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몸이 좋지 않아 하루 더 쉬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언제부터 수신되었는지 책상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는 부저 음이 계속해서 울렸다. 확인 결과 아프다는 이유로 며칠 째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한 아이로부터 온 문자메시지였다. 그리고 출근을 하기 위해 현관문을 막 나서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아내가 나에게 걸러온 전화라면 수화기를 건넸다. 방학 보충수업 기간 중 아침에 걸러 온 대부분의 전화는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그리고 전화 내용은 아파서 학교에 못나간다는 이야기가 아니면 사정이 있어 학교에 늦게 나온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내로부터 수화기를 건네받자 한 중년쯤 되는 한 여자 목소리가 들러 나왔다. “여보세요? 2학년 O반 담임선생님이십니까?” “예, 그렇습니다만 누구신지요? “저는 OOO학생 어머니입니다. 아이가 아파서 오늘 학교에 못 보낼 것 같습니다. “ “네, OO에게 몸조리 잘 하라고 전해 주세요.” 그러고 보니 그 아이는 어제 수업시간에도 아프다며 책상에 누워있었다. 집에 가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수업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 결국 나는 그 아이의 고집을 꺾지 못했고 그 아이는…
2006-07-28 07:52원래 교원에게 있어서 방학은 쉬는 때가 아니다. 그러나, 학교장의 허가를 받으면 학교외의 장소에서 연수를 할 수 있다. 즉 재택연수가 가능한 것이다. 이런 규정을 바탕으로 방학이 되면 학교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가정이나 그 이외의 지역에서 자율연수를 실시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이용하여 연수를 받는 교원들도 많다. 이런 취지를 모르는 교원은 없을 것이다. 방학때가 되면 당연히 재택연수를 하는 것으로 생각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취지 때문에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의 A교육청관내의 B학교, 갑자기 교육청에서 감사반이 들이닥쳤다. 복무감사를 나왔다는 것이다. 방학이고 해서 복무감사를 할 이유가 마땅치 않음에도 복무감사가 나왔다는 것에 의하해 했다. 이런 저런 서류를 요구하던 감사반이 방학때 교사 개개인의 연수계획이 없다는 이유로 지적을 했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이야기로 인해 무엇을 가져오라는 뜻인지, 그것이 왜 지적사항인지 이해가 쉽지 않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방학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사전에 작성하여 학교장의 허가를 받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만 20여년 이
2006-07-27 16:46어제 많은 비가 그칠 줄 모르게 쏟아지더니 오늘 아침은 안개로 출근길 시야를 흐리게 하더군요. 안개 후 날씨가 화창하게 맑듯이 모처럼 비는 그치고 날씨가 좋네요. 아침에 ‘누가 더 성숙한가’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내용은 이러합니다. ‘어느 날 저녁에 외출을 하고 돌아온 부부는 뒤늦게 잠자리에 들었고 방에 불을 끄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남편이 아무 생각 없이 여보! 불꺼야겠다.라고 했더니 아내는 맞아, 불을 꺼야겠네요하고는 누워있었다. 남편은 속으로요즘 좀 잘해줬더니 머리 위에 올라오려고 하는군. 뭔가 좀 강하게 대처해야겠어. 그래야 정신을 차리지라고 생각했고 반면 아내는여태까지 불 끄고 문단속하는 건 내가 다 했는데 한번쯤 자기가 꺼주면 안되나? 몸살끼가 있어서 힘든데 좀 꺼주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럴 때 과연 누가 불을 꺼야 하나? 늦게 들어온 아내가? 스위치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 덜 피곤한 사람이? 아니다. 성숙한 사람이 꺼야 한다. 성숙한 사람이 바로 상대방의 입장을 더 많이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로 끝을
2006-07-27 13:25아이들의 학원선택 신중해야 한다 여름 방학 보충수업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보충수업에 참여하고 있으나 일부학생들은 학교에서 받는 수업이 미더운지 학교보다 수강료가 비싼 학원을 선택했다. 획일화된 수업 방식이 어쩌면 이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몰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초등학교부터 학원 공부에 타성이 젖은 아이들의 학습 방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편으로 학교 선생님의 말보다 학원 선생님의 말을 더 신봉하는 학부모와 아이들의 지나친 생각이 우리의 공교육을 불신하는 원인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초등학교의 한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예전에 비해 질문을 잘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아이들은 학원에서 다 배운 내용이라 더 이상 질문할 내용이 없다며 딴청을 부린다고 하였다. 따라서 학원에서 이루어지는 선수학습이 결국 아이들을 나태하게 만들 수 있으며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에게 자만심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에 학교는 학원과 차별을 둔 다양한 수업 모델을 개발하여 정형화된 수업보다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한 수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사 위주의 수업에서 탈피하여 수요자 중심의 수업으로
2006-07-27 10:26연일 불거져 나오는 교사 체벌에 대한 논란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일부 교사들은 신문과 뉴스 보기가 두렵다고 한다. 그런 보도가 난 이후에는 이상하리 만큼 교단에 선다는 것 자체가 두려워진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보는 것 같아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그래서 일까? 요즘 학부모들은 자녀가 아침에 등교를 하여 하교할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한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에서 체벌 당한 흔적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집에 돌아온 자녀의 옷을 벗겨가며 샅샅이 확인을 한다고 한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차원에서 매를 든다면 사랑의 매가 될 수 있으나 교사 개인의 감정이 이입된 매라면 그 매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무기가 될 것이며 선생님의 행위 그 자체는 폭력으로 인지될 수밖에 없다. 요즘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태를 보면서 어떤 사람은 교사를 '깡패집단'으로 비하시킨다. 그리고는 학교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털어놓기도 하며 체벌을 법으로 규제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매를 맞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으로부터 지·덕·체를 배움으로써 올바른 전인(全人)이 되
2006-07-27 10:25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아파트 옥상에서 배수관을 타고 내려가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밖을 쳐다보지 않아도 비가 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구름이 하늘을 덮어 날이 어두워지면 마음조차 위축되는듯하다. 오전 내내 번쩍거리며 시끄럽게 재잘거리는 텔레비전만 바라보다가 베란다로 나갔다. 창 너머로 보이는 아스팔트가 더욱 검게 보이고 우산 쓴 사람들이 오고 간다. 어릴 때 이런 날이면 주로 방안에 갇혀있을 때가 많았다. 농한기이면서 일요일이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집안에 있을 때가 많았다. 당시는 텔레비전은커녕 라디오도 없었다. 하도 많이 보아 닳아빠진 만화책이 유일한 읽을거리였다. 심심풀이 간식용으로 볶은 보리나 콩을 먹으면서 빈 종이에 낙서 하고 그림이나 그려댔다. 하지만 지루한 시간을 메워주지는 못한다. 몸이 근질근질하다. 밖에 나가고 싶다. 우산조차 없으니 나가기도 쉽지 않다. 열어젖힌 문 밖의 비 떨어지는 모습을 보다가 처마 밑으로 나가 쪼그리고 앉는다. 초가지붕 처마 끝에서 줄줄이 떨어지는 물줄기가 흙마당 바닥에 탁구공만한 반구의 물방울을 만들어 낸다. 이내 터져버리고 또 만들어지고……. 둥근 물방울이 되는 원인이 표면장력 때문이라고, 대표적인 것이 비누방울
2006-07-27 10:24초등학교의 하계방학을 앞두고 시내 각급 학원에서는 원생모집에 혈안이 되어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각 학원에서 내건 플래카드로 장식되고 있다. 특히 플래카드 내용으로 각 종 경시대회(수학, 영어, 미술, 음악분야 등)에서 수상한 아이들의 실적을 적어 학부모의 관심을 끌게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학원선택은 부모에 의해 결정되어 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부모님이 정해준 학원에 으로 다녀야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의사와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학원 수강이 과연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어떤 학부모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다며 학원에 다니기 싫어하는 자녀를 강제로 학원에 보내기까지 한다고 하였다.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교 한 학생이 수강하는 학원수가 2곳 이상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통계를 고려해 보건대 대부분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최소한 1곳의 학원은 꼭 수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매월 한 가정에서 지출되는 사교육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학원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자녀의 적성과 수준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의 입 소문만 듣고…
2006-07-27 10:246일밤에 텔레비젼을 보았다면 나름대로 판단을 내리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교사가 학생들을 체벌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방송과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학교체벌에 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체벌 문제는 답이 없다고 본다. 보는 관점에 따라 입장 차이가 명확히 나고 있기 때문이다. MBC에서 새벽 2시정도까지 이어진 토론방송을 끝까지 지켜 보았다. 같은 교사의 입장에서 나름대로 정리를 하면서 시청을 했다. 체벌을 반대하는 입장과 불가피한 경우의 체벌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양상이었다. 또한 나름대로의 객관적인 논리도 펼치는 모습들이었다. 그 방송을 시청하면서 느꼈던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체벌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문제라고 보고싶다. 어차피 자신의 논리를 통해 판단할 수 밖에 없는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법정에서도 비슷한 체벌사건의 판결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도 판사의 판단에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방송에 출연했던 패널이나 시민논객(MBC에서 붙인 명칭)들 중 일반인들이 여럿보였다. 여기서 일반인들이라 함은 교사가 아닌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다. 그들의 논리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조금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2006-07-27 10:24어린이들이 버릇없이 굴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흔히 하는 말이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더냐?'라고 한다. 글쎄?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가정에서 그렇게 가르친 것이 아니었을까? 요즘 가정에서 어린이들에게 기본 질서를 가르치는지 묻고 싶다. 사실 어린이들의 일상생활에서의 기본적인 예절이나 행동은 가정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자라던 시절에는 이렇게 버릇없이 하는 짓을 보면 흔히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 "거, 뉘집 자손인고 좌립할 줄을 모르는 구만...."하시는 말을 들었다. 어느 학교 아이인가가 아니라, 뉘집 자손이냐를 따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런 것을 학교가 아니라 가정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 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기본적인 예절이나 규율을 지키고, 남에게 폐가 되는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일 같은 것들을 가르쳐야 하는 것은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요즘은 가정에서 이러한 일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아니 당연히 가르쳐야할 일을 안 가르쳐서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서 꾸짖기라도 하면 잘 못 가르친 부모로서 부끄럽게 생각을 하기는커녕 도리어 "당신이 뭔데 남의 귀한 자식의 기를 죽이려고 하느냐?" 고 따지고 싸우려고 덤비는
2006-07-27 10:23학교가 아이들과 교사들만의 전유 공간이라는 인식이 사라져감에 따라 학부형의 참여가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 학부형들이 학교에 직접적으로 참석해 학교 운영이나 학생들의 복리를 위해 여러 가지 의사소통의 길을 마련해 가고 있는 것이 요즈음 학교의 현 주소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본교와 같은 시골의 조그만한 학교에는 아직도 학부형들의 발걸음이 그렇게 쉽지 않은 듯하다. 마치 자식을 둔 것이 당신들의 죄라도 되는양 부끄럽게 생각하고 담임이나 여타 선생님들을 만나는 것을 어렵게 여기는 것 같다. 첫 발령지에서 첫 담임이라는 자리가 주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담임을 맡고서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이들이 사고를 일으켜 경찰서와 병원을 오고간 적도 있고, 피해자 학부형들에게 머리 숙여가며 미안하다는 말을 한 적도 수 차례 있었다. 여하튼 그 시절 이런 저런 일들로 힘든 1년을 보낸 기억이 난다. "선생님 저 ○○ 엄마예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전화 드려 죄송해요." "아닙니다. 어머니, 그런데 어쩐 일로 이렇게 전화를 다 주시고." 며칠 전 한 아
2006-07-27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