은 돈이라고 한다.
2008-06-12 10:13“선생님, 죄송해요. 뵐 면목이 없어요.” 선아(가명)는 날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떨군다.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여기 왜 또 왔어. 다신 안 온다고 약속했잖아. 내가 너희들 땜에 불안하기 짝이 없다 없어.” “죄송해요. 약속 어겨서….” 선아라는 아이는 2학년 때 우리 반 아이다. 2학년 때도 흡연 때문에 학생부에 불려가곤 했었다. 그러던 녀석이 3학년이 되어서도 같은 문제로 걸려 들어오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또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되어 학생부실에 온 것이다. 선아는 착한 꾸러기다. 난 이 아이를 그렇게 부른다. 그런데 자꾸 흡연 때문에 학생부 출입이 잦다는데 문제가 있다. 한 달 전에도 적발되어 요즘 한의원에 의뢰하여 금연침을 맞고 있는 중이었다. 이때 나하고 약속한 게 있었다. 이번 기회에 담배를 피우지 않을 거고, 금연침 10회를 맞은 다음엔 밥을 함께 먹기로 했다. 기운이 빠진 녀석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저녁을 사주기로 한 것이다. 선생님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실망이에요 5월 초쯤이다. 무엇 때문인지 녀석은 혼나고 있었다. 그런 아이에게 나 또한 ‘너 자꾸 말썽 피울래.’ 하고 약간 목소리를 높
2008-06-12 10:10비구름이 낀 아침이다. 가까이는 시야가 가리지 않지만 멀리는 시야가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곧 먼 곳도 보일 듯, 시야가 뚜렷해질 듯한 느낌이 든다. 계속되는 더위로 인해 짜증스러워지고 무력해지려고 한다.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내 방에 불을 켜지 않고 있으니 더욱 마음이 착잡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참고 또 참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참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참아야 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을 것 같고 함께 하는 공동체 식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은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고 함께 하는 이들을 망가뜨리게 될 것 같다. 참는 것이 보약이다. 육체의 건강에도 보약이고, 마음의 건강에도 보약이다. 참는 것만이 능사인 것 같다. 특히 교육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어제 강북교육청 관내 중학교 31명 교감선생님들의 모임이 소회의실에서 있었다. 권혁종 교육장님께서 인사하시는 말씀 가운데 가슴에 특히 와 닿은 것이 있었는데 그게 다름 아닌 '참음'에 대한 말씀이었다. '교육의 출발은 배우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참는 것이다'라는 말씀이 내 심장에 꽃혔다. 그렇구나 '교육은 참음이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덧붙
2008-06-11 09:09남쪽의 여름은 벌써 다가서 있습니다. 마늘과 양파 수확은 끝이 났고, 모심기도 거의 다 하였습니다. 물잡은 논에 갓 심은 연초록의 어린 모들이 줄을 서서 뜨거운 여름볕을 기다리고 며칠 지난 모들은 땅내를 맡아 제법 의젓하고 반듯하게 몸을 곧추고 있습니다. 강마을의 여름이 시작되면 개구리 울음이 요란합니다. 산개구리의 '오로로록.... 오로로록.... ' 이렇게 예쁜악기소리 같은 소리며, 혹 비가 오려면 가장 먼저 들려오는 꽉 꽉 짖어대는 듯한 청개구리의 울음소리는 참 요란합니다, 마치 비 온다. 빨리 장독 덮어 라고 소리치는 시어어니의 호된 꾸지람 같습니다. 참개구리는 개굴개굴 이렇게 참 평범한 소리로 무논 어디에서나 넘치도록 울어댑니다. 이런 무수한 개구리 울음 소리는 한여름 내내 강마을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 저는 이런 개구리 울음소리가 좋습니다. 그냥 사람들은 개구리 소리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개구리소리 역시 다 같지 않습니다. 눈을 감고 들으면 저마다 다른 소리로 우는 개구리 소리를 가려내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저마다 다른 모습과 향기가 있듯이 세상의 모든 사물에도 제각기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매일 무논의 개구리 소리를…
2008-06-11 00:36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 지났다. 실용을 강조하면서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뚜렷한 정체성 하나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새정부의 조급함과 성과주의는 최근 소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말았다. 우리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쏟아져 나온 교육정책들은 한결같이 소리만 요란했을 뿐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새정부의 교육철학의 빈곤과 소통부재가 불러 온 필연적인 결과이다. 오죽하면 ‘교육과학부는 있는가’라는 칼럼이 나왔겠는가. 6월 9일 아침에는 ‘이주호 손바닥서 춤추는 교육정책’이라는 뉴스까지 흘러나왔다. 이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 동안의 교육정책들은 교육의 본질과 철학을 담아내지 못했음은 물론이고,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 채 특정인에 의해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교육과학기술부 관료들은 특별교부금 나눠 갖고 선심을 쓰는 등 한심한 작태를 보아왔다. 한국교총에서는 최근 교육정책 혼선과 관련하여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이하여 설문조사를 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에 따르면 교육정책 혼선의 주요 원인은 정책…
2008-06-10 14:15요즘 휴대전화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된 지도 오래다. 그 기능도 다양하여 휴대전화 하나로 할 수 있는 일도 많다. 갈수록 무질서해지는 사회, 어떤 면에서는 아이들의 휴대전화 소지가 결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무분별한 휴대폰 사용으로 적지 않은 폐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학기 초, 휴대폰으로 인해 빚어지는 문제를 사전에 막으려고 학교 차원에서 특별한 제재가 필요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부장회의를 거친 결과, 아이들이 등교하자마자 일제히 휴대전화를 수거하여 방과 후 돌려주기로 하였다. 그리고 정한 규정을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에게 통지하였다. 학급 담임은 거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여 학급별로 실천해 보라는 학교장의 지시가 내려졌다. 우선 담임으로서 나름대로 휴대폰과 관련된 규정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들의 휴대전화 제출여부를 매일 점검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휴대폰 일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휴대폰과 관련하여 그 규정을 어겼을 경우 다음과 같은 벌칙을 주기로 하였다. 휴대폰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 - 30일 간 휴대정지, 담임보관(이 규정은 예외가 없음) 처음에는 이 규정에 대해 아이들은 불평을 토로하였으나 시
2008-06-10 11:01옅은 안개가 낀 평온한 아침이다. 이른 아침 아름다운 풍경을 쳐다보면서 조용하게 사무실에 앉아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행복인 것 같다. 오늘 하루도 우리나라 전역이 평화로 가득 찬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져보면서 엊그제의 들었던 이야기를 되새겨본다. 엊그제 중학생의 외손녀를 둔 어르신 한 분을 만나 외손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외손자가 크게 나쁜 짓을 한다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데 집에 와서는 자기 어머니를 아주 괴롭힌다는 것이다. 자기 엄마가 애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자녀교육에 대한 한계를 느끼면서 괴로워하고 고민하다 고민 끝에 '어머니가 자식에게 이길 것이 아니라 지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이니 애가 변해가더라는 아름다운 자녀교육 의 성공담이었다. 애의 하는 행동이 못마땅하니 어머니는 잔소리하고 바로 잡으려 하고, 잔소리를 듣는 아들은 어머니의 말에 순종하기는커녕 오히려 어머니에게 대들고 이러기를 반복하니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지쳐 자녀교육에 대해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고 애는 더욱 빗나가 집에만 들어오면 어머니에게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어머니를 못살게 한다는 것이었다. 애를 어떻게 가르쳐
2008-06-10 08:57교장이 되면 애국자가 되는가? 식당 출입문의 방충망이 망가져 새 스테인레스 방충망으로 갈았다. 헌 방충망, 손가락 구멍이 나서 그렇지 그런대로 쓸만하다. 그냥 버리긴 아깝고 재활용할 수 없을까? 아파트 배수구를 방충망으로 막는 것을 보았다. 우리 학교도 그렇게 해보자. 낙엽이나 쓰레기 들어가는 것 막고 고인물에서 모기 유충이 자랄 수 없도록 하니 일석이조 아닌가? 아침 모임에서 의견을 제시하니 행정실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다.방충망은 그물망이 작아 먼지가 걸리면 바람이 통하지 않는데 배수구에 설치하면 배수에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반대 논리다. 묻고 싶다. "해 보기는 하였는지?" 아파트 배수구 방충망을 지켜보고 배수의 실제를확인한 사람에게 이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코끼리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이 코끼리 모양에 대해 언쟁이 일어나면안 본 사람이 이긴다고 하더니만. 의견 제시는 좋다. 민주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것을 듣고 수렴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 의견이 머릿속에만 머무는 피상적인 것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자칫 오해를 하면 '귀찮은 일' 하기 싫어서 반대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렇다고 교장이 우겨 강행할 수도 없
2008-06-08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