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서남부 해안, 아라비아해와 마주하며 자리한 케랄라(Kerala). 우리가 상상하던 인도와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변과 고급스런 리조트, 열대의 야자나무 숲이 우거진 호수와 수로를 따라 유유히 떠다니는 하우스보트(House Boat), 거대한 산 능선을 따라서는 차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힌두교·이슬람교·불교·그리스도교 등 각기 다른 종교문화가 조화를 이룬 유적과 문화 역시 케랄라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향신료다. 케랄라공항에 비치된 케랄라 안내책자에는 케랄라(Kerala)가 인도에서 가장 깨끗한 지역으로 소개되어 있다. 문맹률 0%, 인도에서 유아사망률이 가장 낮고, 평균수명이 가장 긴 곳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져 있다. 안내책자의 설명처럼, 아수라 같은 뭄바이공항을 거쳐 케랄라에 도착해 게이트를 빠져나왔을 때, ‘이곳이 인도일까?’라는 의문을 품을 정도로 풍경은 한없이 평온했다. 인도가 아닌 인도의 풍경, 코친 케랄라 여행의 시작은 항구도시 코친(Cochin)이다. 아라비아해와 인도 최대의 벰바나드(Vembanad) 호수(1,512㎢)가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처음 마주하는 코친의 풍경은 이국…
2024-08-06 10:00
가르칠 것도 많은데, 초등학교에서 경제교육을 해야 하나요? 한 경제신문 기사에 따르면 서울은 82%, 전남은 33%만이 고등학교에서 경제교과가 개설되고 있으며, 고소득 학부모일수록 자녀의 경제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경제교육이 양극화에 놓여 있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의 연구결과는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3명이 경제교육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경제교육이 부재함을 시사하고 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학급운영 방법으로 경제교육을 하고 있음이 모 방송을 통해 소개된 이후, 학급운영으로서의 경제교육은 젊은 교사들 사이에 꽤 인기다. 하지만 그러한 경제교육은 학급운영을 중심으로 한 개인적 차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경제는 순환하는 것으로 상생·공존과 같은 윤리적 가치와 함께 할 때 지속적인 발전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초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 방향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본교는 학급당 학생수 13명 내외의 소규모학교이다. 학교 주변은 상권이 형성되기 어려운 재개발지역으로 문구점은 물론 작은 슈퍼도 하나 없다. 동급생 사이에도 경제활동 경험에 대한 편차가 컸다. 스스로 물건을 구매해 본…
2024-08-06 10:00
기획에 대한 다양한 생각 기획은 관점이다. 기획은 과정이기 때문에 어떤 생각으로 접근하느냐가 중요하다. 새로운 것만 찾으려 하기보다는 기존에 가진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기획을 하고자 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 즉 ‘나는 지금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관점은 기존과 다른가? 앞으로 나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가?’를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던져야 한다. 기획은 결국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과정이다. 문서로만 남는 기획은 의미가 없다. ‘어떻게 해야 상대방을 단번에 설득할 수 있을까? 주장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면 가능할까? 잘 만들기만 하면 무조건 통과할 수 있을까?’ 등의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 이야기하는 내용만 옳다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가 착각이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설득을 하려면 중요한 세 가지, 즉 ethos(신뢰)·pathos(감성)·logos(논리적 이성)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논리만 있다고 설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말로 제시하는 증거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증거는 말하는 사람의 성품에 달려 있고, 두 번째 증거는 청중의 심리적 상태에 달
2024-08-06 10:00
‘선생님의 선생님’인 수석교사들이 지난 7월 한국교원대에서 제14회 수석교사의 날 기념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미래교육의 내비게이터, 대한민국 수석교사’라는 부제가 달렸다. 말 그대로 수석교사는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활동의 최첨단에서 방향성을 제시하는 내비게이터 역할에 충실해 왔다. 수석교사제는 1980년대 초에 논의만 되고 실시되지 않다가 2008년 처음으로 시범 운영된 후 2011년 6월 29일 법제화됐다. 이후 2012년부터 공식적으로 유·초·중등학교에 도입됐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수석교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초·중·고에 적용하기로 하면서 에듀테크 활용 등 교육현장의 모습도 혁명적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현식 한국수석교사회 회장(사진)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비롯 에듀테크 도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학교수업이 교육의 본질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전인교육과 AI 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석교사가 중심이 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교육의 균형을 잡아 나가겠다”라고 했다. 올해로 교직경력…
2024-08-06 10:00
“왜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을까?” 여름방학은 언제나 짧다. 출석부 정리, 세특 기재 등 마무리 짓지 못한 1학기 업무도 한 가득이다. 게다가 2학기 수업준비도 해야 하지 않던가. 3주 남짓의 여름방학이 금세 끝나버리는 이유다. 그래도 선생님에게는 휴식이 절실하기에, 애써 시간 내고 비용 들여가며 여행 떠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터, 걱정 내려놓았던 기간만큼 그 밖의 시간에 할 일을 몰아서 해야 하는 탓이다. 늘 쉬어도 쉰 듯싶지 않다. 2학기 시작 무렵이면 이미 지쳐있는 상태다. 과연 나는 2학기를 버텨 낼 수 있을까?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고민이다. 지쳤다는 느낌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면, ‘휴식의 기술’을 제대로 익혀보면 어떨까? 독일의 과학 저술가인 울리히 슈나벨(Ulich Schabel)은 이렇게 말한다. “스마트폰을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두고, 인터넷과 언제라도 접속할 수 있게 해 놓았으며, 100여 개가 넘는 방송 채널을 원하는 즉시 선택할 수 있게 대기시켜 놓은 상태에서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주의력을 집중한다는 것은 온갖 초콜릿으로 가득 찬 상자 앞에 앉아 다이어트를 장담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2024-08-06 10:00
땅꾼자리: 뱀을 들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목동자리(Bootes)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대부터 알려진 무척 오래된 별자리로, 헤라클레스와 처녀자리 사이에 있다. 길쭉한 큰 연 모양의 별자리인데, 보기에 따라서는 아이스크림콘 모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2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Ptolemy)가 저술한 알마게스트(Almagest)에 나오는 48개 별자리 중 하나이며, 국제천문연맹(IAU)이 정한 88개 별자리 중 열세 번째로 큰 별자리다. 목동자리는 봄부터 여름까지 밤하늘에서 쉽게 볼 수 있다. BC 3000년경 이미 천체관측용 건축물을 갖추고 있었고, 수학의 발달로 복잡하고 세밀한 계산이 가능했던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천구 위의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를 따라 12궁을 만들었다. 춘분점을 기점으로 태양이 그리는 황도를 30도씩 12등분하여 12별자리의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이 바빌로니아의 황도 12궁이 고대 그리스에 전승되어 그리스신화와 결합되었고, 마침내 서양의 고대 별자리인 황도 12궁(Zodiac)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사실은 별자리들이 차지하는 실제 공간이 정확히 30도씩이 아니기 때문에 12등분이 아니라 13등분으로 나누…
2024-08-06 10:00
올해 상반기 영국 런던발 싱가포르행 항공기가 난기류로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을 하면서 1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5일 만에 또 카타르 여객기에서 난기류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죠. 난기류로 인한 사망사건은 30년 만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난기류에 대한 과학 이야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Q1. 며칠 사이에 난기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다 보니, 요즘 비행기 타기 무섭다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난기류는 왜 발생하는 건가요? 실제 통계를 내보면 난기류로 인한 부상은 비행기 관련 부상의 71%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요. 비행기가 다니는 높은 고도에서는 보통 공기 흐름이 일정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어요. 이렇게 공기 분자들이 흐트러지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층류’라고 하는데, 무언가가 이 흐름을 방해하면 공기 속도와 방향이 달라지면서 공기 흐름이 불규칙적으로 변하게 돼요. 이때 공기가 위아래로 제각각 움직이며 소용돌이가 생기는 것을 ‘난기류’라고 합니다. 그래서 난기류가 있는 지역을 지날 때 비행기가 흔들리는 거죠. 잘 포장된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울퉁불퉁한 길에 접어들면 흔들리는 것과 마찬…
2024-08-06 10:00
마시멜로 테스트 다시 보기 지난달 연재에서 자제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하나로 ‘개인 자제력 절대 수준’을 들었다. 교사들의 자제력 절대 수준이 아주 높다면 자제력 상실로 인한 분노 폭발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개인의 자제력 절대 수준을 높이기 위한 훈련의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일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시멜로 테스트는 스탠퍼드대학의 월터 미셸(Walter Mischel) 교수가 1968년에서 1974년 사이에 스탠퍼드 빙 유아원에 다녔던 550여 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Mischel, 2015:30). 이 실험에서는 유아원생들을 책상 앞에 앉힌 뒤, 마시멜로 하나를 책상 위에 두고서 15분을 참으면 마시멜로 2개를 주겠다고 약속하고 관찰하였다. 한 개의 마시멜로로 당장의 욕구를 채우는 대신 두 개의 마시멜로를 기다리는 능력, 즉 자제력을 언제 어떻게 발휘하는지 관찰했으며, 계속 조건을 바꿔가며 무엇이 아이들의 자제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Mischel, 2015:15). 참여자 표본을 추적해 10년 간격으로 다양한 척도로 그들을 평가한 결과 ‘네다섯 살 나이의 그 아이들이 얼마나 더 오래 기다렸느냐에 따라서 청소년기의 사회적 관…
2024-08-06 10:00
구은복 경남 관동초 교사는 7월 30일 오후 경남, 부산, 울산, 경북의 영재키움 학생과 학부모 200명을 대상으로 ‘생각대화 방법’에 관한 특강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구 교사는 7월 28일부산대 아르피나 호텔을 방문하여 자신의 저서 150권을 직접 나누어주고, 온라인 특강 참여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였다. ‘영재키움 프로젝트’는 소외계층 학생들이 멘토교사와 1:1 멘토링, 진로 체험, 자율 연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여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발견하고 잠재된 능력을 키울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부 사업이다. 그러나 부산대는 경상권역이 넓어 연간 오리엔테이션과 창의융합 캠프 외에는 오프라인 모임을 몇 차례밖에 진행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구 교사는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대비해 교실혁명 선도교사로서 디지털 역량 강의를 진행하고,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필요한 사회정서 역량 함양을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였다. 구 교사는 경남 영재키움 프로젝트의 대표 교사로서 자비 350만원을 들여 무료 뮤지컬 공연과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왔으며, 이번에도 부산대와 협력하여 10시간 이상의 강의를 진행하였다. 교육부가 8년 동안 영재키움 프로젝트를 진
2024-08-05 11:56
장마 기간 가운데 잠깐씩 드러나는 여름 햇볕은 따가운 날카로움으로 피부를 파고든다. 열대성 작물인 벼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습한 바람을 즐기듯 날렵한 잎새는 서걱거린다. 볏잎은 매끈하며 가장자리는 날카롭다. 이런 벼와 같은 잎을 지닌 부류는 억새나 갈대, 강아지풀 등이다. 이 중 억새에 베일 때는 종이에 베인 것처럼 따갑고 시리다. 아침 시간 수업을 앞두고 학습자료를 준비한다며 두꺼운 종이를 10장 정도 포개어 놓고 왼손 엄지와 집게손가락은 자를 꼭 누른 채 커터 칼로 자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칼날이 종이를 지나는 소리가 사각거린다. 몇 장 자르고 나면 칼날이 무뎌진다. 그러면 날을 부러뜨려 새로워진 날카로움의 묘미를 느낀다. 그런데 집중력이 부족해서인지 한 눈을 파는 사이 칼날은 자의 등을 타고 집게 손톱을 거쳐 손가락을 헤집는다. 앗 따까워! 순간이다. 하얀 종이에 선혈이 낭자하다, 지혈하면서 상처 부위를 보니 갚게 베인 것 같아 병원을 찾는다. 다행히 신경이나 인대 손상이 없어 예닐곱 바늘 꿰맨 뒤 돌아온다. 한 열흘 가까이 이렇게 지내야 한다니 여름철인데 낭패이다. 칼에 베인 기억은 여러 번이다. 연필깎이가 귀했던 초등학교 시절 필통에는 접
2024-08-05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