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이 파면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가적으로 정말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국가는 대혼란에 빠졌다. 국민들은 대규모 촛불과 태극기 시위대로 분열돼 극렬하게 대립했다. 우리 자녀들은 이번 사태를 보고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다. 불행한 국가적 사태지만 모든 국민에게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기 바란다. 이제는 60일의 짧은 일정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역대 최악의 여건 속에서 5월 9일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출마의 뜻을 비친 사람은 30명에 이른다. 이들 중 20여 명은 국민들이 전혀 후보감으로조차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가뜩이나 떨어진 대통령직의 위신이 이들로 인해 더 우스운 자리로 전락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떻든, 더 큰 걱정은 난립한 후보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合從連橫)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급조한 공약들을 남발한다는 데 있다. 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두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서 국가 경영의 비전과 정책이랍시고 발표하는 것을 책임 있는 공약이라 할 수는 없다. 사회 분야마다 기대하는 대통령상은 다르다. 경제 대통령, 안보 대통령, 문화 대통령 등등. 교육계도 교육
렌터카를 타고 떠난 우리 부부의 유럽 여행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다. 남편은 첫 방문이고, 난 대학생 때 떠났던 배낭여행 이후로 두 번째 방문이었다. 처음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한 손엔 자전거 손잡이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엔 진한 아메리카노를 든 채 바쁘게 출근하는 파리지앵이 먼저 눈에 띄었다. 학창 시절, 그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자전거와 아메리카노는 쏙 뺀 채 그저 바쁘게만 보낸 10여 년이 지난 후 다시 찾은 이번 여행에서는 전혀 다른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바로 프랑스 특유의 여유와 평화움이다. 샤를 드골 공항에 내린 후 복잡한 파리 시내를 벗어나자 그토록 원하던 조용하고 아름다운 진짜 프랑스가 그곳에 있었다. 몽생미셸 천 년을 넘어 그 자리에 파리에서 차를 몰아 서쪽으로 한참을 달렸다. 소문으로만 듣던 환상의 성을 찾아 3시간쯤 달렸을까. 끔뻑끔뻑 해 질 녘 피곤이 몰려와 눈을 크게 떴다 감기를 반복하다 잠시 한 손으로 눈을 비비던 찰나, 붉게 빛나는 천공의 성 몽생미셸이 눈앞에 나타났다. 몽생미셸은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으로 1984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다. 몽생미셸이 있던 자리는 원래 시시(Forêt de
중학교 때 목련을 소재로 시를 쓴 적이 있다. 방과 후 2층 교실에 혼자 남아 화단을 내려다보면 자주색 목련이 보였다. 털로 덮인 겨울눈을 깨고 자주색 목련꽃이 올라와 개화하는 과정이 정말 신기했다. 그걸 관찰해 ‘뾰족이 찌르더니 / 어느새 피가 맺힌 목련입니다’라는 시를 쓴 기억이 있다. 마무리는 ‘고운 내 물감을 / 뿌리 옆에 고이 묻어 / 화려한 앞날을 기다리고 싶습니다’라고 쓴 것 같다. 시로 써본 소재여서인지 지금도 목련을 보면 친근감을 느낀다. 필자가 평소 관심을 갖는 일은 꽃이 등장하는 문학 작품을 찾는 것이다. 그 결과물로 ‘문학 속에 핀 꽃들’이라는 책을 낸 적도 있다. 우리 소설에서 목련이 주요 소재 또는 상징으로 나오는 작품도 꼭 찾고 싶었다. 그런데 필자가 목련에 대해 가장 문학적인 묘사를 만난 것은 소설이 아니라 김훈 작가의 에세이에서였다. 에세이집 자전거여행에서 목련이 피고 질 때를 묘사한 글은 압권이다. 목련이 피는 모습을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라고 했다. 이어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01 들어가는 말 지난 호에 기획안의 이론적인 부분을 알아보고 인성교육을 위한 실천 계획 작성의 연습을 추진 배경, 추진 근거, 추진 목적, 추진 방향까지 살펴봤다. 이번 호에서는 이어서 세부 추진 계획, 예산 운용 계획, 추진 일정, 기대효과 등을 알아보겠다. 02 인성교육을 위한 세부 추진 계획 세부 추진 계획은 교육청 혹은 교육지원청의 입장에서 정책을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므로 학교 급별,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한 전문가그룹의 태스크포스를 조직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며, 장·단기 과제를 분류하고, 중요성·긴급성을 고려하며, 한정된 예산에서 높은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또한, 학교현장의 자발적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혹은 교육청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등도 생각해야 한다. 실행 계획에는 현재의 상태와 추구해야 하는 목표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실행 방안(실행 기간, 대상, 방법, 업무분장, 유의사항 등), 평가 및 환류 방법 등을 구안해서 기술해야 한다. 인성교육의 세부 추진 계획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인성교육 중심 교육과정 편성 운영 가. 인성 중심 교육과정 운영
미국의 심리학자 겸 작가인 로렌 슬레이터(Lauren Slater)가 쓴 루비레드라는 심리동화집이 있다. 백설공주의 이름을 원래는 ‘루비레드’로 짓고자 했던 공주의 아버지와 엄마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동화집에는 모두 15편의 창작심리동화가 실려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전족과 신발 이야기가 나온다. 너무도 작고 예뻤던 왕비의 발, 그 발을 사랑하는 왕. 이야기는 메이 왕후로 불리는 엄마의 전족을 당한 발, 늘 붕대로 칭칭 동여매고 악취를 감추기 위해 갖은 향료를 뿌려대던 발 이야기가 나온다. 왕후였던 엄마는 여섯 살 어린 나이에 처음 발을 동여매며 전족을 당하고 평생 그 작은 발로 살아간다. 넓은 들판을 마음껏 가로지르던 어린 발은 붕대 속에서 뼈가 부러지고 섬유조직이 끊어지며 여성으로서의 자기 삶 또한 부러진 나무처럼 고정되는 것을 감내해야 했다. 후에 왕인 아버지를 만나 딸을 낳지만, 엄마는 전족을 하던 서쪽 방이 아닌 북쪽 방으로 딸을 데려간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인 딸의 발은 전족을 당하지 않았지만 결국 자기의 왕국, 자기의 삶터를 떠나 농부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가진 것 모두를 잃는 희생을 하고 나서야 겨우 마음껏 나무에 오르고
자유학기제가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된 지도 올해로 2년 차에 접어든다. 2013년 5월 발표한 교육부의 계획에 따르면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중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정책이다. 이런 기조하에 그동안 자유학기제는 수많은 교사의 노력과 함께 4년간 꾸준히 확산돼 왔다. 2013학년도 2학기에 42개 연구학교에서 시범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14학년도에는 80개 연구학교와 731개의 희망학교가 자유학기를 운영했다. 2015학년도에는 희망학교의 수가 2551개교로 늘었다. 당초 교육부의 목표보다 희망학교의 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에 힘입어 2016학년도부터 3200여개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된 첫해, 학생과 교사들은 어떤 경험을 했을까? 시험이 없어진 교실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교사들이 보고한 수업 우수 사례들에서 자유학기 중 학생과 교사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학생, 교사 모두 만족도 증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2016학년도 자유학기제 운영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유채꽃과 왕벚나무꽃이 만개하는 4월! 영국의 시인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 주리라’ 한 그 상징은 무엇일까. 재생과 함께 불안한 예언이 깔린 엘리엇의 시구처럼 4월은 만우절로 시작해 역설적인 사건이 많은 달이다. 제주 4·3사건, 세월호, 4·19 혁명 만우절이 지나면 곧 3일이다. 제주 4·3사건이 있던 날이다. 소설 ‘순이 삼촌’과 함께 내용을 소개하는 훈화를 해도 좋을 것이다. 이념과 사상이 이토록 오랫동안 뿌리 깊은 상처를 남기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 무서운 것은 인간의 이념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용서와 화해만이 해결의 방법임을 알려준다면 아이들도 새삼 새로운 안목을 얻을 것이다. 이어서 4월이면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이 있다. 세월호 침몰이다. 246명의 경기 단원고등학교 학생을 포함해 304명이 생을 마감한 4월 16일, 슬픈 그 날은 올해 기독교의 부활절과 같은 날이다. 죽음과 부활, 과연 그 청춘들은 하늘에서 새롭게 부활할 것인가. 우연한 일치인지 타이타닉호도 4월 15일 침몰했다. 당시 사망자 대부분도 세월호 탑승자
사후세계에 대한 관심과 우리와 다른 존재들이 공존한다는 생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는 의식이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이기에 사후세계의 존재들은 두려움의 대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서양에서도 모두 그런 것은 아니나 귀신은 사람을 해치는 존재로 그려지곤 한다. 드라큘라, 미라 등 영화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캐릭터들만 봐도 이런 사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전통 속에 등장하는 존재들은 조금은 다른 모습과 특징을 갖고 있다. 그중 특이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존재가 바로 ‘도깨비’다. 지난겨울 ‘도깨비 열풍’이 불었다. 깊은 한이 서려 있는 우수에 찬 눈빛,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한 헌신, 잘 생긴 외모. 드라마를 통해 현대판으로 등장한 도깨비의 모습은 처음엔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험상궂은 도깨비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사실 드라마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도깨비는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였다. 동화나 동요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때론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착한 일을 한 사람들에게 상을 내려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존재다. 드라마 도깨비는 최근에
예쁘고 잘생긴 외모와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가수 활동을 하는 이들을 흔히 아이돌(Idol)이라고 부른다. 아이돌은 우상(偶像)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인간에게, 그것도 보통 나이가 아주 어린 이들에게 우상의 권위를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 아이돌을 추종하는 팬들은 팀별로 마치 올림픽처럼 팬덤을 구성해 ‘멜론 실시간 차트’라는 전쟁에 참전한다. 전쟁 중인 이들의 표정은 매우 진지하다. 아이돌의 승리가 곧 그들 자신의 승리이고,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공인인증서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이돌보다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간 사람이 있다면 그때부터는 우상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신(神) 취급을 해준다. 요즘 들어 사람 이름 앞에 ‘갓’을 붙이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갓재석(유재석), 갓우성(정우성), 갓석희(손석희) 뭐 그런 식이다. 여기서 갓은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고 할 때의 그 ‘갓’이 아니다. 신(God)을 의미하는 ‘갓’이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도달하기 힘들어 보이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저 너머로까지 상승한 인류를 한국인들은 ‘갓○○’이라고 부른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 조어법에는 일말의 시대정신이 들어 있
굳이 “한 사람의 충실성과 가치는 독서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그 이상으로 무엇을 읽는가가 중요하다(매슈 아널드)”, “누구든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을 한 시간 동안 읽는다면 반드시 더 나은 존재가 되고, 더 행복해질 것이다(존 러벅)”,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르네 데카르트)”는 말을 상기할 필요는 없다. 독서의 중요성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삶은 곧 경험이고 인간은 그 경험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간다. 경험이 많으면 그만큼 미래로 가는 문도 넓어진다. 문제는 인간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앞서간 사람들의 수많은 경험을 담은 책은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 주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의 양식이자 지혜의 샘물인 책은 그래서 청소년의 지적 성장에 최고의 보약이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이 독서를 권하지 않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오로지 입시가 모든 교육적 가치를 삼켜버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 인한 기계적 학습에 매몰되다 보니 독서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문화