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안동을 갔습니다. 소년체전 복싱경기가 열리는 곳에 가서 우리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입니다. 안동이 가까운 곳인 줄 알았는데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가는 길을 놓치고 나니 더욱 멀어보였습니다. 울산에서 두 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도 무려 네 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중간에 조금 쉬는 시간이 있었겠지만 정말 힘들었습니다. 날은 완전 여름 날씨였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짜증이 났겠습니까? 그래도 조금도 짜증을 내지 않고 운전하신 체육부장 선생님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길을 안내해주는 분들이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아쉽기도 했습니다. 가르쳐준 길이 방향 을 알게 해줘 조금 도움이 되었지만 크게 도움이 되는 경우가 적었습니다. 가다가 또 길을 물어야 하는 반복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길의 안내가 서툴렀습니다. 그리고 친절이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됩니다.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정확하게 알고 있어도 정확하게 가르쳐준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마지막에 카센타에 들어가서 길을 물었는데 그분은 아주 정확하게 가르쳐 주더군요. 네 신호등 지나서 우회전해서 좌회전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안동으로
2007-05-27 09:02그렇게 많은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왜 학원엘 또 그렇게 많이 보내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자기 자녀가 학교 성적이든 입학 성적이든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노력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노력을 나무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지식 정보화 시대에 권해야 할 사항이기도다. 후진국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아이들이 게을러 공부를 안하려 하기에 이러한 것을 고칠 정책을 세우느라 문교당국이 급급해 한다는 사실이다. 학교와 비교하여 학원의 차이 점이 있는데 학원에서는 학생 관리를 매우 중요한 학원 운영의 전략으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학생 관리가 학부모들의 학원 선택에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원은 고객 관리라는 차원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관심에 부응함으로써 학원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믿고 있다. 학생 관리의 내용으로는 출결 관리와 보충수업, 성적 관리를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이제 현장의 교사들이 왜 학원에만 가느냐고 학부모를 나무라는 시대는 아니다. 보이지 않게 학원은 학교의 틈새시장을 노리면서 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학교와 달리 철저하게 학생들의 관리에 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 관리의 범위 및 엄격함의 정도는…
2007-05-26 06:22교사라는 직업은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교사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면이 있다. 그러나 교사란 한마디로경이로운 직업이다. 학생이나 학부모 심지어는 일부 교사조차도 교직을 단순한 책임과 의무로 점철된 일종의 직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이러한 외침은 다소 어색한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스페인의 작은 마을 가르시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마리포사는 진정한 교사의 길이 얼마나 경이로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삶인가를 작지만 분명한 어조로 보여주기에 교직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본다면 매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마리포사'는 스페인어로 '나비'라는 뜻이다. 나비는 항상 제자리에 서 있는 수동적인 꽃들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꽃이 열매를 맺게 한다. 나비는 그야말로 수동적인 학생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심어주는 교사와도 매우닮았다. 주인공 그레고리오 선생은 어린 제자 몬초를 하나의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탈바꿈 시키면서 교사가 얼마나 경이로운 직업을 갖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질서가 없는 아이들, 떠드는 아이들, 무례한 아이들 모두 우리가 안아야 할 대상이다. 교사 혹은 부모를 포
2007-05-24 10:22오늘은 석가탄신일입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맑은 날씨입니다. 우리 선생님들께서 나름대로 시간의 계획이 많으실 텐데 천둥 번개 없는 좋은 날씨, 비가 없는 좋은 날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제는 우리학교에 금년 들어 세 번째로 있었던 직원체육의 날이었습니다. 날씨가 더워 학교 강당에서 직체를 가졌습니다. 전 선생님들과 행정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피구를 하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피구를 한 것 같습니다. 교장팀과 교감팀을 나누어서 했습니다. 할 때마다 교장팀이 졌습니다. 어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 저 때문에 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교감선생님께서 저보다 훨씬 운동을 잘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선생님들은 교장팀이 이기도록 좀 봐줘야 될 것 아니냐고 합니다만 승부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좀 봐주는 느낌이 들더군요.쉽게 저를 맞춰 죽이기도 할 수 있지만 다른 선생님들에게 공격하고 그래도 좀 오래 남아 있도록 체면유지를 해 주더군요. 그러나 결국에는공격도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이리저리 피해만 다니다가 죽기도 했습니다. 특히 감동이 되었던 것은 우리 팀의 젊은 처녀선생님께서는 마지
2007-05-24 10:20요즘 한국의 젊은이들의 상황은 일본의 젊은이들에 비하여 취업도 안되고, 그렇다고 다른 사업을 일으키기도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수십번 이력서를 내어도 꽉 막혀버린 상황이 되다보면 절망에 절망을 거듭하여 자포자기에 빠지는 젊은이들이 나오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이란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면 언젠가는 그 꿈이 이루어진다고 믿어 젊은이들에게 한 가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때는 중국의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고 잠시나마 전란이 멎었을 무렵,지금의 중국 하남의 양성이라는 곳에는 두 남자가 밭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그 밭의 주인이요, 다른 한사람은 그 집의 머슴인 진승이라고 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이 두사람이 나란히 밭갈이를 하고 있을 때 머슴이 문득 일손을 멈추고 그 주인에게 말하기를「혹시 우리가 장래에 부귀와 영화를 누리게 될지라도 서로의 옛 정을 잊지 말자」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주인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진승을 꾸짖으며 말하기를「이 미친 녀석아! 남의 집 머슴으로 일하고 있는 주제에 부귀영화를 누린다니 그게 무슨 가당치도 않은 소리냐?」고 했습니다. 그러나 진승은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며 말하기를「땅 위
2007-05-23 08:40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입니다. 손님을 맞이할 때 날씨가 좋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습니까? 하지만 손님을 맞이할 때 날씨가 좋지 않으면 얼마나 기분이 나쁩니까? 오늘은 우리학교 13명의 귀한 손님을 맞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니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반기 장학협의회가 있는 날입니다. 장학위원 13명이 오셨습니다. 강북교육청에서 시책장학과 수업장학을 위해 장학담당 계장님, 체육담당 계장님과 혁신장학을 위해혁신담당 계장님께서 오셨습니다. 또 협동장학위원으로 이웃 명덕여중 교감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거기에다 시민장학위원으로 학년별 세 명씩 아홉 명이 오셨습니다. 1교시 인사 및 학교현황 소개 2, 3교시 공개수업과 지정수업을 하였고 점심식사를 학교식당에서 함께 한 후 오후에는 시책, 수업장학협의회가 있었습니다. 이분들이 우리 선생님들의 수업도 참관하시고 교실환경도 둘러보시고 각종 특별실도 둘러보시는 등 교육활동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서 많은 지도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장학협의회가 우리 선생님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우리들이 현재 하고 있는 상태가 어떠한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리라 봅니다. 자신의…
2007-05-22 16:16얼마전에도 이와 관련된 리포트를 올린 적이 있지만 전혀 개선이 되지 않아 다시 한번 리포트를 올린다. 나는 교직경력 23년째인 고등학교 교사이다. 지금 2년째 어문학부장을 맡고 있지만, 내가 수업외 하는 일은 문예·교지·학교신문 제작지도 등이다. 한편으론 문인의 한 사람이기도 해 그런 일들을 아직까지는 의욕이 넘쳐나게 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을 아예 그만 둬버릴까 하는 유혹이 불쑥 치밀곤 한다. 소위 ‘임시전도’ 때문이다. 임시전도란 학생들의 백일장 참가여비를 교사에게 임시로 지급해주고, 다녀온 후 영수증을 첨부하여 정산하는 행정 절차를 말한다. 물론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학교예산을 쓰는데 한치의 빈틈이나 소홀함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쓴 돈에 대한 영수증 첨부 등도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거기엔 시대에 맞지 않는 구태의연하고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 깔려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보자. 학생들이 백일장대회에 나가는 경우 교사의 승용차로 인솔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런데도 학생여비는 대중교통을 전제로 하기 때문 현지의 시내버스 차비까지 정산서에 기재해야 한다. 심지어 자판기를 이용한 간식비 영수증까지 첨부하라고 한다. 그에…
2007-05-22 16:15어느 새 신록의 계절 5월도 하순에 다다랐다. 유난히 학교 행사도 많고 바쁜 5월을 보내며 가슴에 살포시 다가오는 정(情) 고마움이 있다. 지난 5월 17일 -19일에 본교 대전제일중학교(교장 임한규)에서는 2학년 수학여행을 지리산 일원으로 다녀왔다. 학년당 3학급에 91명밖에 안되는 소규모 학교라 무슨 행사를 하려면 타학교에 비해 학생 경비가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학생수도 그리 많지 않은 데 어쩔 수 없이 함께 하지 못하는 학생과 교사의 마음은 늘 무겁다. 이런 교사와 학생들의 마음을 미리 헤아리고 수학여행 경비를 뒤에서 지원해주신어머님의 고마운 마음이 있다. 류은숙(2학년 홍규표 모)님은 제가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형편이 되어서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며, 친구의 아들도 내 자식과 다름이 없다고 수줍은 미소를 보이시며 하얀 봉투를 건네오셨다.그 덕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2명의 학생이 학창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게 되었다. 또한 류은숙 어머님은 평소에도 학급의 어려운 아들 친구에게 종종 도시락을 싸서 아들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도록 하고 있다. 교사로서 최근 내 자식 귀한 줄만 알고 남의 자식 상처를 받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고 극히 이기적인 마…
2007-05-22 13:33문의초등학교 도원분교장 아이들이 눈만 뜨면 바라보이는 양성산으로 올해 두 번째 원족을 다녀왔다. 학교 옆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는 재잘재잘 떠드는 아이들을 귀여워하며 학생수를 물어온다. 전교생이 32명밖에 안되는데도 학생들이 많아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분교장이지만 농촌에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학교가 구심체 역할을 한다. 그런 연유로 할머니가 교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을 테고, 나 또한 요즘 긍정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농촌학교의 폐교 문제를 걱정했다. 집에 딸린 작은 밭에 작약이 활짝 꽃을 피웠다. 날씨가 따뜻해 감자, 마늘, 파 등 여러 가지 채소들이 제법 많이 컸다. 이곳에 근무하면서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실감한다. 농촌에 활력이 넘쳤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기계화가 되어 일손을 덜어주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마을 주변에 있는 논밭 길을 지나면 산길이 이어진다. 요즘 아이들 덩치만 크다고 걱정하지만 농촌의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잘 걷는다.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힘들어하는 몇 명의 아이들마저 투정 한번 부리지 않는다. 이렇게 큰 산을 오르면서 아이들은 호연지기를 키운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다보면 양성산 정상에 있는 팔각정이 가까워…
2007-05-22 08:37우리학교에는 네 분의 교생선생님이 와 계십니다. 벌써 한 달이 되어갑니다. 이번 주가 마지막 주입니다. 연구수업을 하시는 한 선생님의 교실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수업을 너무나 잘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질문과 학생의 발표가 있은 후 선생님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주 자연스러웠었고 너무 유머스럽기도 했습니다. 웃음이 얼굴에 활짝 피었습니다. 동작이 노련했습니다. 학생들을 한 몸으로 끌어당기고 있었습니다. 교생선생님은 선생님이 갖춰야 할 모든 모습들을 다 갖춘 것 같았습니다. 수업을 이끄는 능력도 대단해 보였습니다. 갈수록 수준이 높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 교육을 단단히 받고 있다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학습지도안도 잘 준비가 되었습니다. 지도하신 선생님께서 아주 잘 지도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습자료도 잘 준비하셨습니다. 교실에 참관한 많은 선생님들도 아마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많은 도전을 받았을 것입니다.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겠다는 것도 알았을 것입니다. 우리학교에 오신 교생선생님들은 네 분다 한결같이 열성적이었습니다. 너무 겸손하였습니다. 무엇이든지 시키는 일은 다 하셨습니다. 궂은일도…
2007-05-21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