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영화 왕의 남자) 이 한 문장은 극장 안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잘 보여주는 대사가 아닐까. 배우는 무대에서, 관객은 객석에서. 보이지 않는 선으로 나뉜 두 영역에서 두 그룹은 철저히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었다. 적어도 얼마 전 까지는. 그러나 점차 암묵적인 규칙을 뛰어넘어 서로의 영역을 과감하게 침입하는 극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달에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별난 뮤지컬 세 편을 소개한다. 매일이 새로운 뮤지컬 세상에 단 하루, 단 한 번만 공연되는 뮤지컬이 있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 바로 그 주인공. 공연은 미리 쓰인 대본이 아닌, 그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공연 시작에 앞서 관객들이 작품의 주인공부터 시간과 장소, 제목과 장르 등을 고르면, 1명의 연출가와 5명의 배우들이 ‘죽이되든 밥이되든’이라는 극단 이름처럼 주어진 상황을 갖고 즉흥적으로 두 시간여의 뮤지컬을 만들어간다. 대체 무슨 공연인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지금까지의 공연 줄거리를 슬쩍 공개한다. 인간의 간 근처에 사는 유산균들이 장까지 살아서 가기 위해 돈을 주고 캡슐을 사는 이야기 아이가 다섯, 황금
2018-07-17 11:36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무슨 일을 하든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몸이 지치면 의욕도 떨어진다. 좀 더 활기찬 여름을 보내기 위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여름철 식단이다. 가족 건강을 위한 식단을 만드는 일이 매일 매일의 숙제이기도 한 요즘, 불 사용을 최소화 하면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시원, 산뜻 여름 식단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요리에 사용되는 식재료에 대해 살펴보자. ■오이=흔히 먹을 수 있는 야채 오이는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싱그러운 향이 좋아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오이의 원산지는 인도의 북서부 히말라야 산계라고 하며 이후 중국 남부에 전파되고 점차 동남아시아 전역에 퍼졌다고 한다. 오이는 90% 이상이 수분이며 찬 성질이 있어 더위를 먹었을 때나 갈증이 날 때 먹으면 효과가 좋은 식품이다. 영양적인 면에서도 나트륨과 칼륨 등의 무기질 함량이 높아 이뇨작용을 돕는데 효과가 있다. 한방 민간요법으로는 몸이 부었을 때 오이를 달여 그 즙을 먹기도 한다. 또 오이에는 카로틴이나 비타민C, A 등도 많아 기미, 죽은깨 등 각종 피부 트러블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오이의 꼭지와 끝 부분에서는 약간의 쓴맛이 느껴지는데 이는 큐커…
2018-07-09 09:44Q. 최근 이사문제로 집을 알아보던 중, 대출이 까다로워져 집 매입계획을 미루게 됐습니다. 1~2년 후에는 이사를 가야만 하는 상황인데, 신용관리와 자금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궁금합니다. A. 목돈이 필요해 은행을 찾다보면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빚’내라고 권하던 예전과는 달리 담보와 소득이 확실해도 예전만큼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 앞으로는 더욱 깐깐해질 전망이다. 대출 금리도 오름세인데다가, 대출규제가 은행권 뿐 아니라 상호금융과 여신전문업계로 확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제 빚내서 집사라고 권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스스로의 재무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 내집 마련이나 확장 계획을 세워야만 할 때다. 우선 헷갈리는 대출한도규제 용어부터 정리해보자. 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Loan to Value)=주택 등을 구입할 때 담보가 되는 자산의 가치 중 얼마까지 대출해줄지를 정하는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을 매입할 때 LTV가 높을수록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자금마련 부담이 적어진다.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집을 사려고 할 때 LTV가 70%라면 3억5000만 원(5억×70%)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LTV가 40%일 때는 2억 원
2018-06-28 18:09얼마 전 반가운 뉴스를 들었다. 우리나라 산사(山寺) 몇 곳(부석사, 대흥사, 법주사, 통도사)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다는 내용이다. 반가운 일이다. 절의 고즈넉함이 주는 청신함은 굳이 불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에게 오아시스와 같다. 더구나 절이 산에 있으니 절을 찾아가는 길에 맑은 공기를 쐬고 푸른 숲을 보면 이미 정신이 말끔해진다. 서산 개심사 입구의 세심교(洗心橋)는 그런 점에서 이름과 실제가 딱 맞는 곳이다.그러나 즐거운 소식에도 걱정은 든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아지면 그 고즈넉함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미 몇몇 절은 유명세를 타면서 도시의 번잡스러움이 옮겨온 것 같다. 혹시 세계유산이란 이름값이 더해지며 다른 절에도 그런 현상이 생기지 않을까.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유명한 절은 대체로 산에 있어서 절을 찾은 이가 자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더운 여름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절을 목적지로 삼은 사람들에게 숲길을 걷는 시원함은 또 하나의 선물과 같다. 절은 그 내력 또한 만만치 않다. 당연히 절을 연 스님인 조사(祖師)를 비롯해 여러 스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만 뜻밖의 사람도 만날 수 있다
2018-06-26 17:36한메이린 세계순회전-서울 한메이린은 전통을 토대로 시대정신을 그려내는 중국의 예술가로 서화가, 현대미술가, 조각가, 디자이너 등 장르를 뛰어넘어 활동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를 총괄 디자인하기도 한 그의 예술적 재료는 선사시대 암각화와 고대 신화, 역사, 철학에서부터 자연물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6.13-7.8 |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뮤지컬 미인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명곡들이 아름다운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쇼뮤지컬로 무대 위에 펼쳐진다. ‘미인’, ‘아름다운 강산’, 봄비’ 등 신중현의 대표곡 23곡은 세련된 편곡과 안무를 통해 뮤지컬로 재해석된다.뮤지컬은 무성영화관을 배경으로 극중극 형식 속에서 수많은 곡들을 자연스럽게 엮어낸다. 6.15-7.22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뮤지컬 엘리펀트 박스 유럽 4개국에 출간된 그림동화 숲으로 간 코끼리를 원작으로 한 가족 뮤지컬. 자유를 갈망하는 서커스단의 코끼리 ‘박스’가 꿈의 숲을 향해 가는 여정을 통해 진짜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가족 관객이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따뜻한 작품. 7.5-7.8 | 대구 어울아트센터 서커스 서커폴리스 2011년 아트서커스 레인을
2018-06-18 10:202주간의 짧은 선거운동 기간을 뒤로하고 마침내 전국 곳곳의 광역 및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6.13 지방선거가 마무리됐다. 유권자들은 무려 7~8장에 달하는 투표용지 속에서 옥석을 가리기 위해 공보물을 열심히 살펴야 했을 터. 그때 그 ‘매의 눈’으로 6~7월 무대 위에 오를 공연들을 자신의 취향, 후보(?)의 역량을 고려해 꼼꼼히 골라보자. 라이선스 VS 창작라이선스 뮤지컬은 해외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작품에 대해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대사와 가사만 한국어로 바꾼 수입 뮤지컬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현재 공연 중인 라이선스 뮤지컬로는 시카고가 대표적. 작품은 1996년부터 현재까지 22년 동안 뮤지컬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 ‘섹시한 뮤지컬’로도 불리는데, 살갗이 그대로 비치는 의상을 입은 남녀 배우들의 매혹적인 움직임과 농염한 재즈 선율의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그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15인조 빅밴드와 몇 가지 소품만 놓인 무대는 세련된 조명과 흥겨운 재즈선율, 그리고 배우들의 호흡으로 가득 채워진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금까지 시카고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해온 박칼린이 벨마 켈리 역으로 무대 위에 서 기대감
2018-06-18 10:16전북 부안 출신의 김형미(40) 시인이 최근 세 번째 시집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푸른사상)를 펴냈다. 딱 하나씩만 용서하고 딱 하나만 사랑하는 세상이, 시인에게는 작지만 단단한 단상으로 작용해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다. 그는 묵화처럼 고요하거나, 없음과 비움의 미학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을 통해 “시는 쓰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일”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찬바람 불면서 물이 고여들기 시작한다/ 몇 새들이 저 날아온 하늘을 들여다보기 위해/ 물 깊어지는 나뭇가지에 날개를 접고 내려앉는다/ 생숨을 걸어서라도 얻어야 할 것이/ 세상에는 있는 것인가, 곰곰 되작이면서// 그래 사랑할 만한 것이 딱 하나만 있어라 시월 흰 새가 날아오는 쪽에서 가을이 오고 있다/ 살던 곳의 바람을 죄다 안고서// 딱 한 가지씩만 용서하며 살고 싶다 가을 박성우 시인은 추천의 글을 통해 “아리게 아름다운 시집이다. 온 힘을 다해 쓸쓸함에 맞서고 통증을 삼켜내는 시편들, 치명적인 그리움과 선명하게 아픈 삶을 가까스로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인은 원광대 문창과를 졸업하고,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산 밖의 산으로 가는 길’, ‘오동꽃 피기 전’,
2018-06-12 13:44학교 현장의 행정업무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방과 후 컴퓨터 앞에서 오랜 시간 일하다보면 골반 주변 근육들이 약화되고 특정 부위들에 경직이 가해져 하체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찌뿌둥한 몸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골반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요가 동작을 소개합니다. 의자에서 잠시 일어나 천천히 동작을 따라하면서 하체 단련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1삼각자세동작설명1. 다리를 벌리고 양팔을 평행하게 앞으로 뻗는다. 이 때 양 발은 팔꿈치 아래쪽에 오도록 한다.2. 왼발을 바깥쪽으로 향하게 하고 숨을 내쉬면서 왼쪽으로 상체를 기울인다.3. 가능하면 왼쪽으로 발등을 짚고 오른손은 천장을 향해 쭉 뻗는다. 시선도 오른손을 향하게 하고 20~30초 정도 유지한다. 오른쪽도 반복한다.주의사항-측면에서 봤을 때 어깨와 골반이 수평이 되도록 유지한다. 상체가 내려갈 때는 허벅지와 종아리에 힘을 줘 다리의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한다. 만일 손이 바닥에 닿지 않을 경우 사전 같이 두꺼운 책이나 블록을 이용해도 좋다. 2반달자세1. 양 손을 두발 앞에 한 걸음 정도 띄어 놓고 손가락으로 바닥을 짚는다.2. 숨을 들이 마시며 오른 다리를 골반 높이까지…
2018-06-11 10:39종류도 많고 복잡한 보험 상품들. 어떤 것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지, 납입기간부터 보장범위까지 따지다보면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보험과 관련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10가지를 선별해 궁금증을 해결해봤다. 1. 종신보험은 꼭 가입해야 하나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미리 가입해두는 것이 보험료도 저렴하고 나중에 결혼하면 어차피 필요하다고 권하는데 보험료가 비싸서 망설여집니다.-종신보험은 사망보장을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부양가족이 없는 미혼에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종신보험에 진단비나 의료비 특약 등을 더해 종합보험으로 설계할 경우, 굳이 급하지 않은 보장까지 포함되기 쉽고 향후 자신의 상황에 따라 보험을 리모델링하기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보험은 중간에 해약하면 손해가 많은 상품이기 때문에 애초에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가입하고, 향후 경제적 여건과 필요에 따라 조정해가는 것이 좋습니다.사망보장금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부양가족을 위해 필요한 것인 만큼, 결혼 후 자녀가 출생했을 때 가입하도록 합니다. 종신보험보다는 보장기간을 20년, 30년과 같이 정해서 가입하는 정기보험이 더 저렴합니다. 만약 28세 기준으로 사망보험금 1억 원을 가입한다고 했을…
2018-05-31 16:57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런 6월을 상징하는 날이 바로 ‘현충일’이다. 사전에서는 이날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 정신과 위훈을 추모하는 기념일(한국세시풍속사전/국립민속박물관)’현충일을 정의한 문장에 비슷한 낱말이 이어진다. 호국영령(護國英靈), 그리고 순국선열(殉國先烈)과 전몰장병(戰歿將兵). 전몰장병은 6·25전쟁 등 전쟁에서 돌아가신 군인이라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런데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사실, 두 낱말을 구분하는 것은 그렇게 생산적인 일은 아닌 것 같다. 나라를 지키는 것(호국)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순국)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한 까닭에 같은 날 이분들을 기리는 것이리라.하지만 두루 통하는 현충일의 이념과 달리 이 분들이 목숨을 바칠 당시 상황은 모두 특별했을 것이다. 세상 그 자체인 자신의 목숨을 던지기로 결심했다면 정말 극단적인 상황에 맞닥뜨렸단 얘기다. 당연히 개인의 사정이 다르고 시대의 상황이 다르고 공간이 다른 상황일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호국과 순국에 이른 정신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국립서울현충원’은 추모의
2018-05-28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