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이 났다. 이 땅의 수많은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혼연일체 되어 몇 년간의 사투가 마무리되었다. 먼저 다들 수고하셨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정말로 중간 중간 이런 힘들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에게 너무 대견하고 대단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런 수능이 끝이 나고 학교 현장의 수많은 아이들은 입시 전략에 골몰하느라 또 한 번의 홍역을 치러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도 이런 저런 자료와 대학의 입시 홍보물들을 통해 우리 아이가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대학과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시험도 시험이지만, 이제부터가 문제야! 현행 입시제도가 학생들에게 더 넓은 대학과 전공 선택의 기회를 부여한다고 하지만 실상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곧잘 제기된다. “학생들의 선택 범위를 넓혀 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예전보다 재수를 하려고 오는 아이들은 더 늘어난 것 같아.” “현행 입시제도가 분명 우리 아이들에게 더 혼란감만 준 것은 아닌지 이 시점에서 재고해봐야 할 지 모르겠어요.” “예전 학력고사 시절에야 한 번 떨어지면 거의 재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
2006-11-29 11:45오늘은 전국의 교원들이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교육자치법 개정안과 연금법 개악에 대하여 규탄대회를 한다고 한다. 이미 내 마음도 거기에 가 있다. 돌팔매를 던지고 싶은 심정이다. 참여정부 이후 더욱 악화되는 교육현실을 바라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 어느 신문에서 본 내용이 떠오른다.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차라리 가만히 있으라. 조금만 참고 기다리겠다.” 그러나 최근 교원들은 이젠 누구하나 믿고 의지할 데가 없다고 절망하고 있다. 지방의회에 교육위원회가 편입되는 교육자치법만 보아도 그렇다.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엄연히 단독 의결기구로서 기능과 역할을 다하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에 교육위원회를 지방의회에 편입하려 하는가? 교육의 독립성과 자주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법안이다. 교육은 그 속성상 그 결과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 독특한 영역이다. 단기적인 사업이 아니고 장가적인 국가 발전 전략이다. 지방자치에 편입되어 있을 경우 지자체 단체장들이 가시적 효과가 금방 보이지 않는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에 단체장들이 활발하게 벌인 사업이 무엇인가. 단체장들은 축제
2006-11-29 11:45흔히 쓰는 말로 재물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세상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것이 건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오랜 세월 2세 교육에 헌신해 온 교원들 중에는 건강을 미처 돌보지 못하고 일에만 열중하다가 건강을 잃고 일찍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을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고 최근에도 부음의 소식을 들을 때면 교원의 건강을 위한 정부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교원의 사망원인을 살펴보면 각종 암이 가장 많은 것 같다. 암은 생활습관에서 온다고 하지만 직장에서 또는 교단에서 예전보다 가르치기 힘들어진 아이들 지도문제, 늘어만 가는 직장의 격무, 교직원간의 원만하지 못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주범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직장의 일을 처리한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대입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고교선생님들! 장학이라는 고유 업무보다 각종 평가, 감사준비로 자정이 넘어 퇴근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교육전문직, 각종행사로 휴일을 제대로 쉬어보지 못하는 교육감, 교육장님, 폭주하는 업무로 야근을
2006-11-29 11:22오늘 아침은 기분이 좋습니다. 계속 내리던 비도 그쳤습니다. 검은 구름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대한 만큼 맑고 푸른 하늘은 아니지만 깨끗한 하늘입니다. 사방이 깨끗함으로 마음까지 깨끗하게 해 줍니다. 학교에 출근하니 오 주사님께서는 오늘도 조례대의 낙엽을 쓸고 계셨습니다. 특히 일찍 등교해서 교무실에 열쇠를 가지고 가는 학생들이 하루아침에 변한 것을 보고서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제 저에게 지적을 받은 한 학생이 교무실에 들어오면서 웃으면서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하더군요. ‘응 그래, 착하다’하니 아주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또 한 학생이 들어오면서 ‘안녕하세요’하더군요. 선생님 대하듯이 ‘예, 어서오세요’했더니 역시 웃으면서 매우 만족하는 듯했습니다. 그 다음에 또 한 학생이 들어왔는데 인사를 하지 않고 내 앞자리를 지나갔습니다. 불러서 ‘너 왜 아침에 선생님을 보고 인사를 하지 않니’하니까 미안한 듯 어깨들 들썩이면서 웃으며 ‘안녕하세요’하더군요. 또 두 학생이 들어왔습니다.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왜 너희들은 인사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나?’하니 즉각 ‘안녕하세요’하고 뒤따라 들어오는 학생도 ‘안녕하세요’하더군요. ‘응…
2006-11-29 08:41어제 7교시째인 오후 4시 10분부터 학생회 간부 및 각반 반장, 부반장 51명과 학생부장, 담당선생님이 참석한 가운데 음악실에서 학생회 회의를 열었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학생회 회의를 할 시간이 잘 없습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빡빡한 일정이 짜여 있어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학교는 두 달에 한 번 꼴로 학생회를 개최합니다. 어제도 CA시간을 이용해서 학생회를 연 것입니다. 이 학생회를 통해서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저는 회의 결과를 언제나 꼼꼼히 챙겨 봅니다. 특히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예사로이 보지 않습니다. 그들의 건의사항을 보고서 들어줄 만한 것은 즉각 들어주도록 합니다. 아니다 싶은 것은 각 부서를 통해 학생들에게 이해를 시키기도 합니다. 어제 회의 결과를 보고서 마음에 기쁨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학교 매점에서 컵라면을 팔지 말자는 안이 채택되어 결의되었기 때문입니다. 환경부장 선생님께서 평소에 컵라면의 유해성에 대한 것을 알고 학생들에게 학교 매점에서 컵라면을 팔지 않도록 부장회의 때 건의해 왔습니다만 학생들이 학생회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의하도록 미뤄왔습니다. 그래야 학생들이 자발적
2006-11-28 20:03노은초등학교에서는 어린이들과 선생님들이 내 고장을 바로알자는 취지로 학교교육과정 수립 때 ‘노은학습동아리’를 만들어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애향심공부에 힘쓰고 있다. 오래전에는 어린이들이 봄가을로 소풍을 갈 때 자기고장의 유적지를 찾아 도보로 소풍을 다녀와서 자기고장에 무엇이 있는지 경험할 기회가 있었는데 요즈음은 관광버스를 타고 멀리 있는 문화유적이나 놀이공원으로 소풍이나 현장학습을 다녀오기 때문에 내 고장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학교 뒤에 있는 국망 봉을 올랐을 때도 전교생 중에 산에 오른 경험이 있는 어린이가 4명뿐이었다. 효자각이 있는데도 잘 모르고 있어 직접 찾아가서 유래를 공부하였다. 요즈음은 작은 공장들도 많이 생겼다. 무공해 천연벽지를 생산하는 공장, 천연도료를 만드는 공장, 김치공장, 국수를 만드는 공장, 연수원도 있어 선생님들이 먼저 동아리활동으로 금요일 오후 3-4곳을 방문하여 먼저 배운 다음에 아이들에게 지도를 하고 아이들과 직접 방문하여 체험교육도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본교 교원 15명이 학교버스를 타고 교원학습동아리활동을 하였는데 노은에 와서 근무하면서 우리고장의 실정을 파악할 수 있어 아이들
2006-11-28 15:37오늘도 보슬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늦가을 장마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오늘이 지나면 비가 그친다 하니 맑고 깨끗한 하늘과 땅을 기대해 봅니다. 아침 출근할 때면 당직하시는 오 주사님께서는 저가 오는 시간을 아는지 현관에 계셨습니다. 만나면 반갑게 웃으며 인사합니다. 하루를 신나게 열어가도록 해 줍니다. 교무실에 있으면 얼마 안 있어 우유배달 아줌마가 오십니다. 인사를 얼마나 잘 하시는지 매일 90도로 굽혀 인사를 합니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잖아요. 저도 언제나 선생님을 대하는 것 이상으로 대합니다. 선생님들도 교무실에 들어오시면 인사를 잘 하십니다. '안녕하십니까?' 하면 저도 '어서 오세요'하고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 모습들입니까? 그런데 일찍 교무실에 들어오는 학생은 인사를 하지 않습니다. 한 학생이 인사도 하지 않고 들어와 열쇠를 챙깁니다. ‘너는 왜 선생님을 보면서 인사도 안 하나?’ 하니 ‘죄송합니다.’하더군요. 조금 지나 또 한 학생이 들어왔습니다. 이 학생도 여전히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또 똑같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하더군요. 또 한 학생이 들어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인사를 하지 않
2006-11-28 08:55선생님, 연휴를 잘 보내고 있습니까? 아마 비가 와서 가장 최악의 날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오늘같이 비가 오는 궂은 날씨라도 어쩝니까? 환경이 그렇다고 지배당해서야 되겠습니까? 우리 선생들은 아마 궂은 환경을 생각으로 지배하고, 마음으로 지배하고, 느낌으로 지배하고, 행동으로 지배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이 시간쯤이면 안 그래도 겨울이 점점 다가와 어둠이 짝 갈리고 조용한 시간인데 오늘은 특히 겨울을 재촉하는 비로 인해 더욱 어둠을 짙게 만드는 것 같고 마음도 어둠으로 깔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서글픈 어둠을 이겨내고 마음에 깔리는 검은 어두움을 이겨내기 위해 메모를 해 봅니다. 저는 하루종일 선생님과 대화할 할 수 있는 시간은 저녁식사시간밖에 잘 없습니다. 근무시간에는 선생님들께서 교재연구 하시느라, 학생지도 하시느라, 문제출제 하느라, 수업하시느라 대화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근무시간에는 선생님들에게 아예 대화를 걸지 않습니다. 저가 대화를 건다는 자체가 바로 선생님들의 업무에 도움은커녕 방해만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 중에 한 젊은 여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요즘 우리학교에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2006-11-27 15:33선생님,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궂은비가 연휴를 방해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유익하게 잘 보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어제 저녁에는 유익된 날이기도 합니다. 휴대폰의 사용법에 대해 조금 익히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저는 평생 휴대폰으로 문자 내는 것 하고는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전화번호 입력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휴대폰의 여러 가지 기능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그런 고정관념을 어제 깨기 시작했으니 얼마나 보람되고 유익한 날입니까? 문자보내는 것을 아들에게 배웠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쉬웠습니다. 1,2분도 안돼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소리를 저장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전화번호 입력하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래서 몇 분의 전화번호도 입력했습니다. 배우고 나니 이렇게 편리하고 좋은 것을 그러하지 못했으니 정말 무지했구나, 정말 어리석었구나, 정말 바보였구나, 정말 미련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이 핑계로, 눈 핑계로, 관심이 없다는 핑계로, 배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핑계로 배우려고 하지 않았으니 얼마나 뒤진 생활을 했습니까? 급하게 전화할 일이 있어도 전화번호를 몰라 못한 일도 있습니다. 문자를…
2006-11-27 08:35문화는 사회실상에 맞춰 자연스럽게 창조된다. 시공간이나 사회계층간의 벽도 뛰어넘는다. 그래서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마련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11월 23일(목) 민족춤패 너울의 팔도강산 찾아가는 순회공연 '공해강산 좋을씨고'가 문의초등학교에서 있었다. 시골의 어린이들이 직접 학교에서 문화체험을 하며 신나는 예술의 세계로 빠져든 날이었다. 너울은 1984년 청주에서 창단하여 민중들의 삶의 애환과 환경, 교육문제 등 소외된 계층과 사회전반에 걸친 문제 등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공연활동을 하고 있는 민족춤패이다. 이날 공연된 유순웅 연출의 '공해강산 좋을씨고'는 현대문명과 인간의 욕심으로 갈수록 황폐화되어가고 있는 자연 속에서는 인간 또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환경의 중요성을 담아 관객이 직접 참여하며 공연을 완성시켜 나가는 열림과 어울림의 춤판이다. 대청호반에 위치한 '물 사랑 중심학교' 로서 누구보다도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문의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시종일관 흥미와 웃음을 유발하는 배우들의 코믹한 몸짓과 익살스런 표정을 보며 삶의 터전인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
2006-11-26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