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리포트 코너를 통해 이미 지적을 했듯이, 올해 서울시교육청의 중등교사가 부족현상이 비교적 심각한 상태이다. 각 학교마다 1-2명의 미발령 교사가 있었으나, 최근 발표된신규교사 발령현황을 보면 간접적으로 부족현상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학교(서울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도 국어과 1명과 과학과 1명이 미발령 상태였으나 신규교사 발령은 과학과 1명에 그쳤다. 국어과 교사는 기간제교사를 임용해야 할 형편이다. 기존의 휴직교사를 포함하면 기간제교사가 6명이나 된다. 우리학교 관내인 서울특별시동작교육청(교육장, 박영순)에서는 오늘 신규교사에 대한 발령장수여를 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신규발령을 받은 과학교사를 인솔하기 위해 오후에 교육청을 찾았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발령장수여식이 끝나고 박영순 교육장의 격려가 이어졌다. '여러분들은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신 인재들입니다. 앞으로 학생들 지도에 초심을 잃지말고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상적인 인사말로 격려사가 시작되었다. '제가 두 가지만 강조말씀 드리고 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인격을 갖추시라는 것입니다. 인격이란 인간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나는 성격 및 경향과 그에 따른 독자적인 행
2007-02-24 09:29
35년 만에 만난 제자 이야기입니다. 학교 다니던 시절에 참으로 부끄럼 많고 얌전하던 여자 아이였습니다. 담임인 나에게 마음속으로는 정답고 은근히 좋은 감정을 지녔으면서도 차마 말 한마디 못하고 다른 친구들이 선생님 가까이 있으면 늘 한 걸음 물러서서 손톱을 물러 뜯는 버릇을 지녔던 제자였습니다. 그런데, 이 제자가 2년 선배들의 카페에 띄운 내 소식을 알고 연락을 취해 왔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나는 즉시 “네가 보성남교 32회 졸업생 김명자란 말이지?” 하고 물었더니, 깜짝 놀라는 듯이 “어머 선생님 저희들 졸업 기수까지 알고 계셔요?” 하는 것이었다. “물론이지. 네가 너희들 6학년 담임을 맡았다가 4일 만에 발령이 나서 전근이 되었지만, 당연히 알아야지.” 이 제자는 6학년 담임을 해서 졸업을 시켰던 제자는 아니고 5학년 때 담임을 했던 제자였지만, 상당히 많은 추억거리를 가진 제자들이었다. 이렇게 하여 전화가 연결 된 뒤로 약 2주일쯤이 지나서 약속한 음식점에서 제자들을 만났다. 그런데 이렇게 얌전만 떨던 제자가 이제 어른이 되어서 고등학생이 있고 초등학교 2학년짜리 늦동이가 있다고 했다. 그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녀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2007-02-23 12:15겨울비 같은 봄비가 내립니다. 모처럼의 단비에 겨울 가뭄으로 헉헉거리던 대지가 촉촉하게 입술을 적십니다. 아침 일찍 아이들과 약수터에 가 물을 담아오는데 물이 잴잴거려 콜라병 하나에 오 분 정도 걸립니다. 가뭄 때문인지 약수터의 물도 마른 것 같습니다. 약수터에서 작은 산길을 따라 집으로 오는 길엔 봉분 서너 개가 나란히 누워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봉분 옆 게딱지만한 밭엔 봄똥과 힘없이 땅바닥에 몸을 뉘인 무가 봄을 기다리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장난치며 걷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립니다. 그리고 밝은 목소리가 귓전을 울립니다. “선생님, 저 민숙이요.” “어, 민숙이. 그래. 근데 아침 일찍부터 웬 전화야?” 민숙인 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던 아이인데 일 년에 한두 번 통화를 하는 아이입니다. 그런 아이가 아침 일찍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 자체가 놀라는 일이라 좀 더듬거리자 민숙이가 왜 더듬거리냐며 핀잔을 줍니다. 그러면서 전화를 한 이유를 밝힙니다. “저 엊그제 시험 봤어요. 그런데 불안해서요.” “무슨 시험인데 불안해?” “영양사 시험인데 면접까지 다 봤는데 괜히 불안해서 전화했어요. 이것저것
2007-02-22 07:34점심식사를 마치면 급식실 옆으로 나있는 소로(小路)를 따라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숲을 거니는 맛이 일품이었다. 제 아무리 속 끓이는 일이 있어도 숲이 뿜어내는 향기로운 평화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 속의 격랑도 슬그머니 가라앉게 마련이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시작한 교직 생활이 떠오른다. 당시만 해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던 시절이라, 점심시간이면 가끔 마음 맞는 선생님들과 함께 본관 뒤편에 있는 숲에 들어가 식사를 했다.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가난한 찬이지만 풍성하게 나누던 그 인정이 아직도 새삼스런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모성의 품에 안긴 아기처럼 양지바른 산비탈에 둥지를 틀었던 학교도 서서히 그렇지만 아주 거칠게 몰려오는 문명의 손길을 피할 수는 없었다.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에 석유화학단지가 속속 입주하면서 학교 오른편에도 대규모 사원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었다. 바람이 불면 도란도란 속삭이던 대나무 군락도 이때 사라졌다. 본관 바로 뒤편부터 이어지던 산등성이도 도서관, 체육관, 기숙사 등 각종 교육시절이 들어서며 산허리가 잘려 나갔다. 이제 학교 왼편에 위치한 숲만이 유일하게 남아 교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계절마다 색다
2007-02-22 07:33'어허, 이럴 땐 점심식사 초대에 응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며칠 전 전화 한 통을 받고 잠시 머뭇거리고 말았다. 내가 과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짧은 순간에 판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다. “그래, 언제라고? 토요휴업일 점심이지? 그래 고맙다.” 전화를 건 주인공은 30년 전 초임지 학교에서 가르쳤던 C. 그의 나이를 계산해 보니 40세. 용건인즉, 선생님 30년을 기념하여 당시 가르침을 받던 3명이 동부인하여 식사를 함께 하고 싶으니 나도 아내와 같이 나오라는 것. 그는 작년 스승의 날에는 난(蘭) 화분을, 출판기념회 때에는 문자메시지 연락을 받고 만사 제쳐놓고 달려와 주었다. 그렇다고 내가 이 제자에게 특별히 잘 해 준 것은 없다. 다만, 아픈 기억 하나만 뇌리에 선명하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이었던 나는 자연시간에 학교 뒤 개울에서 야외수업을 하게 되었다. 이 학생은 야외수업이 너무나 좋았는지, 아니면 자기집 가는 길을 선생님에게 안내하려고 그랬는지, 초여름 날씨가 너무나 더웠는지, 개울가로 제일 먼저 달려가 손을 씻고 세수를 하였다. 새내기 교사로서 보건위생을 강조하고 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그대로 실천해야만 하는 융통성 없는, 너그러움과
2007-02-21 09:01이번 설날에 큰집에는 특이한 손님이 왔다. 5남매의 딸린 식구만 해도 많지만 ‘앤드루’라는 캐나다인과 양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두 명의 6학년 초등학생이었다. 우리 식구들은 두 번째 만나는 구면이었지만 나는 처음이었기에 ‘앤드루’라는 캐나다인에게 관심이 많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앤드루’에게 나이가 몇 살이냐? 결혼을 했느냐? 무슨 목적으로 한국에 나왔느냐? 등등 궁금한 것을 많이 물어보았다. 그리고 형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두 애를 가리키면서 이런 애와 같은 애들이 양육원에서 일정 나이가 되면 독립하기 위해 나가야 하는데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어디를 가야할지 몰라 방황하는 애들이 많은데 그들이 독립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보살펴 주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이런 데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하루 지나고 마산에서 울산으로 돌아오면서 딸로부터 생각 없이 말과 행동을 한다고 지적을 받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아무런 생각 없이 ‘앤드루’에게 던진 질문과 애를 가리키면서 ‘이런 애’라고 한 것을 두고 딸은 자기가 어쩔 줄 모를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외국인에게 나이가 몇이냐? 결혼했느냐? 라고 묻는 것은 실례라고 했다. 또…
2007-02-21 09:012007학년도 서울대 입시 논술 시험에서 합격한 학생들의 논술점수를 분석한 결과 지방(군단위)학생들의 평균점수가 서울학생들 보다 평균 0.16점이 높았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의외의 결과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일반적으로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고 도시로 몰려드는 현상과는 상반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궁금증은 더했다. 서울소재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 간에 경쟁력이 높은데다가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는 우수한 학원들이 많아 대학진학에 유리하였기 때문에 자녀교육을 위해 인구는 도시로 집중되어 온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입시에서 25점 만점을 차지하는 논술은 대도시에 있는 논술학원에서 갑자기 맞춤식 논술 지도를 받는다고 좋은 점수를 얻기가 힘들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논술은 평소에 얼마나 독서를 효율적으로 많이 하였는가? 또는 자연과 얼마나 많이 접하며 생활 했는가? 등이 논술교육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 학생들은 자연환경으로부터 보고, 듣고, 느끼며 배우는 것들이 도시 학생들보다는 더 많았을 것이고 자연의 순리와 계절의 변화 자연
2007-02-20 15:48시험지 정명숙 책상의 시험지를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라 어렸을 때도 그러하였고 선생님이 된 지금도 그러하다. 앞날 늙어서도 그럴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아니리라. 벼락치기는 나의 버릇 원컨대 내 시험점수가 벼락치기라도 좋게 이어가기를... 학교 다닐 때 자주 읊조렸던 ‘윌리엄워즈워드의 무지개’를 개사해 보았다. 세계적인 명시 무지개가 시험지로 둔갑하여 우스운 꼴이 되긴 했지만 솔직한 나의 심경을 담았다. 어렸을 때나 어른이 된 지금이나 변함없는 나의 벼락치기 시험습관을 스스로 꼬집은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나의 신체조건 중에서 그나마 좋다고 생각하는 머리를 믿는 나는 시험에 있어서만큼은 벼락치기를 고수해왔다. 오죽했으면 대학 다닐 때도 그 다음 날이 시험인데도 종강한 뒤에 있을 사은회 프로그램을 짜느라 공책이 강의 내용이 아닌 식순으로 뒤덮였을까? 그렇게 엉뚱한 곳에 시간을 쓰면서도 시험을 치면 늘 중상위권을 유지하는 날보고 학우들은 밤새워 엄청 공부할 것이라고 뒷공론이 무성했다.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나는 노는척하면서도 열공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그 때에 처음 깨달았다. 진실이 검증되지 않은 여론에 의해 밀릴 때가 많다는…
2007-02-20 09:36이번 설날도 나에게는 유익했고 남달랐다. 88세의 건강한 어머니를 만나 뵐 수 있은 데다 경기도에 사시는 누님을 제외한 5형제가 한 자리에 모여 따뜻하고 아름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전문의 시험에 합격한 조카와 질부를 축하해 줄 수 있어 좋았고 딸이 서울초등임용고시에 합격해 떳떳했고 또 조카 한 명이 사범대에 합격해 기쁨이 배가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어릴 때에 자녀들이 선생이 되는 것을 소원하셨고 그렇게 되도록 기도하셨기에 어머니의 6자녀손 중 딸린 식구까지 10명이나 교직을 길을 걷고 있으며 이번에 시험에 합격한 조카까지 포함하면 11명이나 된다. 명절 때마다 마산에 있는 큰집에 오게 되면 언제나 기쁨이 배가 된다. 왜냐하면 큰형님, 큰형수님께서 48평이나 되는 넓은 아파트에서 어머니를 평생 모시고 살고 계시기 때문이다. 둘 다 교직생활을 하시면서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계시는 것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게 된다. 자녀들도 잘되어 있다. 두 자녀가 있는데 딸은 부부교사이고, 아들은 부부의사이다. 아들은 정신과 전문의이고, 며느리는 소아과 전문의이다. 동생들에게 조금도 부담을 주지 않고 한 마디도
2007-02-20 08:31졸업생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기분이 퍽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지긋지긋한 시험으로부터 해방되었을 뿐 아니라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듣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할테니까요. 그렇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그동안 애환을 함께 했던 각자의 학교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소정의 3학년 과정을 마치고 새로운 세상으로 한발 더 내딛게된 것입니다. 하지만 헤어져도 아주 떠남이 아니요, 떠나도 정말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다시 만나는 것처럼 새로운 출발을 위한 떠남이요, 또 다른 만남을 위한 헤어짐입니다. 여러분은 ‘배움’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배움의 현장으로 옮겨갈 뿐입니다. 아마도 더 힘들고 고된 ‘배움’이 시작될지 모르는 곳으로 말이예요.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루소는 말했습니다. 인간은 두 번 태어난다고. 한번은 생존을 위해서. 또 한번은 생활을 위해서 태어나는 것이라고. 그렇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생활을 위한 태어남 즉 ‘제2의 탄생’의 길을 가게 됩니다. 여러분 인생이 결정되는 곳. 여러분 생애의 커다란 전기가 마련되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가는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처음 단추를 잘못 끼우면 전체가 비뚤어지고
2007-02-20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